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오후 1시쯤. 경기도 김포시 장릉산 중턱으로 올라서자 홍살문 뒤로 나란히 놓인 봉분(封墳) 2개가 눈에 들어왔다. 조선 인조의 양친인 원종과 인헌왕후 구씨가 안장된 김포 장릉(章陵)이다. 2009년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조선왕릉 40여곳 중 하나다. 이곳에선 여타 문화유산과 달리 탁 트인 경관을 보기 어렵다. 봉분을 뒤로한 채 정면을 바라보면 건축 중인 아파트 단지가 시야에 들어와서다. 내년 입주를 앞둔 인천시 서구 검단신도시 아파트 단지다. 장릉 남단에서 신축 아파트 공사 현장까진 직선거리로 약 450m다. 주민 정모(59)씨는 “예전에는 여기서 계양산까지 보였는데 이젠 아파트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 인근에 건립 중인 고층 아파트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문화재청이 이 아파트가 심의를 거치지 않았다며 공사중지 명령을 내렸지만, 관할 지자체인 인천 서구청은 적합한 절차를 거쳤다고 항변한다. 건설사들은 문화재청 결정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걸었다. 이와 관련해 “책임을 묻지 않으면 같은 일이 계속 발생할 것”이란 주장과 “집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죽은 왕보다 산 사람이 우선돼야 한다”는 반론이 이어지면서 갈등이 증폭되는 모양새다. https://news.v.daum.net/v/20210927050105420?x_trkm=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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