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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너/강남] 내 승윤이 09 | 인스티즈

 

얼마 전 승윤이 선물해준 잿빛의 스카프는 재질도 좋았고, 간간히 펄이들어간 문양도 예뻤다. 어떻게 착용해야 센스있어보이는지 포털사이트에 검색도 해봤고, 어떤 옷이랑 입어야 예쁜지 밤새 고민도 했다. 제가 생각해도 오늘 착장은 스트릿 패션잡지에 실려도 무색할 만큼 완벽했다.




〃 이상해 …. 〃




근데 기분이 이상했다.

예쁘게 엮어놓은 스카프 밑단에 튀어나온 조그만 실밥때문일까, 강단앞에서서 누가봐도 멋진사람처럼 웃어보이는 강승윤때문일까.




태현은 손마디끝에 힘을 주어 실밥을 뜯어냈다. 말끔해진 스카프 밑단을 보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




08





 





〃 와, 안 떨려? 〃

〃 이거 완전 비밀인데.〃





사실 완전 떨려.





정말 긴장했는지, 살짝 굳어있는 승윤의 얼굴을 보며 태현이 ' 잠깐. ' 하고는 승윤의 손을 이끌고 인적이 드문 공간으로 들어섰다.

의아한 표정을 지은 승윤이 뭐라 말하기도전에 태현이 뒷 목을 두팔로 감고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 때마침 그늘졌던 공간에 볕 좋은 햇살이 쏟아졌다.





자, 떨지말라고 주는 선물.






〃 이제 가봐야겠네. 〃

〃 야, 태현아 ‥. 〃



 


한번만 더 해주면 안될까? - 입술 퉁퉁부어서 발표할려구? - 아, 더하기 싫어졌어. - 에헤이, 빨리가요.




 


그 날은 승윤과 태현의 대학에서 대학입시를 앞 둔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각 과의 대표학생들이 멘토가 되어 강연을 하는 날이였다. 그리고 그 행사에서 태현의 과 대표로 승윤이 선정되었다.







생각보다 크게 마련된 강연장은 태현이 다 떨릴정도였다. 강연기획자가 대표학생들은 모여달라는 방송에 승윤이 가보겠다며, 마치고 보자는 말을 하고선 사라지고, 강연시간이 임박해오자 텅비었던 강연장에 사람들이 하나,둘 자릴잡기 시작했다. 태현은 강연장 구석에 서서 강연이 시작되길 기다렸다.


 


 

마침내 강연이 시작되고, 강연의 뒷 순서이던 승윤의 발표가 어느새 가까워졌다.





〃 만나서 반갑습니다. 경영학과를 대표해서 나온 10학번 강승윤이라고 합니다. 〃



 


벽에 기대어서서 승윤을 나오는 걸 바라보던 태현이 화들짝 놀라며 벽에 기대었던 몸을 바로했다.

승윤의 인사한마디에 강연을 듣기위해 찾아온 여고생들이 비명에 가까운 환호를 했기때문이다. 조용했던 강연장이 승윤의 등장으로 아이돌 콘서트현장이 된 순간이였다. 승윤도 꽤나 당황한 듯 놀란표정을 지었다.



 


그때부터 태현의 심기가 매우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승윤의 강연을 제대로 듣기나하고 있는건지 연신 숙덕거리는 여고생들은 ' 저 오빠 번호딸래? ', ' 여자친구는 있겠지? ' , ' 나 이 대학 다닐래.' 따위의 대화를 나누었다.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연신 웃으며 열변을 토해내는 승윤은 아무잘못이 없었지만 태현은 괜히 얄궃게 느껴졌다. 뭐가 좋다고 저렇게 웃어. 웃지마, 강승윤.






〃 마지막으로 질문 받겠습니다. 〃



 

태현에게 10년같던 10분의 강연을 마친 승윤이 강단에 놓여진 물을 한 모금 들이키며 객석을 바라보았다. 승윤의 말에 여고생들이 너나 할것없이 손을 들었다. 대부분 승윤과의 대화를 노린 간단한 질문들이 줄줄이 이어졌고, 승윤은 귀찮은 기색없이 친절히 답해주었다. 그렇게 질의답시간이 끝이 날때쯤이였다.







〃 … 이 정도면 그 질문에 답이 되었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럼 다음 질문 ‥ 〃

〃 저기, 잠시만요! 〃

〃 네? 〃

〃 여자친구 있으세요? 〃



 

한 여학생의 질문에 숙덕거리던 여고생들이 그 질문을 기다렸다는듯 대답을 듣기위해 일제히 조용해졌다. 저, 사적인 질문은 안되는데 ‥ . 곤란하다는듯 웃어보이는 승윤에게 여고생들이 ' 아아 ~ ' 하며 야유를 보냈다. 거기에 눈치없는 사회자가 ' 저도 궁금한데요? ' 따위의 부추기는 멘트를 더했다. 태현의 미간이 사정없이 구겨지는 순간이였다.







〃 … 없습니다. 〃




와! 하고 환호성을 지르는 여고생들에게 질의답시간은 이정도로 마치는게 좋을거 같다며 사회자가 마무리를 짓자, 여고생들이 아쉽다는듯 원성을 내뱉었다. 승윤이 강단밑으로 내려오고 그 다음순서인 사람이 난감하다는 표정으로 강단위에 올라섰다. 사람들이 다음 강연을 할 사람대신 강연장을 벗어나기위해 이동중인 승윤을 바라보았기 때문이다.







〃 야, 저 오빠 이름 뭐라고했지? 〃

〃 강 뭐라고했더라. 아, 저기요. 저 분 이름아세요? 〃



태현과 가까운 객석에 있던 여학생 한명이 태현에게 승윤의 이름을 물었다.



〃 몰라요.  〃

〃 여기 학생아니세요? 〃

〃 맞아요. 〃

〃 진짜 모르세요? 〃

〃 네. 〃




 

표정도 그닥좋지않은 태현이 건성으로 대답하자 여학생들도 껄끄러움을 느꼈는지 '아, 감사합니다. ' 하고선 또 다시 자기들끼리 이야기하느라 정신없었다. 




 


태현은 얼른 이자리를 벗어나고 싶어져, 자켓안에서 휴대폰을 꺼내어 승윤에게 전화를 걸었다. 오늘따라 듣기싫은 달달한 사랑노래만 반복

되었다. 세번째 전화시도를 할때였을까, 시끌벅적한 분위기속에서 승윤이 전화를 받은듯했다.







- 어, 태현아.

〃 나 아직 강연장안인데 … 〃

- 내가 그쪽으로 갈.

〃 기다리고 있을까? 〃

- 응. 아, 아니다. 태현아 먼저가라. 마치고 또 뭔가 하려나봐.

〃 아 …그래? 〃

- 조심히 들어가고, 끊을게.




 


전화가 끊겼음을 알려주는 휴대폰 액정에 태현은 느슨해진 스카프 매무새를 바로하고 긴다리로 성큼성큼 걸어서 강연장을 벗어났다.

코가 찡하고 울려왔고, 눈이 따갑게 아파왔다. 차가운 바깥바람에 눈이 시려왔지만 감지않았다. 감는 순간 눈물이 왈칵 쏟아질것같았다.

정신없는 상황에서 아무렇게나 전화를 끊어버린 승윤이 얄미웠고, 애인있냐는 말에 단칼에 없다고 대답한 승윤에게 서운함을 느끼는 자신이 못났다고 느껴졌다. 둘 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고, 승윤이 고의로 행동한게 아니란걸 알면서도 피어오르는 섭섭한 감정은 아무도 말릴 수 없었다.









##










 



〃 같이가요. 〃

〃 뭐야, 오늘 승윤이랑 영화보기로 했다면서. 안보기로 한거야? 〃

〃 몰라요. 〃





한동안 괜찮다가 다시 까칠해진 태현의 모습에 승훈이 옆에 골똘히 생각중인 민호의 옆구릴 팔꿈치로 찔렀다. ' 뭐 좀 아는거있어? '

민호가 고개를 저었다.




 


강연이있던날 늦은저녁 승윤이 챙겨주지못해 미안하다며 내일 오랜만에 영화보러가자며 태현을 달랬더랬다. 태현은 쿨한 척이라는 척은 다해놓고 정작 쿨하지 못했지만, 기분이 조금은 괜찮아져서 알겠다고 대답했다. 근데 정작 다음날 아침부터 어제 강연내용을 프레젠테이션으로 만들어 제출해야한다며 코빼기도 보이지않는 승윤에 태현은 반나절을 민호와 승훈이랑 보내야했고, 오늘 들어야 할 강의가 다 끝나갈즘 ' 마치고 도서관앞에서 기다려. ' 라고 날아온 메신저를 확인하고 짜증이났지만, 하는 수 없이 도서관 앞에서 기다리는데 ' 1시간정도 더 걸릴거 같은데 … ' 라고 뒤 이어온 메신저를 확인하자마자 마침 도서관을 지나쳐가는 승훈과 민호에게 달려갔다. 물론, 승윤에게 온 메신저에 답장은 하지않았다.






정문에서 승훈과 민호가 저녁같이먹자면서 태현에게 권유했지만 태현은 피곤해서 먼저가보겠다며 근처 버스정류장으로 걸어갔다. 오랜만에 자취방이아닌 집이라도 갈 생각이였다. 늦가을의 바람이 제법 차가워 열어두었던 트렌치 코트를 잠구는데 깊숙한 주머니안으로 휴대폰 진동이 울렸다. 태현은 굳이 꺼내어보지않았다. 몇 분 걷지않아서 도착한 버스정류장엔 아무도없었다. 주머니안에선 여전히 휴대폰 진동이 울려퍼지고 있었다.




 

버스가 도착하려면 20분정도 기다려야했다. 태현은 가만히 기다리다가 신발코로 보도블럭을 툭툭두드렸다가 빙글 돌리기도하며 발장난을 쳤다. 그렇게 10분가량 서있었을까, 주머니안에서 또 다시 진동이 울리기 시작했다. 승윤의 전화이겠지 하고 생각하는데 정말 승윤이 옆에있는것처럼 승윤에게서 나는 익숙한 머스크향이 났다. 태현은 숙였던 고개를 들어서 옆을 바라보았다.



 


〃 전화 왜 안받아. 〃




뛰어오기라도 한건지 승윤이 연신 거친 숨을 몰아쉬며 몸을 진정시켰다. 분명 1시간정도 더 있어야할것 같다했는데 ….





조금 진정이된건지 승윤이 태현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승윤이 다가오자 태현이 다시 고갤 숙였다.



 


〃 태현아 고개 들어봐. 〃

〃 1시간 더 걸린다고 했잖아. 〃

〃 니가 신경쓰여서 그냥 나왔어. 〃

〃 … 거짓말. 〃



 


거짓말쟁이. 또 말만 예쁘게하지.

승윤이 몸을 낮추어 태현과 눈을 마주쳤다. 그 곧은 눈빛을 마주하고 있자니, 쪽팔리게 눈물이 날 것같았다. 태현의 시야가 점차 흐려졌다.



 


〃 나 진짜 벌 받겠다. 〃




너 벌써 몇번째 울리는 거야 -



 


승윤의 뜨거운 손이 태현의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아주었다.






〃 너가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여서 그런거 다 아는데 … 〃

〃 응. 〃

〃 근데, 너무 서운해. 나 아직 너무 어린가봐, 승윤아. 〃





계속해서 울먹이는 태현의 손을 승윤이 감싸쥐었다. 차갑던 태현의 손이 승윤의 온기에 녹아내렸다.


 


 

〃 나 어제 너무 힘들었어. 〃




왠지 물어봐봐.



 

〃 나 그많은 사람들앞에서 커밍아웃 할 뻔했잖아. 〃

〃 …. 〃

〃 근데 그건 너가 싫어할꺼 같아서, 너가 싫어하는건 또 싫으니까. 〃

〃 …. 〃

〃 남태현이라는 예쁜애인이 있다는걸 말할 뻔했는데 겨우 참느라 힘들었어. 〃


 


나 주먹 꽉쥐고있던거 못봤어?





능청스럽게 이야길 이어가는 승윤에 태현이 작게 웃었다.

눈치빠른 승윤은 태현이 어디서 서운함을 느꼈을지 다 알고 있었나보다.


 


〃 이 참에 그냥 다 알려버릴까? 그러면 너가 어딜 놀러가던 불안하지않을텐데 …. 〃

〃 됬거든요. 〃




 

더 불안하게 만드는건 본인이면서. 남자건 여자건 다 홀리게 만들어놓고서는 ‥.

태현의 투정에 승윤이 활짝 웃어보였다. ' 남태현 애인이 매력이 이렇게나 넘치는걸 어떡해. ' 

그건 솔직히 인정. 태현이 속으로 수긍했다.








 근데 왜 버스정류장에있던거야,어디가?




때마침 태현의 집으로가는 버스가 도착했지만 태현은 타지않았다.



 

〃 가긴 어딜가, 영화보러가야지. 〃



어쩔 수 없다는듯한 말투로 대답했지만 여전히 승윤이 잡은 손을 뿌리치지 않은 태현이 영화관이 있는길로 발걸음을 옮겼다.









 

* * *













〃 뭐야, 갑자기 보자그러고. 〃






평소에 말이많은 승훈이 아무말없이 앉아있자, 승윤이 어색하다는듯 웃어보였다. ' 나 빨리 태현이 보러가야되는데 - ' 하고

장난스레 말을 하는 승윤을 보던 승훈이 한숨을 쉬며 지나가던 종업원을 붙잡고 말했다. ' 이모, 여기 소주 한 병주세요. '




 

아무말 없이 소주를 건내는 승훈에게 ' 난 오늘 안돼. ' 하고 대답한 승윤이 대신 승훈의 소주잔에 소주를 따라주었다.



 


〃 승윤아. 〃

〃 왜? 〃





승윤은 뜸을들이는  승훈의 뒤로 쉴새없이 움직이는 시계를 바라보았다. 오늘안에 태현을 만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승훈을 만나러 오는길에 민호에게 전화가 왔었다.




- 형, 바빠요?

〃 아니, 왜? 〃

- 저 그냥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요.

〃 뭐야, 겁나려고 그러네. 〃

- 남태현이랑 왜 안자요?



승윤은 그때 하마터면 휴대폰을 떨어트릴뻔했다. 정말 단도직입적이여서 많이 놀랬다.



〃 그건 니가 관여할게 … 〃

- 오지랖인거아는데, 할말은 할게요.



민호는 승윤의 의사따윈 들을 생각따윈 없어보였다.



- 주제넘는건 아는데 태현이가 원하고 있다는건 형도 알고있잖아요. 설마 뭐, 거부감들고 그래요?

〃 아니, 그건 절대아니야. 〃

- 그럼 진짜 고자라도 … 아, 미안해요.

〃 나는 내가 졸업을해서, 진짜 사회에서 어른이라고 인정하는 위치가 되어서 태현이를 책임질 수 있을때 그때 …〃

- 그전에 태현이가 지쳐버리면요?

〃 …. 〃



승윤은 그것까진 생각해 본적이 없었다. 태현이가 지치다니?




- 제가 제대로 된 연애를 안해봐서 잘을 모르지만, 아무리 둘이 열렬히 사랑하는 사이여도 한쪽이 원한다면 해야되는거아니에요?

책임감 그거 참 좋은거 같긴한데, 태현이한텐 지금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형이 절실히 필요해요. 진짜 주제넘는거 아는데 요즘 태현이 많이 힘들어하는거 알잖아요. 부탁할게요, 위로의 한마디보다 태현이를 안아주세요.




태현이가 힘들어한다는것, 왜 힘들어하는지도 알고있어보인다는것에 신경이쓰이긴했지만 그전에 민호의 말이 너무 진심이였다.




〃 그래. 〃

- 미안해요, 오지랖이 정말 넓었네. 아, 그리고 형.

〃 어? 〃

 - 그거..처음해보는거면 편의점에서 A사 콘돔이 …



 

승윤이 민호를 못말리겠다는듯 말을 대충 얼버무리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 승윤아, 있잖아. 〃

〃 어,어. 〃





승훈의 두번째부름에 승윤은 꼬리에꼬리를 무는 생각을 뒤로하고 승훈을 바라보았다.






〃 너 …. 〃

〃 뭐야, 뭔데 뜸을 이렇게 들여. 〃

〃 태현이. 〃



 

오늘따라 우리태현이를 찾는사람이 왜이렇게 많지? 승윤이 의아하다는듯 눈빛을 했다.






〃 태현이 많이 알아? 〃

〃 무슨 질문이 그래 - 〃

〃 태현이에 대해서 많이 알고있냐구. 〃

〃 그럼 ― 너보단 많이 알고있지. 〃

〃 그러면, 남태현 과거도 알고있었어? 〃



 


깨끗히 비어져있는 승훈의 소주잔에 소주를 따르던 승윤의 손이 움찔거리며 이상한곳에다가 소주를 쏟아부었다.





과거?

내가 모르는 남태현의 과거?




〃니가 그 이야기를 갑자기 왜하는거야. 〃





승훈이 그럴줄 알았다는듯 안타까운 표정을 하고있었다. 좋지않은 예감에 승윤의 온몸이 떨렸다. 보통 과거를 언급하면

좋지않은경우가 많다.



 

〃 남태현 걔가 … 〃












승윤은 승훈이 자신에게 어디서 읽은 삼류소설책이라도 읽어주는 기분이였다. 너 나만나기전에 술이라도 마셨냐? 전혀 웃기지도 않은데 웃음이 나왔다.



 


〃 태현이가? 남태현이? 그럴리가 없다는거 너도 알잖아. 〃

〃 승윤아 …. 〃

〃 태현이가 직접 말하기전까지 나는 안믿어. 그거 다 거짓말이야. 이승훈. 〃

〃 이래라 저래라 말은안하지만, 더 깊은사이는 안되는게 좋을거같아. 〃






씨이발, 뭐라는거야.



승윤은 어느새 쌓여져있는 소주병들을 보며 자조적으로 웃어보였다. 너랑 더 이야기 못하겠다. 자리에서 비틀거리며 일어난 승윤이

승훈이 부축하려 다가오자 그 손길을 뿌리치며 위태롭게 가게밖으로 나섰다.



 


그 순수한 얘가, 그럴리가 없잖아. 이승훈, 병신아.

근데 왜 벌써 배신당한것처럼 화가나고 열이받는건지, 난 남태현을 믿고있는데 정말 믿는데. 이승훈말은 다 거짓일건데 ….

스물스물 올라오는 집착이라는 큰 감정을 억누르기엔 술이 너무 많이들어갔다.





늦가을밤의 찬바람에 어느정도 정신이 들자 자신이 한참이나 걷고있던길이 태현의 자취방으로 가는길이라는걸 승윤은 깨달았다.

안된다. 지금가면 분명 위험하다. 술이들어간 자신은, 집착이 무척이나 강한 자신은 분명 그 아이에게 상처를 줄 것이였다.




태현의 자취방이 가까워졌다. 승윤은 몸이 제어가 되질 않았고, 버릇처럼 태현에게 전화를 걸었다. 한참이나 이어지는 컬러링에

제발 태현이 받지 않길 바랬다.





 


- 응, 승윤아.





다정하게도 제이름을 부르는 지금은 들어서 안 될 그 목소리가 들려오자 다시 술기운이 온몸에 퍼졌다.





〃 남태현. 〃

- 응?

〃 나 너네집 앞이야. 나올래? 〃

착한 남태현은 귀찮아도 나올게 분명했다.





- 뭐야, 갑자기. 밖에 추운데 잠깐만 기다려!






전화를 끊고 얼마지나지않아 태현이 집앞으로 나왔다.






〃 뭐야, 술 마셨어? 〃

〃 태현아. 〃

〃 으이구, 많이도 마셨나보네. 〃



춥지? 하며 자신의 품에 안겨오는 태현이 지금은 달갑게 느껴지지않았다. 승윤이 마저 안아주지않고 멀뚱히 서있자 태현도 이상함을

느끼고선 승윤을 올려다보았다.


〃 남태현. 〃

〃 왜요 ― 승윤씨.〃



야살스럽게 접히는 그 눈매가, 승훈의 말을 상기시켰다.





〃 나랑 잘래? 〃

〃 … 너 술 많이 취했다. 〃




태현이 황급히 승윤의 몸에서 떨어져나갔다. 무언가 잘못됨을 깨달은 태현이 승윤에게 얼른 집으로가라며 등을떠밀었다.





〃 왜? 〃

〃 …. 〃

〃 니가 만나온 수많은 놈들. 〃



강승윤 정말 추악하다. 그만해야 하는데 입이 멈추질않았다.



〃 그 놈들보다 만족 못시킬거같아? 〃

〃 …그만해. 〃



태현아, 내가 널 지켜주겠다고 나에게 기대라고 말한지 얼마되지도 않았는데. 내가 널 벼랑끝으로 몰아가고있다.



〃 아니면, 나 말고 다른놈이라도 있는거야? 〃






승윤이 그벼랑끝으로 태현을 밀어냄과 동시에 태현이 떨리는 손으로 승윤의 뺨을 내리쳤다.



 
 
 
 

@@

글흐름이 어색하거나, 오타는 차차 수정할게요.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 항상정말많이 사랑합니다 ㅠㅠㅠㅠㅠㅠㅠ 제 사랑하세요!!!! (거절은 거절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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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작가님 통감자 왔습니다 아 내승윤이는 역시 ... 근데 또 틀어지는 건가요 ㅜㅜ 초반에 질투하는 태현이 너무 귀여워서 입꼬리가 슬슬 올라갔는데 마지막에 맴찢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다음 내승윤이도 기다릴게요 전 언제나 대기중이랍니다 데헷
9년 전
윈태현
계속 맴찢글만 적게되는거 같아서 (죄송) ㅠㅜㅋㅋㅋ 통감자님 항상 힘이되는 댓글 감사해요:)
9년 전
독자2
헐 작가님 달달한것도 좋은데 전 왜 이렇게 애들이 난감할때 더 좋은거죠 // 다음편 진짜 기다려져요 작가님 글 올라오는거 매일매일 보려고 들어와요 빨리 와주세요 !!
9년 전
윈태현
우와 ㅠㅠㅠㅠㅜㅜ 감사합니다 ㅠㅜ더부지런하게 쓸게여 ㅠㅜㅜ
9년 전
독자3
작가님ㅜㅠㅠㅠㅠㅜㅜㅠㅠㅠㅠㅠㅠㅠ내 승윤이 진짜 너무 재밌어요ㅠㅠㅜㅠㅠㅠㅠㅠㅠㅠㅜㅜㅠㅠㅠㅠㅠㅜㅜ아 강승윤 ㅜㅠㅠㅠㅜㅠㅠㅠㅠㅠㅠㅠㅜㅜㅠㅠㅠㅠㅠ우리 태현이 어떡해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윈태현
ㅠㅠㅠㅠㅠ감사합니다 ㅜㅜㅜㅜ 전 강남이들 자꾸 힘들게하는데 소질있는거같아요(민망)
9년 전
독자4
으아 승유나ㅠㅠㅜ집으루가지 왜..ㅠㅠㅠㅠㅋㅋㅋㅋㅋ빨리알아버리는게낫긴하다.이상황끝나구빨리더돈독해지길~~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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