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쑨환]이음줄
"여기서 뭐해..."
"태환.. 미안"
"오랫동안 기다렸어..? 어서 들어와"
또 얻어맞고 왔나 입술이 부어 있었다. 태환은 혹시나 옷에 기름냄새가 배어있을까봐 어서 옷을 갈아 입었다. 쑨양은 구석에 커다란 덩치를 동그랗게 말아 웅크려 있었다. 태환은
조금 흐느끼는듯한 쑨양을 말없이 쳐다보고 있을 뿐이였다. 덩치는 엄청나게 크지만 마음만큼은 아주 여리고 자존심도 쎄고 어리광도 많고 애교도 많은 사람이였다. 온실속 화초
처럼 부자집 댁에서 곱게 자란 쑨양은 사회에 나오자 박태환을 만나버렸다.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부모님이 남기신 빛덩이에 잔뜩 찌린 박태환을.
애당초 만나지 않았더라면.. 하는 바람이 들었다. 나같은 못난놈 만나지 말고 돈많고 두둑한 아가씨를 만나서 알콩달콩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았을텐데. 부모님께 커밍아웃한 이후로 쑨양의 부모님은 강력하게 우리 사이를 반대하셨다. 요근래엔 폭력까지 쓰시나 본지 쑨양의 얼굴은 깨끗한 날이 없었다. 지금 쑨양과 박태환을 잇는 이음줄은 오로직 사랑뿐이였다.
"쑨양.. 울지마"
"태환....윽..흐윽.."
"울지마아.. 나도 울고싶어..울지마아"
울고싶다는 태환의 말에 쑨양은 급히 태환의 얼굴을 살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울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런 행동에 태환은 울컥했지만 그저 쑨양을 양팔로 안을 뿐이였다. 두 사람의 온기가 서로에게 전해졌다. 슬픔도. 눈물도.
우리는 비록 세상에선 비정상적인 사람들이지만 그건 그사람들 생각이고 우린 우리니까. 그저 서로를 좋아할 뿐이니까. 언제쯤이면 우리가 상처를 받지 않게 될까? 응? 우리 그날을 상상해 보자. 너가 우리집에 불쑥 찾아오면 나는 너에게 가볍게 키스하고 쇼파에 다정히 앉아서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시시한 영화를 보고. 오늘 있었던 시시콜콜한 얘기를 하고. 나는 너의 머리를 가볍게 넘겨주고 너는 내 어깨를 따뜻하게 감싸 안아주고.. 근데 잘 생각해 보면 말이야. 이 모든것은 사실 지금도 할수 있어. 그러니 그렇게 남에게 우리를 인정받으려하다 상처를 받아 울지말고. 그저 서로만을 사랑하며 살아가자..응? 나는 괜찮아. 너희 부모님이든 친구든 상관없어. 오로직 너뿐이면 돼. 그러니 울지마.
쑨양은 두눈이 촉촉히 젖은채로 내 얼굴을 바라보았다. 서로의 입술을 포개었다. 맺힌 눈물이 소리없이 곡선을 그리며 떨어졌다.
"사랑해..태환.."
"나도 사랑해"
지금 쑨양과 박태환을 잇는 이음줄은 오로직 사랑뿐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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