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비깨비 큥깨비
특별편
섹시큥
한 여자가 맨발로 골목길을 질주하고 있었다. 누군가에게 쫒기는듯 신발도 제대로 신지 못한채 긴 머리를 휘날리며 연신 뒤를 쳐다보며 앞으로 달려가고 있었을까, 뒤에서 커다란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빨리 다시 돌아오지 않느냐는 그러한 소리였다. 여자는 이대로 저 남자에게 잡히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더욱 더 빠르게 달리기 시작했다. 난 저 사람에게 잡혀서 죽고싶지 않아. 막힌 골목의 끝이 보이기 시작하며 여자의 입에서 자연스럽게 욕짓거리가 튀어나왔다. 골목끝의 가로등은 깜빡이고 있었다.
"...씨발"
깜빡이는 가로등을 바라보면서도 멈추지 않았다. 남자의 목소리를 더이상 들리지 않았지만 아마 계속해서 이 자리에 있는다면 분명 그 남자에게 다시 잡혀가는것은 시간문제였다. 내가 어떻게 거기를 빠져나왔는데. 여자는 불안한지 여전히 달리는 다리를 멈추지 않고 움직였다. 여전히 가로수가 깜빡이고 있었다. 골목의 끝에 도달한 여자는 다시한번 작게 욕짓거리를 내뱉었다. 난 이대로 못돌아가. 흐르는 땀을 닦으며 요란하게 깜빡이는 가로등에 등을 댔다. 두 눈을 감았다. 가로등이 깜빡이는 것이 눈을 감고있음에도 느껴졌다. 어느순간부터 가로등이 깜빡이는것이 느껴지지 않음을 느낀 여자가 두 눈을 떴다. 분명 아무도 없었던 골목이었지만 어느새 여자의 앞에 서있는 한 남자였다.
"살고싶구나, 인간"
누구세요? 아니 여기 아무도 없었.. 여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들리지 않았던 남자의 목소리가 가까워져 들리기 시작했다. 다시금 여자는 입을 꾹 다물고 도망갈 방법을 찾았다. 이 남자가 어떻게 내 앞에 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도망가는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 여자였다. 남자는 그런 여자를 흥미롭게 쳐다봤다. 남자의 목소리가 점점 더 크게 들리기 시작했고 여자는 저 멀리서 점점 가까워지는 남자의 형상을 바라봤다.
" 너, 살고싶지 않아?"
"..."
"내가 도와줄 수 있는데"
"..."
"지금 내가 도와줄테니, 넌 나를 도와주면 되는거야. 어때?"
이미 막힌 골목에서 도망갈 방법은 없다는 것을 이미 깨달은 여자였다. 이 남자가 나의 앞에 어떻게 왔는지는 자신이 신경쓸것이 아니였다. 커다란 남자의 목소리가 점점 더 가까워지고 이제는 자신을 알아보고 더욱더 빠르게 뛰어오고 있었다. 나는 살아야한다. 여자의 생각이 끝났을 찰나 남자가 여자에게로 손을 내밀었다.
"자, 어때 내 손을 잡으면 내가 너를 도와줄게"
망설이던 여자가 두 주먹을 꾹 쥐었다가 이제는 거의 다 다가온 남자의 모습을 바라보며 남자의 손을 잡은것이 아니라 남자의 품에 파고 들었다. 어디든 좋으니 저를 데리고 가줘요. 저 사람이 절대 못찾을 곳으로. 여자의 말에 남자가 입꼬리를 말아올렸다.
"재미있는 인간이네"
그 순간 남자가 여자의 이름을 부르며 골목의 끝으로 다가왔다. 다시한번 가로등이 깜빡였다가 켜지고 여자를 쫒아오던 남자의 눈이 커졌다. 이.. 이게..
남자와 여자는 언제 그 자리에 서있었냐는듯,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 * *
여자가 눈을 떴다. 언제 자신이 골목에 서있었냐는듯 자신과 남자가 서있는곳은 나무가 즐비해있는 곳에 커다란 저택으로 보이는곳의 앞이었다. 남자가 여자를 품에서 떼어놓으며 손짓했다. 여자가 대충 이곳이 남자가 지내는 곳이구나 싶어 아무말 없이 남자를 따라갔다. 저택안으로 들어가자 어둠이 가득했다. 여자가 아무것도 보이지 않음에 인상을 찌푸리는 찰나 남자가 손가락으로 소리를 냈다. 그와 동시에 저택안의 불이 켜졌다.
"앉아"
남자가 커다란 쇼파에 앉아 손짓했다. 커다란 샹들리에가 천장에서 반짝거리고 있었고 이곳저곳에도 고풍스러운 가구들이 가득했다. 여자가 상처투성이인 몸으로 쇼파에 조심스럽게 앉았다.
"내가 누군지 궁금하지? 갑자기 네가 서있던곳에 나타났던것도 그렇고"
"..."
"어떻게 거기서 이곳으로 이렇게 올 수 있었는지도"
여자가 아무렇지않게 잔에 술을 따르는 남자의 눈을 똑바로 마주보았다. 남자는 분명 자신이 알고싶은것을 꿰뚫어보고 있었다. 자신이 서있던 곳으로 갑자기 나타나고, 눈을 감았다 떴다는것 만으로도 이곳에 와있다는 이 사실자체가 납득하기 어려웠지만 자신이 그 지옥에서 빠져나왔다는것에 대해서는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절 도와준거에는 분명 조건이 있을텐데요"
여자가 남자의 손에 들린 잔을 뺐어 자신의 입가로 가져가며 말했다. 남자는 그런 여자를 보며 한번 피식웃고는 다른 잔에 다시금 술을 따랐다.
"음, 당연하지. 아까도 말했잖아. 내가 널 도와줄테니 너도 나를 도와달라고"
"제가 뭘 도와주면.."
"도깨비라고 들어봤나?"
"도깨비요?"
"도깨비는 흥미로운걸 좋아하지. 영생이라는건 참 지루한거거든"
당신이 도깨비라는 말이죠 그거? 여자의 말에 남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도깨비들은 사람들의 혼을 취하며 영생을 누리지"
"..."
"난 그냥 이곳에서 무료하게 지내던 도깨비고, 우연찮게 네 목소리를 들었어. 살고싶다고 소리치는"
"..."
"아, 이 목소리라는건 너의 바램이 컸다는거야. 난 원래 그런거에 신경을 안쓰거든 그리
착한 도깨비가 아니라서"
"..."
"그런데, 네 목소리를 듣는순간"
"네 혼을 먹고싶다는 욕망이 들끓었어"
"그게.. 무슨"
아, 그러니까 쉽게 말하면 네 혼이 탐나서 너를 도와준거라는거야.
"저를 죽일건가요?"
"아니. 혼을 가져가는 방법은 아주 많아
굳이 너를 죽이지 않고도 혼을 가져갈 수 있다는거지."
그 말과 동시에 남자가 잔을 내려놓고 여자의 위로 올라탔다. 여자의 손에 들린 잔이 툭 떨어졌다.
"예를 들면 섹스라던가"
여자가 남자의 말에 침을 꿀꺽 삼켰다. 남자가 여자의 허벅지를 쓸었다. 여자가 깜짝놀라 남자에게서 빠져나가려는 순간 남자가 여자의 두손을 틀어올려 손목을 꽉 잡았다. 내가 앞으로 그 남자가 너를 찾지 못하게 해줄게. 대신 너는 나에게 내가 필요할때마다 혼을 나눠주면 되는거야.
"만약 싫다면 지금 이 짓이 끝나면 널 바로 다시 그 골목으로 데려다줄거야"
"..."
"선택해. 이곳에서 나에게 혼을 나눠주겠나, 아니면 그곳으로 돌아가겠나"
고민을 하던 여자가 혀로 입술을 축이며 조용히 대답했다. 난, 절대로 그곳으로 돌아가지 않을거야.
"여기에.. 있을래요"
여자의 대답에 남자가 피식웃으며 여자의 다리사이로 손을 가져갔다. 잘 생각했어. 사실 네가 돌아간다고 하면 그냥 죽이려 했거든. 자 이제 즐기면 되는거야. 알겠지? 남자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여자의 입에서 달뜬 소리가 흘러나왔다.
"잘, 먹겠습니다"
저질렀다. 섹시큥 |
그냥.. 섹시한 큥이가 보고싶어서.. ㅎ 그냥 도깨비가 사람의 혼을 먹고 산다면..? 하는거에서 나왔습니다. 이 편에서는 암호닉은 생략할게요! 이유는 부끄러워서.. 다음주 수요일에 본편으로 찾아올게요. 부끄러운 (작가)큥깨비는 사라집니다. 빠욤! 근데.. 이거 불마크 안달아도 되겠죠..? 그렇..죠?하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