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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년 전체글ll조회 2042



01

 

 

 

 

 

 

 

 

 

 

 

 

 

 모든 소리가 가라앉았다. 땅거미가 어둑하게 내려앉을무렵의 시간이다. 아직 머리가 하인스씨네 울타리를 넘지못하는 아이에겐 이때쯤이면 집으로 돌아가 따듯한 우유와 바삭한쿠키를 섭취할 시간이다. 또한 이 시간은 온 동네에 부드러운 피아노 연주가 흐를시간이기도 했다. 모두가 내일을 대비해 아늑한 휴식을 취할 이 사이에, 마을에 가까운 전나무숲에서는 추격전하나가 일어나고있었다.

 

 

 


 발에 뭐가 채이는지는 모른다. 앞에 무엇이 있는지 모르고 지금이 몇시인지도 모른다. 조금만 더가면 벼랑이 나올지 아이들을 잡아먹는다는  노망난 노인네가 사는 낡은대저택이 보일지는 이미 까먹은지 오래다. 소년은 단순히 쫓기는게 아니었다. 살려고 뛰었다. 비오듯 흐르는땀이 마치 쌩판 얼굴도 모르는 부모의 양수같았다. 그말은 소년은 천애고아라는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부모도 모르고 친지도 없어서 손에 잡히는 모든것이 평안하다. 따갑기보단 불에 데인것에 가까운 통각이 온 몸을 지배한다. 필시 성열네 패거리가 던진 돌에 맞은게 틀림없다. 아프다 못해 축축한것이 등에 흐르는 느낌에 쓰러질것같던 발이 제 속도를 되찾는다. 사람을 죽여버릴듯 구는 꼬락서니가 고약하다고 해야할지, 아니면 머리를 향해 던질수 있었음에도 그냥 등에 던진것에 감사해야할지 판단할수 없다. 이성이 아니라 본능이 통제하는 몸은 더욱더 깊이, 그 악마들이 소년을 찾을수 없도록 더 깊게 숲속으로 파고든다. 두눈이 희번득거렸다. 하늘은 까맣다못해 누군가가 걸레를 빨고난 구정물을 뒤집어쓴것마냥 칙칙하다. 가운데에서 번뜩 빛나는 달이 참 모순적이다고, 그렇게 달리는 와중에도 얼핏 생각이 스친다. 이제 더이상 쫓아오지는 않는모양인지 살기가 가득했던 쌕쌕거리는 소리가 멈추었다. 뒤따라서 하염없이 달리는 몸뚱이를 멈춘다. 가만히 눈을감고 헐떡이는 숨을 고른다. 그리고 소리를 듣는다. 독기가득한 발이 저멀리서 저벅거리는소리가 들리다 이내 멈췄다. 그러고는 작게 욕을 지껄이고는 수북한 낙엽을 짓밟는 소리가 연이어들리다가 완전히 사라진다.

 

 

 

 

 

 성열은 이 조그만 동네에서 가장 질나쁘기로 유명한 악질중 악질이었다. 날카롭게 뻗은 콧대와 조각같은 얼굴, 그리고 꽤 장신의키는 제 또래의 비해 훨씬 철든모습이었으나 속알맹이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으슥한 뒷골목사이에서 호기롭게 담배를 두 입술로 감싼모습은 흡싸 단순히 일을하는 모델같아 보였다. 부모도 잘났다. 검은 머리의 갈색의 눈동자를 가진 아버지는 대기업의 수장이었다. 다양한 색깔의 머리와 피부를 가진 사람들은 하나같이 성열의 아버지를 우러보고 명령을 착실하게 따랐다. 어머니는 유명한 모델이었다. 부드럽게 찰랑이는 금발과 보석같은 파란색눈동자는 사랑스럽고 상냥했다. 피부색의 구분없이 사람들은 그녀와 그녀의 가족에 관심을 갖는다. 부족하지않을 만큼 사랑을 받고 자라난 성열에게는 확실하게 그 태가 나긴했다.
 그에 반해서 자신은 어떤가. 홀몸으로 틈을 비집고 나온 소년은 오롯이 혼자다. 다른아이들의 손에 들려있는 그 흔한장난감도 소년은 부러워한다. 사줄 사람도 사주는사람도 없다. 낡은 집에 돌아가면 이제는 할머니가 된 수녀님만이 흔들의자에서 조용히 뜨개질을 즐기신다. 아름답던 청안은 이제 닳고닳아 더이상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기 힘들것이다. 그런 분에게 차마 자신도 평범하게 만들어달라고는 할수 없었다. 소년에게도 가진것이라면 오직 녹빈홍안과 잘들리는 귀, 두손이다. 소년은 부러 말하지 않았다. 그 서툰억양과 발음을 내뱉는다면 누구나 무시할꺼같아서, 그저 약간의 고갯짓과 부드러운 연주만이 소년의 언(言)을 대신했다. 그게 소년에게 독이 된지 아닌지는 저도 잘모른다. 하나 있다면 확연히 달라진 마을사람들의 눈빛이다.

 

 

 

 

 

 

 

 

 

 

 

퍽-

 

 

 

 

 

 이 미친년이.
 큽....
 너 지금 손가락좀 잘 놀린다고 내말을 개겨?

 

 

 지예쁨받는건잘아는가봐?씨발그러면뭐해.fucking bitch. 어쩌다가 딱한번 피아노를 접하고난후에 소년을 접하는 눈빛은 두갈래로 나뉘었다. 하나는 친밀과 동경의 눈빛이고, 다른 하나는 경멸과 시기의 눈초리였다. 후자에는 보통 질나쁘거나 편견이 꽤나 심한사람이 속했다. 소년은 예나 지금이나 진전이 없는상태라고 생각했다. 성열네 패거리도 예외는 아니라서. 고양이가 쥐를 죽이기 위해 태어났다면 소년은 믿을수 있다. 그것은 자신과 성열의 모종의관계와 다른점이 없다.
 손을 지독히 싫어한다. 그것은 지금 이성열의 아래에서 말없이 주먹찜질을 견디는 멍청한 고아년의 것이다. 저 빌어먹을 두 손은 선과 악이라도 구분하는 모양인지 제말귀는 더럽게도 못알아듣다.성열은 자신이 시키면 알아듣고 직행해야 속이풀린다. 요한슨씨가 만든 전시회에 낼 나무조각상을 훔치던지, 누구인지 모를 집에서 널은 빨래에 흙탕물을 흠뻑먹여주는 일은 내손이아닌 다른손으로 행하면 끝이다. 담배도 얼굴이 심히 늙어보이는 아이들에게 시켰다. 제손으로 할수없단게 그이유다. 자잘한 사고는 일으켰지만 더이상 적정 한계선을 넘지않는다. 위대한 가문의 위엄있는 장손인데도 더큰 스케일의 행사는 없었다. 씀씀이가 커지면 뒷처리가 좀 힘들어지니까. 나름 자란 머리통을 굴려 생각해낸것이다. 그래도 제말에는 좋다고 이바닥애들은 실실 기고 대준다. 그러니까 곧 이성열 자신이 법이고 자신이 이동네의 진리다. 그런데 이 근본없는 멍청이는 오질나게도 말을 안듣는다. 날마다 손을 가만히 놔둘수가 없다. 그게 제것이던 밑에서 벌벌기는 놈들의것이던간에 주먹질이라는 일종의 만용에서는 상관이 없다.
 같은 황인이니 말귀는 좀 통하겠다 싶었다. 더구나 부모는 뒷전이고 일가친척도 없다. 얼굴도 반반하니 옆에 데리고 다니기에는 딱좋은데, 딱 한가지 거슬리는것이라면 저 하늘높은지 모르는 섬섬옥수이다. 저것은 처음만날때부터 거슬렸다. 어린아이 소꿉놀이같은 학예회에서도 홀로 반짝반짝 빛나더니, 이제는 세상이 맞춰놓은 선(善)을 따르려고 악을 쓴다. 이성열 성격에 가만둘리가 없다. 개새끼가 말을 안들을땐 패면 그만이다.

 

 

 


 미친년, 이제는 지가 아주 정의의 심판인줄 알아요.
 ...
 이동네에서 잘사는 방법 가르쳐줘? 내말만 잘따르면되. 앞뒤안가리고 그냥 하기만하면 된단말이야. 알아들어?
 ...윽!..
 근데 뭐? 못해? 아니 안한다고? 네가 뭔데 못해먹겠다는건데 김명수 이 씨발아.
 

 

 

 얼얼하고 아프다못해 토기가 오른다. 온몸이 살려달라고 외치기는 하는데 차마 그럴수가 없다. 갸날픈 몸뚱아리위에서 자신을 짓누르는 저 독재자가 무서워서그런건지, 힘이빠져서 그런건지는 모른다. 꼬였다고 간단하게 말할수 있는 이 기묘한 관계에 진저리가 났다. 간신히 피했다고 생각했는데 실은 그게 덫이었다. 자만했다 라고 생각하기도 전에 크고 갈고리같은 손이 명수의 목뒤를 거세게 붙잡았다. 도망갈힘도 없어 기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하기도 전에 성열은 명수의 위에 올라타 각설하고 주먹을 날렸다. 피하지도 않고 그대로 받았다. 그 꼴이 우스운 모양인지 옆에서 가만히 보던 필립과 데릭이 실실 웃었다. 하기야 내가 생각해도 웃긴꼬라지다. 눈앞이 핑글 돌고돈다. 데릭의 손에 묻은 끈적한 설탕이 슬로우 모션으로 느리게 흐른다.
 캐럴린 아주머니의 보석상자를 훔치라는 말을 듣지 않았다. 이성열네 패거리 역사상 가장큰 '장난'이었다. 기깟 보석상자하나 들고나오는게 뭔 대수라지만 캐럴린은 이근방에서 성열네 다음가는 대부호였다. 그녀의 보석상자 안에는 온갖 진귀한 보석이 많았고, 그녀는 그걸 애지중지했다. 개중엔 분홍색의 다이아도 있었다. 하필 그걸 성열에게 보여준게 화근이었다. 늦저녁에 불러나온 명수에게 성열은 우리와 친해지고 싶으면 보석상자를 가져오라고 했고, 당연히 명수가 그일을 할리 없었다. 열이 머리끝까지 오른 성열이 명수를 죽어라고 두들겨패는것은 현재진형행이다. 멍이 심하게 온몸에 들고서야 성열은 명수를 때리는걸 멈췄다. 아직도 분이 안풀리는지 씩씩거리는것을 가만히보고있던 호원이 말린다. 처음부터 끝까지 유일하게 무표정으로 모든걸 지켜본 애였다. 명수를 잡을 트릭을 세우기도 했고. 기어이 이성열 몫 다채운다고 필립이 중얼거리자 조용히 하라고 입술가까이 검지손가락을 갖다댄다. 저 손으로 명수는 상상도 못했던것을 할걸 생각하니 매치가 안되 그만두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화가 치밀어오르는듯한 표정으로 성열이 그르렁거린다.

 

 

 한번만더 이 지랄나면 넌 그날로 골로 간다.
 ...
 그 이쁜얼굴 아까워서 어떡하지? 흉터날텐데.
 ...이성열.
 뭐 씨발아. 내이름 부르지마. 존나 고까워서 진짜.

 

 

 집에는 알아서 쳐기어들어가. 내이름 나오는 순간 넌 죽어. 한 자도 놓치지않고 여과없이 그대로 내보낸 말은 보통사람이 듣기엔 꽤나 거북하다. 그래도 명수가 죽은듯이 꼼짝않고 누워있자 기가찬다는듯 성열이 낙엽사이에 누런 침을 탁뱉었다. 오른손 검지와 중지사이를 벌리자 데릭이 놓치지않고 하얀색종이갑을 내밀었다. 성열이 낄낄웃으면서 오솔길로 돌아가고 그뒤를 데릭과 필립이 따른다. 간간히 들리는 욕설에는 킴명수라는 혀짧은 한글발음이 들린다. 호원도 그뒤를 따라가는듯하더니 갑자기 뒤돌아서 그대로 뻗은 김명수를 응시한다.  온갖 이해할수 없다는 표정으로 가득찬 얼굴에 뭐라 대답해주기도 전에 호원은 다시 뒤돌아 제갈길을 간다. 입에 가득 고인 피가 원망스럽다.


 

 

 

 

 

 

 근데 남우현이 한번도 언급 안된건 안자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오죽하면 제가 심심해서 글을 싸나여 수_수 분자님들 좀 나와주셈 ㅠㅠ;; 이 잠재적 수_수 여신님들아 격하게 환영해여 근데 물론 나는 아니고..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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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우오!!!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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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년
읔 첫댓글이다 우와아아아ㅏㅏㅏ 사랑합니다 S2S2 근데 수_수는 쥰내 마이너인듯..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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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저도 그런 점이 아주 아쉽다 말이져... 김명수씨는 레알이야!!!!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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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현명열이라니!!!!!!!!!!!!!!!!!!!!!!!!!!!!!!!!!!!!!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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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현명열!!!!!!!!!!!!!!!!!!!!!!!!!!!!!!!!현명!!!!!!!!!!!!!!!!!!!!!!!!!!!!!현명!!!!!!!!!!!!!!!!!!!!!!!!!!!!!!!!!!!!!!!!1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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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현명은 현명한 선택ㅇ비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슈ㅠㅠㅠㅠㅠ진짜 수수가 ㄹ알여;;ㅠㅠㅠㅠㅠ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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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ㅠㅠㅠㅠ 수수 얼마나 좋은디요1!!!! 쩌ㅇ말 ㄷㄷㄷ 현명열은........ 보배네요 ㅠ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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