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ㄷH학수학능력시험ll조회 16950l 9
이 글은 3년 전 (2021/3/06) 게시물이에요
故변희수 하사가 숙대 입학포기생에게 썼던 편지 | 인스티즈

안녕하세요, 지금은 예비역 신분인 육군 하사 변희수입니다. 손편지를 쓰는 것은 육군훈련소에 있을 때 이후로 처음인 것 같네요! 막상 펜을 드니 여러 가지 생각이 스칩니다.

한창 사건이 진행되고 있을 때 A분(한주연)의 기사를 보았습니다. 저는 기사를 통해 알려지기 전 이미 주변 소식을 통해 A의 합격 소식을 알고 있었습니다. 기사를 보니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라는 심정이 들었어요.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저를 향해 쏟아졌던 비난, 악플, 욕설, 조롱, 혐오의 화살들이 A에게도 똑같이 향할 것이라는 걸 너무 잘 알고 있었거든요. 여러 가지로 복잡한 심경이었습니다. 내가 커밍아웃 하지 않았더라면, 내가 나의 존재를 드러내지 않았더라면 A도 자신이 지망했던 학교를 조용히, 그리고 아무 일 없이 다닐 수 있지 않았을까. 그리고 내가 들었던 욕설과 비난을 A도 들을 필요가 없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들요. 물론 ‘정말로 그랬을까?’라는 사실은 영원히 미지수겠지요.

A님 역시 그간 살아오면서 온갖 내적 갈등에 시달리셨을 것 같아요. 저 역시도 마찬가지였으니까요. 정체성에 대한 엄청난 혼란, 신께서 제 몸을 만드실 때 실수한 게 아닐까? 아니면 내가 전생에 어떤 잘못을 했길래 나한테 이런 일들이 생긴 것일까, 하루하루가 고통의 연속이었습니다. 초등학생 시절 아파트 옥상을 올려다보며 뛰어내리고 싶은 충동도 매일 들었었죠.

그러다 어느 순간이 되고 나니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이왕 이렇게 태어난 내 몸, 기왕이면 의미 있는 곳에 이 한 몸 희생할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 하고요. 그런 고민 끝에 나의 조국 우리 대한민국을 위해 일을 하자는 결심이 섰습니다. 그렇게 군인이라는 꿈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군대라는 집단에 속하게 된다면 집단적인 규율 속에서 허튼 생각이 들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도 있었고요.

중학생 때는 그 당시 제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사회운동을 하며 지내다가, 빠른 입대를 위해서 지역 인문계 고등학교 진학을 마다하고, 고향에서 멀리 떨어진 곳의 부사관 특성화 고등학교에 진학을 하며 입대 과정을 거쳤습니다. 군대는 나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곳이자, 내가 고민했던 정체성이 바뀔 수 있는 곳이라고 믿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군대에서도 제 정체성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도피하고 싶은 마음만 커져갔어요. 도피하려 하면 할수록 제 정체성에 대한 회의감만 더 커져갔습니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 저는 트랜지션을 결심했고, 다행히 저희 사정을 잘 이해해주셨던 주임원사님, 대대장님, 여단장님, 군단장님의 배려 속에 성별 정정 수술까지 무사히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후의 사정은… 기사와 매체에서 접하신 대로 흘러가버렸네요.
제가 공개적으로 기자회견을 가지기 전날, 그러니까 전역위원회 전날만 하더라도 저는 죽어도 군인으로 죽을 것이고 군도 저의 다짐과 의지를 이해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정말 만에 하나 전역 처분이 나더라도 재입대를 하자, 재입대가 안 되면 군무원으로라도 군에 남고 싶다…. 그런데 막상 전역 명령이 떨어지니, 제가 정말 죽어서라도 이 사회에 경종을 울려야 하냐, 라는 마음이 굴뚝같았습니다.
그로부터 어느덧 벌써 거의 한 달이라는 시간이 지났습니다. 지금의 저는 군대로 다시 돌아가기 위한 준비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인사소청도 진행하였어요. 복직까지 비는 시간 동안은 제가 그동안 군 생활에 전념하느라 소홀했던 다른 공부들을 하는 시간을 가져볼까 합니다.

복직 이후, 언젠가 시간이 흘러 전역이라는 것을 하게 된다면 저를 도와주시고 계신 분들처럼 사회 활동가가 되어 제2, 제3의 변희수 또는 A를 지원해주고 싶은 새로운 꿈이 생겼습니다. 저는 카메라와 영상 다루는 것을 좋아하니까, 영상 매체를 통해서 사회에 차별 문제에 대해 알릴 수 있게 되면 좋겠어요. 언젠가 모두 이루어질 것이라 믿어요. 제 꿈도, A님의 꿈도요.

우리 모두 서로 힘내도록 합니다. 죽지 맙시다. 물론 저조차도 이게 매우 어려운 말이라는 것을 알긴 하지만, 죽기에는 우리 둘 다 너무 어리잖아요? 꼭 살아남아서 이 사회가 바뀌는 것을 같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꼭 그렇게 되도록 합시다.
이상으로 편지를 줄일게요. 답장 기다리겠습니다. 오늘도 안녕히 계세요.

-예비역 육군 하사 변희수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32862.html#csidx224ab66d108447a8fdf799510543ab2


[전문] 변희수 하사와 숙대 합격생이 서로에게 쓴 손편지

[차별금지법은 함께살기법] ② 성소수자 차별

www.hani.co.kr



아이고 ㅠㅠ...

추천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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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왜 먼저 갔어요.....ㅠ
3년 전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ㅠㅠ
3년 전
KlKl  마녀 배달부
슬프네요. 많은 고민이 있었을 거라 생각이 들어요.
저는 군의 선택이 아주 틀린 방향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당사자께서는 원하셨던 방향성이 있었을테고 많은 준비를 하셨을텐데 안타깝네요

3년 전
운하수  봄에 만난 구름
다음 생은 꼭 여성으로 태어나시길 바라요
3년 전
여자로 태어났으면 이렇게 고통받지 않아도 되는데ㅜㅜㅜㅜㅜ
너무 욕들이 많아서 놀랐어요 고인기사에....

3년 전
지금 초점을 맞춰야 할 건 군의 결정이 옳았냐, 옳지 않았냐가 아니라 아무렇지 않게 비난하고 자기가 악플 쓴 줄도 모른 채 살아가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3년 전
안타깝네요...
3년 전
트렌스 젠더라는 이유로 욕하는게 정상인가 싶네요. 법이 여자로 인정하면 그냥 인정하면 될 걸 여자 남자 나누는게 무슨 대수라고 그렇게 사람한테 욕하는지 모르겠어요.
과연 그게 여성인권에 도움이 되는 행동인지...
같은 여성도 이해를 못하는 행동이 모든 사람한테 지지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그냥 이제 여성인권이라는 말 자체가 땡깡부리는 것처럼 인식되는 사태가 되서 황당할 따름입니다

안타까운 사람만 한 명 갔네요. 꼭 좋은 사람이 먼저 떠나는 세상

3년 전
군 허락없이 해외로 갔다고 댓글들에 보이던데
팩트는 해외로 수술가시기 전까지도 부대에 얘기하고 상사 허락까지 받고 가신거더라구요

그전까지 저도 저런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가짜뉴스에 휘둘려 남군으로 입대했으니 여군은 안되지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시고 계신분들이 있을겁니다
의견은 의견대로 생각하겠습니다만 고인이 되신분에게 까지 비난의 악플을 남기는 것을 보고 끔찍하다고 생각했습니다...

3년 전
돌아가신분가지고 이러쿵 저러쿵 하고 싶지 않네요. 다음생엔 원하는 대로 태어나시길..
3년 전
눈물이 핑 도네요ㅠㅠ 그곳에선 마음아픈 일 없이 편안하시길...
3년 전
  펑퍼펖ㅎ펑펑펑
자꾸 무슨 근거로 자기가 여자라고 생각하냐고 하는데 이렇게 고통받는 사람이 존재하고 그게 분명 가볍지 않은 고민인게 이렇게 명확한데 트젠의 존재를 부정하는 글들은 이젠 안보였으면 하네요
3년 전
확실한건 댓글들이 비정상이었다는 거...
3년 전
꼭 행복하시길...
3년 전
참 안타까운게 가장 가까이에서 저분을 판단하신 상사분들은 응원해주셨는데 법의 테두리가 사람을 품지 못했다는게 슬픈 일이네요.
법이 사람을 향해야지, 사람을 배척하기 위해 존재해서는 안 되는 거겠지요.

3년 전
근데 왜 허락까지 맡고 수술을 한건데 강제전역을 당한거에요? 여론이 너무 안좋아서였나요??
3년 전
I Loved You  난 너를 원망해
전 여군 재입대를 원하셨다고 본 것 같아요
3년 전
I Loved You  난 너를 원망해
헉 강제 전역 이유는 뉴스 기사에 나와이ㅛ네요!
육군은 2020년 1월 22일 경기도 한 부대에서 근무하던 변 하사가 성별정정(성전환) 수술을 했다는 이유로 '심신장애 3급' 판정을 내리고, 강제 전역 조치를 했다.

3년 전
마음이 아프네요... 다음 생엔 원하는 모습으로 태어나기보다는... 다음 생엔 어떤 모습으로 태어나도 상처받지 않는 사회가 되어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싶어요
3년 전
참 안타깝네요..
3년 전
국군의 입장과 고 변희수 하사 입장이 다 이해가 가는 상황이라 더 마음이 아프네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다음 생애에는 꼭 여성으로 태어나서 못이룬 꿈 꼭 이루시길 기원합니다..
3년 전
QUINCE  마르멜로_유혹
근데 제대후에 했었으면 아무 문제 없었을 것 같은데 군인신분으로 하신건가요...?
3년 전
네.. 휴가 나가셔서 수술 후 복귀하셨어요
3년 전
저도 같은 생각이예요.. 국방부 입장도 이해는 가요 ㅠ.ㅠ
3년 전
저도 같은 생각... 하지만 이미 가신분에 대해 잘잘못을 따지긴 그렇고.. 참 복잡하네여
3년 전
Love you on christmas  그의 바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돌아가신 고인에 대해 왈가왈부 악플을 남기시는 분들이 여전히 계신 걸 보면 참 세상은 쉽게 바뀌지 않고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들어 씁쓸하네요 부디 다음 생에서는 원하시는 대로 순탄하게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고생 많으셨어요
3년 전
다음생엔 행복하시길
3년 전
국가를 위해 한몸 희생했고, 또 차별과 혐오에 용기 있게 맞서 싸운 여군 변희수라는 이름 석자를 잊지 않겠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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