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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큐니는, 경수랑 결혼할꼬야!”

“경수는, 배큐니랑 결혼할꼬야!”


유치원생이지만 우리 사겨요!
Written by. 세이




A


“백현아, 일어나야지. 유치원 갈 시간이야.”

“하암… 엄마 배큐니 1분만 더 잘래요오…”


 엄마 앞에서는 잘 부리지 않는 애교를 부리는 걸 보면 꽤나 졸린 모양이였다. 백현의 엄마가 백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그럼 딱 1분만 더 자는거야. 1분 지나면 다시 엄마 올게. 알았지? 라고 말했다. 백현이 작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꿈나라로 갔다. 그날 백현의 꿈은 꽤 달달한 꿈이였다. 경수가 백현에게 큰 꽃다발을 가져와서 한쪽 무릎을 꿇고 백현에게 고백했다. 배큐나, 나랑 겨론해줄래? 경수의 말에 백현이 고개를 끄덕 끄덕하며 조아! 라고 대답하고 둘은 서로의 볼에 뽀뽀해주는 꿈. 백현은 꿈에서 깨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무심하게도 엄마는 정말 1분이 지나니 바로 돌아왔고 (사실은 백현의 자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3분은 더 있다가 깨웠다) 둘이 신혼여행을 가기 바로 직전 백현은 꿈에서 깨고 말았다.


“백현아, 이제 일어나야지. 아까 약속했던 1분 지났어.”

“으음… 벌써어? 엄마가 잘 못 센거 아니구?”

“백현이, 지금 엄마 못 믿는거야? 엄마가 분명히 1분 딱 맞게 쟀어. 그러니까 빨리 일어나. 경수 안 만나고 싶어?”


 백현이 ‘경수’ 라는 이름이 나오자 마자 바로 벌떡! 일어났다. 엄마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화장실에 들어가 칫솔에 딸기맛 치약을 주욱 짜서 입속에 넣었다. 치카 치카, 푸카 푸카. 스스로 소리를 내며 양치질까지 마무리했다. 물로 쓱쓱 세수까지 하고 백현이 욕실에서 나왔다. 엄마아, 나 다 씻었어! 욕실에서 빼꼼 얼굴만 내밀고 있는 백현을 엄마가 안아올렸다. 우리 백현이 옷 입자. 오늘은 원복입는 날이지? 백현의 엄마가 서랍에서 하얀 티셔츠 하나와 까만 끈이 달린 멜빵 바지를 꺼냈다. 백현이 만세 하자, 만세. 백현이 두 팔을 하늘 위로 주욱 뻗었다. 셔츠에 백현의 팔에 넣고 얼굴도 넣었다.


“엄마! 나 이제 멜빵 혼자서 입을 수 이써!”


 백현이 멜빵 바지를 스스로 입을 수 있다고 큰소리를 뻥뻥 치더니 결국은 끙끙거리며 엄마에게 구원의 눈빛을 보냈다. 아직 우리 백현이는 어려서 혼자 못 입어. 엄마가 도와줄게, 왜 항상 엄마한테 도움 받더니 오늘은 혼자 입겠다고 그래? 엄마의 말에 백현이 괜히 심술난 표정으로 경수는, 혼자서 입는다구 했단 마리야! 배큐니도 경수처럼 옷 혼자 입고 시퍼! 백현의 말에 백현의 엄마가 그래? 라고 말하며 웃었다. 우리 백현이도 곧 혼자 입을 수 있을거야. 엄마가 도와줄테니까 앞으로는 혼자 입어보자, 알았지? 엄마의 말에 백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벌써 유치원 차 올 시간이네. 백현아, 이제 나가자.”

“응!”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타고 아래로 내려가니 유치원 차가 기다리고 있었다. 백현이과 엄마가 차 앞으로 가니 문이 열렸다. 백현이, 안녕? 어머님도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선생님! 안녕하세여! 백현이 선생님께 밝게 웃으며 인사했다. 선생님이 다시 백현의 엄마에게 인사하고 백현이를 차 안으로 태웠다. 유치원 차의 코스가 백현의 집이 첫번째기 때문에 차 안에는 항상 아무도 없었다. 백현은 그 것이 익숙한지 차를 타면 가장 먼저 보이는 자리에 앉았다.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자리였다. 왜냐하면 그 자리에 앉으면 차에 타는 아이에게 제일 먼저 인사할 수 있기 때문이였다. 백현의 집 다음은 경수의 집이였다. 백현은 두근두근거리는 마음을 감추고 창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옷 매무새를 단정히 했다. 다음에 경수가 타기 때문이였다.


“안녕하세요, 경수 어머님. 경수도 안녕!”

“경쮸야!”


 백현이 열린 차 문사이로 풀쩍 뛰어내려 경수에게 달려가 껴 안았다. 경쮸야, 보구 시펐어! 그런 백현의 모습이 익숙한지 경수가 백현의 목을 팔로 둘러 안았다. 그런 두 사람의 모습이 귀여운지 경수의 엄마가 둘이 정말 친한가봐요. 라고 웃으며 말했다. 그럼요, 유치원에 가서도 경수가 백현이랑만 놀아요. 혹시나 백현이를 괴롭히려는 애가 있으면 경수가 얼마나 그 애한테 화를 내는지 몰라요. 백현이도 경수가 좋은가봐요. 아, 그럼 안녕히 들어가세요! 선생님이 차에 들어왔다. 백현이 아침 일찍부터 나와서 졸렸는지 경수의 어깨에 기대서 잠들어 있었다. 경수가 그런 백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 모습을 본 선생님이 생각했다. 얘네들 설마…!




B


“경수야! 우리 소꿉놀이 하자!”


 백현이 경수에게로 소꿉놀이 세트를 가져와 경수의 앞에 얌전히 앉았다. 경수가 그런 백현을 무심히 쳐다보더니 말했다. 그럼 내가 아빠고 너가 엄마해야겠네. 경수의 말을 들은 백현이 으응? 그런가? 그래! 내가 엄마하지 뭐! 라고 말했다. 백현이 소꿉놀이 세트 안에 들어있는 핑크색 앞치마를 걸치고 그 안에 들어있는 넥타이를 꺼내서 경수에게 다가갔다.


“여보! 빨리 출근해야져!”

“아라써 여보, 그럼 나 여기에 뽀뽀해죠.”


 경수가 자신의 볼을 백현에게 손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뽀뽀? 백현이 경수에게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었다. 원래 부부는 아침에 뽀뽀하는거야. 우리 엄마는 매일 아빠가 출근할 때 볼에 뽀뽀해준단 마리야. 그러니까 배큐니도 내 볼에 뽀뽀해죠. 백현이 이해했다는 듯한 표정으로 아아, 그래? 라고 말하며 경수의 볼에 뽀뽀했다. 그러자 경수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백현이 그런 경수의 모습을 보며 여보, 빨리 출근해야지. 라고 말했다.


“어, 응… 근데 나 쪼끔 더워.”

“덥다구? 그럼 내가 부채질 해주께!”


 백현이 자신의 가방을 뒤적거리더니 헬로키티 모양의 부채를 꺼냈다. 백현이 경수에게 다가가 힘껏 부채질을 했다. 경쮸야, 시원해? 백현의 말에 경수가 응, 배큐니가 부채질 해주니까 더 시원하다! 라고 말하더니 백현의 부채를 들어 백현에게 부채질해주었다. 백현이 그런 경수의 모습을 보더니 감격한 듯 기도하는 손 모양을 하고 경수에게 말했다.


“경쮸야! 너무 시원해!”


 경수와 백현의 모습을 본 선생님이 생각했다. 쟤네 둘 설마…!




C


“얘들아, 다음 주 월요일은 체육대회죠? 그럼 전에 우리가 정했던 종목 말해줄게요. 일단 찬열이와 종인이는 높이 뛰기, 경수와 종대는 달리기, 백현이와 민석이는 조건 달리기예요. 다른 아이들은 우리 반 문에 붙여놨으니까 모두 확인하도록 해요. 준면이는 사회자라서 한번 연습해봐야하니까 조금 더 일찍 오도록 해요. 알았죠?”


 네! 아이들이 모두 대답했다.


/


“그럼 햇님 유치원의 체육 대회를 시작합니다!”


 와! 아이들의 함성이 운동장에 울려퍼졌다. 첫 번째 경기는 높이 뛰기입니다. 출전하는 선수들은 모두 구령대 앞으로 모여주세요. 준면의 목소리가 들렸다. 경기에 참여하지 않는 아이들은 모두 스탠드에 앉아있었다. 백현은 당연히 경수와 같이 앉았다. 어쩌면 일방적일 지도 몰랐다. 백현이 어디에 앉지? 라는 표정으로 두리번 거리고 있을 때 경수가 백현의 손목을 잡고 데려와 자신의 옆 자리에 앉혔기 때문이였다. 백현은 그런 경수가 싫지 않은 모양이였다. 백현과 경수네 반인 꽃님반에서는 찬열과 종인이 출전했다. 꽃님반에서 가장 키가 컸기 때문이였다. 백현이 모든 아이들에게 나눠준 응원 도구에 공기를 넣기 위해서 입을 데고 있는 힘껏 후후, 불었다. 하지만 아무리 불어도 커지기는 커녕 점점 백현의 얼굴만 빨개져왔다. 그런 백현을 보고만 있던 경수가 백현이 들고 있는 것을 뺏어 자신의 입으로 가져다댔다. 그리고 후후 불었다. 점점 커지는 응원 도구를 본 백현이 와아, 우리 경쮸 대다내! 라고 박수를 쳤다. 경수가 부끄러운지 겨우 이거 가지고 뭘! 이라고 말했다. 백현이 두 손에 응원 도구를 들고 두 개를 부딪히며 찬녀리! 이겨라! 조니니! 이겨라! 하고 응원했다. 옆에서 그 모습을 본 경수가 칫, 하고 혼자 삐친 듯한 표정을 지었다.


 높이 뛰기에서는 결국 찬열이 우승, 종인이 준우승을 차지했다. 높이 뛰기와 멀리 뛰기가 끝나고 경수와 종대가 참가하는 달리기 경기를 시작한다는 준면의 목소리가 들렸다. 백현이 경쮸 잘해! 하고 경수를 꼭 안아주고 손까지 흔들어주었다. 경수가 기분이 좋아졌는지 백현에게 답례로 손을 흔들어주고 구령대앞으로 갔다. 백현이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경수가 나오기만을 기다렸다. 다른 아이들의 경기가 끝나고 드디어 경수의 차례가 되었다. 백현이 응원 도구를 전보다 훨씬 세게 부딪히며 경수의 이름을 불렀다. 경수가 그런 백현의 모습을 보고 싱긋, 웃었다.


“3, 2, 1, 출발!”


 출발, 이라는 소리가 들리자마자 경수가 힘껏 달리기 시작했다. 경수의 머릿속에는 아까 자신을 응원하던 모습밖에는 없었다. 이겨야해, 꼭 이겨야 해! 하지만 경수는 1등에서 점점 힘이 풀려서 2등이 되었다. 경수의 표정이 울상이 되어가고 있던 그 때, 갑자기 멀리 백현의 목소리가 들렸다. 경쮸! 힘내! 경수가 그 목소리를 듣고 어디서 나온 힘인지 갑자기 달려가서는 1등으로 달리던 아이를 앞질러 버렸다. 그리고 결승선에 있는 천을 끊어냈다. 와아! 꽃님반 아이들이 환호했다. 경수가 백현을 찾아 두리번 거리다가 백현을 발견하고는 손으로 브이자를 만들어 백현에게 내보였다. 그 모습을 본 백현이 경수에게 입모양으로 말했다. 멋, 있, 어! 경수에게 갑자기 불끈불끈 힘이 솟았다.


 달리기 다음은 조건 달리기였다. 경수가 백현에게 달려와 자랑하고 싶었지만 백현은 조건 달리기 준비를 위해서 구령대 앞으로 가 있었다. 백현이 경수를 부르는 소리에 경수가 그 쪽을 보니 백현이 손을 흔들고 있었다. 경수도 그런 백현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다른 아이들의 순서가 지나고 백현의 순서가 되자 백현이 출발선에 서서 두 손을 꼭 맞대고 기도를 하는 듯한 자세를 취했다. 경수도 그런 백현을 보고 같이 기도했다. 어느새 출발을 알리는 호루라기 소리가 울렸고 백현이 힘껏 달렸다. 백현이 앞에 가서 종이를 들고 그 안의 내용을 보더니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경수에게 달려왔다. 경수는 무작정 백현이 자신을 끌어당기는 힘에 일어나서 자기도 모르게 알려가서 결승선을 넘었다. 꽃님반 아이들이 다시 한번 환호성을 내질렀다.


“지금부터는 점심 시간입니다. 모두들 자신이 싸온 도시락을 먹길 바랍니다.”


 백현은 경수와 함께 햇빛이 잘 비치지 않는 나무 아래로 가서 경수가 가져온 큰 돗자리를 깔고 앉았다. 경쮸야! 뭐 가져와써? 경수가 가방에서 꺼낸 것은 3단, 4단도 아닌 무려! 5단의 도시락이였다. 백현은 그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겨, 경쮸야 이거 다 머글 수 이써…? 백현의 말에 경수가 고개를 끄덕 끄덕하고는 너 도시락은 가서 엄마한테 드려. 나랑 가치 먹자. 라고 말했다. 백현이 자신의 도시락을 다시 가방에 넣었다. 경수가 백현에게 끝에 하트가 달린 포크를 주었다. 자! 이걸루 먹어! 하지만 백현이 그 포크를 써보려고만 하면 경수가 자신의 입속으로 주먹밥을 주는 까닭에 백현은 받아먹을 수밖에 없었다. 경수와 백현이 밥을 다 먹고 마지막 층인 5층의 과일을 꺼냈다.  백현이 과일만은 꼭 경수에게 먹여주겠다는 신념으로 포크로 사과를 콕 찍어 경수의 입에 넣어주었다. 경수가 백현이 준 사과를 받아먹고 기분 좋은 표정으로 백현에게 물었다.


“배큐나, 너 아까 조건 달리기할 때 왜 나를 데리구 가써?”

“힛, 비밀이야!”


 백현이가 싱긋 웃으며 말했다. 경수는 궁금했지만 백현이가 싫다고 하는 것은 하려는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그냥 포크로 메론을 찍어서 백현의 입에 넣어주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


“1, 2, 3, 출발!”


 출발, 하는 소리가 들리자마자 백현이 달려나갔다. 백현은 자신이 달리던 레인에 놓여있는 종이를 주워서 그 안의 글씨를 읽었다. ‘좋아하는 사람’ 종이안에 써 있는 글씨를 보자마자 백현이 경수를 찾아 두리번거리다가 자신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경수를 향해 달려가 경수의 손을 잡고 무작정 출발선으로 달렸다. 선생님께 종이를 보여드리니 선생님이 부끄러운 듯 두 볼이 빨간 백현과 그런 백현의 손을 꼭 잡고 놓지 않는 경수를 보고 생각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얘네 정말…!




D


“우리 재롱 잔치가 벌써 한 달뒤예요. 이제부터 준비해야 되는데 우리 반은 연극을 하기로 했어요. 우리가 할 동화는 백설공주예요. 그래서 역할 분담을 해야하는데 선생님은 너희들이 하고 싶은 역할을 하게 해줄 거예요. 그러니까 지금부터 서로 하고 싶은 역할을 정하도록 해요.”


 선생님의 말의 아이들이 네! 하고 대답했다. 그럼 첫번째 왕 역할 할 사람! 선생님의 말에 찬열이 번쩍 손 들었다. 저요! 저! 제가 왕 할래요! 선생님이 종이의 ‘왕 - 찬열’ 이라고 적었다. 그 외에 왕비 역할은 민희, 일곱 난쟁이 역할은 종대, 민석, 성열, 명수, 준면, 세훈, 동우가 맡게 되었다. 드디어 남자애들이 모두 원하는 왕자 역할이 되었다.


“왕자 역할이 하고 싶은 사람!”


 아직까지 역할을 정하지 못한 남자아이들이 거의 다 손 들었다. 그 중에 경수와 종인이 서로를 노려보고 있었다. 둘의 표정은 내가 할거야! 내가 할거라고! 라는 표정이였다. 백현은 하필이면 경수와 종인의 사이에 앉아있었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고 주저하고 있었다. 다른 남자아이들은 다 손을 내리고 경수와 종인만 손을 들고 있었다. 음… 둘다 왕자가 하고 싶어요? 선생님의 말에 경수와 종인이 네! 하고 크게 대답했다. 그럼, 왕자는 조금 있다가 정하고 백설공주를 먼저 정하도록 해요. 백설공주를 하고 싶은 사람? 선생님의 말에 여자아이들의 절반이 손 들었다. 그리고 유일하게 손을 든 사람이 있었는데 백현이였다. 사실 백현은 스스로 손을 든 것이 아니라 경수가 백현의 팔을 들어 들게 된 것이였다. 선생님이 그 모습을 보더니 그럼, 백설공주 역할은 백현이가 하도록 해요. 라고 말했다. 여자아이들이 네에? 하고 말했지만 선생님은 이미 종이에 ‘백설공주 - 백현’ 이라고 쓰고 있었다. 이렇게 된 이상 경수는 무조건 왕자님을 해야만 했다. 왜냐하면 백설공주는 왕자님과 뽀뽀를 하는 씬이 있기 때문이였다.


“그럼 이제 다시 왕자님 역할을 정할 차례네요. 아까 왕자님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던 경수와 종인이 일어나보세요.”


 선생님이 둘을 일으키더니 서로의 뒷통수를 마주대고 서게 했다. 그리고 말했다. 안 내면 엑스트라, 가위 바위 보! 선생님의 말에 당황한 경수와 종인이 머리 위로 손을 올리고 가위 바위 보를 했다. 첫 판은 경수와 종인 모두 주먹을 냈다. 선생님이 말했다. 둘다 주먹이네요, 다시 할게요. 가위 바위 보! 이번에는 경수가 바위, 그리고 종인이 가위를 냈다. 경수가 진심으로 기쁜 듯 씨익 웃었다. 종인이 그런 경수의 표정을 보고 기분이 나빴는지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씨이, 내가 졌다니! 힝, 이럴 리가 없어… 라고 말하며 선생님의 품에 안겨서 펑펑 울었다. 결국 종인은 선생님의 토닥 토닥 위로를 받으며 눈물을 멈추고 나무1을 맡을 수밖에 없었다.


/


 드디어 재롱잔치날이 되었다. 모든 순서가 다 끝나고 마지막 순서인 꽃님반의 연극 순서가 되었다. 왕 역할인 찬열이 머리에 큰 왕관을 쓰고 허허, 하고 웃으며 왕비의 어깨에 손을 두르고 백설공주인 백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찬열이 커튼 뒤로 사라지고 왕비인 민희 혼자 남아 벽에 붙은 큰 거울을 보며 말했다.


“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예쁘니?”


 그러자 거울 역할을 맡은 성규가 말했다. 백설공주님입니다! 왕비가 거울의 말에 충격을 받은 듯 큰 소리로 뭐야? 라고 묻더니 다시 거울을 보며 말했다. 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예쁘니? 하지만 대답은 똑같았다. 백설공주님입니다! 왕비가 화가 난 듯 사냥꾼! 이라고 큰 목소리로 불렀다. 그러자 사냥꾼 역할을 맡은 우현이 왕비의 앞으로 와 한쪽 무릎을 꿇고 무슨 일입니까! 라고 말했다. 내가 시킬 일이 있는데… 라고 말하더니 우현의 귀에 자신의 입을 대고 귓속말을 했다. 그러더니 사냥꾼이 네에? 라고 말하고 민희가 내가 시키는대로만 해! 라고 말했다. 사냥꾼이 조금 놀란 표정으로 알겠다고 말하고 양 쪽의 커튼이 가운데로 와서 무대를 가렸다.


 잠시 후 다시 커튼이 걷혀지고 백설공주 역할을 맡은 백현이 홀로 숲을 걷는 장면이 나온다. 백현이 숲 속의 꽃들을 만지면서 아이, 예쁘다. 하고 말했다. 그 모습을 나무 뒤에 숨어서 지켜보던 우현이 백현에게로 총을 겨눈다. 하지만 차마 총을 쏘지는 못하고 결국 백현에게로 다가갔다.


“공주님, 여기에 계시면 위험합니다. 어서 다른 곳으로 피하십시오.”

“네에? 당신은 누구…”

“저는 어… 지나가던 나그네입니다. 이 곳이 얼마나 위험한 숲인지는 알고 여기에 오신겁니까? 모르고 계시다면 제가 안내하는 곳으로 가시죠.”


 그리고 우현과 백현이 커튼뒤로 사라진다. 그러더니 소품 담당인 호원이 커다란 집을 무대에 놓았다. 우현이 백현을 그 집 앞으로 데려다주고 말했다. 당분간은 이 집에서 생활하도록 하세요. 사실 저는 공주님을 죽이라고 명령을 받고 나온 사냥꾼입니다. 우현의 말에 백현이 놀란 표정으로 네에? 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누가, 누가 그런 명령을 내렸죠? 라고 물었다. 우현이 그건… 말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일단 제 말을 들으시지요. 어서 이 집 안으로 들어가세요. 우현이 그 집의 문을 열고 안으로 백현을 집어넣었다. 백현은 어쩔 수 없이 집으로 들어와 집 안에 있는 빵을 먹었다. 그리고 졸린 듯이 안에 있는 침대에 누웠다. 잠시 후 일곱 난쟁이가 집 안으로 들어와서 누워있는 백현을 보고 깜짝 놀란 표정을 짓는다.


“이 예쁜 사람은 누구지?”

“글쎄? 왠지 좋은 옷을 입고 있는 것 같아.”

“음… 나 알 것 같아! 공주님 같은데?”


 일곱 난쟁이가 한참 얘기를 하더니 성열이 다가가 백현의 옆구리를 쿡쿡 찔렀다. 그러자 백현이 으음, 하고 눈을 비비며 일어났다. 그리고 자신의 옆에 있는 일곱 난쟁이를 보고 깜짝 놀란 표정을 짓는다. ㄴ, 누구시죠 당신들은? 백현의 말에 일곱 난쟁이가 아, 저희는 이 집의 주인입니다. 당신은 누구시죠? 라고 말했다.


“아… 저는 백설공주예요. 숲 속에서 길을 잃어서 어쩌다보니 이 집을 찾게 되었어요. 너무 졸려서 그만…”

“아! 괜찮아요! 그럼 당분간 저희 집에서 머물러도 좋아요.”


 그리고 다시 난쟁이들이 밖으로 나갔다. 백현은 침대 위에 걸터앉아 휴식을 취하는데 갑자기 누군가 문을 두드린다. 그 소리에 백현이 문 앞으로 가서 누구세요, 라고 묻고 문 밖에 서 있는 마녀가 지나가는 할머니예요. 라고 말한다. 백설공주가 할머니라는 말에 문을 열었더니 약간 오래된 옷을 입고 큰 모자를 눌러쓰고 있는 민희가 사과가 가득 든 바구니를 들고 서 있다.


“무슨 일이세요? 어머, 사과가 정말 맛있게 생겼네요!”


 백현의 실감나는 연기에 관객들의 웃음 소리가 들렸다. 그러건 말건 민희는 사과가 맛있어 보이면 한번 먹어봐도 좋아요. 아가씨는 너무 예쁘니까 특별히 맛보게 해주는거예요. 알았죠? 라고 말한다. 백현이 가장 맛있어보이는 사과를 하나 들어 베어물고는 휘청거리다가 쓰러진다. 민희는 호호호, 하고 웃더니 유유히 떠난다. 그리고 일곱 난쟁이들이 다시 집으로 돌아오고 백현이 쓰러져있는 모습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한다.


“이, 이게 무슨 일이야!”

“공주님이 여기 왜 쓰러져계시지?”

“일단 안으로 모시고 가자!”


 일곱 난쟁이가 백현의 발, 허리, 머리, 목등을 받치고 영차 영차 소리를 내며 집 안으로 들어간다. 백설공주를 침대위에 눕힌 일곱 난쟁이들이 서로 고민을 하기 시작한다. 공주님이 어떻게 해야 깨어날까? 글쎄. 설마 벌써 돌아가신 거 아니겠지? 에이! 그런 무서운 소리 하지마! 그 순간 밖에 딱딱, 하는 말의 발굽 소리가 들린다. 난쟁이들이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자 말역할인 선우를 타고 있는 왕자님 역할의 경수의 모습이 보인다. 난쟁이들이 다같이 나와서 왕자님! 이라고 부르고 경수는 말에서 내려서 난쟁이들에게 다가간다.


“무슨 일이지?”

“저기… 백설공주님이 쓰러지셨어요!”


 안 그래도 큰 경수의 눈이 더 커져서는 바로 집 안으로 들어온다. 침대위에 곤히 누워있는 백현에게 다가가 살살 흔들더니 고민하는 듯한 표정을 짓는다. 옆에 있던 일곱 난쟁이중 한 명이 제가 전에 들었는데 공주님은 원래 왕자님의 키스를 받으면 다시 깨어난대요. 그 말을 들은 경수가 큰 다짐이라도 한 듯이 백현에게 다가간다. 그리고 백현의 입에 서서히 다가가 백현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맞댄다. 관객들은 깜짝 놀란 듯한 목소리로 뭐야, 정말 뽀뽀하는거야? 라는 말들이 수군거렸다. 백현이 경수의 입술이 떨어지고 잠시 후 일어났다. 옆에 서 있던 일곱 난쟁이들이 우와! 하고 환호성을 지르고 두 개의 커튼이 서서히 닫힌다.


 다시 열린 커튼 속의 무대에는 까만 정장을 입고 있는 경수와 흰 웨딩 드레스를 입고 있는 백현의 모습이 보인다. 모두들 왕자님과 공주님의 결혼을 축하합시다! 일곱 난쟁이가 그렇게 말하고 커튼 뒤에서 많은 아이들이 박수를 치며 나온다. 그리고 폭죽이 터지며 무대의 막이 내린다. 모든 무대의 설정과 소품들을 관리해서 커튼 뒤에 있던 선생님이 두 사람의 모습을 보고 생각했다. 정말 나중에 저렇게 결혼을 하는건가…!




E


“백현아, 일어날 시간이야. 빨리 일어나서 양치질해야지.”

“흐음… 1분만 더 잘래요…”


 백현이 아직도 어린애구나? 그럼 딱 1분만 더 자는거야. 백현의 엄마가 방 문을 열고 나가려는 그 순간 갑자기 백현이 일어나서는 아니예요! 저도 이제 다 컸거든요? 라고 말했다. 치, 저도 이제 학교 갈 나이라구여! 절 뭘로 보시구! 백현이 당당한 발걸음으로 나가서 화장실로 들어갔다. 그런 백현의 뒷 모습을 보는 엄마의 표정은 우리 아들 대견하네, 라는 표정이였다.


“엄마! 저 다 씻었어요!”

“첫 날이니까 예쁜 옷 입고 가야지. 오늘은 이거 입자.”


 엄마가 꺼낸 옷을 백현이 받고 입었다. 화장대 위에 있는 빗을 까치발을 들고 힘들게 꺼낸 백현이 거울 앞으로 가서 자신의 머리를 쓱쓱 빗어냈다. 뻗친 머리를 물로 내린 다음에서야 다 되었다는 듯 엄마의 앞에 섰다. 엄마! 저 어때여? 백현의 말에 엄마가 잘생겼다, 우리 아들. 이라고 말했다. 백현이 기분이 좋은 듯 어젯 밤에 챙긴 가방을 등에 맸다. 저 다녀올게여! 백현이 문을 나서서 엘리베이터를 타서 현관으로 내려오니 경수가 서 있었다.


“경수야!”

“어, 왔어? 가자.”


 둘이 학교에 가는 모습은 2년전에 유치원에 갔던 모습과 다를 게 없었다. 그리고 앞으로도 영원할 것이다.




Fin. 130707





작가의 말

사실 이 글을 쓰게 된 건 오늘 홈 더하기에 갔는데 거기에 어떤 어린 남자아이 두 명이 같이 놀고 있더라구요. 그 모습을 보니까 왠지 경수라 백현이가 놀고 있는 걸 보고 있는 것 같고 둘 다 유치원생이면 서로 발음이 또박또박하지도 않아서 경수는 백현이를 배큐니, 백현이는 경수를 경쮸라고 부를 것 같은 기분이였어요. 그래서 집에 오자마자 컴퓨터 키고 바로 글 썼습니다. 오랜만에 와서는.. 이런 글이나 쓰고 즈엉말..ㅠㅅㅠ 요즘은 불마크 글이 안 땡기네요..! 내가 왠일이지! 매일 매일 음마가 껴 있다는 소리를 꼭 듣는 제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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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앗 너무 귀여워요ㅜㅜㅜㅜㅜㅜㅜㅜ배켠이랑경수랑다클때까지행쇼하기루ㅜㅜㅜ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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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y
감사합니다! 저도 둘의 사랑을 지지합니다...☞☜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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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ㅠㅠㅠㅠ진짜 귀여워요ㅠㅠㅠ에피소드로 이것저것 다 봐서 더 좋았어요ㅠㅠㅠㅠ완전 엄마미소 잘봤어용!!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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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y
이런 식으로 쓴 건 처음이였는데 이런 게 저에게 더 잘 맞고 좋은 것 같더라구요.. 감사합니다ㅎㅎ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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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어우ㅠㅠㅠㅠㅠ쪼끄만 것들이ㅠㅠㅠㅠ 이런 닭살 ㅠㅠ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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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y
사실 쓰면서 저도 오글거렸다는 건 안 비밀..ㅎㅎㅎ 감사합니다!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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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아넘귀엽다 ㅎㅎ
12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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