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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천러ll조회 2233l
이 글은 5년 전 (2019/2/21) 게시물이에요

임신하면서 좋아하던 파스타랑 화덕피자 냄새만으로도 토악질을 했었어요
그리고 애 낳고는 육아하느라 못 갔구요
아기 낳은지 8달이 지나서야 조르고 졸라서 동네 유명한 맛집으로 외식을 갔어요

원래 시댁에서 아기를 봐주겠다고 했다가 갑자기 안된다고 하시는 통에(외식 때문에 아기 봐달란다고 화내셨어요 친정은 너무 멀구요) 못 가는구나 하는 생각에 눈물이 찔끔 났어요

남편이 한숨에 짜증섞인 얼굴로 별것도 아닌걸로 목숨건다면서 나가자길래 애 꽁꽁 싸매고 나왔어요
다행히 레스토랑 가서는 아기가 잘 자더라구요
그래도 혹시 몰라서 좀 추워보였지만 사람들 별로 없는 구석 자리로 안내 부탁드려서 앉았어요
아기 유모차에는 손난로 여러개랑 담요 충분히 덮어줬거든요

앉아서 그동안 먹고싶었던 메뉴는 너무 많은데 하나씩만 먹어야 하니 시간이 좀 걸렸는데 (그래봐야 3~4분) 화를 내면서 대충 시키라길래 크림파스타랑 리코타샐러드, 고르곤피자 주문했고 남편은 따로 토마토소스 리조또 주문했어요.

제가 많을텐데 했더니 느끼하다면서 한숨 쉬면서 주문했구요 많은 줄 알면 샐러드는 시키지 말지 하더라구요.
등ㅅ같이 아 그럴걸 그랬다 생각했었어요
음식 기다리면서 남편은 폰보고 저는 자는 아기 토닥여주면서 주위 둘러보니 레스토랑 저쪽에 저희처럼 아기 데리고 온 부부가 있더라구요

그집 아이는 저희 아이보다는 좀 커보였는데 남편분이 품에 안고 놀아주고 아내분은 음식 드시다가 한번씩 파스타를 곱게말아서 남편분 입에 쏙 넣어주더라구요
중간에 아이가 좀 크게 우니까 바로 남편분이 가게 밖으로 나가서 달래다가 들어오고 여자분은 익숙한지 그냥 계속 식사 하더라구요

너무 이뻐보여서 창피한 줄도 모르고 계속 쳐다보다가 아내분이랑 눈도 마주쳤는데 아내분이 수줍게 웃으면서 목례를 하시길래 저도 놀라서 인사하고 웃었어요
남편이 아는 사람이냐길래 아니야 하고 그 사이 음식이 나와서 막 먹으려는데 순간 너무 초라해지더라구요..

어젯밤에는 우리딸이 엄마 생각해선지 잘 자고 먹는 중간에 깨긴 했지만 울지도 않고 우유 물려줬더니 얌전 하더라구요
하지만 평소에 집에서도 밥 먹다 아기가 울면 남편은 쳐다도 안 보고 밥만 먹거든요
어떤날은 그게 내 첫끼니고 남편에게 미리 말 해도 똑같아요...

아기를 아에 안보지는 않아요
그런데 딱 이쁠때 안울때만 봐요
아기가 울면 무조건 저한테 넘기고 방으로 가요

그 파스타랑 피자두요
제가 포장이라도 해다달라고 여러번 했는데 그럼 맛 없다고 안사온거에요
저도 알아요 다 식은 파스타 피자 뭔 맛이겠어요
그래도 그거라도 먹고싶었어요

이런저런 생각들 때문에 좀 울쩍했다가 그래도 좋아하던 음식 나와서 다시 웃으며 먹고 있었는데 남편은 리조또 다 먹고 또 폰만 보고 있더라구요
여보 다 먹었으면 아기 우유병 좀 잡아주고 나랑 얘기도 해요 했더니 짜증내면서 빨리 먹기나 하라는 말에 갑자기 화가 미친듯이 나더라구요

정말 한마디도 안하고 꾸역꾸역 다 먹고 집에와서도 아무말 안하니까 남편이 밤에 화내서 싸웠어요
말이 안통해요
본인은 힘든데 애까지 데리고 외식 시켜준 좋은 남편이라며 엎드려 절을 해도 모자른다는 말에 할 말도 잃었어요

그냥 아침에 출근 할때도 내다보지 않았어요
저 이제 짐싸서 친정 가려구요
겉으로는 무뚝뚝해도 속마음은 다르다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남편한테 이제 저는 아기 키우는 보모거나 욕구풀이 정도인거 같은 생각에 서럽기만 하고 자꾸 부정적으로 생각이 가네요

다른건 다 둘째치고 엄마가 너무 보고싶어요..






친정집으로 나서다가 댓글보고 울컥했어요
네 저도 알아요 제가 답답하게 사는거
결혼하면서 남편따라 서울에서 제일 먼 제주까지 왔어요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고 남편이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하던 말을 믿고 여기까지 와서 2년간 시댁에서 있던 일까지 다 쓰면 책 서너권은 나올거에요

그래도 내편들어주는 남편이라 절 사랑한단 생각에 참고 살았는데 출산 이후로 축 늘어진 뱃살이랑 임신기간이 붙은 군살이 좀 남아서 남편도 지적을 종종 했고 스스로 위축도 많이 됐었어요
출산 이후부터는 남편이 이전처럼 저를 보호해준다는 느낌도 거의 사라져버렸어요

그렇다보니 자존감이 바닥으로 떨어지고 생활비는 남편이 주긴하지만 제가 입을 임부복이나 가방 같은건 눈치가 보여서 제가 벌어둔 제 돈으로 사용했었어요
(이것도 남편돈으로 사치하냐는 시댁 말때문에 맘편히 제돈주고 사는게 당연해진거에요...)

가끔 나가서 남편이 화장품이라도 하나 사주면 애처럼 좋아했던 제가 이제와 생각해 보니 너무 등ㅅ같이서 눈물이나요
엄마한테 간다고 했더니 공항까지 오시겠다면서 좋아하셨는데... 이 모든 얘길 어떻게 꺼내야 할지 모르겠어요...




(추가)


언니처럼 오빠처럼 친구처럼
달아주신 댓글 너무 감사합니다
저 바보같은거 저도 아는데.. 차마 나쁜말 못 하겠다며 위로해주신 분들.. 정말 너무너무 감동받았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저 공항에서 엄마 보자마자 울었어요
엄마 얼굴보니까 못 숨기겠더라구요
집에와서 엄마한테 얘기했구요
엄마는 제가 육아에 지쳐 운줄 알았다가 많이 놀라고 맘상하셨어요

저 많이 혼났어요
저희 부모님 제 결혼 반대하셨었거든요
남편이랑 대학에서 만나 8년 사귀었는데 남편이 서울에서 다니던 직장을 나와 제주로 내려가면서 롱디였어요
부모님께선 너무 멀리 시집 가는거 싫고 커리어 포기해야 하는 것도, 시댁 근처 사는것도 걱정된다고 하시면서 남편에게 서울로 올라오라고 설득도 하셨었어요

저한테는 남편이 첫 연애였고 많이 사랑해서 남편이랑 같이 부모님 설득해서 한 결혼이라서..
그래서 더 말 못하고 참았었어요
남편은 집에왔는지 저한테 전화왔는데 아빠가 받으셨구요
아빠가 그렇게까지 화내시는 것도 처음 봤구요
아빠가 전화끊자마자 우시는데..
그런것도 처음봤어요
아직 시댁은 모르시는지 연락은 없었구요

남편에게 좀 전에 여기 글 보냈어요
저요 사실은요 이 글 쓸때까지도 그래도 남편이
외식같이 나가줬는데 내가 너무 남들하고 비교해서..
남편에게 오바해서 화낸건 아닐까 했어요
내가 지금 서러운게 그냥 내가 못나서 일지도 몰라
라고 조금은 생각했었어요

댓글 읽고 내가 서운한게 당연하구나 싶은 안도감과 함께 그동안의 모든 일들이 생각나서 정말 너무 창피하고 슬펐어요
저요.. 말은 해왔어요
결혼 초기에 제가 화를 내면서 말하면 서로 감정만 상하는거 같아서 좋게 말해왔을 뿐..

평소에 존대 안해요. 제가 부탁할때 애교스럽게 존대 쓰는거 좋아했던 사람이라 그렇게 했을 뿐인데
희안하게 저 친정온거 뿐인데도 예전에 저러면 진작 이랬을텐데 왜 바보같이 참았나 싶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저는요 저 때문에 우시는 아빠도 처음봤고
저 때문에 쌍욕하는 엄마도 처음봤어요
초등학교 졸업한 이후로 처음으로 엄마한테 두들겨 맞았는데 그건 별로 아프지가 않았어요
엄마 아빠 마음 아프게 해드린건 저도 눈물났지만 이상하게 제 마음은 편해졌어요

집에와서 좋아요
지금 당장은 이혼이니 뭐니 그런건 생각도 안나요
그냥 애처럼 부모님곁이 너무 좋고 오래 있고싶어요
제주도 있을땐 친구도 없으니까 남편이 출근을 하면 내내 남편이 궁금했는데 여기오니까 남편이 궁금하지도 보고싶지도 않아요
그러니 연락 안했으면 좋겠어요

우리아기도 여기가 좋은지 집에서보다 덜 보채는거 같아요
저 피자한판 사주고 싶다던 분들 따끔한 질책과 다정한 위로들 잊지않을게요
더이상 바보처럼 살지 않을게요
많이 망설였었는데 글쓰길 정말 잘한거 같아요
많이 감사합니다



[판] 외식 나갔다가 싸우고 들어왔어요 | 인스티즈


https://m.pann.nate.com/talk/345440860?currMenu=best&stndDt=2019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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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진짜.. 같이 낳은 자식이에요 같이 육아합시다 실제로 식당가면 아내분 혼자서 애 챙기고 본인 밥 먹고 정신없어 하는 걸 진짜 많이 봐요 물론 케어 잘 하는 남편분들도 있지만
5년 전
와 본인 위해 다 포기하고 연고 아무것도 없는 제주까지 온 아내한테..... 친정은 차타고도 못가는곳에..... 와 진짜진짜 너무하다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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