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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금-오프닝 곡
처음 오하이오에서 나타샤와 옐레나는
각각 빨간색, 파란색 신발을 신고 있고,
나타샤는 자연적으로 나올 수도 없으며 자신의 본래 모발색과 융화되지 않는 파란색 염색 머리를, 옐레나는 본래의 금발 머리를 하고 있음
오하이오 생활은 나름대로 행복했겠지만
멜리나와 알렉세이는 애초에 레드룸/슈퍼 솔져였기 때문에
각각 다른 결로 부모노릇을 하기엔 부족한 인간들이었고, 가족의 정체를 아는 냇은 자기의 진짜 뿌리를 찾고 싶어했기에
지금의 상황에 어울리고 싶어도 늘 위화감을 느꼈던 걸로 보임
하지만 멜리나와 알렉세이는 각자의 방식 나름대로
아이들을 아끼고 사랑했고
이 때문에 두 자매는 각자 멜리나와 알렉세이의 마지막 충고에
의해 다른 길을 걷게 됨
일단 알렉세이는 전통적인 가부장의 면모(가정의 보호자)가 있었음
어릴 때도 멜리나나 두 딸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했고
감옥에서 썩기 전에는 아이들 앞에서 언성도 높이지 않고
가짜라고 하지만 떠나는 그 순간까지 오늘은 뭘 했냐는 둥
차에 젤리가 있다는 둥 아이들을 보살핌
이러한 모습은 도움이 안될지언정 옐레나가 성인이 된 이후
멜리나 집에 레드룸이 쳐들어왔을 때까지도 계속됨
알렉세이는 기본적으로 아이들에게 살갑기 때문에
멜리나에게 데면데면하게 구는 어린 나타샤조차
알렉세이에겐 꽤 의지하는 모습을 보임
하지만 최종적으로 알렉세이의 이런 태도는
옐레나에게 독으로 작용하게 됨
알렉세이는 ‘가디언’인 동시에 ‘레드’여서
가족과 모국을 둘 다 사랑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이 오면
자신이 말하는 ‘대의’가 우선이고 이걸 당연시함
그래서 자기 믿음처럼 훌륭한 군인이 되기만 한다면야
두 딸을 레드룸에 보내는 것도 서슴치 않음
문제는 옐레나는 가족의 정체를 몰랐고
알렉세이를 오직 ‘가디언’으로만 생각하고 있었단 거임 ㅇㅇ
그래서 알렉세이의 말만 믿고 파란 신발을 두고 집을 떠난
옐레나는 그대로 뿌리를 잃어버리게 됨
반면에 멜리나와 나타샤는 좀 다름ㅇㅇ
멜리나는 나타샤가 태어나기 전에 4번이나 위도우 과정을
돌았기 때문에 무엇도 신뢰하지 않고 의지하지도 않음
그래서 나타샤를 지켜주기 보단 여차하면 혼자 헤쳐나갈 수 있도록
빨간 신발은 가져가게 두지만 앨범은 챙기지 못하게 함
웃긴 건 애초에 나타샤가 챙긴 4컷 사진뿐만아니라,
가족 앨범에도 두 부모의 모습은 등장하지 않는단 거임ㅇㅇ
멜리나는 알렉세이와 자신은 가족에서 배제시켜 생각했고,
나타샤가 상대적으로 어리고 나약한 옐레나 때문에
위험에 빠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 것 같음ㅇㅇ
그래서 옐레나마저 냇에게서 잘라놓으려고 한 거고...
그런데 또 문제가 ㅋㅋ 냇이 멜리나의 기대와 달리
멜리나를 엄마처럼 여겨버린 거임
멜리나는 냇에게 '고통은 널 강하게 한다'고 가르쳤지만
나타샤는 쿠바에서 멜리나의 마지막 말인 '끝까지 마음을 잃어선 안돼'를 마음에 품고 살아감
그래서 멜리나가 죽었다고 느낀 시점에, 이미 나타샤는 옐레나를 지키기 위해 빨간 신발을 신고 무장 군인들에게 대적함
나타샤는 항상 여차하면 홀로 선다는 준비가 되어있었기 때문에
파란 신발이 없는 옐레나와 헤어질 때 사진 반쪽을 건네줌
옐레나가 반쪽짜리 인생이나마 자신의 힘으로 걸을 수 있게 하고, 파란 염색물이 빠져도 옐레나가 자기 뿌리를 찾아올 수 있도록 ㅇㅇ
두 자매가 재회하기 이전에는,
두 사람 다 멜리나와 알렉세이의 안 좋은 면모가 드러남
나타샤는 혼자인 게 낫다고 말하면서 말그대로 도피 생활을 지속하고, 어벤져스가 기능하지 않으니 목적을 잃은 상태임
옐레나는 세뇌된 스파이로서 도구처럼 살았고
조끼 하나를 고르는데도 자기 선택을 의심하면서 자기 존재를 증명해줄 사람을 찾음
자매가 재회한 이후로는,
둘이 짝맞은 신발을 찾은 것처럼 제대로 작동하기 시작함
거꾸로 뒤집힌 두 사람이 8개의 다리를 가진 블랙 위도우 거미가 되는 것처럼ㅇㅇ
나타샤는 멜리나가 옐레나의 다친 무릎에 뽀뽀해줬듯이
옐레나의 피흐르는 팔을 호호 불어주고,
멜리나가 비행기에서 안전벨트 매라고 했듯이
카체이싱할 때 옐레나에게 안전벨트를 매라고 함
먼저 옐레나를 찾아나서지 않았던 이전의 태도와 달리 옐레나의 보호자처럼 행동함
옐레나도 마찬가지 ㅇㅇ 네 사람이 전부 같은 성향이었다면 누구도 먼저 가족을 찾아나설 생각을 않았을 테지만 옐레나는 세뇌가 풀리자마자 언니부터 찾음ㅇㅇ
슈퍼히어로여서, 어린 소녀들의 영웅으로 잡지에 등장하는 블랙 위도우라서, 알렉세이 말마따나 정권이나 뒤집는 스파이 나부랭이가 아니라 '어벤져'이기 때문에 언니가 자신은 구하지 못했더라도 다른 위도우들은 구해줄거라는 믿음이 있었던 것 같음
가족을 원망도 하고 자기 인생에서 유일하게 자기라고 말할 수 있는 부분이 가짜였단 사실에 속도 상했지만
옐레나의 충직함은 결국 정치놀음에 놀아난 알렉세이와 달리
정말 '대의'와 '자매애'에 있었던 거 ㅠㅠ
알렉세이는 이어피스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위도우 구출 작전에서 소비에트식 형제애는 개입될 여지가 없었음ㅇㅇ
이후에 동생과 아빠가 자기를 지켜보고 있단 사실을 알게된 냇은 미뤄오던 금발 염색을 하고 나머지 반쪽짜리 가족을 구하러 떠남
그리고 나중에는, 자신이 뿌리내린 빨간 어벤져의 빛깔과
동생에게 물든 금색이 어우러지게 됨 ㅠ
나타샤 사랑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