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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길 몬스타엑스 이준혁 엑소 강동원
선바람 전체글ll조회 1995l 1









 민의 황후가 될 여인은 가마를 지켰다. 두 명은 거뜬히 탈 수 있는 가마는 자리가 널찍하게 남았다. 그럼에도 자리를 차지할 생각을 못하고 휩싸이는 불안감을 진정시켰다. 이대로 가서 황후가 되면, 난 행복할까. 평소에 입지 않았던 옷차림이 무겁고 답답했다.



 “팔려가는 게 아니니 마음 놓으시지요.”

 “…….”

 “오라비도 가끔 만나게 해 드릴 겁니다.”



 조그만 창이 황제에 의해 열렸다. 변명하듯 말을 이었지만, 이내 내 귓전까지 닿지 못하고 가마 안으로 추락했다. 가마 구석에 앉아 고개를 푹 숙였다. 창으로 보이는 산길의 풍경이 어쩐지 흐릿했다.



 “이제 민국의 황후가 되면,”

 “…….”

 “좁은 궁 안에서 공주로 사는 것보다 행복할 거예요.”



 …황후. 애써 말을 건넸지만 한동안 대답이 없는 걸 인지했는지 황제가 창을 조심스럽게 닫았다. 가마 안을 맴돌던 찬바람이 멎었다. 수십 명이 움직이던 길이 고요해졌다. 가슴이 시큰하게 저몄다.


 사실, 난 좁은 궁 안에서 공주로 사는 게 불행하지 않았다. 황후가 된대도, 좁은 궁의 공주보다 행복할 리가 없어. 벗어나길 두려워했지만 여태 계속 벗어나고 싶었던 도화궁의 낡은 문패가 처음으로 그리워졌다. 천천히 새어나오는 마음을 울음과 함께 목 뒤로 삼켰다.


 그 때쯤 별안간 가마의 흔들림이 멎었다. 행차 길의 고요함과 적막함을 어떤 누군가가 부쉈다.



 “말을 달라.”



 황제의 목소리였다. 오라버니에게 칼을 겨눴을 때처럼, 목소리에서 무언가의 섬뜩한 살기가 느껴졌다. 말발굽 소리가 오던 길을 빠르게 되돌아갔다. 황제가 없는 민으로의 행차 길이었다.


 가마는 산길을 걷는 동안 크게 흔들렸다. 어떤 것인 줄 알고 있긴 했으나, 이만큼일 줄은 몰랐는데. 애써 삼키는 슬픔이 가마의 흔들림에 반응에 나도 모르게 울컥울컥 치솟았다. 이것도 바깥세상을 알려주겠다던 김태형이 알려준 거였는데. 구불구불한 생각의 실타래는 풀면 풀수록 원점으로 돌아왔다. 또 다시, 김태형 생각이 났다.



 ‘이게 뭐예요?’

 ‘책.’



 내 짐 속에 섞어 쌓아두지 못하고 나인들이 가마 한 켠에 함께 실은 책 더미가 눈에 들었다. 동시에 무게가 꽤 되어 보이는 그것들을 낑낑 들고 도화궁으로 들어오던, 궁 안에만 있는 내게 바깥세상을 알려주려 이것저것 설명하던 김태형이, 자꾸만 머릿속을 어지럽혔다. 첫날, 이상한 상궁이라며 나를 의심하던 그 때부터, 날 두고 어찌 혼인하냐며 내 등을 토닥이던 마지막 순간까지,



 ‘…내가 그래서 이것도 주려고 들고 왔다고.’

 ‘이게 뭔데요?’

 ‘내 소원.’

 ‘…….’

 ‘끊으면 소원 이루어진대.’



 내 열여덟번째 해의 기쁨은 모든 게 당신이 함께였다. 손목에 걸린 붉은 실가닥을 마지막으로 눈앞이 흐려졌다. 끊어져야 한다기에 명확한 소원 없이 하루하루 끊어지길 바랐지만, 무언가 소원을 정해야 한다면 김태형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그리 생각했다. 근데 이게 뭐야.



 “……순, 거짓말, …쟁이야.”



 그 때부터 한 순간도 뺀 적이 없는데, 이루어질 기미조차 보이질 않잖아. 비단옷의 소매로 눈에서 흐르는 것을 문질렀다. 나인들이 애써 화장한 것이 함께 번졌지만 그것은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울음소리가 조금씩 입 밖으로 샜다. 가마가 멈춘 것도 모른 채 하염없이 울기만 했다. 나를 끌어안던 따뜻한 뺨이, 다시 맞닿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그때 산길을 지나는 바람 소리와 함께 검이 스치는 소리가 났다.



 “…으악!”



 고통에 찬 비명이 가마 틈을 비집고 들어왔다. 손등으로 눈물을 닦으며 입을 틀어막았다. 산적일까, 군사일까. 동행하던 사람들의 몸이 바닥으로 하나 둘 떨어지는 것이 느껴졌다. 손을 떨며 눈을 감았다. 사람들이 모두 쓰러지면 날 죽이겠지. 들리는 소리가 싫었으나 목소리가 터질 것 같아서 차마 귀를 막진 못했다. 그리고 가마의 문이 열렸다. 고개를 푹 아래로 숙였다.



 “도망가자.”



 익숙한 목소리였다. 고개를 들고 눈을 조심스럽게 떴다.



[방탄소년단/김태형] 황녀(皇女) 20, 21 | 인스티즈


 “공주야.”



 김태형이었다.










황녀(皇女)

二十











 어두운 옥은 차갑고, 또 고요했다. 불이 나무에 타는 타닥거리는 소리만이 들릴 뿐이었다. 태형은 자물쇠가 걸린 옥 안에 가만 앉았다. 어째서 이곳에 갇힌 것인지는 아직 정확히 잘 몰랐다. 목이 터져라 꺼내달라고 말하는 것밖엔 방법이 없었다. 이유도, 부탁도 들어주는 자비 넘치는 곳이 아니라 쉬이 이유를 알 리도, 꺼내 줄 리도 만무했지만. 꽤 넓은 궐의 옥에는 태형 외엔 아무도 없었다. 옥에 사람을 잘 가두지 않는 까닭이기도 했으나 신분이 낮은 죄인들은 다른 곳에 투옥되었다. 말이 없는 그곳을, 활활 타오르는 횃불만이 비추었다.



 ‘…무어냐! 넌 누구,’

 ‘무, 무슨 일,’



 그런 태형의 귓가에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사람의 말소리인 것 같기는 했으나 그것은 차마 문장을 맺지 못하고 끊겼다. 태형의 탈옥이 염려되어 그 앞을 지키고 있던 지기들도 적잖이 당황해 손에 든 창살을 들고 머뭇거렸다. 소리는 점점 가까워졌다. 서늘한 날이 부딪히는 소리가 적나라했다. 누군가, 문지기들을 죽이고 있었다. 빠르고, 무섭게.



 ‘…넌 누구냐! 무슨 연유로 옥에 온 것이냐!’



 어두운 옥을 밝히는 횃불 사이로 한 인영이 태형이 있는 쪽으로 걸어 들어왔다. 앞에 서있던 두 명의 사내가 벌벌 떨며 손에 든 창살을 내밀었다. 숨소리가 거칠었지만 말은 한 마디조차 하질 않았다. 그는 순식간에 궁의 사람들을 찔렀다. 정확히는, 민과 연관된 궁의 사람들. 피가 흐르고, 사람들이 싸늘하게 식어갔다. 사내의 몸을 뒤적거린 그가 열쇠를 집어 들어 차가운 자물쇠에 끼웠다. 철컥. 견고하게 닫혀있던 문이 열렸다. 모든 것을 지켜본 태형이 남자의 얼굴을 쳐다봤다.


 정국, 정국이었다.



 ‘우리 공주님 좀,’



 슬픈 얼굴을 했다.



 ‘공주님 좀,’

 ‘…….’

 ‘구해주세요….’














 정국은 언제나처럼 제자리를 지켰다. 공주가 민국으로 떠난다며 제 방을 벗어나는 것을 봤음에도. 공주를 숨기는 것이 제 일이었는데, 일을 끝까지 다 해내지 못했다. 늘 자신을 쩔쩔매게 만들던 공주를 이제 보지 못한 다는 것 또한 정국의 우울에 한 몫 했다. 그래서 묵묵히 굳은 표정을 한 채 자리를 지키다 도화궁을 벗어났다. 그녀의 마지막 모습이라도 지켜보기 위해. 가마를 타고 있는 공주가 보였다. 모순적이게도, 슬픈 얼굴을 한 공주가 유난히 예뻐 보였다.


 떠난 가마를 한참 바라보던 정국이 방으로 급히 들어갔다. 방에 놓여둔 장검이 눈에 들었다. 언젠가 요긴하게 쓰일 거라던 황태자의 말을 기억했다. 정국은 그게 지금이었으면 했다. 유난히 예쁜 공주님이, 슬픈 얼굴을 하고 있는 게 자신에겐 말이 안 되었다. 공주를 찾기 전에 옥을 찾은 것도 그 까닭이었다. 무예에는 자신보다 뒤처지는 것이 확실했으나, 공주가 그의 얼굴을 보면 더 행복해할 것 같았기에. 난, 공주마마가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겨울 산길을 황녀를 싣고 걷던 일행은 호위무사의 지휘 아래 일제히 움직였다. 한겨울에 한참을 걸어 손이 시리다 못해 이젠 땀이 날 지경임에도 모두 그의 앞에선 불평 한 마디를 못했다. 이젠 황제가 아니라, 황제의 바로 아래에 있는 호위무사를 위해 침묵을 지켰다. 현의 궐로 돌아갔던 군사 한 명이 그들의 무리로 돌아온 것은 그때였다.



 “…왔느냐.”

 “폐하께서 곧 돌아오실 겁니다.”

 “그래.”

 “헌데…,”

 “…….”

 “그 사내가, 탈옥을 한 것 같습니다.”



 그의 발걸음이 멈췄다. 그의 지휘 아래 움직이던 민의 사람 모두가 그를 따라 일제히 발을 멈췄다. 짙은 한숨이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모두에게 예견시켰다. 호위무사가 그의 부하인 군사를 앞장세우며 방향을 바꾸었다. 황제 폐하가 단단히 화가 나셔서 오실 게 뻔하지. 민의 무리 속엔 결국, 황제도 황제의 호위무사도 없었다.


 민으로 가는 발걸음은 계속됐다. 가는 길이 먼 탓에 식사 외의 쉬는 시간이 없어 사람들의 체력은 조금씩 고갈되고 있었다. 계절이 계절이라 물 따위의 마실 것은 필요 없었지만, 어디든 좋으니 앉아 쉴 자리는 필요하다고, 차기 황후의 가마를 든 가마꾼 중 한 명은 생각했다. 그 때였다. 사내 두 명이 나타나 민의 무리를 무자비하게 죽인 것은.


 사람은 둘이었으나 사람들을 죽인 것은 대체로 정국 쪽이었다. 무고한 사람들을 죽이면 안 된다고 배웠지만, 공주와 그들의 입막음을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수는 열세였지만 홀로 불가능한 정도는 아니었기에 공주를 구하는 것에는 큰 무리가 없었다. 가마꾼들은 가마를 내려놓고 자리를 피하려 했으나 가마를 내려놓자마자 발을 붙잡혔다. 오랜 시간을 들이지 않고 공주가 실린 가마 문을 열었다. 입을 막고 울고 있는 공주가 태형의 눈에 들었다. 공주가 민으로 간다는 소식도 듣지 못한 채 옥에 갇혀있는 동안 참, 보고 싶었다.


 지민은 머지않아 제 사람들과 함께 민의 대열에 합류했다. 움직임이 없어 보이는 화려한 가마와 사람들에게 이상함을 느낀 채. 그들이 마주한 상황은 처참했다. 상황을 듣기 위해 숨이 붙어있는 자를 찾았으나 머지않아 왔음에도 늦은 것인지 결국 찾지 못했다. 지민이 말에서 내려 피가 말라붙은 땅을 밟았다. 성큼성큼 걸어 가마의 문을 열었다. …아무도, 없었다. 현에서의 옥과 마찬가지로.



 “군사.”

 “…….”

 “군사를 보내라. 지금 당장.”

 “예, 폐하.”

 “보이는 즉시 잡아서 데려오라. 남자는 꼭 죽이도록.”



 지민의 호위를 맡은 사내가 고개를 들고 제 부하인 군사 몇에게 지시를 내렸다. 지민에게, 제 아비와 같은 살기가 느껴졌다.


















 “많이 놀랐어?”



 대답을 못하고 고개를 푹 아래로 꺾었다. 마르지 못한 눈물이 눈가에 그대로 고였다. 내 손을 꼭 잡은 손이 곱게 빗긴 머리칼 위로 향했다. 이대로 잡히지 않게 빨리 도망가야 하는데…. 어떤 정신으로 가마 밖으로 뛰쳐나온 지도 기억 못한 채 자리에 멈춰 서서 꼼짝을 못했다.



 “괜찮아.”

 “…….”

 “나 공주 우는 거 그만 보고 싶은데.”

 “…송구합니다, 마마.”



 멀찍이 떨어져 소매로 목 언저리에 묻은 핏기를 벅벅 문지르던 정국이 입을 열었다. 사람을 직접 죽인 건 처음이라 저도 적잖게 놀랐는지 말수가 줄어 내가 가마를 벗어난 순간 이후로 처음 한 말과 다름없었다. 그럼에도 내가 놀란 걱정 따위나 하고 있는 게 못마땅해서, 고개를 저으며 억지로 풀린 다리에 힘을 실었다.


 그리고 발을 내딛으려는 찰나 김태형이 내 앞을 가로막았다.



 “…뭐예요.”



 울음을 머금어 축축한 목소리로 말문을 뗐다. 등을 보이며 자리에 앉아 나를 돌아보는 얼굴을 가만히 내려다 봤다. 김태형이 대답 없이 웃음기 섞인 얼굴로 내 팔을 당겨 제 어깨에 감게 했다. 몸이 갑작스럽게 공중으로 붕 떴다.



 “뭐하는 거예요.”

 “몰라.”

 “내려 줘요.”

 “싫어.”

 “내가 걸을게요.”

 “너 안 울 때까지만 업고 갈게, 그럼.”



 고집쟁이야, 진짜. 젖은 눈가를 문지르며 김태형의 어깻죽지를 꼭 안았다. 급하게 입은 것 같은 겉옷 아래의 널찍한 등이 왠지 제자리를 찾은 것 마냥 편안했다. 고개를 앞으로 내밀어 나를 업은 김태형의 옆얼굴을 바라봤다. 말은 계속 업겠다고 해도 힘들었는지, 하얀 연기를 내뱉는 입술과 상반되게 목에 땀이 흥건했다. 마른 소매로 김태형의 얼굴을 닦아냈다. 그렇게 한참을 걸었다.


 행선지는 우리를 혈안이 되어 찾고 있을 민국을 생각해 민국의 반대쪽으로 정했다. 현국의 땅이 좁으니 금방 갈 수 있을 것이라며 궁 밖의 상황을 조금이라도 아는 정국이 앞장섰다. 숲은 땅이 균일하지 않았지만 길이 좁은 데다 몸을 온전히 숨길 곳도 없어 빨리 움직여야만 했다. 먼 길을 걸어 해가 지기 전에 산길을 벗어났다. 멀찍이서 조금씩 마을이 보이기 시작했다. 몸을 버둥거려 김태형의 등 뒤에서 내렸다.


 수(秀)국. 민을 피해 머물 곳을 찾았다.

















 석진은 어떤 정사에도 집중하지 못했다. 모든 일을 일찍 파하고 황안전(皇安殿)에 멍하니 앉았다. 황녀가 민으로 가는 가마를 탔다는 것을 전달받았을 때부터였다. 그것을 석진을 제외한 모든 이가 알아 정사를 미룸에도 무어라 하지 못했다. 민이 빠져나간 이후부터 황녀가 있다는 사실조차 방방곡곡에 모르는 이 없이 알려져 황실의 권위와 신뢰가 조금 더 떨어진 상태였다. 상황은 악화되고 있건만, 석진은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해 황안전 내부의 사람들은 조금씩 서로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폐하, 민에서 내린 선물은 어찌 하시겠사옵니까.”

 “……버리세요.”

 “물건이 꽤 많사온데…,”

 “모조리 버리라 했습니다.”



 지민이 제 동생인 황녀를 데려가며 황실에 바친 것이었다. 옷감과 과일 등의 음식이 수레 한 가득이었다. 연으로의 행차를 준비하며 연에게 조공을 하기 위해 챙긴 것을 그대로 내린 것이었다. 전부 다, 제 동생을 대신하기엔 모자라기 그지없었지만. 많은 양이라면 보통 백성들의 곳간을 채우기 위해 밖으로 보냈겠지만 그랬다면 공주를 황후로 보낸 것을 인정한 꼴이 되겠지. 석진이 생각에 잠기며 이마를 짚었다.



 ‘……지켜줄게.’



 어린 소년이 매화궁에 숨어 아이에게 읊조린 말 한마디를 석진은 기억해냈다. 기억나지도 않는 어린 시절 전쟁을 겪었지만, 전쟁보다 제 어린 동생이 얼굴도 모르는 이에게 팔려가 평생 만나지도 못하는 것이 더 걱정됐다. 입 밖에 꺼낸 말은 무슨 일이 있어도 지키라고 했거늘. 황제가 되어서 지켜주리라는 쉬운 약속조차 해내질 못했다.


 지금쯤이면 현의 국경을 넘었겠지. 궐엔 도착하지 못하더라도 민에 도착해 그곳을 가로지르고 있겠지. 석진이 몇 번 가보지도 못한 민의 길을 그리며 공주가 떠난 길을 떠올렸다. 황제의 일을 다 하지 못한 채 시간은 계속 흘렀다.



 “…폐하.”

 “…….”

 “황제 폐하.”

 “…아.”

 “소신, 왔사옵니다.”



 석진이 해가 져 어둑어둑한 방 안을 밝히며 등을 돌렸다. 남준의 목소리였다. 수학관 장이 바뀐지 얼마 안 되어 강의 전후로 할 일이 많아져 이런 야심한 시각에 진행 상황을 보고 하기 위해 황안전을 찾곤 했다. 남준이 석진을 향해 고개를 꾸벅 숙였다. 석진이 자리에 앉아 공손히 선 남준을 올려다봤다. 남준이 입을 떼었다.



 “그러니 화양 지역에…,”

 “…….”

 “폐하.”

 “……미안합니다. 듣고 있습니다.”



 석진은 남준이 말을 잇는 와중조차 멍하니 있는 일이 잦았다. 남준이 보고를 멈추었다. 짧은 정적이 흘렀다.



 “제게 바른 길을 인도하라 하셨사옵니다.”

 “…….”

 “공주 마마가 민으로 간 것을 알긴 합니다만, 폐하의 위치에서 직책을 다하지 않는 것이 바른 길이옵니까.”

 “맞는 말입니다.”

 “…….”

 “그러니 황제의 권한으로 황제의 일을 해야겠습니다.”

 “예?”



 석진이 앉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남준이 나긋하게 말을 잇다 길쭉한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의중을 몰라 어찌 해야 할지 머뭇거렸다. 석진은 남준을 세워두고 내관을 불렀다. 남준의 말을 듣고 한결 마음이 편안해졌다. 내관이 석진의 앞에 서며 고개를 숙였다. 석진이 굳은 얼굴로 입을 떼었다. 화양 지역에 연통하세요.



 “군사들을 불러야겠다고.”










[방탄소년단/김태형] 황녀(皇女) 20, 21 | 인스티즈


황녀(皇女)

二十一













 “예쁘다.”



 수(秀)국. 현과 달리 화려함과 사치스러움이 마을 전체에 물씬 풍겼다. 가마에서 몸만 빠져나온 터라 가진 게 없었으나 몸에 거추장스럽게 걸친 혼례 장식을 파니 돈이 조금 됐다. 일전에 책에서 봤듯 백성들이 장신구를 좋아하는 까닭인 것 같기도 했으나 현국과 대국(大國)인 민(旻)의 황실에서 나온 장신구라고 하니 값어치가 크게 뛰었다.


 장신구를 팔고 나온 돈은 대부분 수국의 여관 투숙에 사용되었다. 며칠 새에 좁은 궁 안에서 여러 가지 일이 있었기에 몸을 숨기며 쉴 곳이 필요했다. 여관 중에서도 가장 구석지고, 사람이 찾지 않는 여관을 골랐다. 어떻게 수소문하여 찾은 곳인지는 몰랐으나 보통 과거를 치러 가던 젊은이가 잠만 자기 위해 하룻밤쯤 묵다가는 곳이라고 전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좁은 골목 사이로 새어나오는 빛들은 도화궁 연못 위에 피어나는 별의 그것과 흡사했다. 잠이 오지 않았다.



 “안 추워?”



 찬바람이 비집고 들어오는 좁은 틈새를 바라보는 내 등 뒤로 두터운 천을 덮으며 김태형이 말했다. 함께 잠이 오지 않는지 옆에 주저앉으며 내가 바라보는 곳을 응시했다. 시간이 늦었음에도 불빛은 꺼질 줄을 몰랐다. 정국이는 하루가 고단하고 긴장을 많이 한 탓인지 손에 장검을 꾹 쥐고 방의 구석에서 일찍이 잠에 빠져있었다.



 “괜찮아요.”

 “불안해?”



 김태형이 익숙하게 나와 눈높이를 맞췄다. 잠시간의 침묵 끝에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민과 현, 두 국가적 관계 사이에 있던 황녀의 부재는 서로에게 많은 여파를 가져올 게 뻔했다. 그것의 공포는 숨어 지내며 익히 알았다. 어쩌면 민과 현, 이곳까지 수배가 단단히 붙었을지도, 내 오라버니에게 네 동생이 어디 있느냐고 목에 칼을 댄 채 추궁하고 있을지도 몰랐다. 새로운 공간과 나라는 이런 내 불안감을 더욱 증폭시킬 뿐이었다.



 “…잘한 걸까요?”

 “뭐가?”

 “거기서 도망친 게.”



 덮인 천을 여미며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도망자에게 소식을 알 길이란 존재하지 않았다. 모든 것이 막막하기만 했다.



 “…폐하께서도 원하셨을 거야.”

 “…….”

 “공주야, 나 봐봐.”



 김태형이 내 얼굴을 두 손으로 꼭 쥐었다. 큼지막한 손바닥이 장난스럽게 내 볼을 꾹 눌렀다가 뗐다. 크게 울어 퉁퉁 부은 눈을 보며 히, 웃었다. 올라간 입꼬리가 여전히 예뻤다.



 “후회해?”



 김태형에게 쥐인 볼이 달아오르자 눈을 이리저리 피했다. 내 눈길을 따라 김태형의 고개가 함께 돌아갔다. 가마가 열리고, 손을 내밀던 순간에 눈이 시릴 만큼 찬란했던 김태형이 떠올랐다. 대부분은 정국이가 처리하느라 김태형은 하나도 안 멋있었겠지만, 그래도 그 순간만큼은 김태형만 보였다. 이상하게.



 “안 할 거지?”

 “…안 해요.”

 “그리고 공주야,”

 “…….”

 “그렇게 말하면 나 섭섭해.”



 아마 다시 돌아가도 가마 안에 들어온 김태형의 큼지막한 손을 잡았을테지. 지금 내 볼을 뜨겁게 만드는 이 손을.



 “내일 나가서 찾아볼게. 현국 소식.”

 “…….”

 “잘 기다릴 수 있지?”

 “…당연하죠.”

 “그러니까 얼른 자자.”

 “좀만 보다가 잘래요. 예쁘잖아요.”

 “…그럼 나도.”



 내게 덮인 것 속에 꾸물꾸물 기어들어온 김태형이 천진하게 웃었다. 무거운 마음이 조금 편안해졌다. 몸에 실린 힘이 풀리며 눈이 조금씩 감겼다. 김태형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우리 현국으로 무사히 돌아가면, 같이 지낼까. 속삭이듯 전해지는 김태형의 말은 귓가에 넘겼다. 도화궁의 여느 평범한 날처럼 김태형 옆에서 잠이 쏟아졌다. 밤이 깊어갔다.


















 걸친 옷들이 달빛을 받아 찬란했다. 왼쪽 가슴에는 현(賢)이라는 글자가 새겨졌다. 현국의 군사라는 상징이었다. 날이 추워 갑옷 속에 옷을 겹겹이 껴입었지만 누구도 쉽게 추위를 인사치레처럼 논하지 못했다. 유난히도 하늘이 청명하고 밤이 고요했다. 전쟁의 서막과 핏빛 바람과는 어울리지 않게.


 준비된 무기를 무기고에서 꺼내 지급했다. 이 또한 현의 상징인 무언가가 새겨져 있었다. 정국에게 주었던 장검과 똑같은 것이었다. 언젠가 황녀를 위해 쓸 것임을 예견했다는 듯이 준비된 것이었다.



 “정녕 전쟁을 치루셔야겠습니까.”

 “쉽게 내린 결정이 아닙니다.”

 “…꼭 폐하가 가셔야 겠냐는,”

 “언젠가는 내가 할 일이었어요.”



 이른 새벽부터 민국으로 출발한다는 석진을 위해 대궐으로 입궁한 남준이 말했다. 일전 화양지역에 군사를 키우라 파견한 호석도 석진의 옆에 함께였다. 일전 남색(男色)이라 혼인도 하지 않는 건 아닐까 소문이 무성했던 그 때의 황제, 석진을 기억했다. 소문만큼 날카로우나 소문보다 훨씬 따뜻한 석진의 결정이니 할 수 없었다. 국가의 하나뿐인 황녀이면서, 내 하나뿐인 동생을 내가 아니면 누가 지키겠어. 석진의 눈빛이 평소보다 비장했다. 남준이 폐하를 잘 부탁한다는 듯 호석을 슬쩍 보곤 고개를 꾸벅 숙였다.



 “걱정 마세요. 그대의 벗이 생각보다 든든하니까.”

 “폐하!”



 남준과 함께 입궐한 사내가 석진의 앞으로 뛰어왔다. 사법부 대사이면서, 태형의 아버지인 김씨였다. 이른 새벽부터 입궐하라는 황명이 있었음에도 단정한 차림새였다.



 “폐하를 뵙습니다.”

 “늦었습니다. 그대는 내 안위가 걱정되지도 않나 봅니다.”

 “아닙니다, 폐하.”



 석진이 웃음기를 머금으며 장난스럽게 말했다. 황제의 전쟁참가 때문에 다들 웃을 수 없다는 걸 잘 알면서도. 석진은 다른 이들처럼 무거운 갑옷을 차려입은 상태였다. 한때는 제 동생이 취미로 자수를 배워 옷마다 꽃모양의 자수를 달아줬던 그 황제의 의복은 처음으로 벗어둔 채로.



 “내가 자리를 지키지 못하는 동안 현국은, 두 분께 맡깁니다.”



 두 분은 남준과 사법부 대사인 사내를 이름이었다. 고개를 숙인 두 사람이 석진의 얼굴을 바라봤다. 사내는 전혀 예상치 못했다는 듯 놀란 얼굴을 했다.



 “예, 예? 폐하, 어찌…,”

 “내가 승전하고 돌아온다면, 사돈어른이 될 사람 아닙니까.”



 사내는 여전히 알 수 없는 얼굴을 했다. 혼기가 찬 아들이라면 하나밖에 없는데. 얼마 전에 파혼이 된 터라 결혼을 예정해 두었을 리는 없을테고. 석진은 사내를 보며 얼핏 웃었다. 


 전쟁에서 돌아온다면 그 두 사람은 내가 말린대도 결국 혼인을 하려 하겠지. 그가 황족이든, 천민이든. 혼사 얘기에 내내 울기만 하고, 태형의 얘기라면 제 궁을 벗어날 줄도 알던 제 동생은 태형에 있어서 늘 예외였다. 황제인 내가 침범하지 못하는 두 사람의 영역이 있는 거겠지. 그 끝은 혼인이 될 테고. 석진은 어쩌면 그게 민국의 호화로운 황후가 되는 것보다 나을 것 같았다.



 “…예? 무슨…,”

 “믿고 있다는 말입니다.”

 “…….”

 “이제 갑시다. 시간이 지체됩니다.”

 “…….”

 “아, 그리고.”

 “예, 폐하.”


[방탄소년단/김태형] 황녀(皇女) 20, 21 | 인스티즈


 “아들을 참 잘 키우셨더군요.”



 석진이 자신의 말 위에 올라탔다. 출발이었다. 남준과 사내가 수백의 군사에 앞장서 멀어지는 석진과 호석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끝까지 사내가 알 수 없는 말만 했다.
















 황제를 보좌하는 내관이 가마에 실린 물건을 황궁에 들였다. 한 국가를 건너오는 것이었으나 차기 황후가 워낙 간소한 삶을 살기도 하였고, 있을만한 건 모두 궁에 있었기에 짐의 수가 많지는 않았다. 고작해야 책 몇 권, 옷가지와 아끼는 것들 몇 개. 황후전은 아직 새 주인을 맞을 준비를 끝내지 못했고, 황제의 명령이 아직 떨어지지 않아 고민하던 내관은 그것들을 황제전으로 들고 왔다. 황제전에 도착한 지민은 도착한 물건을 쭉 훑어보다 입고 있던 옷을 집어던졌다.



[방탄소년단/김태형] 황녀(皇女) 20, 21 | 인스티즈


 “책에 장신구에 옷가지들이라.”

 “…….”

 “이리 도망칠 거면서 알차게도 챙겨왔네.”



 지민이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황제전에 있는 모두가 어쩔 수 없이 지민의 눈치를 봤다. 환복해야 하는데. 나인은 주섬주섬 던져진 옷가지를 챙기며 말을 입 속으로 삼켰다. 가마를 발견한 순간부터 황궁에 들 때까지, 지민의 분노는 사그라들 줄 몰랐다.



 “여정이 고단하셨을 텐데 오늘은 정사를 미뤄두고 쉬심이 어떠신지요, 폐하.”

 “…태워라.”



 현 황녀의 물건을 두고 한 말이었다. 내관은 자신의 제안이 묵살 당했음에도 황명에 복종했다. 물건을 들고 황제전을 나가는 내관의 뒤로 군사 중 한 명이 들었다. 지민은 그를 똑바로 쳐다보며 말문을 열었다.



 “아직 못 찾았느냐.”

 “…예, 폐하.”

 “얼마나 걸리겠느냐.”

 “수국으로 간 듯합니다만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얼마나 걸리느냐고 했다.”



 군사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말한 대로 찾지 못하면 분노의 화살이 저에게로 날아올 게 뻔했으므로 쉽사리 입을 떼지 못했다. 지민이 탁상의 물건을 집어던지며 이마를 짚었다. 황후가 고향 생각을 못하게 하기 전에 황제의 목을 베 현국을 흡수했어야 했나. 아님 진작에 그놈을 죽이고 발목을 잡아 경고했어야 했나. 지민을 잔인하게 만들 만큼 발칙한 여인이라고 생각했으나, 지민은 그녀가 또 마냥 싫지만은 않았다. 어렵게 가진 게 더 소중하니까. 지민은 기어이 그녀를 황후로 만들어야 했다.

















 배춧잎이 자박자박 들어간 허연 국을 바라보며 숟가락질을 했다. 현의 소식을 듣지 못한 게 며칠 째인지 직접 세어보기도 힘들었다. 가끔씩 민으로 갈 때 군사들이 입었던 갑옷과 같은 옷을 입은 사내들이 돌아다닌다고 하여, 직접 발 벗고 나서기도 쉽지 않았다.


 수국은 다양한 소식을 알리는 조보가 있다고 했다. 보통 국정이나 날씨에 대한 이야기기는 했지만 흥밋거리가 될 만한 소식들은 타국의 이야길지라도 실린다고. 현국의 소식을 알기 위해 며칠간은 그 조보를 구하기 위해 무던히 애썼으나 모두 허탕이었다. 평민들은 까막눈이 많으니 조보를 읽을 리 만무했고, 그 소식지는 관리들에게만 돌아간다고 했다. 타국의 도망자 신분은 여전히 버거웠다.



 “공주야, 먹자. 응?”

 “…….”

 “걱정 그만하기로 했잖아.”



 김태형이 숟가락을 뺏어들고 음식을 내 입으로 들이밀었다. 밀어진 것을 입에 억지로 넣고 삼켰다. 들어간 것이 없으니 배가 고플만도 한데, 이상하게 입맛이 없었다.



 “어휴, 색시가 많이 말랐수. 서방이 잘 먹여야겠네.”

 “호칭이 특이하네. 혼인한 지 얼마 안 됐나 보오?”



 여관에 투숙하는 중년의 부부가 여관 문지방을 넘으며 나서듯 말했다. 좁은 공간의 적응이라면 학을 뗄 만큼 익숙했지만 그동안 외부인과의 접촉이 잦지 않았고, 도망자의 이름까지 달고 있었으므로 뜨려던 자리를 붙이곤 김태형의 옆에 꼭 붙었다.



 “혼인 안 했습니다!”

 “그럼 혼인할 사인가? 혼인할 사이끼리 뭐 그리 붙어있수.”

 “하하…,”



 사람 좋게 대답한 김태형이 나를 당겼다. 일단 들어가. 조그맣게 말하고선 그들의 말에 대한 부정에 박차를 가했다. 머쓱하게 대답하는 모습이 곤란해 보였다.



 “곧 혼인할 사이 아닌가보네. 가족도 아닌 거 같고. 그럼 어디에서 왔소?”

 “현에서……,”

 “현?”



 김태형의 말에 방으로 냉큼 달아나다 멈췄다. 서로 마주본 부부가 미묘한 표정을 했다. 여태 들어보지 못했던 현국의 소식을 아는 눈치였다. 멀어진 몸을 당기고 주의를 기울였다.



 “뭐 들은 거라도 있습니까?”

 “다행이네. 두 사람은 전쟁 중에 다치지 않아서.”

 “전쟁?”

 “모르고 떠난 거요? 현이 민과 전쟁 중이라지 않소. 그것도 선제공격으로.”

 “…어, 공주야!”



 다리에 힘이 풀려 나도 모르게 주저앉았다. 머릿속이 새하얗게 질렸다. 나 때문이니 당연하게 오라버니가 참석했겠지. 남들처럼 무관심하게 전쟁을 얘기하는 부부 사이에서 조금 좌절했다. 머리가 어지러웠다.



 “아이쿠, 내가 뭐 실수했나 보네. 이만 들어갈게요!”



 우리를 보는 타인의 눈은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내게 달려와 나를 일으키는 김태형의 얼굴도 평소보다 하얗게 질렸지만 애써 침착함을 유지하려는 게 보였다. 힘겹게 다리를 지탱하며 섰다.



 “…가야겠어요.”

 “어딜 가.”

 “민으로. 민으로 갈래요.”

 “…….”

 “오라버니가 거기 있다 잖아요.”



 나는 내 유일한 가족이 살아있기만을 바랐는데. 이젠 살았는지 죽었는지조차 알기가 어려워졌다. 소문이 이곳까지 퍼졌다면 이미 전쟁이 진행되고 있겠지만, 전쟁이 끝날 때까지 이곳에서 보낼 수가 없었다. 오라버니를 찾아가다 민의 군사에게 잡히는 한이 있더라고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평화롭고 고요하게 보낸 밤들이 모두 하얗게 지워졌다.



 “공주야.”

 “…….”

 “난 네가 다치는 것도 싫어.”



 조곤하게 뱉은 목소리가 단호했다. 눈물이 어김없이 눈을 비집고 나왔다. 여태 일어나는 모든 일에 기다리는 것밖에 할 수 없었음에도 또 나로 인한, 나를 위한 희생을 두고봐야만 하는 게 더없이 비참했다.



 “나 때문이잖아요.”

 “…….”

 “난 전쟁을 일으키기 싫어요.”

 “…….”

 “내가 가면 멈출지도 모르잖아요.”



 축축한 목소리가 조금 샜다. 여직 하얗게 질린 얼굴이 뿌연 내 시야에 들어찼다.



 “알았어. 알았으니까,”

 “…….”


[방탄소년단/김태형] 황녀(皇女) 20, 21 | 인스티즈


 “다치지 말기.”

 “…….”

 “울지 말고.”



 퍼석한 소매가 눈을 문질렀다. 동행의 신호였다. 울음을 삼키고 고개를 두어번 끄덕였다. 대답은 하지 못하고 모두와 함께 여관을 빠져나왔다. 모든 약속이 지켜지길 바라면서. 일전 했던 사소한 약속까지도.





*     *     *     *


예전에 인스티즈 서버 문제로 날아간 회차까지 함께 올립니다.

완결까지 천천히 달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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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4년 전
독자2
하ㅜㅜㅜㅜㅜ 작가님 보고싶았어요ㅜㅜㅜㅜㅜㅜ
박지민 이런 어두운 캐릭터는 처음인데 어색하지 않고 오히려 섹시힌거 아닌가요ㅜㅜㅠㅜ 석진이가 저런 말을 한거면 태형이랑 여주 제발 해벅하게 끝났음 좋겠어요ㅠㅠㅠㅜㅠㅠ
아 작가님 혹시 암호닉 다시 신청해야하나요...???
그렇다면[호비]로 신청하고싶습니다..!!!

4년 전
독자3
핫초코입니당...
진짜 오랜만이에여... 천천히 다시 정주행했는데 흐어...지민 이런 인물이었을 줄이야...
민으로 가면 어떻게 될 줄 알고ㅠㅜ

4년 전
독자4
헐 작가님 반가워요ㅠㅠㅠㅠㅠㅠㅠ 얼마나 보고싶었다구요ㅜㅠㅠㅠㅠㅠㅠ
4년 전
비회원6.215
ㅠㅠ와 작가님 제가 어쩌다 비회원이 되었는데요,,ㅜㅜㅜ 벌써 1년이 훨씬 넘어갔음에도 계속 들락거리면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드디어 결실을 맺었어요😭😭 빠른 연재는 바라지도 않겠습니다ㅜㅜ 앞으로 쭉 오래보고 시퍼요 정말 조아합니다💜
4년 전
독자5
헐 작가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4년 전
비회원84.187
헐 작가님 ㅠㅠㅠ 너무 많이 기다렸어요 일년을 기다렸는데 더 기다릴수있어...
4년 전
비회원41.5
작가님 안 오시는 건가요... ㅠ 보고 싶어요
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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