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김완선의 데뷔
김완선의 데뷔를 논하자면 잠시 인순이를 이야기 해야 하는데...
인순이는 1957년 포천에서 태어났음
미군 아버지와 한국 어머니 사이 혼혈아였던 그녀는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고 차별을 받으며 자랐음
당연히 소질이 있으니까 가수가 됐겠지만 그녀는 음악에 대한 열망으로 노래를 한 케이스가 아니었음
남 앞에 나서는 것도 좋아하지 않았고 스스로 적극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던 그녀가 열여덟 살 무렵부터 나이트 무대에 올랐던 이유는 오로지 생계를 위해서였음
어린 동생과 어머니를 먹여살리기 위해서 그녀는 오디션을 봐서 가수가 된 것도 아니었음
노래 잘하는 혼혈 여자아이가 있다는 소문을 듣고 계약을 하자며 자신을 찾아온 매니저에게 인순이는 물었음
'돈을 줍니까'
그렇게 약속을 받고 그녀는 가수로서의 여정을 떠나게 되었음
1977년 그녀를 발탁했던 매니저 '한백희'는 노래와 춤이 둘 다 가능한 여성 그룹을 기획하고 있었음
화려한 율동을 앞세운 쇼단 같은 팀을 목표로 그녀가 전국적으로 만난 여자들만 1천명이 넘었음
그렇게 찾아낸
김인순
김재희
이영숙
이 세명의 여성에게 한백희는 자신의 이름을 따서 희자매라는 이름을 붙였고 이내 데뷔를 앞둔 맹훈련이 시작되었음
그녀들은 평균키 167에 육감적인 몸매의 글래머들로 당시 인기 있던 여성상과는 전혀 다른 외모였고 이는 팀의 지향점을 보여주는 부분이기도 했음
히트곡을 내는 것만큼이나 제대로 된 쇼를 보여주는 걸 목적으로 했기에 트레이닝의 강도는 상상 이상이었음
온갖 의상을 소화할 수 있어야 했고 모든 장르의 춤을 잘 춰야 했으므로 연습 기간에 그녀들은 칼춤 무당춤 북춤 장구춤에 살풀이도 배우고 발레 슈즈까지 신었음
음악 스타일은 디스코를 기반으로 한 소울이었음 한국 걸그룹 개념으로 만들어진 팀이 아니었던 것
홍보하는데 오랜 기간이 걸리는 시대 특성상 이 시기의 신인 가수들은 무명 기간을 거치는 게 보통이었지만
이 팀에게는 무명 시기가 없었음
희자매는 서영춘의 쇼 무대에 등장한 것을 계기로 방송 PD에게 발탁되어 TV 출연을 시작했는데
가히 그 호응이 역대급이었음
여성들에게 조신함이 강요되던 시절에 훤칠한 키에 뛰어난 비주얼, 본격적인 댄스를 구사하는 기획 그룹이 나타났으니 볼거리 면에서 다른 여자 가수들은 희자매의 경쟁이 될 수 없었음
희자매는 본인들 곡 없이 커버 곡으로 활동하면서도 1년 내내 TV에 고정 출연을 했음
한백희가 직접 해외에서 공수해온 현란한 의상들도 충격이었음
당시엔 그런 옷을 입고 나오는 여자들이 없었으니...
안타기획 제작으로 발매된 1집의 ‘실버들’은
1979년 최고의 히트 가요로 TBC 인기가요 7에 진입하자마자 1위를 했음
어찌나 그 반응이 거셌는지 계속 방송 출연을 시키려
프로그램 내 규정인 7주 1위 졸업제를 피하기 위해
일부러 순위를 내려야 할 정도였음
그녀들의 행보에 연일 관심이 집중되었고
그중에서도 귀여운 외모와 파워풀한 가창력의 센터 인순이의 존재는 특히 시선을 끌었음
그런 혼혈 여성 가수는 가요계에 전례가 없었음
79년 희자매의 첫 단독 콘서트가 열렸을 때는 입석까지 매진이었고 표를 구할 수 없어서 연장 공연을 한다는 소식이 TV에 자막으로 나갔음
전국 투어 및 해외 공연도 대성황이었고 군부대에 희자매가 띄면 난리가 났음
하지만 이 팀의 전성기는 2년 정도로 짧았는데 지나친 화제성이 오히려 독이 되었기 때문임
정산이나 계약 문제 등으로 시끄럽기도 했고 주위에서 이간질도 심했고
센터이자 메인 보컬인 인순이가 너무 주목받는 바람에 균형도 안 맞았음
결국 인순이와 다른 두 명의 사이가 멀어지고 말았고 급기야 팀 활동이 중단되는 사태까지 벌어졌음
보름간의 갈등 끝에 봉합되긴 했지만 그게 대대적으로 알려지는 바람에 희자매가 시상식에 등장할 때는 불화설로 유명해져 방송 진행자가 직접 언급을 할 정도였음
섹시한 비주얼 그룹이라는 것 때문에 세간의 시선도 좋지 못해서
‘희 자매’의 ‘희’가 영어로 ‘He’라는 뜻이다 남자를 밝히는 그룹이다
이런 소문이 돌아다니는 웃지 못할 일도 있었음
끝내 희 자매는 정규 3집을 마지막으로 분열해
원래 기획사에는 2명만 남고 인순이는 매니저 한백희를 따라 나오게 되었음
예정에 없었던 홀로서기였음
솔로 데뷔 앨범은 1980년에 발매되었는데 히트가 바로 된 건 아니었음
하지만 인순이 자체는 희자매로 유명세가 높았고 주목받는 가수라 이런저런 활발한 활동을 했음
앨범 판매량도 좋은 편이었고 이 시기의 유명한 곡으로는 신중현이 만들었던‘떠나야 할 그 사람’이 있음
이건 정규 앨범이 아니라 1.5집 스페셜 앨범에 가까운 형태의 신중현 작곡집에 수록된 곡이었는데 인순이가 전곡을 부른 솔로 앨범이었음
이 시기에 영화 출연도 해서 본인의 개인사를 소재로 한 에로틱 영화 ‘흑녀’라는 작품에 원톱 주연으로 나서기도 했음
그녀의 진짜 히트곡은 1983년 정규 4집이 돼서야 터졌음
그건 당시 인기 작곡가이자 전국노래자랑 악단장이었던 김정택의 디스코 곡으로
‘밤이면 밤마다’였음
인순이의 발랄한 태도와 소울풀한 목소리 열정적인 댄스가 어울렸던 이 곡은
그녀의 캐릭터와 맞물려 대대적인 히트를 했음 인순이는 이 곡으로 7대 가수상을 받음
이 당시 인순이는 가요 가수로서는 아주 이례적인 시도를 했음
그건 본인 전속 댄스팀 ‘리듬터치’를 직접 데리고 다녔다는 것
댄스 가수로서 보다 차별화된 수준 높은 퍼포먼스를 보여주기 위한 시도였음
요즘은 댄스 가수라면 누구나 개인 댄싱 팀을 데리고 다니지만 이 때는 방송국 무용단이 가수에 맞게 무대를 꾸며줄 뿐이었음
그걸 인순이는 본인 돈을 들여 데리고 다녔으니 무대 완성도가 어떤지는 말할 필요도 없었을 것임
가창력 외모 댄스까지 인순이는 3가지를 모두 갖춘 완벽한 인재로 평가받았음
하지만 그녀의 댄싱 팀에는 향후 그녀의 커리어의 내리막을 걷게 하는 불씨가 자라고 있었음
이 댄싱팀 ‘리듬터치’에는 이후에 유명해지는 댄서들이 많이 소속돼 있었는데 그중에는 어린 여자 댄서도 있었어 그 앳된 소녀의 이름은 김완선이었음
당시 10대였던 김완선은 매니저 한백희의 조카로 그 인연으로 댄싱팀에 참여하는 상태였음
인순이는 김완선을 동생처럼 귀여워하고 아꼈음 앞으로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 채
사실 김완선이 리듬터치에서 활동했던 건 춤을 연습하고 경험을 쌓기 위해서였음
매니저 한백희는 조카를 가수로 만들기 위해 몇 년 동안 트레이닝에 총력을 다하고 있었는데
그녀가 그렇게 스타로 완성되는 날이 소속사의 주력 가수가 교체되고
인순이가 끝나는 날이었던 것 그걸 인순이는 그 순간이 닥칠 때까지 알지 못했음
이후 김완선의 데뷔가 결정되고 한백희가 푸쉬하는 가수가 바뀌게 되면서
인순이는 그녀에게 충격적인 통보를 받음
'완선이는 뜨는 해고 너는 지는 해다'
그렇게 인순이는 자신을 발탁하고 키워주었던 매니저와 결별하게 됨
김완선은 이모이자 매니저, 프로듀서인 한백희에 의해 한국 최초로 연습생 시스템으로 데뷔한 아이돌임
중학교 때 이모한테 캐스팅되어서 3년간 이모네 집에서 지내며 하드 트레이닝을 받음
당시 이름 날리던 젊은 댄서들한테 한백희 소유의 연습실을 무료로 제공하는 대신 김완선을 트레이닝 시켜야 한다는 조건을 내검
그리고 김완선은 매일 발레, 스트리트 댄스, 현대 무용, 작곡, 외국어 등을 혹독하게 트레이닝 받음
연습 끝나면 힘들어서 기어서 방에 들어갔을 정도
그리고
17살에 데뷔함 만 16세
음악 스타일도 확실하게 잡음
당시 전담 프로듀서, 작곡가들이
산울림 김창훈 (사진 속 가운데 인물)
신중현
이장희
전인권 (보컬 트레이너였음)
손무현 (임재범과 같이 활동한 전설적인 기타리스트)
락커들이 프로듀싱을 함 ㅇㅇ
그래서 록 성향의 음악을 했고 이들에 의해 획기적인 시도도 하게 됨
거의 한국 최초로 컴퓨터로 만들어진 음악을 선보였고, 랩도 함
이모 한백희는 초창기에 너무 잘하기만 하면 관심이 안 온다고 노이즈 마케팅을 위해 일부러 고음역대의 곡을 주어서 고의적으로 음을 불안하게 만들기도 함
근데 이게 또 먹힘
그냥 아무 옷이나 입힌게 아니라 한백희와 전문 디자이너가 직접 컨셉을 맞추고 제작한 옷을 입힘
흔하지 않은 80년대 패션...
뮤직 비디오에도 공을 들였음. 이젠 잊기로 해요 뮤비는 현재에도 명작으로 통한다고 함
이건 좀 문제가 있는 건데...
요즘 아이돌들이 당하는 식단 관리와 사생활 관리를 처음으로 당한 아이돌임
당시 한백희가 우유 한컵과 과자 몇 조각만 줬었고 , 늘 같이 다니면서 다른 연예인들도 못 만나게 했다고 함
영향 때문인지 지금도 쌀을 아예 안 먹는다고 밝혔는데 지금 시점은 또 모르겠음
거짓 은퇴 선언을 시킨 후 홍콩, 일본, 대만을 중심으로 활동을 시킴 이게 크게 성공해서 대만에선
국빈 대접 받음 ㅇㅇ
하지만 이모에게 제대로 돈도 받지 못하고 해서 결국 이모와 결별
이모 한백희는 뛰어난 가창력과 독특한 미모로 이름을 날렸지만 크게 성공하지 못했던 가수였는데 자신의 꿈을 조카가 대신 이뤄줬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다고
김완선의 부모와 이야기해서 김완선의 돈으로 남편과 사업을 했는데 이게 망함... 돈도 날리고 결국 말년에 지병으로 돌아가심
이모에 대해서는 현재에도 마음이 복잡하지만 그 획기적인 트레이닝과 홍보는 정말 대단했다고 생각한다고 함
이게 대단한 사건인 이유가
이수만이 미국 유학갔다가 기획사하려고 한국와서 공부할때 많이 만난 사람이 한백희임
즉, 이수만은 이 기획과 데뷔 과정을 다 봄
보면 알겠지만 김완선의 데뷔 과정과 기획, 시스템, 홍보는 SM을 비롯한 현재 아이돌 육성, 활동 시스템의 그것과 상당히 유사함
직접적,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은 DSP 대표 이호연
젝스키스, 핑클, 카라 등을 런칭
이호연으로부터 TS 김태송이 나옴 (시크릿, B.A.P 등을 런칭하고 악명이 높은... 태송)
한백희의 밑에서 잡일을 다 하던 김광수가 나와 김종국, 조성모, 씨야, 다비치, 티아라 등을 런칭함
서태지와 아이들의 아이들 멤버였던 이주노도 한백희의 연습생이었으며 다른 아이들로 활동한 YG의 양현석
이 사람이 한국 가요계의 연습생 시스템과 육성, 마케팅, 해외 진출 시스템을 고안한 창시자
지금 아이돌 육성 시스템을 보면 연예 기획자들 중에 이 사람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영향 안받은 사람이 없음
20대 중반 되면 진짜 이렇게 입어..? ;){kind=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