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공지가 닫혀있습니다 l 열기
널 사랑해 영원히ll조회 2219l 1
이 글은 1년 전 (2022/12/07) 게시물이에요



“문제는 시선이야, 몸이 아니라”

강혜승 | 미술사학자·상명대 초빙교수 “누드가 왜? 네 시선이 너무 루드(무례)하잖아.” 요즘 인기가 뜨거운 케이팝 ‘Nxde(누드)’는 이런 가사로 시작된다. 어느새 익숙해진 멜로디를 따라 흥

n.news.naver.com



"문제는 시선이야, 몸이 아니라” | 인스티즈죽은 자의 혼이 바라보다


“누드가 왜? 네 시선이 너무 루드(무례)하잖아.”


요즘 인기가 뜨거운 케이팝 ‘Nxde(누드)’는 이런 가사로 시작된다. 어느새 익숙해진 멜로디를 따라 흥얼거리다 보니 누드를 소재로 여성, 특히 그 몸을 바라보는 시각을 꼬집는 내용이 흥미롭다. 뮤직비디오 전개도 범상치 않은데, 전통 미술장르인 누드화에서부터 최근의 미술현장까지 담아내며 예술형식 안에서 작동하는 통속의 뻔한 시각을 참조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엄격히 말하자면 서구 문화에서 알몸과 누드는 다르게 의미된다. 알몸이 단지 벗은 상태라면 누드는 재구성된 나체의 이미지를 뜻한다. (중략) 시각예술에서 누드는 한마디로 보는 자를 전제한 장식된 몸이다. 유구한 전통에서 누드화는 주름이나 처진 살 같은 결함을 감추고 ‘비너스’라는 실재하지 않는 여신의 이름을 빌려 보고자 하는 이상적인 몸을 디자인해 왔다. 성적 욕망을 더해 인체비율을 왜곡시킬 정도로 자세를 비틀기도 했다. 여기에 유혹하듯 나른한 시선 처리는 통속의 화룡점정이었다. 그래서 혹자는 누드를 욕망을 자극하는 그릇된 예술형식으로 깎아내리기도 했다.


누드가 지닌 장식성 자체는 가치중립적이다. 누드화 장르 안에서도 벌거벗은 몸을 왜곡된 시선 없이 표현한 예를 구분한다. 다시 말해 벗은 몸을 표현하는 예술형식이나 알몸 자체는 지극히 평범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옷을 벗든 입든 그 몸을 대상화해 욕망대로 바라보는 시선의 문제다. 타인의 몸을 향한 시선은 성적으로, 인종차별적으로, 때론 이데올로기로 작동해 타인을 억누르기도 한다.


예컨대 파리를 주 무대로 활동했던 폴 고갱(1948~1903)의 1892년 작 죽은 자의 혼이 바라보다〉는 성과 인종, 그리고 유럽 중심의 이데올로기가 점철된 사례로 언급할 수 있다. 이 그림에서 우리는 벌거벗은 채 침대에 엎드린 짙은 피부색의 앳된 소녀를 마주하게 된다. 그녀는 제국주의 시대를 살았던 고갱이 프랑스의 식민령 타히티의 풍경을 연구하고자 머무는 동안 결혼했던 테하아마나라는 이름의 현지 여성으로, 당시 그녀의 나이는 불과 열세 살이었다.


고갱은 이 작품을 타히티에서 그렸지만, 염두에 둔 관객, 즉 잠재고객은 파리의 백인 남성이었다. 1893년 파리의 유명 화랑에서 작품이 공개됐을 때, 그림 속 소녀는 ‘타히티의 올랭피아’로 불렸다. 올랭피아는 당대 파리에서 고급 매춘부를 상징하는 이름이었다. 파리인의 시선에서 유색의 어린 소녀가 고갱의 부인으로 보일 리 만무했다. 게다가 고갱은 이미 다섯 자녀를 둔 40대 기혼 남성이었다.


미술사에서 고갱 개인의 도덕성은 논외의 영역이다. 확인할 바는 타히티의 관습대로 양부모 손에 이끌려 어린 나이에 결혼한 현지 여성이 백인 남성의 잣대로 대상화된 통속의 시선이다. 고갱은 부인과 자녀들을 의식한 메모를 남기기도 했다. 캄캄한 밤 벌거벗고 침대에 누운 어린 원주민 여인이 고뇌에 찬 자신의 얼굴을 유령으로 착각해 공포에 사로잡힌 모습을 그림으로 남겼다는 내용이었다.


무비판적 숭배 속에 은폐돼 온 폭력적 시선을 환기했다. 타인의 신체가 음란해 보인다면 그렇게 보고자 한 시선을 되돌아 볼 일이다.

추천  1

이런 글은 어떠세요?

 
로그인 후 댓글을 달아보세요
 
카테고리
  1 / 3   키보드
닉네임날짜조회
이슈·소식 민희진 기자회견 내용 요약에 성공한 사람.jpg346 콩순이!인형04.25 18:40120455 27
유머·감동 현재 민희진 기자회견 이후로 주된 반응.JPG253 우우아아04.25 19:23106339
유머·감동 와.. 20살의 나.. 미친 듯...twt182 +ordin04.25 17:0084256 18
유머·감동 베트남 여자 임신시켜놓고 결혼하기 싫다는 아들.jpg110 Sigmund04.25 13:1974370 9
이슈·소식 "BTS 군대 가야 내게 유리" 민희진, 무속인에 경영 코치 받았다81 우우아아04.25 14:5468259 7
갑자기 팬들 뼈 때리는 로키 고양이기지개 6:54 518 0
터널 공사중 발견 된 동굴 임팩트FBI 6:54 577 0
한국 과일 가격에 화들짝 놀란 베트남인 비비의주인 6:54 797 0
여행갈때 일행과 조율해야 하는것 백챠 6:54 295 0
일본 고깃집... 메뉴판 사기... WD40 6:54 189 0
[명탐정코난] 도서관 살인 사건 디귿 6:54 321 0
세계최고 AI기업 CEO가 스타트업에게 날린 경고 리얼블랙크림 6:26 2224 0
[속보] 한국 축구 36년 만에 올림픽 본선진출 실패14 우우아아 6:10 5353 0
목욕할 때 사용하는 '배쓰밤'이 당신의 질을 파괴하고 있다6 XG 6:04 5366 0
나무위키에 올라와있는 범죄도시5편 이후 계획 311341_return 6:04 3413 0
민희진 대표 오늘 3시 긴급 기자회견 알라뷰석매튜 6:04 2412 0
우유먹는법 모르는 송아지 세기말 6:04 1149 1
다음 클린센터 제재시 계정 복구 안내 드립니다 Side to Side 6:04 66 0
뉴진스를 실제로 발굴했던 기획사 뭐야 너 6:03 5091 0
발렌시아가 여름 컬렉션 언행일치 6:03 498 0
우리나라가 국뽕빨아도 되는 분야 wjjdkkdkrk 6:03 1690 0
하트시그널 최초 1년 넘게 사귄 커플4 공개매수 6:03 6309 1
하이브 자백받았다. 당사자는 L 어도어 부대표2 세기말 6:03 6079 0
쩝쩝박사들의 환상적 음식 레시피 모음.jpg1 키토제닉 6:03 927 3
그니깐 뉴진스 빌보드 갔을때 방시혁이 민희진한테 이런 느낌으로 축하해줬다는거 아냐6 그린피스 5:57 7231 0
전체 인기글 l 안내
4/26 7:02 ~ 4/26 7:04 기준
1 ~ 10위
11 ~ 20위
1 ~ 10위
11 ~ 20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