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칙적인 생리를 하는 사람은 정말 축복 받았다고 말하고 싶어요. 저는 한 달에 3번 생리를 할 때도 있었고, 6개월 가량 안 했던 적도 있어요. 원인은 다낭성 난소 증후군. 공식적으로는 가임기 여성의 20%, 비공식적으로는 50%가량이 다낭성이라고 해요. 생리주기가 규칙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병원을 찾는 비율이 워낙에 낮아서라고 합니다. 나중 임신을 준비할 때에야 병원을 찾아서 난임과 함께 다낭성을 진단 받는 경우가 많다고 하네요. 저처럼요. 그럼 임신계획이 없으신 분들은 평생 모르고 살 수도 있겠죠? 이게 되게 위험한 이유가, 다낭성을 방치하면 난소암, 자궁내막암 등 위험한 질병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난자가 한 달에 한 번씩 난소에서 배출되는 건 다들 아시죠? 다낭성 난소 증후군은 다낭성이라는 글자에서 알 수 있듯이, 난자가 한번에 여러 개 자라면서 하나도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고 난소에서 배출되지도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거예요. 이렇게 되면 생리기간이 불규칙해져요. 하혈을 할 수도 있고요. 원인은 남성호르몬(안드로겐)의 과다분비, 인슐린저항성의 상승이라는 내분비계 호르몬 문제예요. 남성호르몬이 과다분비되면? 털이 많이 나겠죠. 여드름도 나고요. 인슐린 저항성이 높으면? 식욕이 상승해서 비만이 될 확률이 높아요. 생리 전부터 단 게 당기는 분들 제일 조심해야 해요. 이런 증상들이 있으면 병원에서 반드시 다낭성 검사를 받아보세요. 그리고 다낭성이 확정되었다면 세 가지 단계를 걸친 치료법이 사용돼요. 그전에 앞서서 콜린이노시톨 영양제 복용을 권장하기도 해요. 콜린이노시톨이 배란 관련 호르몬을 비롯, 내분비계 호르몬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거든요. 체내에서 합성되는 영양소이긴 하지만, 다낭성 환자들은 결핍 상태일 때가 많아요. 콜린이노시톨을 먹어주면 가벼운 다낭성의 경우, 늦어졌던 생리가 수일내 시작하게 되고, 꾸준히 복용해주면 생리주기가 규칙적으로 돌아와요. 남성호르몬이 정상화되면서 여드름이 가라앉고, 인슐린 저항성이 낮아지면서 식욕도 정상으로 돌아오죠. 그리고 본격적인 첫번째 단계인 체중감량. 다낭성 환자는 인슐린 저항성 문제로 인해 비만일 확률이 높습니다. 적어도 마른비만, 복부비만일 때가 많죠. 체중을 감량하면 인슐린 저항성이 낮아지면서 배란이 개선되기도 해요. 그런데 애초에 인슐린 저항성이 높은 상태에서는 체중 감량이 쉽지 않아요. 식욕이 높고, 체지방 합성률도 상당히 높아진 상태니까요. 그래서 인슐린 저항성을 낮추는 콜린이노시톨을 먹으면서 운동하는 걸 권장합니다. 만약 비만이 아니거나, 체중을 감량해도 나아지지 않을 때는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하죠. 두번째 단계는 배란유도제. 클로미펜 또는 페마라를 사용합니다. 여성호르몬 분비를 촉진시켜서 난자가 배란되게 강제해요. 임신계획이 없는 분들은 경구용피임약을 사용해요. 항안드로겐 작용을 함으로써 남성호르몬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죠. 이렇게 해도 생리주기가 돌아오지 않으면 마지막 방법을 써야 해요. 세번째 단계는 배란유도주사, 생리유도주사. 좀더 확실하고 가장 빠른 방법이지만, 그만큼 부작용 가능성도 높아요. 임신 시 다태아를 가질 확률이 높고, 너무 많은 난자가 생성되면서 복수가 차고 혈전이 생기는 난소과자극증후군, 자궁내막이 얇아지는 부작용이 있어요. 두번째, 세번째 방법을 사용한 경우에는 생리주기가 원래대로 돌아왔다고 해서 안심하면 안 돼요. 약물을 통해서 억지로 호르몬을 조절한 거거든요. 계속해서 진료 받고 약을 써야만 되는 상황이라서, 부작용이 걱정되면 주치의와 상담하여 휴약기를 가지는 것도 좋아요. 저는 다행스럽게도 콜린이노시톨 먹으면서 운동하고 살이 빠지니 생리주기를 되찾은 케이스예요. 콜린이노시톨이 가임력을 높여주는 데에도 좋은 영양소이기도 해서, 엽산이랑 같이 꾸준히 먹어주면서 임신준비하고 있어요. 좋은 소식 들려오면 또 글 올릴게요. 임신계획 없으신 분들이라도 몸 생각하셔서 산부인과 정기검진 매년 꼭 받으시길 바랄게요.
추천 1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