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스필버그의 SF영화
주인공 데이빗은 로봇을 만드는 기업에서 일하던 박사가 어린 시절 죽은 자신의 아들을 모티브로 그와 똑같이 만든 어린 소년 형태의 로봇임.
그는 아이 역할이 필요한 어느 가정에 입양되는데 자신을 입양한 인간 부부 중 자신을 따뜻하게 대해주는 모니카에게 모정을 느끼고 그녀를 사랑하게됨.
물론 애정이라는 감정을 흉내내도록 설계된 로봇이기에 데이빗의 사랑이 진짜인지 아닌지 정확히 알 수는 없음.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폐기처분될 예정이었던 데이빗을 모니카가 숲 속에 놓아준 이후 데이빗은 그녀를 다시 만나기위해, 그녀가 있는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수많은 고생을 겪다가 자신이 생산된 기업을 찾아가게되고 그곳에서 자신이 누군가의 모습을 본떠 양산된 수많은 로봇 중 하나일 뿐이라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됨.
데이빗을 만든 박사는 그에게 너는 수많은 데이빗 중 유일하게 진짜 감정을 가지게 된 특별한 개체라고 말해주지만, 데이빗에게는 그것조차 너무나 가혹한 말이었음.
그 후 데이빗은 인간의 통제를 벗어난 로봇들을 사냥하는 로봇사냥꾼들에게 쫓기다가 바다 밑으로 빠져버리게되는데 뜻밖에도 거기서 푸른 요정의 동상을 발견하게 됨. (푸른 요정은 피노키오 이야기에서 피노키오를 인간소년으로 만들어 소원을 이루어주는 요정. 데이빗은 인간이 되면 모니카와 다시 함께 살 수 있다는 믿음으로 이 요정을 내내 찾아다녔지만 현실에서 푸른 요정은 존재하지않음)
드디어 푸른 요정을 찾았다고 생각한 데이빗은 동상에게 계속해서 소원을 빌지만 이루어질리가 없고 결국 어두운 바닷속에서 데이빗의 기능은 정지되어버림.
그리고 지구상의 인류가 전부 멸망할만큼 오랜 세월이 지난 어느날, 고도로 발달된 기계생명체들이 얼음 속에 보존된 데이빗을 발견해 그의 기억 속에 있는 모니카의 집을 구현해내고 그를 깨움.
그들은 아주 오래전 멸망해버린 인류에 대한 기억을 가진 데이빗을 귀중하게여기고 푸른 요정의 모습으로 데이빗 앞에 나타나 그가 바라는 것을 들어줄테니 소원을 말해보라고 함.
데이빗은 인간이 되고싶고 모니카와 이 집에서 다시 살고싶다는 소원을 빌고, 기계생명체들은 로봇을 인간으로 만들 순 없지만 자신들의 기술로 모니카는 복원시킬 수 있으며 그러기위해선 살아생전 그녀의 유전자가 필요하다고 얘기함. 다행히 데이빗은 예전에 모니카의 머리카락을 잘라서 보관해 가지고있었고 기계들은 그것을 가지고 모니카를 복원하는데 성공하지만 그 모니카는 단 하루밖에 살 수가 없었음.
그들은 데이빗이 행복하길 바란다며 모니카와 단 하루밖에 살수없더라도 괜찮겠냐고 묻지만 데이빗은 그렇다고해도 상관없다고 대답함.
그리고 마침내 다음날 아침 모니카가 침대에서 일어나며 잊지못할 하루가 시작됨.
데이빗은 그토록 그리던 모니카와 함께 아침 식사를 하고 같이 놀이를 하는등 같이 살았던 그때처럼 행복한 하루를 보냄. 이윽고 밤이 되어 그녀가 피곤해하자 데이빗은 침대에 누운 모니카에게 잘자라는 인사를 함. 그리고 자신도 그 옆에 누워 눈을 감고 다시는 눈을 뜨지않고 모니카와 함께하는 영원한 꿈에 빠져들게됨.
가짜가 진짜가 되고 환상이 현실이 되는, 순간이 영원으로
원래 이 영화는 원작 소설을 토대로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만들려고했던 영화였으나 그의 친구인 스티븐 스필버그가 감독을 맡으면서 추가요소가 붙었음. 바로 최후반부 기계생명체들의 등장임. 그들의 등장은 큐브릭 감독이 구상하던 의 철학과 맞지않는 것이었음. 원래 각본은 바다에 빠진 데이빗이 푸른 요정 동상에게 인간이 되게해달라고 기도하면서 그대로 기능이 정지되어 죽는 비극으로 결말이 나는 것이었다고 함.
하지만 스필버그가 영화를 만들면서 결말을 바꿈.
스필버그 감독은 영화의 완성도를 떨어뜨릴 수 있는 각오를 하면서까지 불행한 삶을 살았던 로봇소년을 행복하게 해주고싶었던 모양임. 그는 큐브릭이 원래 구상했던 대로 영화를 만들었지만, 결말부에 자신을 대신하는 기계생명체를 영화 속에 등장시켜 데이빗의 소원을 이루어줌.
이 결말은 영화 개봉 당시 생뚱맞게 기계생명체를 등장시켜 원래 큐브릭이 쓴 각본을 망쳤다며 많은 영화평론가들과 팬들에 의해 비판받았었음. (사실 이 결말에 대한 얘깃거리에는 숨겨진 반전이 있는데 궁금하다면 더 찾아볼 것을 추천함)
하지만 20여년이 지난 지금 는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명작으로 기억됨.
클라우드와 당신의 행복을 위해
리메이크에서 클라우드는 5번가의 비밀기지에 있는 모그리 상점의 모그야에게 즐겁게 웃을 수 있도록 자신을 행복하게 해달라고 자신의 소원을 말했음.
이 " 클라우드의 행복 "은 원작에는 없던 내용임.
클라우드는 그동안 어머니에서부터 자신의 최고의 친구였던 잭스와 소중한 사람인 에어리스를 잃는 등 너무나 많은 상실을 겪어왔음. AC 시절을 지나 그에게도 행복과 평화가 찾아왔지만 그의 슬픔은 남은 인생동안 사라지지않음.
스퀘어에닉스에서 만든 여러가지 게임들 속에서도 클라우드는 소중한 누군가를 잃고 그 사람을 자신에게서 영원히 빼앗아간 세피로스를 쫓거나 약속의 땅을 찾는 모습으로 그려짐.
FF 30주년 기념 전시회 이별전에서는 FF7 클라우드가 에어리스의 죽음을 눈앞에서 지켜보고 죽은 그녀를 수장하는 모습을 디스플레이해놓았고 " 이별은 한 순간이었지만 슬픔은 영원히 남았다 " 라는 문구를 적어놓음.
이 전시회에는 FF7 리메이크의 주요 제작진들이 참여했음. 클라우드의 비극적인 운명을 만든 장본인들이 모인 셈. 특히나 클라우드와 에어리스의 캐릭터를 창조한 노무라 디렉터도 참여했는데 그는 리메이크 관련 인터뷰에서 스스로 자신이 필러였다는 말을 함. 그리고 게임 속 클라우드 일행은 1편 결말부에서 거대한 필러를 상대로 싸워 정해져있던 운명을 무너뜨림.
리메이크의 제작진들은 자신들이 1997년에 만들었던 원작을 뛰어넘으려고 리메이크를 만드는 것이 아니며 모든 팬들을 만족시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잘 알고있지만 리메이크가 앞으로도 계속 사랑받는 작품으로 남기를 바란다는 인터뷰를 통해 자신들의 메시지를 전함.
이번 리메이크는 제작진들이 23년동안 자신의 약속의 땅을 찾기위해 헤맸던 클라우드, 그리고 자기 자신이 클라우드가 되어 파판7을 플레이했던 모든 팬들을 위해 슬픔이 아닌 행복을 주려고 만드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게하는 지점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