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밑밥 좀 깔자면 나도 불건강해
1. '당연히' MBTI만으로 사람 판단하는 건 가능하지도 않고, 어리석은 시도라고 생각함.
2. ISFJ 맹목적으로 싫어하는 것 아님.
3. ISFJ 중에 '불건강한' 사람들에게서 나타나는 특징이 상당히 비슷해서 생각 정리할 겸 써봄.
일단 나는 Form Q 검사 했을 때 EN이 강하고 F, J는 중간 정도임.
세부지표 한 두 개는 아예 T, P 쪽으로 넘어가 있음.
몇년 전에 대학원에 있을 때 같은 연구실 선배가 진짜 나랑 상극이었음.
한창 MBTI 유행할 때라 연구실 안에서 다같이 MBTI 얘기했는데 그 선배가 ISFJ였음
1. 사람을 기능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음
일 못하는 외국인 유학생을 말 그대로 사람 취급도 안하더라고
당연히 고깝게 보일 수는 있는데 한없이 착한 이미지인 사람이 외국인 유학생들 욕할 때는 돌변하는 게 좀 아이러니했음.
근데 또 연구실 안에서 정치질할 때는 전략적으로 포섭하려고 하더라.
난 외국인 유학생들이랑 잘 지냈어서 걔네가 유일하게 마음을 터놓고 얘기하는 한국인이 나였음.
2. 쓸데 없는 디테일에 지나치게 집착함
이제 막 연구 주제 정하고 논문 내용 구성하는데 어느 저널에 투고할 건지 타겟 저널 정해오라고 함.
적당히 impact factor 조금 낮은 저널을 얘기했는데
갑자기 정색하더니 '지금 거길 타겟 저널이라고 얘기하는 거야?'라고 함. 더 낮은 저널을 찾아오라는 거였음.
이제 막 연구 시작하는 단계에서 타겟 저널 정하는 게 도대체 왜 중요한 건지 모르겠음.
말투도 하나하나 꼬투리 잡아서 물고 늘어지더라.. 본질을 벗어나서 워딩 하나 가지고 사람 매도해버림.
3. 누구도 원하지 않는 호의를 억지로 베풀어놓고 고마워하지 않으면 서운해하고 괘씸해함
이거 진짜 숨막히는 포인트임
똑같은 수준으로 돌려주지 않으면 그냥 손절을 쳐버림
난 좀 서운하긴 해도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별 신경 안쓰거든
나도 좀 사람을 판단하는 경향이 있어서 사람에 대한 호불호가 있긴 한데
좋아하는 사람이랑 싫어하는 사람 대할 때 내 말투나 표정에서는 큰 차이가 없어
근데 ISFJ는 한 번 손절하면 태도가 완전히 달라지더라고. 좀 어처구니 없더라..
4. 인생이 다양하게 풀릴 수 있다는 걸 잘 깨닫지 못함.
연구실 짬이 어마어마한 사람이라서 지금까지 졸업해서 나간 사람들을 다 알고 있는데
그 사람들의 인생을 재단하고 판단하는 말을 많이 했음.
근데 그냥 '연구실에 있을 때 일 잘했다 / 못했다', '졸업하고 어느 회사 갔다' 밖에 없음.
연구실에 있을 때 좀 덤벙대고 일도 잘 못했던 선배가 석사만 졸업하고 전공 살짝 틀어서 그럭저럭 잘 풀렸는데 여태 무시하듯이 얘기함.
본인이 수능 잘 봤다는 얘기를 서른 넘어서도 꽤나 자주 했고 편입해서 온 학부생 애들 은근히 무시하는 투로 얘기하기도 했음.
점수, 성과, 연봉,, 이렇게 눈에 보이는 정량적인 척도만으로 사람을 판단하고
정량적인 부분에서 본인보다 못나다고 생각했던 사람을 너무너무 무시해..
=
ISFJ는 교사나 교수처럼 학생의 잠재력을 키워줘야 하는 직업에는 다소 부적합한 성격유형이라고 봄.
조금 엉뚱하거나 조금 덜 성실하다는 이유로 학생을 손절쳐버리더라고.
개개인의 특성에 맞게 소통하고 다가가려는 노력을 할 생각도 안하고 잘 하지도 못함..
자기 스타일대로 뭔가를 베풀고는 못따라오는 학생은 그냥 버려버림.
다만 반복적이고 이미 답이 정해져 있는 일에는 특화된 사람들임.
진짜 성실하고 로봇같음. 웬만해선 고장 안나는 견고한 기계같은 사람들.
7~9급 공무원, 개인의원 개업한 의사, 약사, 세무사, 회계사처럼 상상력이나 창의력보다는
정확하고 실수 없이 업무를 수행하는 능력은 넘사벽임. 진심 인정함.
서로 보완하면서 지내면 좋겠는데 보통 S들은 그거 인정 잘 안하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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