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깼어요??"
일찍 깨서 먼저 씻고 나온 민석은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 오는 쪽으로 고개를 돌려본다. 언제부터 나와있었던건지 세훈이 거실 쇼파에 앉아 있었고, 그는 민석이 나오자 폰 화면을 끄고는 자신의 옆에 올려두고 민석을 쳐다본다. 안자고 뭐해-??, 아직 스케줄 가려면 1시간이나 더 남았는데 일어나 있는 세훈에 물어보자 그럼 형은 안자고 뭐해요??하고 되물어온다.
"..나야 뭐, 원래 일찍 깨잖아-"
"형 늙었어-할배야,할배-일찍 자고 일찍일어나기!"
"너는 어려서 좋으시겠어요~"
"당연히 좋죠~"
그런 세훈을 밉지 않게 흘겨주고 민석은 그의 엎에 앉아 수건으로 머리를 털어내는데 어쩐지 이상한 기운이 든다.
"뭐야-"
머리를 말리던 손을 멈추고 돌아보자 제 옆에서 지그시 저를 쳐다보고 있는 세훈.그 눈빛이 부담되어 바로 시선을 피하고 마는 민석이다. 형 보는데요-?, 어떻게 저런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다니- 민석은 괜히 물었다싶어 다시 머리 말리던 손을 움직이는데, 세훈이 이번엔 그 손을 잡아버린다. 그리고 수건을 잡고 있던 민석의 손을 잡아 내린 다음 자신의 그 큰손으로 수건을 집어 민석의 머리를 대신 말려준다. 그래서 답은 뭔데요-?
"..뭐가-.."
"허어? 또 모른척 하시겠다?"
"세훈아-커피 마실래??"
"형-, 내가 오늘 일찍 일어난 이유 ,.. 정말 몰라서 그래요?"
"더우니까 아이스가 좋겠지??"
하아-.. 한숨을 내쉬면서 세훈의 손이 동시에 멈춘다.
"으악-!"
강압적인 힘에 의해 갑자기 돌려진 몸에 놀라 소리를 지른 민석의 앞에는 평소와 달리 진지한 표정의 세훈이 있었다. 저를 똑바로 쳐다보는 세훈의 눈을 바라보고 있자니 한달전 어느날의 새벽이 떠올랐다. 깊은 잠에 빠지지 못하고 뒤척이다가 결국 일어나 거실로 나왔었다. 그날도 오늘처럼 거실 쇼파에 앉아있던 세훈이 있었고 안자고 뭐하냐는 형식적인 질문을 던졌다. 그때도 세훈은 내 물음엔 대답하지 않고 되물어 왔었지, 아마-
' ..난 잠이 안와서 -산책이나 하려구~'
' ..그럼 나도 같이가요-'
자리를 털고 일어나더니 저를 따라 나섰던 세훈은 그날, 나에게 첫번째 고백을 했었다.
'형이 좋아요-, ..사랑한다가 맞을까-'
'......얘가 지금 뭐라는거야-'
민석은 그때 장난이라고 생각했었고, 그만큼 세훈의 말이 진지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았었기에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었다. 하지만 며칠뒤 두번째 고백이 이어지면서 마냥 어린애 장난만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틀전 , 세훈은 민석에게 세번째 고백을 했던 참이다. 대답을 바라는 세훈에게 민석은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그 자리를 피했고, 마치 고백같은건 없었던 마냥 행동했다. 세훈은 그런 민석의 행동에 이제 화가 날 것만 같았다. ..분명 어린애 장난이라고 생각하고 있을거야-,바보할배-. 민석을 볼 때마다 속으로 얼마나 욕을 했던가.
"진짜 대답 안할거예요-??"
"...."
"차라리 싫으면 싫다고 말을 해야 알죠-, 나 싫은거 맞죠?"
"내가 언제 싫다 그랬어?!"
아까까지만해도 진지했던 세훈은 제 앞의 형이 쭈뼛쭈뼛거리는 모습이 마냥 귀여워 자연스레 눈꼬리가 휘어진다.그런 민석을 자신의 품으로 당겨안고 물었다.
"그럼 뭔데요-?? 나 좋다는거야, 싫다는거야-"
".......싫지 않아"
"그럼 좋다는 거네-"
그래, 세훈이 좋아해-, 막내주제에 자신보다 크고 넓은 품을 가진 세훈의 품에 안겨 있자니 편안함이 느껴온다. 그럼 오늘부터 우리 사귀는거예요-, 그래~, 사실 세훈의 두번째 고백 이후 민석 역시도 많은 고민을 했었다. 같은 그룹의 멤버였고 저보다 4살이나 어린 동생이였기에 더 많은 시간동안 고민했어야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한번은 세훈을 믿어보자고 결정했다. 어쩌면 처음부터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걱정일지도 모른다.
그날 이후 민석과 세훈은 멤버들 모르게 데이트도 했고 둘만의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그 중 대부분은 민석이 일어나서 씻고 나오는 시간, 모두가 일어나기 1시간 전에 이루어지는 시간들이였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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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거 = 걍 신혼임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