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여주시점 / 한빈시점 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말은 익숙해짐 이에요.
사람은 변화를 겪지만 적응을 하게되죠. 좋든 나쁘든말이에요.
그런데 나쁜쪽으로 변화를 겪게되면,, 예를들어 이별을 했을 때 익숙해짐이라는 단어는 더 무서워지죠.
익숙하던 모든것들이, 너무 편안했던 것들이 나를 힘들게 하니까요.
몇 번 그런 익숙함 때문에 힘들어 하고 나면 또 다른 누군가를 만나는 것도 그 사람에게 익숙해 지는 것도 두려워지죠, 이 익숙함이 다시 나에게 상처를 줄까봐.
.
.
.
아쉽지만 저는 오늘로 라디오 고정게스트를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그만두게 되었는데요. 라디오를 매주하면서 정말 많은 분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본의 아니게 사건사고가 많았어서 PD님과 작가님께 죄송했다는말 꼭 전해드리고 싶었구요. 앞으로는 작가 한여주로서 또 가끔은 작사가 한여주로써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언젠가 부터 그랬다. 더 원하고 기대할수록 나는 실망하고 너는 미안해 하니까 뭔가를 기대하지 않게 되고 더 바라지 않게 되고 그렇게 서로에 대한 욕심을 조금씩 줄여갔던것 같다. 그런데 사건사고가 터지면서 갑자기 우리는 함께 있는 시간들이 많아졌고 예전에 니가 데뷔를 하기 전처럼 우리는 다시 서로에게 익숙해져가고 있었다. 이제는 무섭다. 이 익숙함이 또 다시 나를 아프게 할까봐. 그래서 더 익숙해지기 전에 내가 먼저 마음을 정리하고 떠나려고한다.
어느새 일주일이 흘러서 마지막 라디오를 끝냈다. 열애설의 시작이었던 라디오가 밉기도 했지만 뭔가 정이든 곳을 떠나려니까 아쉽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PD님 작가님 그리고 관계자 분들과 인사를 하고 방송국을 나왔다.
"항상 한작가 작품이나 노래 나오면 꼭 챙겨서 볼게."
"네 피디님. 그동안 감사했어요"
라디오를 끝내고 집에 왔더니 아무도 없다. 집에서 혼자 안니재고 한빈이랑 같이 지낸게 몇일이나 된다고 새삼스럽게 혼자 있는게 어색하다. 출판사든 라디오든 다녀오면 집에서 기다리고 있어 줬었는데.. 콘서트 무대에 오르지 않지만 한빈이는 콘서트가 진행되는 내내 멤버들의 리허설을 점검하고 family 콘서트 때 사용할 곡들을 편곡하느라 바쁘게 보냈다. 그래서 한빈이 모르게 떠날 준비를 하는건 생각보다 쉬웠다. 출판사에 가서 한국을 떠나게 됐다고 이야기를 했다. 한빈이와의 스캔들 이후에 본의 아니게 유명인사가 된 나는 전보다 꽤 잘나가는 책의 저자가 되었다. 사람들은 내 책을 궁금해 해줬고 덕분에 책의 판매수가 늘어나게 된거였다. 앞으로는 지금 쓰고 있는 본명말고 다른 필명으로 글을 쓰겠다고 했다. 한빈이 때문에 엮여서 팔려가는 책들 말고 그냥 글로 평가받고 싶었다. 해외에 나가 있어도 원고는 계속 보내면 되니까 다행히 글은 계속 쓸 수 있게 되었다.
지금 거의 한빈이랑 동거를 하다싶이 하고 있는 집은 내가 나가고 나면 왠만한 짐들은 다 버리고 남은것들은 다음날 포장이사로 부모님집으로 보내기로 하고 부동산에 집을 내어놨다. 내가 느끼는 것처럼 내가 없는 집에서 느껴지는 이 공허함을 한빈이도 똑같이 느끼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우리가 같이 있던 공간들은 없애고 추억할 공간도 없애 버리는게 낫겠지. 그리고 내가 떠나고 한동안 나를 그리워 해줄 사람들에게 편지를 썼다. 가족과 친구들에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이런 저런 사정으로 잠시 떠나게 됐다고 한빈이가 혹시 내 거처를 물어보면 알려 줄 수 없다고 해달라고. 그렇게 나에게 닿을 수 있는 선들을 잘라냈다. 그리고 한빈이에게도 편지를 남기려고 다시 책상앞에 앉았는데, 다른사람들에게 쓸 때와는 다르게 뭘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어떤 말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서 한참을 고민하다가 한글자씩 적었다.어느정도 이별을 준비하고 나니까 오히려 마음이 더 덤덤해졌다. 그리고 뭔가모를 용기도 생겼다.
한참을 고민하고 내린 결정이 잘못된 결정이 아니기를 바랬는데, 난 이번에도 '우리'가 아닌 '나'를 위한 선택을 한것 같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활동을 중단하고 쉬면서 둘이서 시간을 많이 보내려고 했지만 번번히 나때문에 망쳐버렸고 우리가 할 수 있는건 집에서 있는것 밖에 없었다. 그것만으로도 괜찮다고 말하는 니가 속상했다. 해줄 수 있는게 없어서. 니옆에 서있을 때 당당 할 수 있게 그래서 가수가 되고 싶었던 건데 이젠 그럴수가 없으니까.
집에서 붙어서 지내다 보니 예전처럼 이야기를 하는 시간이 많았다. 니가 어떤생각을 하는지 누굴 만나고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들으면서 너한테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러다가 니가 무심코 던진 다시 활동 복귀하라는 말에 나는 한쪽으로 미뤄두었던 생각들을 다시 했다. 리더로써 팀에 이렇게 까지 민폐를 끼치고 있는게 정말 못할 짓이고 그래서 곧 다시 돌아가야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쯤 회사내에서는 family concert 부터 복귀하라고 말을 했고 나는 니 눈치만 보고 있었다. 이렇게 둘이서 정말 다른 연인들 처럼 붙어 지내는게 얼마만인데,, 다시 활동을 시작한다고 말하는게 쉽지 않았다. 곡작업만 들어간다고 이야기를 해봤는데 너는 잘생각했다면서 이제 슬슬 활동도 다시 하라면서 내 걱정을 해줬다. 한번만이라도 하지말라고 그냥 내옆에만 있어달라고 붙잡아주기를 바랬는지도 모른다. 내가 항상 곁에 있어주지 못했으니까 이제는 붙잡고 가지마라고 해주길 바랬다. 그런데 이번에도 자기는 괜찮다면서 나를 위한 선택을 해준다.
멤버들의 콘서트가 진행되는 동안 무대에 오르는것 빼고 모든일을 도맡아서 했다. 멤버들한테 너무 미안해서 내가 할 수 있는건 뭐라도 더 했다. 리허설 체크하고 무대 하나하나 동선을 다시 확인하고 확인했다.
"지금 동혁이랑 준회 음이랑 박 다 안맞아. 다시 맞춰야돼. 애들 인이어 볼륨 좀 더 높여 주세요"
"센터 안맞아. 윤형이 형이 더 들어 와야돼. 중심보고 맞추라니까 "
콘서트가 끝나면 그날 콘서트를 평가하고 개선해야 될 점을 간단하게 회의한다. 콘서트 마치고 회의도 마치고 다시 작업실로 들어가서 새 곡 작업을 계속했다. 어쨌든 내 잘못으로 멤버들과 팬분들을 실망시켰으니까 뭔가 그에 대한 사과의 의미로 신곡을 하나 만들어서 family concert 때 세우기로 헸다. 다시 내 일상은 바빠졌고 이번에는 안그래야지 몇번을 생각했지만 또 다시 우리는 멀어져가는 듯한 느낌이다. 밤늦게 작업실에서 계속 코드 위에 멜로디 라인을 짜고 있는데 바비형이 작업실로 왔다.
"수고하네 자네."
"뭐야 숙소안갔어?"
"니가 이러고 있는데 엉아가 어떻게 쉬냐. 보나마나 잘안풀리니까 이시간까지 여기서 이러고 있는거 뻔히 아는데"
"오올, 뭔가 힘이 되는데 ㅋㅋ"
"멜로디 짜줄까"
"아니 형은 온김에 형파트 랩만 좀 써주고 가. 내파트는 썼는데 형꺼는 형이써'
"제목이 뭔데 약간 곡의 느낌을 들려줘야지."
"저번에 내가 한번 들려줬지 않나? 기다려 라고'
"아아,, 들어본것같다. 그 유치한 김한빈의 love song.ㅋㅋ 내 파트만 잘라서 들려줘"
"그래"
작업실 쇼파에 앉아서 테이블에 드러눕다 싶이 기댄 바비형은 한참동안 중얼중얼 거리면서 가사를 쓰다가 말을 걸어왔다.
"이거듣고 여주 감동받겠네."
"그럼 형파트는 좀 약하게 써. 내가 돋보여야되니까 ㅋㅋ"
"여주랑은 좀 어때. 잘되가?"
"아니 잘안되가는데 내가 어떻게든 해보려고"
"이사님이 YG출입증도 주셨다면서"
"어. 아티스트의 빠른복귀를 위해 정신적인 안정을 주기 위함이랄까"
"나 다썼어 봐봐"
"불러봐"
"머리에 아무것도 안담겨 생각에 눈이 감겨
한숨을 뱉고 내 두손 머리 위에서 깍지 잡혀
다 거기서 거긴 듯해 내 삶이 반으로 접힌듯해
꿈에 아름다운 네 못습 아직고 심장이 멈춘듯해"
"올 김밥~ 역시 형이 가사는 잘 뽑아."
"여주랑 헤어졌을때 니 모습이야. 나 잘썼지"
" 내가 맨날 이러고 있었어"
"그래 무슨 무기력증 환자처럼 넋을 놓고 살았잖아. 그러다가 방송사고도 친거고"
"아 그얘기가 또 왜나와"
"이딴식으로 방송할거면 안합니다ㅋㅋㅋ"
한참을 떠들다가 바비형은 내일 콘서트도 있으니 좀 쉬어야 겠다며 숙소로 갔고 나만 혼자 남아서 곡작업을 계속했다. 팬들에게 그리고 너에게 돌아왔다는 의미로 이제 아무데도 안간다고 영원히 함께할거라고 말해주는 곡을 만들었다. '기다려'라는 곡인데 복귀무대에서, 니가 듣는곳에서 처음으로 들려주려고 만들었다. 너만 모르게 혼자서 열심히 작업하고 있는 곡이다. 그동안 내가 너무 상처만 줬으니까 뭔가를 해주고 싶었다.
초코송이 :) |
오랜만이죠!! 노트북이 드디어 새 화면과 함께 돌아왔답니다. 급하게 써서 와서 오늘은 망글이에요 ㅠㅠ 늦게온 주제에 분량도 얼마 안되서 미안해요 오늘의 부제는 '너만 모르게' 에요. 여주는 한빈이만 모르게 하나씩 이별을 준비하고 있고 한빈이는 여주만 모르게 여주를 위핸 노래를 준비하고 있죠. 댓글다시고 포인트 챙겨가세요 :) 항상 댓글달아 주시는 분들 감사해요. 공지글에도 댓글달아주신 비회원분 사랑합니다. 그리고 아가야님 제가 완전 엄청 사랑하는거 알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