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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코튼캔디 전체글ll조회 2228l 3



5년째 연애 




원래 갑작스럽게 떠나는 여행이 더 기억에 남는 법이라고.

그날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김재환과 함께 나른하게 누워 티비를 보고 있던 날이었다. 맛집 투어를 하던 프로그램을 보고 무의식적으로 맛있겠다, 라며 중얼거렸고.


"저기 갈래?"

"응?"

"너 오늘 약속 있어?"

"아니, 없긴 없는데..."


이렇게 갑자기 떠나? 김재환의 헛웃음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나 방으로 들어갔다. 빨리 옷 갈아입어, 김재환. 김재환은 내 외침에 웃다가도 금방 제 방으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고 나왔다.

역에 가서 표를 끊고 무작정 떠나게 된 여행. 김재환은 기차 안에서도 중간중간 헛웃음을 지었다.


"밥 먹고는 뭐 해?"

"밥 먹고..."


내가 고민하자 김재환은 다시 말을 덧붙였다. 아니, 고민하지 말자.


"오늘 그냥 즉흥적으로 다 하자."

"그럼 눈에 보이는 거 다 하기."

"그래."


정말 무계획으로 떠난 여행은 처음이라, 둘 다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맛집이라고 소개되었던 곳은 원래도 유명한 곳이었는지, 줄을 지어 서있을 정도로 손님이 많았다. 평소에 항상 줄이 길면 포기하고 다른 곳을 가는 것을 택했는데, 오늘만큼은 줄을 서 기다리기 시작했다.

기다림 끝에 먹는 밥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더 맛있었다. 다행히 김재환 입에도 잘 맞았던 모양이다. 오면서 배가 고팠는지 서로 말없이 그릇을 비웠다. 서로 맛있다며 한 그릇을 더 시키고는 한참을 웃었던 것 같다.


근처에 볼 것이 많아 손을 잡고 돌아다녔다. 산책 중인 강아지를 보며 귀엽다고 웃기도 하고, 갑자기 자신이 더 귀엽지 않냐며 애교를 부리는 김재환의 모습에 웃기도 했다.

버스를 타고 나가면 바다를 볼 수 있다는 말에 버스 정류장까지 걸었다. 바람이 많이 불어 머리카락이 날렸다.


"아."

"왜?"

"바람 때문에. 자꾸 머리카락 먹어."

"맛있어?"


김재환은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내 머리카락을 정리해 주며 내 머리를 감싼다. 옆을 봤더니 김재환의 머리도 바람 때문에 이리저리 흐트러져 엉망이었다.

그걸 보고 웃기 시작하자, 김재환은 내 웃음소리에 자신도 웃기 시작한다. 아, 웃지 마.


"나 봐봐."


걸음을 멈추고 손을 뻗어 김재환의 머리를 정리해 주려고 하자 김재환은 웃으며 허리를 살짝 굽혀 눈높이를 맞춰주었다. 덕분에 수월하게 머리를 정리할 수 있었다. 그랬는데,


"..."

"..."


정리가 끝남과 동시에 다시 세차게 바람이 불어 무용지물이 되었다. 심지어 내 머리도 엉망이었다. 서로를 바라보고 어이없다는 듯 웃기 시작했다.

내 머리를 정리하며 실없이 웃는데, 갑자기 입술에 느껴지는 감촉에 놀라 고개를 들자 이미 저만치 도망가는 중인 김재환의 모습이 보였다.

실없이 웃으며 김재환을 쫓아 뛰기 시작했다. 마치, 고등학생으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5년째 연애 




"나 놓지 마."

"안 놓을게."

"진짜지."

"나 못 믿어?"


버스를 타고 바다 근처 정류장에서 내려 산책을 하던 중, 자전거 대여소를 발견했다. 김재환은 관심을 보인 거 같은데, 다시 가던 길을 걷는 것을 보고는 나 때문에 못 타는 건가 싶었다.

나는 바퀴 굴러가는 건 전부 못 탄다고 자부할 수 있다. 근데 여기까지 왔는데, 혼자라도 탔으면 하는 마음에 김재환을 붙잡았다.


"자전거 탈래?"

"어? 너 자전거 안 타잖아."

"바퀴 굴리면 어떻게든 되겠지."

"... 아니면 나한테 배울래?"


뭐, 그렇게. 어쩌다 보니 자전거 한 대를 빌려 배우게 됐는데. 막상 타려고 하니 몸이 굳는 것이다. 머리 속에는 넘어지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 뿐이었다.

김재환은 내가 걱정이 되었는지 그냥 타지 말까? 라고 물었지만.


"아니, 그렇게 물으니까 더 오기 생겨."


이미 마음을 굳힌 내 모습에 웃음이 터진 김재환이다. 나에게 맞게 안장을 내려주고, 내가 올라타자 하나하나 괜찮냐며 묻는 김재환의 태도는 나를 안심하게 만들었다.


"아, 잠깐, 잠깐만."

"불편해?"

"아니... 아니, 진짜 놓으면 안 된다."

"안 놓는다니까, 같이 갈 거야."

"아는데, 놓지 마... 어? 놓으면, 나, 나, 너 안 봐."


긴장을 한 탓에 아무 말이 튀어나와도 김재환은 그저 웃기만 했다. 벌써부터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아주고, 페달을 밟아 보라며 차근차근 알려주었다.

처음엔 얼마 못 가 발을 멈추고 심호흡만 반복했지만, 조금 적응이 되니 어느새 조금씩 감을 잡기 시작했다.

김재환은 내가 기가 죽지 않도록 계속해서 칭찬만 해 준 탓도 있었다. 오, 제대로 타는 거 처음 맞아? 왜 이렇게 잘 타. 이런 말에 탄력을 받아서 더 세게 페달을 굴리기도 했다.


"나 가면 중간에 손 놔, 알았지."

"벌써? 다치면 어쩌려고."

"원래 넘어지면서 배우는 거지."


역시 근거 없는 자신감은 펼치면 안 되는 거였나. 김재환이 중간에 손을 놔도 꽤 잘 가던 탓에 김재환 도움 없이 혼자서 가다가 그만 방향을 못 잡고 넘어져버렸다.

뒤에서 나를 따라오던 김재환은 놀라 나를 부르며 급하게 내 쪽으로 왔다.


"괜찮아? 많이 다쳤어?"


김재환의 당황스럽고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들렸다. 손이 살짝 까진 것뿐이지 크게 다치지 않았지만, 이것마저도 크게 걱정할 것 같아 일부러 웃어 보였다.

재환아, 나 방금 멋있게 넘어졌지. 김재환은 내 말에 어이가 없는 듯 허탈하게 웃으며 나를 일으켜주었다.


"멋있긴. 나는 심장이 저 끝까지 떨어지는 줄 알았는데."

"그래도 처음인데 잘 넘어졌잖아. 그치."

"그래. 선수 같더라."


김재환의 말에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근처 벤치에 자전거를 두고, 김재환은 잠시만 여기 앉아서 기다리고 있으라는 말을 남긴 뒤 어디론가 급하게 뛰어갔다.

시간을 보니 곧 해가 질 시간이었다. 아직 바다도 못 갔는데, 시간이 너무 빠른 기분이다. 당일치기는 좀 무리였나, 라는 생각이 들다가도 이것도 나중에 다 추억이 될 거라고 생각하니 웃음이 나왔다.

몇 분 뒤, 김재환이 검은 봉투를 들고 내 쪽으로 다가왔다. 안에 든 게 뭐냐고 묻기도 전에, 김재환은 자연스럽게 내 앞에 앉아 내게 손을 내밀었다.


"손?"

"응. 손 줘."


영문을 모른 채 양손을 내밀자, 김재환은 내 왼손을 잡고는 작은 생수병을 열고 있었다. 아까 넘어지면서 까진 손인데, 계속 신경이 쓰였나 보다.

조금 따가울 수도 있어. 그 말과 함께 내 손에 생수를 조금씩 부었고, 어느 정도 이물질이 씻겨 나가자 김재환은 봉투 안에서 약을 꺼내 내 손에 약을 발라주었다.

아까 급하게 가더니, 근처에 약국에 들러 약을 사 온 모양이다. 약을 바를 때 조금 쓰라린 탓에 손을 움찔거리자, 김재환은 자신이 더 아픈 표정으로 더 조심스러운 손길로 약을 발라주었다.


"다 됐다."


뿌듯한 표정으로 올려다 보는 김재환을 보고 나도 모르게 그대로 입술을 꾹, 찍었다. 벙찐 김재환의 모습이 보였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 일어나 자전거를 끌었다.

가자, 곧 해 지겠다. 내 말에 김재환은 뒤늦게 내 뒤를 따라왔다. 뒤에선 기분 좋은 웃음 소리가 들려왔다.




5년째 연애 




기차를 타고 집에 돌아오는 길, 김재환은 피곤했는지 내 어깨에 기대 잠든 상태였다. 나는 중간에 잠이 깨, 오늘 찍은 사진들을 돌려보고 있었다.

김재환과 오래 알고 지내며 의외로 같이 찍은 사진이 별로 없었는데, 이번에 많이 찍은 거 같아 기분이 좋았다. 아까 상황이 생각나 다시 웃음이 났다.



해가 저물고 어두워진 해변가를 걷는데, 핸드폰을 들고 주변을 둘러 보는 사람이 보였다. 커플 사진을 찍고 싶어 지나가는 사람에게 부탁하려는 모습 같았다.

웃으며 그 사람들에게 다가가 '혹시 사진 찍어드릴까요?' 라고 물으니, 내 예상이 맞았던 건지 감사하다며 핸드폰을 내게 넘겨주셨다.

사진을 여러 장 찍어드리고 다시 가던 길을 가려던 참에, 그분들이 다시 우리를 붙잡으셨다.


"저희도 찍어드릴게요!"


지금까지 김재환과 같이 사진을 찍은 적이 별로 없기에 당황했는데, 그런 내 모습에 자연스럽게 어깨동무를 하는 김재환이다. 어색하게 브이만 하고 말자, 오히려 찍어주시는 분들이 더 적극적이다.

아, 더 붙으셔야죠. 포즈, 포즈! 아, 그림 너무 좋아요! 잘 어울린다~! 이런 식으로 들리는 말투에, 웃음이 터져 자연스러운 사진이 많이 나왔다.

마지막으로 어떤 포즈를 해야 하나 당황하자 김재환은 어깨동무를 하던 손을 올려 내 뺨을 감싸고 고개를 숙여 내 볼에 입술을 쪽, 하고 붙였다 떼어냈다. 그리고 그대로 달아났다.

사진을 찍어주시는 분들도 웃음이 터져 내게 핸드폰을 주시고는, 재밌었다며 서로 감사 인사를 나눈 뒤 헤어졌다. 나는 뒤늦게 김재환을 쫓아가 괜히 어깨를 툭 쳤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피곤한 나머지 방으로 향하지도 못하고 바로 소파에 뻗어버렸다. 김재환이 씻고 나올 때까지 움직이지 않고 그대로 있자, 김재환이 웃으며 내 곁에 앉는 게 느껴졌다.


"자?"

"아니..."

"씻고 자자. 피곤하지."

"엄청..."


머리 말려줄게, 얼른 씻고 와. 김재환의 말에 피곤한 몸을 이끌고 화장실까지 도착했다. 와, 이러다 씻으면서 자는 건 아닐까 모르겠다.

... 다행히 그러진 않았지만. 눈이 반 감긴 채로 머리를 털며 나오자, 드라이기를 연결하고 기다리고 있는 김재환의 모습이 보였다.


머리를 다 말리고, 반창고도 새로 붙인 뒤 침대에 눕자마자 잠이 든 것 같다. 중간에 잠이 깼을 땐 새벽 세 시 쯤이었다. 아, 이때 깨면 답도 없는데. 어차피 바로 못 잘 걸 알기에, 물이라도 마실까 싶어 부엌으로 나가려던 참이었다.

김재환의 방에서 희미한 빛이 보여 그쪽을 따라가니, 제 예상대로 아직 안 자는 것인지 핸드폰을 보며 웃는 김재환의 모습이 보였다.

이미 열려진 문에 노크를 똑똑, 하니 김재환은 놀란 듯 나를 쳐다본다.


"안 잤어?"

"자다가 깼어."


옆에 가도 돼? 내 물음에 김재환은 웃으며 자신의 옆자리를 손바닥으로 팡팡, 친다. 나는 웃으며 김재환의 옆에 누워 왜 아직까지 안 자고 있었냐고 물었다.


"그냥, 아까 찍은 사진 보다가."

"아까 찍은 거?"


나처럼 오늘 찍은 사진을 돌려보고 있었나 보다. 내가 방해한 건가, 물으니 전혀 아니라며 핸드폰을 놓은 뒤 내 머리를 쓰다듬는 김재환이다.


"누운 김에 여기서 자고 가."

"언제는 같이 안 잔 것처럼 얘기하네."

"응, 졸리다고?"


괜히 말을 돌리며 내 몸을 껴안기에, 나도 웃으며 김재환을 품에 안고 그대로 잠들었다.

다음날 일어났을 때, 시간을 확인하려 김재환의 폰을 집었다가 어제 같이 찍은 사진으로 변경한 배경을 확인했다.

어제 잠이 깨 김재환의 방에 오기 전, 새벽 한참 동안 사진을 고르는 듯한 김재환의 모습이 떠올라 다시 김재환에게 안겼다.







맛집은 재환이 메뉴 생각하고 쓴 거 맞아용!!!ㅋㅋㅋㅋㅋㅋ 맛집 투어 하러 가는 거 꼭 쓰고 싶었거든요!

거기다 자전거 타는 법 알려쥬는 재환이도 보고 싶어서 ㅎㅎ.. ㅎㅎㅎ 사심 가득


잘 지내셨나요?

요즘 이것저것 할 일이 많다 보니까 또 이렇게 밀려버린 글 ㅠ.ㅠ... 늘 기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목표는 6월 안으로 완결 내는 거였는데.... ㅋㅋㅋㅋㅋㅋ 조금 더 크게 올해 안으로 잡고 후딱 쓰고 싶네요 히히


같이 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늘 건강이 우선이니 몸 조심하세요!!

다음 글은 꼭 금방 돌아올게요!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랑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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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작가님.. 홀롤로애요..재환이랑 여주 보고싶었어요 ㅠㅠㅠ̑̈ 너무너무 되게̌̈ 시간이 빠른가 봐요 얼마 지나지도 않은거같은데 벌써 5월.. 코로나19조심하서요 ㅠㅠㅠ̑̈
재환이가 자전거 알려주는 모습 보니까 자전거 페달 밟는 방법도 까먹었어요 호.. 나도 알려달라고꙼̈ 하면 안되나..?ㅋ꙼̈ ㅋ꙼̈ ㅋ꙼̈ ㅋㅋ꙼̈.. 작가님 보고싶었어용유ㅠㅠ̑̈
완결날때쯤 제가 성인이 되어있겠군뇨....벌써 가슴이 콩닥거리네유... 다음편에서 봬요 !̑̈ !

3년 전
독자2
사랑해여 작가님 ⸝⸝ʚ̴̶̷̆ ̯ʚ̴̶̷̆⸝⸝ 흑흑 김재환 사랑해 보고시퍼잉
3년 전
독자3
헐 작가님 끄악 넘 보고싶었어요 ㅠㅠㅠㅠ 글읽기전에 댓글부터 남깁니다❣️❣️❣️❣️❣️❣️❣️❣️❣️❣️❣️
3년 전
독자4
사랑합니다
3년 전
독자5
작가님 너무 오랜만이에요ㅠㅠㅠㅠㅠ넘나 보고싶었습니다❤️❤️ 작가님도 코로나 조심하세요!!!
3년 전
독자6
작가님!!!! 넘넘 보고싶었어여ㅠㅜㅜㅜㅜㅜㅜㅜㅜ 오늘도 재환이는 스윗달콤 그자체네요ㅜㅜㅜㅜㅠ 아 넘 좋아여 끄악 ㅜㅜㅜ
3년 전
독자7
작가님~ 덕분에 일요일 잘 마무리했어용;) 오늘 데이트는 색다른? 매력있었어요~ 꽁냥꽁냥 헿
3년 전
독자8
사랑해요 작가님 ㅠㅠㅠㅠ 7년 재환 못잃어서 여섯번째 정주행중이에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하ㅠㅠㅠㅠㅠㅠㅠㅠ진짜 사는동안 복 받으세요ㅠㅠㅠㅠㅠㅠ
3년 전
독자9
작가님ㅠㅠㅠㅠ 찌니예요ㅎㅎ
알림 보고 얼마나 설레던지ㅠㅠㅠㅠㅠ
글 이쁘게 써주셔서 감사해요😍😍

3년 전
독자10
작가님 오랜만이에요! 오늘도 너무 달달해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 갑자기 떠난 여행 너무 재밌네요!! 작가님 글은 항상 읽으면서 그림이 그려져요!!! 오늘도 글 잘 읽었습니다 사랑해요💓💓
3년 전
독자11
꺄 작가님 오래만예요💕💕
오늘 완전 달달해서 흐뭇하게 잘 읽었어요! 작가님 건강 잘 챙기고 코로나 조심하세요!*-*

3년 전
독자12
당일치기 넘 설레여ㅜ작가니뮤ㅠㅠㅠ 예쁜글 감사해요♡♡
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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