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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시티/해찬] 우연을 바란다 | 인스티즈 

 

 

학교가 끝나고 학원으로 가는 길 저물어 가는 해가 보인다. 답답하다. 네가 떠오른다. 잘 지내고 있을까. 

 

 

너를 처음 본 그게 입학식이었던가 첫 날부터 교복을 입지 않아 강당에서 크게 혼나던 네 모습이 아직도 투명하게 남아있다.  

 

혼나는 와중에도 넉살 좋게 선생님에게 애교를 부리던 그 얼굴이 눈에 보인다. 보고 싶다.  

 

나는 너에 대해 알지만 모르는 존재이다. 너는 나를 모르겠지.  

 

내가 보던 너는 밝고, 재밌고, 활기차게 아이들과 어울리고 있었는데 내가 모르는 너는 어둡고, 힘들고, 많이 아팠다. 나는 몰랐다 너에 대해 그리고 나에 대해.  

 

 

 

 

어느날 네가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비록 같은 반은 아니지만 나는 항상 네가 있는 교실 앞을 지날 때면 열심히 눈으로 너를 찾았다. 내 시선 끝에는 항상 네가 있었다.  

 

네가 학교에 나오지 않은지가 벌써 1년이 지나고도 반년이 지났다. 아이들의 기억에서 너는 흐려졌고 오직 나에게만 이토록 선명하게 남았다. 가끔 네가 보고 싶어져서 네가 없는 교실을 찾아가기도 했다. 지금은 네 자리가 아니지만 네가 앉던 창가 쪽 끝자리에 가서 한참을 앉아있다 오곤 했다. 덕분에 이상한 소문도 돌았지만 그 짓을 멈출 수 없었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정말 환상이라도 볼 거 같아서.  

 

 

오늘은 그냥 충동적인 일탈을 한 것 뿐이다. 학교가 끝나고 학원으로 가고 학원에 앉아 문제집을 보고. 집에 와 휴식이 아닌 휴식을 취하고 다시 학교로 가는 길 그 일상이 너무 힘들었다. 지루했다. 네가 없는 만큼이나 힘들었다.  

 

눈을 꼭 감았다 떴다. 지는 하늘은 아름다웠고 주위의 웃음 소리는 따뜻했다. 선선하게 불어오는 바람에 교복 자켓을 여맸다. 핸드폰의 전원을 끄고 가방 깊숙한 곳에 넣었다.  

 

불어오는 바람이 나 대신 울어주는 거 같다고 느낄 때 쯤에 반 아이들이 말하던 차고에 가보고 싶었다. 거기 가면 차도 타볼 수 있고 그렇다던데... 

 

길을 잘 아는 건 아니지만 무작정 걸었다. 걷고 걷고 또 걸었다. 힘들지 않았다. 진정으로 자유에게서 자유로워진 기분을 느낀다.  

 

들어가지 말라고 막아둔 표시가 무색하게 안에서는 아이들이 웃고 떠드는 소리가 들린다. 내가 들어가도 될까 싶어 멈칫 했지만 나는 내가 아닌 것 마냥 문을 열고 들어간다. 

 

모두가 나를 본다. 그 시선이 나를 훑는다. 나는 본다. 모르는 얼굴들이 자유롭다. 그들에게서 내 자유를 찾는다. 나는 여기 내 자유를 두고 왔다. 아니 내 자유는 이곳으로 도망쳐 왔다.  

 

[엔시티/해찬] 우연을 바란다 | 인스티즈 

 

네가 보인다. 내 유일한 안식처인 네가 보인다. 네가 여기있어서 내가 답답했구나. 이제야 맥이 풀린다. 긴장이 풀린다. 너와 눈이 마주친다. 온몸에 전기가 돈다. 저릿하다.  

 

우연을 바란다. 우연하게 당신의 자유를 마주하길 바란다. 이곳이 너의 자유라면 나는 이곳에 내 자유를 두고 갈 것이다. 그리고 나중에 여유가 생기면 내 자유를 찾아 갈 테니 너는 이곳에서 행복하길 바라며 그곳을 도망쳐 나온다. 아직 자유를 마주할 자신이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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