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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김민석] Pastel Paradise1 | 인스티즈




“재혼했어. 짐싸, 그 집으로 들어갈거야.”

​  보름하고도 이틀이다. 그 시간동안 집을 비웠던 엄마는 커다란 캐리어를 들고 돌아왔다. 엄마의 손에 들린 광택나는 캐리어는 흔한 상처 자국 하나 없었다. 새것이 분명했다. 캐리어를 쥐어주는 손의 끝에 보지못했던 장신구들이 덕지덕지 붙어있었다. 엄마가 입고있는 옷 또한 처음보는 옷이였다. 옷 끝단 언저리에 박힌 유명 브랜드 상표. 그 흔한 셔츠 하나의 값도 몇십만원을 아우르는 브랜드의 상표였다. ……. 캐리어를 쥐어주는 손길도 거부하고 우두커니 서있으려니 엄마는 말없이 구두를 벗고 들어왔다. 커다란 다이아몬드 한덩이가 박힌 구두. 몇달전까지 신고다녔던 엄마의 신발은 구두 옆에 놓인 다 헤진 운동화였다.




“필요한것만 챙겨. 속옷이랑 겉옷 몇개… 그리고 지갑도.”

“…….”



엄마는 곧장 내 방으로 들어와 닫혀있던 옷장을 열어 캐리어 안에 여러개를 쑤셔넣었다. 나는 그제서야 현관에서 발을 떼었다. 역한 향수 냄새가 현관 언저리에서 진동했다. 나는 몇발자국을 걸었다. 현관에서 내 방까지는 고작 몇발자국이면 도착할 정도로, 집은 작았다. 꾸역꾸역 캐리어에 물건들을 쑤셔넣는 엄마의 등을 바라보았다. 머리는 또 어쨌는지 길었던 머리칼이 턱까지 잘려있었다. 입이 바짝 말라 침을 삼켰다.



“엄마.”

“빨리 챙겨.”

“미쳤어?”



분주하게 움직이던 팔이 멈추었다. 나는 내 방에 들어가지 않은채로 문지방에 서있었다. 세 단어로 떨어진 내 말에 엄마는 한동안 움직임이 없었다. 나는 그 등을 지켜만보았다. 이윽고 멈추었던 팔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엄마는 옷장 위에 놓여있던 엄마와 내 사진이 담긴 액자를 캐리어에 마지막으로 쑤셔넣었다. 엄마! 결국 언성이 높아졌다. 내 소리침을 엄마가 받아내었다.



“그래! 미쳤어!”

“…….”

“넌 미친 나의 딸이고. 미친년의 딸이라고 손가락질받기 싫으면,”


연 끊어.

엄마는 꼭꼭 걸어 잠군 캐리어를 내동댕이친채로 성큼성큼 방을 빠져나왔다. 5분이야. 좁디 좁은 현관에서 구두를 고쳐 신은 엄마가 조용히 중얼거리곤 집을 나섰다. 쾅. 요란하게 닫힌 문소리를 들으며 방안으로 들어섰다. 방바닥은 보온조차 되지 않아 차갑다. 전기를 끊는다는 고지서가 그저께 날라왔었던것도 같다. 낡아빠진 나무 책상 위에 놓인 핸드폰을 집어들고 캐리어를 손에 쥐었다. 덜덜덜. 바닥과 마찰된 캐리어의 바퀴가 요란한 소리를 내었다. 내 몸의 반만한 캐리어를 힘겹게 끌며 엘리베이터의 버튼을 눌렀다. 101호. 작은 원룸이였지만 중학교 3학년짜리 여자아이가 혈혈단신으로 혼자 살기에는 적합하지 못햇다.


띵-.


띵-.


두번의 문열림을 알리는 소리가 들렸다. 공동현관 너머로 엄마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



“너가 이여주구나. 난 장원호라고 한단다.”

  남자는 내게 손을 내밀었다. 제자리에 있던 손을 엄마가 억지로 끌어 남자와 악수를 시켰다. 맞잡고있는 남자의 네번째 손가락에는 작은 다이아몬드가 박힌 반지가 걸려있었다. 엄마도 그랬다. 남자, 장원호는 세간에서 YC그룹 장회장으로 불렸다. 작은 반도체 회사에서 성공해낸 쾌거였다. 남자는 서스럼없이 맞잡았던 손을 들어 내 뒷통수를 쓸어내렸다.


“많이 당황스럽겠지만, 난 해수씨를 매우 사랑해.”


눈살이 찌푸려졌다. 해수, 이해수는 우리 엄마의 이름이였다.

속이 울렁거렸다.



“앞으로 좋은 아비가 되도록 노력하마.”



장원호는 내 뒷통수도 모자라 뺨 까지 살살 쓰다듬었다. 좋은 아비가 되겠다 지껄인 장원호는 일정에 늦었다며 서두르자는 비서의 말에 고개를 주억거리고 엄마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 엄마는 그 행동이 자연스러운듯 두 눈까지 감아둔 상태였다. 헛웃음이 일었다. 다녀와요, 여보. 엄마의 애교섞인 배웅과 함께 현관문이 굳게 닫혔다. 내 곁에 있던 사용인이 점심을 준비하겠다며 걸음을 옮겼다. 운동장처럼 커다란 복도에 남아있는건 엄마와 나 둘 뿐이였다.


“엄마.”

“…….”

“욕심부리지마.”



가지런하던 엄마의 두 어깨가 내 마지막 말과 함께 흔들렸다. 엄마는 뒤돌아 보지않았다. 나는 덩그러니 놓인 캐리어를 끌고 집 안쪽으로 걸었다. 집안의 고용인으로 보였던 여자가 말하던 내 방은, 현관과 멀었다. 덜덜덜. 듣기싫은 캐리어 소리가 여전히 내 뒷꽁무니를 쫓아다녔다.



/



​  엄마의 손에 끌려 장원호의 집에 온지도 두달이 흘렀다. 멋을 부리며 서울 한복판에서 살것 같았던 장원호의 집은 작은 시골마을에 있었다. 바람을 타고 짠 내가 다분한 바다가 집 근처에 있었고, 우리집을 제외하곤 다른 집들은 낡은 집이였거나, 그마저도 못하면 판자가 문을 대신했다.

 

“돈 구해와. 나가서 막노동을 하든, 몸을 팔든 구해오라고!”

“…….”



현관 호출벨을 누르려던 손을 멈추었다. 낡은 철골이 기분나쁘게 움직이는 소리와 함께 열린 철골문 안에서 한 남자아이가 도망치듯 튀어나왔다. 옆집은 언제나 이상했다. 으리으리하게 지어진 우리집 옆에 다 죽어가는 낡은 철골문과 낡은 집이란. 장원호 그 사람이 질색팔색 할 것 같았으니까. 칠이 다 벗겨져 띄엄 띄엄 녹색이 칠해진 낡은 철골문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닫혔다. 도망치듯 튀어나온 남자아이의 머리 한 부분에는 피가 들러붙어있었다.

죄를 지은 것 처럼 고개를 푹 숙이고 있던 남자아이의 고개가 들렸다. 허공을 보고있던 남자아이의 시선은 내게로 돌아왔다. 나와 시선을 마주친 남자아이는 퍼뜩 놀라며 내 쪽과 다른 방향으로 뜀박질했다. 남자아이가 뛰어가는 발자국 마다 피가 뚝뚝 흔적을 남겼다. 그때의 엄마처럼. 짜증이 일었다.



“야!”

“……”



나는 뜀박질하는 남자아이, 소년의 등에 소리쳤다. 짜증섞인 내 외침에 소년은 또 한번 몸을 움찔거리며 걸음이 느려졌다. 느려진 걸음은 이내 제자리에 멈추었다. 소년의 고개가 또 다시 바닥에 처박혔다. 나는 치마 주머니를 뒤적거리며 소년에게로 다가갔다. 소년의 고개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나는 소년의 옆에 서서 치마 주머니에서 건진 하얀 손수건으로 피가 들러붙은 소년의 머리께를 눌렀다. 그제야 처박혀있던 소년의 고개가 들렸다. 또 한번 소년과 눈이 마주쳤다.



“찢어졌을거야, 피는 지혈안돼서 계속 흐르고.”

“…….”

“너 지혈도 안하고 그렇게 뜀박질하면, 죽어. 과다출혈로.”



소년의 눈에서 소년의 머리께로 시선을 옮겼다. 마주침은 짧았다. 두 손으로 하얀 손수건을 더욱 꾹 눌렀다. 소년은 괴물이라도 본 듯한 눈빛으로 제 머리를 지혈해주는 나를 바라보았다. 과거 툭하면 구급차를 타고 응급실로가며 의사에게 귀에 딱지가 앉게 들었던 말을 소년에게로 똑같이 옮겼다. 그때도 엄마는 고집스레 뜀박질을 하고 있었다. 머리에서 피를 뚝뚝 흘린채로. 원나잇한 남자에게 재떨이로 후두부를 얻어맞은 탓이였다. 나는 엄마가 울음범벅으로 뛰쳐나오는 모텔 앞에 서서 내게서 멀어져가는 엄마의 등을 바라보다 엄마를 쫓았다. 그러곤 겨우 엄마를 붙잡아 내었을때, 숨을 헐떡이며 엄마에게 말했었다.




“니가 죽든 말든 내 알바 아닌데,”

“…….”

“죽을거면 아무도 안보는곳에서 혼자 죽어.”

“…….”

“멀쩡한 사람한테 악몽 꿀 구실 주지말고.”



그 말을 듣고 엄마는 더 서럽게 울었었다.


소년의 피가 서서히 멎어질 무렵, 멀지 않은 곳에서 집안 식모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가씨! 더이상 늦었다간 식모가 경찰에 신고라도 할게 분명했다. 나는 멍청히 놓인 소년의 손을 잡아 끌어 내가 누르고 있던 손수건의 위로 옮겼다. 땅바닥을 보고있던 소년의 시선이 또 한번 내게로 옮겨져 시선을 마주했다.



“안녕.”

난 또 한번 소년의 시선을 피했다. 형식치례처럼 소년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돌아설 참이였다.


“기다려, 이거는……”

나를 붙잡은건 소년이였다. 소년은 손수건을 누르고 있지 않았던 다른 손으로 내 손목을 잡았다. 소년이 이거는, 하며 말문을 틔우며 말한건 손수건이였다. 하얗던 손수건이 소년의 피로 붉게 물들여져있었다. …그건. 소년에게 답을 하려고했지만 식모의 다급한 목소리가 한차례 더 들려왔다. 인내심이 다다른것이다. 나는 내 팔목을 붙잡은 소년의 손을 붙잡히지 않은 다른 손으로 떼어내었다.



“너 가져.”

“……”

“내 눈앞에서 사람죽는거 찝찝해서 지혈한거니까. 니 맘대로 해.”

“……”

“죽을거면 버리던지.”



진짜로 간다, 안녕.

내 답에 나의 눈을 연거푸 바라보는 소년의 시선을 뒤로한채 이번엔 내가 집 쪽으로 뜀박질했다. 나를 발견한 식모가 어디가셨던거냐고 나를 꾸짖으며 집안으로 데리고 들어갈때, 나는 문득 소년에 대해 생각했다.


소년한테서, 옅은 물감냄새가 났었다.







/

글잡의 중심에서 엑소를 외치다........... 잘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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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와 민석이라니ㅠㅠㅠㅠㅠㅠㅠㅠㅠ눈팅하러 들어왔다가 쭉 읽고 알림신청했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분위기미쳤어요
4년 전
비회원65.56
저 울어요 세상에... 작가님 사랑해요 민석이라니ㅠㅠ
4년 전
독자2
사랑해요.....엑소글잡 얼마만이여...
4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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