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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토끼 전체글ll조회 3022l 3
[우지호/김태형/오세훈/남태현/빙의글] 

흔하지 않은 학원물 

 

(부제:상 또라이들의 개과천선 프로젝트.) 

 

 

 

 

 

 

w.시계토끼 

 

 

 

 

 

 

Prologue. 

 

 

 

 

 

 

 

 

 

 

 

 

[우지호/김태형/오세훈/남태현/빙의글] 흔하지 않은 학원물 | 인스티즈

 

 

 

 

착륙을 알리는 깔끔한 여성의 목소리가 담긴 안내방송이 기내에 울려퍼졌다.오랜 비행으로 인해 뭉쳐있던 어깨가 뻐근해짐을 느끼곤 가볍게 두드리며 하품을 했다.피곤이 대롱대롱 메달린 눈가를 무의식적으로 문지르려다 멈칫하곤,코트 주머니에서 작은 손거울을 꺼내 이리저리 눈가를 확인했다.아이 씨..자느라 화장 번졌잖아.입술을 삐죽 내밀고는 작게 툴툴거리며 새끼손가락으로 번진 눈가를 대충 정리했다. 

 

 

 

 

 

 

깍듯하게 형식적인 인사를 건네는 승무원들을 향해 싱긋 눈인사로 답례를 해주곤 걸음을 재촉했다.잠시 멈춰서서 (떠나기 전 아빠를 졸라 얻어낸 명품)가방에서 선글라스를 꺼내 도도한 동작으로 착용하고는 게이트를 빠져나왔다.휴가철도 아닌데다 평일의 바쁜 시간대라 그런지 몇 없는 사람들 사이에서 작은 플랜카드를 들고 어정쩡하게 서있는 까만 정장차림의 남자가 눈에 띄었다. 

 

'Welcome!' 

 

플랜카드에 발랄하게도 적힌 글자를 못마땅하단 듯 빤히 흘기다 코웃음을 쳤다.또각또각 경쾌하게도 울리는 구둣소리와 당당한 기세에 조금 당황한 남자가 어색하게 목례를 해 보였다.말없이 캐리어 손잡이를 들이밀고는 남자를 지나쳐 공항 문을 빠져나갔다. 

 

입구에 주차되어있던 까만색 외제차를 훑어보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온갖 잡생각이 뭉실뭉실 떠오르려 하기에,작게 고개를 젓고는 눈을 감고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얼마만의 한국냄새야." 

 

 

 

한껏 감상에 젖어 혼자 중얼거리고 서 있던 나를 미친여자 보듯 흘기며 지나친 남자가 캐리어를 번쩍 들었다.그리곤 차 트렁크를 열어 밀어넣은 뒤 슬금슬금 눈치를 보며 다가와 뒷좌석 문을 열었다.크흠.뒤늦게 밀려오는 민망함에 작게 헛기침을 하고는 아무 일 없었다는듯 다시 도도한 얼굴로 차에 올랐다. 

 

 

 

 

 

 

 

 

 

"이게 얼마만이야 딸." 

 

"저리 가시지." 

 

 

 

쳇.매정한 태도에 시무룩해진 아빠가 한껏 상처받은 얼굴을 하며 벌렸던 양 팔을 거두곤 뒤로 한발짝 물러섰다.질세라 되려 뻔뻔한 얼굴로 고개를 추켜세우니 졌다는 듯 너털웃음을 지으신다. 

 

 

 

"어쨌든 오랜만에 모였으니 일단 식사부터 할까?" 

 

 

 

유치한 신경전은 언제나 그랬듯 아빠가 져주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옆에 서있던 오빠는 못말린다는 듯 고개를 젓곤 발걸음을 옮겼다.조금 흘겨보다 뒤따라 걸으며 레스토랑 내부를 훑었다.휘황찬란한 샹들리에와 불필요하게 화려한 내부 조형물들이 꼴사나웠다. 

 

 

 

"사실 중요하게 할 얘기가 있다." 

 

 

 

한창 스테이크를 써는 데에 집중하고 있는데 아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감흥 없이 고개를 드니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웃으신다.별 말 아니겠지 싶어 다시 고개를 숙였더니 크흠,하고 옆에 있던 오빠가 눈치를 줬다.뚱하게 포크와 나이프를 내려놓고 (마지못해)경청의 자세를 갖췄다.그제야 아빠가 다시 입을 여셨다. 

 

 

 

"너 없는동안 네가 돌아오면 다닐 학교를 알아봤단다." 

 

"언젠 때려치라며." 

 

 

 

아야.말대꾸가 끝나기도 전에 옆에서 꿀밤이 날아들어왔다.인상을 팍 구기고 오빠를 노려봤더니 한대 더 칠 기세길래 입술을 삐죽이며 꼬리를 내렸다.아빠가 그런 우리를 바라보다 작게 한숨을 내쉬곤 말을 이어갔다. 

 

 

 

"그렇다고 정말 때려 칠 수는 없는 노릇이잖아." 

 

"....몰라.학교는 딱 질색이야.갑갑해." 

 

"언제까지 애처럼 굴래." 

 

"아빤 강제로 보내진 유학 간신히 끝마치고 온 딸한테 그러고 싶어?" 

 

 

 

신경질적으로 쏘아붙이니 아빠는 잠시동안 입술을 닫으셨다.순식간에 싸해진 분위기에 오빠도 말없이 쥐고있던 포크를 내려놓았다.괜히 나만 되도않는 말로 욱한 것 같아서 기분이 별로였다.근데 나름 틀린 말은 아니라 더욱 더 별로였다. 

 

 

 

"이미 전학 수속 마쳤다." 

 

"뭐어?!" 

 

"일단 주말동안은 쉬고,다음주부터 바로 등교하도록 해." 

 

"....유학부터 학교까지,아주 모든게 다 아빠 마음대로지?" 

 

 

 

부러 반항적인 어투로 말했더니 오빠가 인상을 팍 구겼다.되려 아빠가 괜찮다는 의미로 손을 저었다.그 모습을 지켜보다 실소를 터뜨렸다.오빠랑 아빠의 시선들이 내게로 향해왔다.나는 반쯤 해탈한 상태가 되었다.말도 없이 입학 수속을 마쳤다니.항상 이런식이었다.문득 2년 전,갑작스레 통보받은 유학 소식에 아빠랑 대판 싸웠던 그 날이 떠올랐다.기분이 더 나빠졌다. 

 

 

 

"학교 어딘데." 

 

"은하고." 

 

 

 

싫어 죽겠다는 티를 팍팍 내며 학교를 물었더니 아빠가 평온한 어투로 대답했다.나는 질린다는 얼굴로 다시 포크를 쥐었다. 

 

아아. 

은하고. 

 

......잠깐. 

 

 

 

"아빠 지금 어디라고 했," 

 

"은하고." 

 

"...." 

 

"네가 생각하는 그 학교 맞다." 

 

"....뭐라고?!?!!!!?!" 

 

 

 

포크를 쥐기가 무섭게 다시 테이블에 떨구고 말았다.챙!테이블과 포크가 마찰하는 시끄러운 소리가 울렸지만 그보다 내 목소리가 훨씬 더 컸다.오빠도 예상치 못한 폭탄발언에 놀라 벙찐 얼굴을 했다. 

 

 

 

[우지호/김태형/오세훈/남태현/빙의글] 흔하지 않은 학원물 | 인스티즈

"....아빠 장난이지?그게 아니고서야 어떻게 이런 꼴통을 은하고에 보낼ㅅ.." 

 

"뭐?꼴통???이게 진짜!!!!" 

 

"이게??이~게~???쪼끄만게 어디 오빠한테 이게래,팍 씨..!" 

 

"하!쳐봐!쳐보던지!!!" 

 

"죽는다!!!" 

 

 

 

어휴우.갑자기 다투기 시작한 우리를 보며 아빠가 땅이 꺼질듯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그에 오빠와 나는 눈치를 보다 쥐고있던 나이프를 슬그머니 내렸다.언제까지 애처럼 굴래.타이르는 어투에 괜시리 오빠를 노려보았다. 

 

 

 

"아무튼 다음주부터 바로 나가도록 해라.너 버릇 고치기에 그만한 학교가 없더구나." 

 

"아,말도안돼!!아빠,다시 한번만 생각해봐!응?" 

 

"교복은 직접 가서 고르던지,김비서 시키던지 네 마음대로 하고." 

 

"..아빠!!!!" 

 

"아빤 오후에 회의가 있어서 그만 일어나야겠구나." 

 

 

 

너무 갑작스레 벌어진 일이라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해버렸다.아빠는 굳은 결심을 하신건지,일말의 표정 변화도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셨다.나는 최대한 애처로운 눈빛을 하고 아빠를 올려다봤다.내 눈빛에 잠시 머뭇거리는게 보여서,아주 눈물까지 흘릴 기세로 아빠를 바라봤다.조금 고민하던 아빠가 비장한 얼굴로 입을 여셨다. 

 

 

 

"다른거 안바란다.일단 졸업장만이라도 따 와." 

 

"...." 

 

"그러면 그땐 네가 해달라는 거 다 해줄테니까." 

 

 

 

말을 마친 아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매정하게 나가버리셨다.뭐라 붙잡을 말을 할 새도 없었다.어버버 거리며 아빠가 나간 자리만 바라보고 있으니,옆에서 눈치만 살피던 오빠가 슬금슬금 움직였다. 

 

 

 

[우지호/김태형/오세훈/남태현/빙의글] 흔하지 않은 학원물 | 인스티즈

"..화이팅이다 동생아." 

 

 

 

뒤따라 일어선 오빠가 불쌍하단 얼굴을 한 채 잔뜩 얄미운 어투로 어깨를 두드리곤 서둘러 자리를 벗어났다.곧이어 상황파악을 마침과 동시에 머리를 쥐어뜯었다. 

 

 

 

"이런 미친!!!!!!!!!!" 

 

 

 

 

 

 

 

 

 

*** 

 

 

 

 

 

 

 

 

 

은하고. 

전국의 상위1%를 차지하는 수재들만 모인다는 명문 고등학교이다. 

 

그의 명성에 걸맞게 은하고는 혹자의 말을 빌리자면 일명 '독종'들의 집합소였다.잠잘 시간,먹는 시간,노는 시간 까지 쪼개가며 공부를 하는건 그들에게 있어 그리 유별난 일이 아니었다.탄탄한 교사진,화려한 외관,깔끔하고 쾌적한 내부 시설 등.은하고는 그에 비례하는 어마어마한 학비와 까다롭고 엄격한 교칙을 자랑했지만,그 모든걸 감수해서라도 들어가고 싶어 할 만큼 모든 학생들의 로망인 곳이었다.아,물론 너무 빡빡한 수업 일정과 교칙탓에 꺼려하는 이들도 꽤 되긴 했지만. 

 

 

 

 

 

 

 

 

 

조금 뜬금없지만 여기서 잠시 지금으로 부터 2년 전, 

그러니까 내가 강제로 유학을 떠나기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도록 하겠다. 

 

그 당시 나는 중2병이 아직 다 낫지 않은 철없는 16살 여중생이었다. 

한창 엄마의 관심과 사랑으로 커야 할 나이에 미처 충족되지 못한 애정들 때문이었을까,나는 삐딱선을 타도 너무 화끈하게 타버리고 말았었다.학생의 도리에 어긋나는 행동들 따위는 밥먹듯이 일삼았고,더 나아가 어릴적부터 호신용으로 배워오던 복싱을 이용해 학교 일대를 여중생 타이틀을 내걸고 재패한 전적까지 소유하게 되었으니 말 다했다. 

 

철없는 자랑 하나 하자면 학교 주변에선 이름만 대도 다들 몸서리 칠 정도로 유명한 몸이었다.왜,어느 학교를 가던 항상 먹이사슬 위를 차지하는 자들이 있지 않은가.소위 말하는 학교 간판.다른 말로는 일진.공원 벤치를 차지하고 허세 가득한 포즈로 담배나 태워대는 애들을 보며 한심하단 듯 혀를 끌끌 차는 어르신들의 말씀을 빌리자면 '꼴통'들 말이다.심지어 나는 그 안에서도 꽤 위쪽 공기를 맡으며 살았다.그런 나에겐 들으면 놀랄만한 반전이 하나 있었다. 

 

 

 

대기업 회장의 막내딸. 

 

 

 

충분히 주변 모두의 부러움을 살 만한 배경이었다.어릴적부터 모자람이 어떤 것인지 모르고 살아온 귀하신 몸이었다.그런 나의 뒤에서 누군가는 존경의 눈빛을 보냈고,또 다른 누군가는 열등감에 찌들어 나에대해 뭔가 깎아내릴 여지가 없나 살벌하게 살펴댔다.그래봤자 그 모든 시선은 내 앞에만 오면 순종적으로 변했다.뭐..내 까칠한 성질머리와 뒤따르는 소문들도 한 몫 했지만,어쨌던 부잣집 자제분께 잘보이면 뭐 하나라도 제 앞에 떨어지지 않을까 하며 가식을 부린다는게 큰 이유였다.시커먼 속내를 숨긴 채 위선으로 가득찬 미소를 보이는 그들의 얼굴이 전부 거짓이란걸,나는 너무 어린 나이에 깨달아버렸다.그래서 나는 더 깽판을 치고 다녔다.그럼에도 선생이랍시고 있는 것들은 그저 내 뒷배경이 무서워 뭐라 제지하지도 못했다.지긋지긋했다. 

 

아무리 노력한다 한들 엄마의 빈자리는 아빠와 오빠가 채워주기에 벅찬 것이었다.그렇다고 고민을 털어놓을 정도로 깊은 관계인 친구가 주변에 있는것도 아니었다.아빠는 넘치는 회사일로 집을 비우는 횟수가 잦았고,당시 막 성인이 되었던 내 오빠는 후계자리를 잇기 위해 선택의 여지도 없이 시작한 경영수업때문에 아빠 못지않게 바빴다.나는 철저하게 혼자였다.집에서도,학교에서도. 

 

 

 

웃기게 들리겠지만 나는 그래서 비행을 했던 것 같다.좀 심하게.자랑스럽게 떠벌리고 다닐만큼 당당하지 못한 과거라는걸 잘 알고있다.그러나 후회하냐고 묻는다면 딱히 그렇다고 대답하고 싶은 마음도 없다.혼자였던 내가 그나마 존재감을 알리기 위해 했던 일종의 치기어린 발악같은 거였으니까. 

 

어쨌든 그런 나를 알리 없는 아빠는 골머리를 앓다가 결국 강제 유학을 보내기에 이르렀다.떠나기 3일 전쯤에 그 사실을 알게 된 나는 내가 요란스럽게 작별 인사를 할 만큼 친한 친구가 존재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태어나서 2번째로 가장 많이 울었었다.첫번째는 엄마가 돌아가셨던 날이었고. 

 

 

 

 

 

 

 

 

 

그럼 다시 현재로 돌아와서. 

 

어찌됐건 나는 그러한 이유들로 학교가 싫었다.어차피 가봤자 혼자인건 똑같잖아.계기가 뭐가 되었건 삐딱선을 크게 탄 전적이 있어서 아직 반항아의 끼가 남아있기도 했고.어릴적부터 가식적인 관심들 속에서 숨막히게 자라와서 그런가,대한민국의 답답한 학교 체계가 마음에 들 리 만무했다. 

 

그러니 그런 학교들 사이에서도 독하다 유명한 은하고는 더더욱 피하고 싶은 거고.게다가 사실상 내 성적으로는 꿈도 못꾸는 학교였다.그런데도 전학 수속을 마쳤다.그 말은 곧,내가 입학하는 조건으로 학교 잔디를 새로 깔아줬다거나,내부 인테리어를 싹 갈아엎어 줬다거나 했다는 뜻이었다.거기까지 생각이 미치니 기분이 한없이 바닥을 뚫고 내려갔다. 

 

 

 

 

 

 

 

 

 

*** 

 

 

 

 

 

 

 

 

 

"다녀오십시오." 

 

 

 

흰 셔츠에 남색 스커트를 깔끔하게 차려입은 사용인이 굳이 현관까지 나와 배웅을 했다.불편했다.대충 손을 흔들어 준 뒤 빠른 걸음으로 정원을 지나 대문을 빠져나왔다.그제야 막혔던 숨이 좀 트이는 기분이었다.잠시 서서 심호흡을 한 뒤,코트 주머니에 손을 꽂아넣고 발을 움직였다.저녁이라 날씨가 꽤 쌀쌀했다.작게 어깨를 떨며 괜히 나왔나 고민하다 이내 고개를 저었다.집에 있는것 보단 나을 것 같다는 판단이었다.손수 집까지 태워다 준 김비서님한텐 좀 미안했지만 집에 짱박혀 있어봤자 우울해지기만 할테니까 뭐. 

 

아직도 아까 아빠와 했던 대화가 생생히 머릿속을 울려댔다.은하고라니.내가 은하고라니..!욕먹을 소리지만 이럴땐 정말 돈많은게 싫었다.깊은 한숨을 내쉬며 정처없이 걸었다.딱히 목적지는 정해두지 않았지만 그냥 걸었다.무작정. 

 

 

 

"....여기 원래 게임장 있었는데." 

 

 

 

과거에 학교를 땡땡이치고 아이들과 자주 몰려왔던 곳이었다.그런데 지금은 까만 간판의 고급스러운 카페로 바뀌어져 있었다.그제야 멍했던 정신이 돌아오고,내가 어느새 번화가까지 나왔음을 깨달았다.새삼 3년만에 모든게 바뀌어져 있었다.까만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휘황찬란한 간판들이 가득했다.그리고 그 아래엔 제각기 짝을 이루고 즐겁게 웃고있는 사람들이 보였다.왜인지 속이 울렁거렸다.반짝반짝한 길 한가운데에 혼자는 나 뿐이었다. 

 

발걸음을 돌려 다시 집으로 갈까 생각했지만,여기까지 나온김에 조금 더 구경하는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여러 골목길을 돌다 슬슬 지쳐갈 즈음이었다.어디선가 쿵쿵대는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노랫소리인가?" 

 

 

 

호기심이 일었다.나는 홀린듯 소리가 울리는 곳을 향해 몸을 돌렸다.몇걸음 걸으니 멀지 않은 곳에서 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음을 알아챘다.소리의 근원지는 낡고 초라한 건물 지하인듯 보였다.들어갈까 말까. 

 

에라 모르겠다. 

 

오늘은 심하게 감성적인 날이었다.나는 별로 잴 것도 없이 계단을 내려갔다.쾌쾌한 냄새가 나는 좁은 계단을 통과하자 불투명한 유리 문이 보였다.문은 다 닫히지 않고 조금 틈새를 벌리고 있었다.아마 그래서 소리가 울렸던 것 같았다.나는 겁도없이 틈새로 눈을 가져다댔다. 

 

 

 

[우지호/김태형/오세훈/남태현/빙의글] 흔하지 않은 학원물 | 인스티즈

 

 

 

 

작고 지저분한 지하실 한가운데에 있는건 내 또래로 보이는 남자애였다.아이는 진지한 얼굴로 드럼을 치고 있었다.쿵!탁!채앵!어딘지 신경질적인 드럼소리가 시끄럽게 울려퍼졌다.아이가 뭔가 잘 풀리지 않는 모양인지 신경질적으로 제 앞머리를 쓸어넘겼다.넋을 놓고 바라보다 나는 유리문에 내 몸이 잔뜩 쏠려있다는 것도 알아채지 못했다.어어?순간 무게중심이 앞으로 쏠린 몸이 홱 기울어졌다.중심을 잡을 새도 없이 내 무게에 젖혀진 문 앞으로 철푸덕 하고 몸이 쏟아졌다. 

 

 

 

[우지호/김태형/오세훈/남태현/빙의글] 흔하지 않은 학원물 | 인스티즈

"....뭐야." 

 

 

 

(멀리서도 그랬지만)가까이서 보니 아이의 인상이 제법 날카로웠다.나는 서둘러 몸을 일으키곤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뭐냐고.아이가 매섭게 눈을 빛내며 쏘아붙였다.마른 침이 저절로 꿀꺽 넘어갔다.뭐라 대답해야 할지 고민하며 눈을 도르륵 굴리다 슬쩍 그쪽을 봤는데,눈이 아프지도 않나..아이는 미동도 없이 날 빤히 노려보고 있었다. 

 

 

 

"..어..음.." 

 

 

 

아이가 대답을 재촉하듯 한쪽 눈썹을 들어올렸다.나도 깡으로는 어디가서 뒤지지 않는 몸인데 어째서인지 입술이 떨어지지 않았다.하긴 누가봐도 뭐라 말하기 애매하고 민망한 상황이긴 하잖아..?게다가 저 애,포스가 장난이 아니다. 

 

 

 

"너 드럼 잘친다." 

 

 

 

아니 이 미친 주둥아리가 뭐래? 

나도 모르게 머릿속으로 떠올리던 말이 입밖에 튀어나오고 말았다.속으로 온갖 욕을 다 하며 쪽팔려 하고 있는데,예상치 못한 대답이었는지 아이가 조금 주춤하는게 보였다.어,먹히네?나는 되려 뻔뻔하게 밀어부치기로 마음먹고 씨익 미소를 지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 

 

 

 

"와 나는 어디서 밴드 공연하는 줄 알았지.쩐다 너." 

 

"....크흠." 

 

 

 

내 착각인가?아이의 얼굴이 미묘하게 붉어졌다.나는 아이가 잠시 한눈을 판 사이의 빈틈을 놓치지 않고 코트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들었다.그리고 곧장 귀로 가져다댔다.아닛,뭐라구요?지금 당장 들어오라구요?오빠가 봤으면 1년치 놀림감은 됐을법한 발연기를 선보이며 슬그머니 뒷걸음질을 쳤다.아이는 별다는 말 없이 빤히 나를 바라보고 서 있었다.아이코!이걸 어쩌나!난 급한일이 생겨서 이만!해놓고 쪽팔려 뒤질 것 같아서 무작정 문을 박차고 계단을 뛰어올라갔다.아이는 벙찐 얼굴로 덩그러니 남겨졌다. 

 

 

 

"하....시발.앞으로 여기 못오겠네." 

 

 

 

쪽팔려어어.괜히 들어갔다 생각하며 머리를 마구 쥐어뜯었다.아 몰라.뭐 어때.어차피 한번 보고 말 사람인데.나는 집쪽으로 몸을 돌려 터덜터덜 힘없이 걸었다. 

 

 

 

 

 

 

 

 

 

그리고 그땐 미처 몰랐다. 

설마하니 내가 걔를 또 보게 될 줄은. 

 

 

 

 

 

 

 

 

 


더보기

 

후....우선 소재를 제공해주신 천사님께 사죄의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납작)죄송합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며칠 전,인포에 방송부 일찌니들 이라는 제목으로 글이 올라왔었습니다.저는 싱크돋는 사진들과 글의 분위기에 발려 '아!이건 대박 쩌는 소재다!'하고는 냉큼 글 작성자분께 허락을 구하기 위해 쪽지를 보냈었습니다.작성자분께서는 흔쾌히 소재 사용을 허락해주셨고,(사랑합니다 천사님..♥)저는 서둘러 글을 쓸 준비에 들어갔습니다.원래 연재하던,연재 하려던 작품들은 모두 제껴두고 말이죠.필명도 새로 팠어요.하하.원래도 여러개를 사용하긴 했지만요.하하하.(아무도 안물어봄)뭐 어쨌거나 룰루랄라 하며 시놉시스를 대강 적어두었는데.... 

 

그..런....ㄷ..ㅔ.... 

 

처음 의도했던 방송부 일찌니들과의 러브스토리는 어디로 가고..!!이것저것 추가하다 보니 원래 계획했던 것과는 달리 프롤로그 내용이 산으로 가버렸..네요....(암전) 

 

크흡,저를 매우 치셔도 좋아요..!ㅠㅠ 

소재를 제공해주신 작성자분께는 그저 죄송하다는 말씀밖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그치만 등장인물과 일진이라는 소재는 같..! 

 

네.되도않는 변명이죠. 

 

아무튼 어쩌다 보니 '방송부'라는 소재는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습니다 하하하하..ㅎ..ㅏ....아 뭐 방송부라는 설정을 추가하는게 가능하긴 하지만 비중이 그리 크진 않을 것 같......하하하하하ㅎ..ㅏ하하하..ㅎ....ㅏ....! 

그래도 글을 쓰긴 썼으니 이대로 연재를 시작하려 하는데.... 

왜..이렇게..죄송하죠....☆★ 

 

여기서 닉네임을 직접적으로 거론해도 되는건지 몰라서 언급은 하지 못했습니다만,소재를 제공해주신 작성자분께 다시한번 사과와 사랑의(?)말씀을 드리고 저는 이만 사라지도록 하겠습니다.네.죄송하고 사랑합니다.(급 마무리) 

 

아 그리고 여담인데, 

온갖 클리셰가 난무하는 와중에 제목이 '흔하지 않은 학원물'인 이유는 다른 학원물 소설들과는 다르게 주요 등장인물들이 전부 또라이라ㅅ..ㅓ...... 

 

 

 

네.1화로 다시 찾아뵐게요. 

(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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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다음 편이 기대가 되요^^
9년 전
시계토끼
예헷 댓글 감사합니다♥
9년 전
독자2
오 지호가 은하고인가봐옄ㅋㅋㅋㅋㅋ아닌갘ㅋㅋ
9년 전
시계토끼
그건 다음화에 밝혀집니다(쓸데없이 비장)댓글 감사해요♥
9년 전
독자3
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재밌을거같아여! 좋아하는애들을 똘똘 뭉쳐주셨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담편 기대힐게여!
9년 전
시계토끼
으아닛 기대해주시다니 너무 감사하잖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열심히 쓰겠습니다!댓글 감사해요♥
9년 전
독자4
다음편 기대되요!! 진짜 제가 좋아하는 아이돌만 쏙쏙ㅋㅋㅋㅋㅋㅋㅋ너무 좋아영♥︎ 신알신 하구 갈게요!!!
9년 전
시계토끼
하ㅠㅠㅠㅠ마음에 드신다니 기뻐요ㅠㅠㅠㅠㅠㅠ얼른 쓰도록 해야겠군요!!(불끈)ㅋㅋㅋㅋㅋㅋ댓글 신알신 모두 감사합니다♥
9년 전
독자5
네 명의 한 개의 작품에 늘 생각을 하다니ㅍ퓨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6
완벽하다능..!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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