농익은 풀냄새 연신 앓는 보도블럭에
스며든 열기와 피어오르는 아지랑이
매미떼의 소리 안에 숨겨두었던 울음
총상이 남은 담벼락 그늘 아래 다 떨어진 능소화
축제날 밤 내내 쏘아대던 색색의 불꽃
물방울 포장지로 감싼 붉은 꽃다발
8월 중순 쯤 멈춘 일기와 턱끝까지 벅차오던 삶
빛이 잠겨 침몰한 세계와
그리움을 하나하나 끄집어내
상처주고 싶었던 밤들
잠시만 죽어있자던 질 나쁜 말장난
폭우에 흠뻑 젖고 나서야 이해할 수 있었던 시
시시각각 병들어가던 정신의 무질서와
내 중심으로 모여들어 침잠하며 뒤섞이던
무수한 감정의 조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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