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백도] 그냥 하고 싶은 망상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8/f/1/8f1742cbacd692ad8c8c764d6747782f.jpg)
어느새 겨울도 막바지에 이르렀다.사람들의 옷차림도 간소하게 변했고,추위를 잊으려 사먹던 붕어빵 가게도 하나 둘씩 자취를 감추었다.이사를 위해 싸둔 짐들을 다시 확인했다.기본적인 물품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다 버려버렸기에 쌓아놓은 박스는 몇 개 되질 않았다.하도 넣은 것이 없어 덜그덕 소리를 내는 박스를 열어보았다.올 해의 달력이 유독 눈에 띄었다. 보자... 작년 겨울이 찾아온 시점에서 삼개월이 지났다.삼개월이란 시간을 보낸 나는 여기를 떠나려하고,삼개월이란 시간 안에서 멈추어 버린 너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두어개 정도의 박스를 확인하고서 이제는 떠나가야 할 곳을 찬찬히 둘러보았다.한 장만이 남겨진 달력은 아직은 찬 바람에 이리저리 휘둘리고 있었다.바람이 불어들어오는 창문을 닫고 이제는 움직이지 않는 그것을 보았다.얄궂게도 너의 글씨는 선명하게 남겨져 있었다. [끝,끝,끝.] 그래,이제 우리는 정말로 끝이다.네가 말하던 겨울의 끝이든,우리의 끝이든 우리는 이제 무엇이던지 끝을 맞았다.나는 두르고 있던 목도리를 풀러 식탁에 올려두었다.목도리는 이제 닳고 닳아 보슬한 털이 느껴졌다.목도리가 올려진 식탁에서 나는 한 발자국씩 천천히 물러섰다.한 발,두 발,조금씩 문에 가까워졌을 때야 나는 뒤를 돌아 빠르게 뛰었다.나는 문을 열고 그 곳에서 벗어났다.창문틀 한가운데 놓여진 화분에서 첫 싹을 틔우던 날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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