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주가 그룹을 탈퇴하기 전 어떤 사건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회사는 숙소 생활을 힘들어하는 이현주를 배려해 휴대폰도 사용하게 해줬고, 집에서 오가며 활동 할 수 있게 배려해줬다. 그런데 오히려 이현주가 우리를 범죄자로 몰아 많이 힘들었다. '팅커벨' 앨범 준비 기간인 2016년 2월~4월 경 이현주가 우릴 가해자로 모는 일이 심해졌고, 우리 역시 극단적인 선택을 매일 생각할 만큼 괴로웠다.
이현주는 우리가 항상 뭔가를 훔쳐 갔다고 주장했다. CCTV를 다 돌려보고 우린 그 자리에 둘러 앉아서 하지도 않은 일을 긁어내야 했다. 이현주가 어느날 돈 10만원이 없어졌다고 했다. 이현주는 같은 방 쓰는 막내 진솔이를 범인으로 지목했고, 주머니 같은데 있을거라고 해 진솔이는 뒷 주머니를 까내보이다 수치스러움에 바닥에 주저 앉아 펑펑 울었다. 우리 가방도 다 뒤져보라고 해서 가방도 다 뒤집었다. 마치 벌거벗겨진 느낌이었다. 우리 인권은 없었다. 정말 못 견딜 지경이었다. 당시 숙소 내 CCTV도 다 돌려보고 심지어 외부 CCTV까지 다 돌려봤지만 그런 정황은 찾을 수 없었다.
-이런 일들이 많았나.
비일비재했다. 우리는 이현주와 함께 있으면 항상 범죄자로 몰렸다. 한 번은 이현주가 '연습실에서 예나와 진솔이가 발을 걸고 때렸다'고 주장한 일이 있었다. CCTV를 돌려봤는데 그런 정황이 없었다. 그러자 화장실 앞 복도에서 그랬다고 말을 바꾸는거다. 또 CCTV를 돌려보니 그런 정황이 없었고, 그러자 또 말을 바꿔서 CCTV가 없는 화장실에서 맞았다고 주장했다.
지하상가에서 파는 5000원짜리 연습복이 있다. 남색인데 모양이 모두 똑같아서 구분이 되지 않는다. 엄마가 서랍장에 넣어주신걸 꺼내 입었는데 이현주가 '야 그거 내바지잖아'라고 말했다. 그땐 장난인 줄 알고 '이게 왜 언니 바지예요?'라고 물었는데 '길이가 내 바지야'라고 하더라. 또 내가 물건을 훔친 사람이 됐고, 사람들이 모두 몰려왔다. 그때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이 사람과 있다가는 내가 범죄자가 되겠구나'했다. 하도 이런 일이 반복되니 나중에는 멤버들이 개인 물품과 속옷에 이니셜과 번호를 적었다. 다들 트라우마가 생긴거다.
또 우리가 '밥 먹자'고 말하면 '밥을 안먹고 싶다'고 한 뒤 회사에 가서는 '애들이 나만 빼고 밥을 먹으러 갔다'고 했다. 그런 식으로 거짓말이 늘 반복됐고 우리는 또 불려가서 한 소리를 들었다. 나중에는 노이로제가 걸려서 '녹음기를 사자'고 했을 정도였다.
-이현주에게 직접 '그러지 말라'고 얘기한 적은 없었나.
이현주가 우리에게 직접 말하지 않았다. 보통 자기 물건이 없어지면 ‘너네 이거 봤니?’ 라고 먼저 묻지 않나. 그런 과정 없이 바로 회사로 가서 얘기했다. 그럼 우리는 또 모두 모여 범죄자 취급을 받아야했다. 우리가 왕따를 시켰다? 아니다. 이현주가 우리 전체를 모함한 것이다. 이현주가 도난사고나 폭력을 주장했을 당시 회사와 함께 사실관계를 확인했으나 한번도 사실로 밝혀진 적 없었다. 또 이현주 외에는 누구도 물건이 없어졌다거나 소외당했다고 호소하는 사람 없었다. 그가 숙소를 나간 뒤엔 그런 비슷한 사건 조차 일어나지 않았다.
-그렇다면 '왕따' 이슈는 왜 불거졌다고 생각하나.
이현주는 늘 아프고 연습에 빠지고, 또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았기 때문에 무서웠다. 말 한마디가 조심스러웠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우리는 같은 멤버로서 이해하려고 했고, 최대한 챙기고, 잘 지내려고 노력했다. 에이프릴도, 이현주도 지키고 싶었기 때문이다.
탈퇴 전인 2016년 2월 이현주 생일에도 우리가 생일파티를 열어줬다. 이 영상은 우리가 방송을 목적으로 찍은 것도 아니고 실제로 있었던 생일파티 영상이다. 불을 다 끄고 서프라이즈로 파티를 했는데 이현주가 촛불을 끄면서 정말 행복해했다. 자신이 왕따를 당했고, 우리가 왕따를 시켰다면 이렇게 즐겁게 생일파티를 열지도 않았을거다.
당시 돈도 없었고 엄마한테 5만원씩 받아서 쓸 때였다. 이현주를 주려고 강남역 지하상가에 가서 신발 선물을 사서 '언니가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내용의 편지와 함께 이현주 사물함에 넣어뒀다. 이후에 이현주가 KBS2 '더 유닛'에 출연했을 때 그 신발을 신고 나왔더라. 그때 기분이 너무 좋았었다. 내가 자신에게 폭력을 휘두른 가해자라면 그 신발을 신고 방송에 나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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