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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보이즈 이주연ll조회 5253l 5
이 글은 2년 전 (2021/6/16) 게시물이에요
내게 퐁당 빠져버린 널 이젠 구하러 가지 않을 거야 | 인스티즈


yerll · 비 오는 날 싸구려 우산을 나눠쓰던





너를 보는 내 사랑은 질척거려서
네가 싫어하는 반쯤 녹은 눈 같았다
겨울은 잠깐 좋고 마는 거라고 네가 말했는데
동상 걸린 나를 걱정하던 네가 좋아서
내가 좋아하는 계절은 평생 겨울이었다

은연, 달의 뒷면











그리고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른 어느날
낡은 수첩 한구석에서 나는 이런 구절을 읽게 되리라
언젠가 너를 사랑한 적이 있다

그랬던가
너를 사랑해서
너를 그토록 사랑해서
너 없이 살아갈 세상을 상상할 수조차 없어서
너를 사랑한 것을 기필코 먼 옛날의 일로
보내버려야만 했던 그날이
나에게 있었던가

언젠가 너를 사랑한 적이 없다고
한사코 생각하는 내가
이토록 낯설게 마주한 나를
나는 다만 떠올릴 수 없어서
낡은 수첩 한구석에 밀어 넣은 그 말을 물끄러미 들여다본다
언젠가 너를 사랑한 적이 있다
그 말에 줄을 긋고 이렇게 새로 적어넣는다

언젠가 너를 잊은 적이 있다
그런 나를 한번도 사랑할 수 없었다

남진우,언젠가 너를 사랑한 적이 있다















영악한 나는 죽고 싶다고 할 때
살으라고 하는 무심함보다
'같이 죽을까, 그럴래?'
라고 묻는 다정함이 좋아서
가끔 없는 계절을 데려왔다

너와 살아갈 명분이 필요해서
없는 환절기를

백가희, 없는 계절













우리는 왜 천국을 약속하며 지옥을 주고받을까
우리가 믿는 신은 왜 우리를 믿지 않은걸까

김박은경, 풍경을 읽다
















나는 드디어 내 안전지대를 찾았다.
그 기쁨에, 그리고 슬픔에 물고기처럼 입을 뻐끔댄다.

나도 데려가 줘. 너 없인 살 수 없어.
널 따라 갈 수 있게 해줘. 너랑 같이 있고 싶어.

신이현, 욕조

















눈에는 하얀 구름을 붙이자. 서서히 모든 어둠이 낮이 될 수 있어. 반짝이는 구름이 초승달을 만나는 정류장은 갓난아기와 노인이 사랑을 할 수 있는 곳이니까.

시들함과 보들보들함이 만나 상쾌해지는 물감 같은. 구름을 노란 손으로 꽉 쥐면 달이 된다는 믿음으로 너의 낭만이 되어줄게.

​코에는 점점 살이 찌는 낙엽을 달자. 살아나는 향기를 맡으면서 사라져가는 쓸쓸한 냄새를 잊자. 종이 꽃이 통통한 줄기와 닿는 오후는 백지 스케치북 한 페이지가 전시회장에 걸리는 황홀함이니까.

무제 같은 제목으로. 사라지는 소리가 재회의 약속 같은 계절에 너의 낭만이 되어줄게. 입에는 혀 가까이까지 낭만을 걸자. 낭만, 낭만. 부르기만 해도 불러지는 투명의 사건처럼. 침샘이 말라도 낭만의 노래가 도착할 때까지. 잎이 자라는 것은 물만의 일이 아니니까. 입속에서 하루 만에 크는 새싹을 본 날이 있으니까. 몇 번 접은 혀가 언젠가는 긴 이야기가 되듯 너의 낭만이 되어줄게.

나는 너의 낭만을 맡았을 뿐인데. 모든 머리들이 죽었다. 머리들에 있던 현실들이 튀어나왔다. 우리 둘의 머리는 영원히 사라지자. 어떤 환상에도 욕망에도 돌아오지 말자.

낭만없는 낭만에서도 너의 낭만이 되어줄게

​이제야, 낭만의 역할














어떤 날은 내가 살아 있다는 걸 의식하지 못했고,
어떤 날은 아직 살아 있다는 것이
신기하거나 우습거나 야릇하게 느껴졌다.
어떤 날은 그냥 이렇게 마음 아픈 사람들끼리 모여
조용조용 사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고,
어떤 날은 어둡고 축축한 기운에 발목이 잡혀 하루 종일 잠만 잤다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 죽음은 꽤 소중하지. 필요한 거고. 그렇다고 해서 삶이 아무것도 아닌 건 아니잖아. 우리 같은 사람들이야말로 삶이 더 간절한지도 모르지. 어쩌면 그래서 더 아픈 건지도 몰라. 진짜 살아 있는 삶이 너무나 간절해서.



조수경, 아침을 볼 때마다 당신을 떠올릴 거야















스스로 동굴 속으로 걸어 들어간 소녀가 있었다. 그 후로 아무리 어둠을 마셔도 더 이상 나이를 먹지 않았다. 동굴 속 소녀는 어둠에 그녀의 꿈을 섞어 먹었고, 어둠에 버무려진 꿈만 먹어도 충분히 배가 고프지 않았다. 소녀가 삼킨 어두운 꿈은 보이지 않는 별들의 이름으로 태어났다. 소녀는 별들의 어머니가 되었으나 누구도 소녀를 하늘이라 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소녀는 어두운 동굴 속에서 어둠에 꿈을 섞어 먹으며 행복했다. 행복하다고 믿었다. 너무 행복해서 스스로 어둠이 되었다. 스스로 동굴이 되었다.

장종권, 어둠이 된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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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 감사합니다👏👏👏
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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