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세훈] 네가 불행했으면 좋겠다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d/b/f/dbf2a666ab8d626839804927035e322c.jpg)
미술에 관심이 있지만 잘하는 편이 아니라서 미술부를 들지 말지 고민할때, 미술부실 앞을 서성이기도 했고 창문으로 몰래 안을 들여다 보기도 했다. 무더운 여름. 모든 아이들이 집에가고 나는 미술부실의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건 너였다. 올림머리 때문에 네 하얀 목선이 다 드러나있는 너의 뒷모습이 나는 인상 깊었다. 너는 캔버스를 아름다운 색들로 물들이고 있었다.
네 그 모습을 보기 전까지만 해도 난 플라토닉한 사랑이 가능하다고 믿었었다. 그런 내 생각을 깨게 만든 너에게 곧바로 다가갔다.
내가 다가가는 발자국 소리가 들렸는지 뒤를 돌아보는 너에게 다짜고짜 키스를 퍼부었다. 앉아있는 너에게 정신이 빠져서 허리가 아픈줄을 모르고 허리를 최대한 숙여 너와의 키스에 빠졌다. 여자친구가 있었던 적도 없고 이성친구와 스킨십을 한 적은 없었으나 본능적으로 너의 입술을 모험했다. 내 혀로 네 치열을 훑고 혀를 간지럽혔다. 네가 숨이 막혔는지 고개를 돌려 숨을 내뱉았다.
새하얀 얼굴에 새빨간 입술을 가진 네가 후-하고 숨을 내 뱉는게 나에겐 어찌나 이뻐보이던지 의자에서 일으켜 안아올려 뒤에있는 창틀에 널 앉혀서 내 두 팔을 창틀에 놓아 너를 가두고 또 키스를 했다. 너나 나나, 그렇게 서로에게 빠지게되었다.
나와 너는 자연스레 사귀게 되었고 너와 있으면 "행복" 이라는 단어를 정확히 이해할 수 있었다. 여느 고등학생 커플과 비슷하게 만나서 영화도 보고 카페도 가고 맛있는 것도 같이 먹으며 서로가 삶의 일부분이 되었다. 나와 데이트 할 때 네 모습은 빛이 났다. 나를 향해 웃어주면 그보다 더한 행복은 없었다.
시간이 훌쩍 지나 우리가 진짜로 고3이라는 걸 피할 수 없게 되자 넌 나에게 그만만나자고 했다. 난 우리가 마치 결혼이라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너무 좋았으니까. 하지만 너는 나보다 입시를 더 중요하게 생각했고 그렇게 일방적으로 이별을 맞이하게됬다.
몇달후 나에게 고3이 되어서,고3이기 때문에 이별을 고한 네가 다른 남자아이와 같이 있는 모습을 보았다. 처음엔 믿지 않았었지만 나 빼고 모두가 알고있는 듯 했다. 너와 루한이 사귀는 사실이. 너는 내가 없어도 여전히 빛났다.
루한과 있을 때가 나와 함께 있었을 때 보다 너 빛나는 것 같았다. 그런 너를 보니 진심으로 누군가를 저주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단순히 화가 난다. 짜증난다. 의 느낌이 아니였다. 진심으로..진심으로 네가 불행해지기를 원하고 있었다. 루한과 사귀면서 전 남자친구인 나에게 친한친구처럼 대하고, 가끔씩 나에게 책이나 체육복을 빌리러 오는 너에게 난 가식으로 웃으며 아무렇지 않게 대했다. 네가 그러면 그럴 수록 난 네 불행을 점점 더 원했다.
루한과 사귄지 3개월이 넘었었나..? 루한과 싸웠는지 울며 전화를 온 너의 전화를 받았었다. 내 저주가 먹힌건가? 펑펑 울며 루한의 험담을 했다. 인터넷에서 보길, 여자가 울면 공감해줘야 한다고 게시글이 올라왔던게 생각이나서 나도 같이 루한의 험담을 했다. 그러니 네가 하는 말이 "루한 욕하지마" 하고 전화를 마음대로 끊어버렸다. 그 때 만큼은 진심으로 너를 위로해주고 조금이나마 아픈마음을 덜어주기 위해서 그런건데 결국 돌아오는 말은 참 어이가 없었다. 그 시점을 계기로 너를 더 저주했다. 밤마다 생각했다. 불 꺼진 까만 방 침대에 누워 천장을 보고 생각했다. 네가 제발 불행하기를. 나 없이도 잘지내는 네가 꼭 불행하기를.
그리고 지금도 생각하고 있다.
네가 불행했으면 좋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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