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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년 ll조회 190l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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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 왓찰롱사원의 개

다음 생은 좀 나을까

이번 생은 자주 어긋났어 고달펐어

사람들은 몰려와 향을 사르고

연꽃을 공양하고 머리 숙여 절했지만

사원 그림자에 의탁한 채 탁발하고 있는 우리에게

다가와 눈길도 연민도 주지 않았어

아니 미움도 욕설도 던지지 않는 게 더 견디기 힘들었어

이번 생에 우리들은 주인 없는 개

우리는 왜 이 별의 적도 근처까지 흘러 온 것일까

향훈이 운무처럼 왓찰롱 사원 구석구석을 덮어도

우리들의 생은 누추했어 구걸의 연속이었어

다리 한 짝을 버리고도 욕망은 버리지 못했어

버릴 수 없는 것이었어 목숨처럼

허기처럼 끈질긴 것이었어

내 영혼은 하루 종일 절룩이며 시장 근처를 맴돌았고

단 한 번의 밥그릇도 양보하지 않았어

맨발로 탁발에 나선 스님의 바루를 따라

여기까지 왔으나 내 안의 졸렬을 이길 순 없었어

탐욕이 아니라 허기 때문이었어

내 안의 어리석은 짐승 때문이었어

수시로 으르렁거리며 목소리도 눈빛도 불타오르곤 했으니

어느 생에 이 짐승의 옷을 벗을 수 있을까

큰스님 이름 근처를 어슬렁거리는 것만으로

다음 생이 나아질 수 있을까

이렇게 용렬하게 사는 동안

다음 생도 이미 시작된 건 아닐까








이사라, 낙조

당신을 떠나올 때

불그스레 웃었던 것이 지금 생각해보면 다행스러웠다

떠나올 때처럼 다시 당신에게 갈 수 있을까

나는 다시 갈 줄 정말 몰랐던 것일까

사람은 사람에게 매달리고

구름은 하늘에 매달리고 싶어한다

사과밭에서 사과나무는 사과를 꽃 피우고

그리고

사과상자 속의 사과가 되어

붉은 얼굴로 나는 다시 당신에게 간다

마치 오천년 전의 은팔찌 하나가

박물관 속 낙조 같은 조명 속에서

오늘을 껴안는 것처럼








장승리, 머리카락 타는 냄새가 난다

차오르는 숨과 못 미치는 슬픔

가득한 슬픔과 모자란 숨이

응급 앰뷸런스에 실려

빗물을 추월한다

집으로 돌아올 수 없는 귀향길

왼쪽은 아카시아뿐인 산

오른쪽은 길게 이어진 야자수

포개질 수 없는 풍경 속

포개지는 길 위로

약한 그림자도 약한 빛 같아

도대체 숨을 곳이 없다는 느낌

머리카락 대신 치렁치렁

그치지 않는 비로 얼굴을 가린다

머리카락 타는 냄새가 난다








문효치, 병에게

너에게 사랑의 편지를 쓴다

가끔 이름은 바뀌었지만

평생 내 몸속에 들어 나를 만들고 있었지

이런즉 병이 없었다면 나도 없었을 터

어머니가 나를 낳고 네가 나를 길러 주었다

이제 너에게 편지를 쓰는 것은

사실은 내가 나에게 편지를 쓰는 것이다

내가 나를 가장 사랑하노라 쓰기 위해선

내가 병을 가장 사랑한다라고 쓰면 된다

뭐든 오래 같이 있으면 정이 든다

평생을 함께 한 너야 말해서 무엇하겠는가

정들면 예뻐 보이는 법

, 너 참 예쁘구나

세상이 모두 나를 버리려하는 겨울의 문턱에서도

너는 내 속에 깊이 들어앉아 있구나

밭은기침으로 살과 뼈의 아픔이 잦아들지만

마음의 병도 함께 살고 있다

변치 않는 평생의 벗

오늘은 너에게 편지를 쓴다








손미, 기차를 찾습니다

기차를 삼키고 달아난

그가 움직일 때마다 모래바람이 분다

나는 이곳에서 그가 전시하는 날씨를 본다

커튼을 빼어 물고 닫힌 창

머리털로 덮인 카펫 아래에서

그는 달이 뜨기를 기다린다

레일 밑에서 옛 수조가 발굴되었다

뼈들이 헤엄치는 수조

우리가 다른 언어를 생각할 때

목구멍을 찌르며

목구멍을 찌르며

넘어가는

가시

어젯밤 나는 목걸이를 끊어 던졌다

그의 고향으로 돌아가는 표식을

그는 나를 만나기 위해

달이 뜨기를 기다린다

그의 고무 귀가 늘어나 내 귀에 닿는다

바다가 출렁이고 있다

목걸이는 녹여도

미술관을 녹이지 못하는 바다

입술을 대면

바스락거리며 무너지는 뺨

레일 위로 바다가 걸어온다

아침이 오면

그는 카펫 아래로 가

달이 뜨기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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