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생 시절에는 공부에 매달리느라 학교생활을 즐기지도 못하고 연애도 못했던 애잔한 나지만, 덕분에 원하는 대학에 가서 졸업도 잘 했음.
만나는 친구들이라고는 여자 애 몇명에 아주 어렸을 때 부터 가깝게 지냈던 오빠? 정도
나는 고등학생이었을 때부터 막연하게 목표로 삼던 회사가 있었음. 대기업이라고 하기엔 조금 작은 회사였지만 나에겐 오랜 꿈이자 노력의 이유였음.
졸업 후 직원모집 공고를 보고 이력서부터 차근차근 하나씩 준비하고, 서류평가에 붙은 다음에는 면접에서 입을 옷도 새로 하나 장만하며 들뜬 맘으로 하루하루를 보냄
면접날이 되었고 늦을까 불안해 일찍부터 부랴부랴 준비하고 가깝게 지냈다던 그 오빠차타고 면접보러 감
나눠주는 번호표를 붙이고 대기실에 앉아 있는데 나를 포함해서 하나같이 덜덜덜...
내 순서가 됐고 어떤 남자와 둘이 면접실에 들어감. 간부로 보이는 분들과 과장? 부장? 쯤 돼보이는 분들이 앞에 쫘르륵 앉아계셨음
너무 떨어서 기억은 잘 ... 하나 분명히 기억나는 건 포마드 머리에 개화기 안경 쓴 면접관이 유독 나한테만 대답하기 어렵고 힘든 질문만 했음
(솔직히 기분이 좋지만은 않았지만 붙었으니까 된거지 뭐..)
그 후 여차저차해서 나는 그 회사에 들어가게됨 ☆경☆축☆
다행히 내가 인턴으로 있던 팀 상사분들도 갱장히 친절하고 쓸데없는 심부름같은것도 잘 안시키심
그 흔한 직장선배의 갑질? 같은건 한번도 당해보지 않고 행복한 3개월을 지냈음
정직원이 될 수 있을까, 인턴했던 팀으로 다시 가면 좋겠다. 도키도키한 마음을 품고 회사에 가서 부서배정을 받았는데 다른층의 다른부서로 가게되었음
"제이름은 박서준이고 ㅇㅇ씨가 가게된 팀 대리에요, 부탁할 거 있으면 편하게 얘기해요 "
박대리님은 자리 안내해주시고 탕비실 가셨고 나는 내 자리에 앉아 두리번두리번하다가 컴퓨터를 키려고 허리를 숙여 버튼을 누르는데 일어나보니까 면접에서 나에게 폭풍질문을 했던 그 남자가 오늘은 안경을 끼지 않은채로 내 의자 뒤에 서있었음
"아..안녕하십니까"
"되셨네요,정직원"
"...감사합니다!"
"네. 일 보세요"
하고 소매에 걸쳐놨던 자켓 펄럭 입고 쿨하게 자동문으로 걸어가심
"어 차장님 어디가세요?"
"커피마시러"
"직접가시게요? 그냥 시키시지"
나는 다시 컴퓨터로 눈을 돌려 보안시스템같은걸 건드리고 있었음
"저분이 저희 차장님이세요. 하정우 차장님"
"...???네?"
"아 방금 차장님이랑 얘기하신 거 아니었어요?"
"맞긴 한데.."
"저희 부서는 하차장님, 저, 이대리님 그리고 ㅇㅇ씨에요 . 이대리는 이따 오후에 출장에서 돌아오면 인사나누시고"
"네"
"그럼 일 봐요 ^^ 메신저 들어가서 저 추가하시고"
저 차가운 분이 차장님이라는 것도 놀랐지만
같은 부서에 이런 훈훈한 위트가이가 있다는 것에 놀람. 참 좋은 회사 ㅎㅎ
하루동안 일하고, 박대리님이랑 커피마시면서 이런저런 얘기도 나누다가 차장님에 대해서도 물어봄
"차장님이랑 이대리님은 어떠세요?"
"음 일단. 이주승대리는 키가작고 동글동글해요"
"그런거 말고 성격이나 일하는 스타일이요 ㅋㅋㅋㅋㅋ"
"이대리는 좀 뺀질뺀질한데, 착하고 자기일은 착실하게 잘해요. 낯을 좀 가리는데 ㅇㅇ씨랑은 잘 지낼 수 있을 거예요.
차장님은 키 184에 보셨다시피 남자다우시고.
가끔 이상한 농담하시는데 그냥 대충 하하하 하고 넘어가면 되구요 ㅋㅋㅋ "
한창 탕비실에서 즐거운 대화를 이어가던 도중에 갑자기 차장님이 들어오심
"뭐가 그렇게 재밌어"
박대리 어깨를 톡톡 치심
"차장님 오늘 환영식 해야죠?"
아무말 않고 나가셨는데 솔직히 마음의 상처를 입음
앉아서 열심히 일 마무리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박대리님이 낄낄낄 하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ㅇㅇ씨"
"네??"
"이것 좀 봐요 ㅋㅋㅋㅋㅋㅋㅋㅋ"
[퇴근하고 ㅇㅇㅇ호프로. 하자. 환영회] _ 차장님
내가 싫으셨던 건 아닌가봐...라는 안도감과 웃음이 밀려옴
"걸어서 10분 거리니까 금방 갈 수 있겠네요~
전 주승이, 아니 이대리 데리고 같이 갈테니까 ㅇㅇ씨 먼저 가 계세요 차장님 혼자 다 시켜놓고 기다리고 계실거에요"
그래... 뭐 어색해 죽기밖에 더하겠냐
"네 천천히 오세요"
화장 좀 고치고 약속장소로 갔음
물론 차장님이 계셨고, 쭈뼛거리면서 들어감
"안녕하십니..까!"
"네 앉아요 어리바리신입사원씨"
? ....뭐지....? 설마 그 개그코너 따라한거...?
진지한 얼굴로 저말하니까 정말 웃겨 죽을 뻔했음
그 뒤로 서로 물만 홀짝이고 있는데 박대리님이 이대리님 데리고 가게로 들어오심
"차장님 ~ ㅇㅇ씨 ~"
"안녕하세요 이주승 대리입니다"
박대리의 잔망스러움 뒤에 정말 그냥 동글동글한 이대리님이 나타나심
"아 안녕하세요 사원 이ㅇㅇ 입니다!"
"네 같은 이씨끼리 잘 지내봐요"
참 재미있는 분들.... 이건 정말 다행인 것 같음
눈치 안주고 편하게 대해주시는 거
같이 마시고, 먹으면서 아주조금은 친해진 기분이 들었음
"자기소개해봐요 ㅇㅇ씨 ^^ 꼭 거쳐야하는 과정이에요^^"
옆에서 이대리님, 팔짱낀 차장님도 끄덕끄덕하심
"아.. 저는 스물 다섯이고...ㅇㅇ대 ㅇㅇ과 나왔고... 이름은 이ㅇㅇ이고.. 여자고... 영화좋아합니다.."
대리님은 옆에서 웃으시고 부끄러워서 숨고 싶었음
"어? 차장님이랑 같은학교 나오셨네요?"
"아.. 그래요?"
"그래봤자 차장님은 조상님 수준이시겠지만"
옆에있던 대리님의 한 방
"그 정도는 아닌데"
옆에서 가만히 듣다가 노인취급에 발끈하시는 차장님
"아참 저는 30! 이대리는 28 차장님은 35이세요
제가 제일 어려보이죠?"
우리 회사는 주임과정이 없기 때문에 윗 선배분들이 다 대리님들 뿐인데
무엇보다 대리님들 나이가.. 충격적이었음
한 3~4살 씩은 어려보이셨는데 특히 이대리님..
차장님도 뭐.. 나이보다는
"아.. 네 ㅎㅎ 다들 말 편하게 하세요"
"그래 이사원 앞으로 열심히 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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