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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시간이 되었다. 아이들이 자리에 앉자 수업을 진행하던 선생님이 분필을 내려놓고, 교생선생님에게 교탁의 자리를 넘겨주었다. 그리고 자신은 할 일이 있다며 교무실로 급하게 내려갔다.
"안녕하세요. 크리스입니다. 혼혈입니다. 부모님이 캐나다, 중국인입니다. 한국에는 여행하러 왔는데, 좋습니다. 그래서 여기 있습니다. 아이들이 좋아서 선생님 합니다."
종대는 공부는 못해도 수업시간에 잠을 자지않는다. 온갖 꼬부랑어가 책에 쓰여있고, 흰 바탕에 그림이 그려진듯 인쇄된 교과서를 무료하게 바라봤다. 허리가 뻐근해 허리를 꺾었고, 허리에서 우두둑 하는 소리와 함께 시원함이 찾아왔다. 뒤에는 교생선생님인 크리스가 서있었고, 크리스를 또 멍하니 바라봤다. 그런 종대의 시선을 느낀 크리스는 종대를 바라봤고, 눈이 마주친 종대는 후다닥 앞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 뒤로 뒤도 돌아보지않고 허리를 꼿꼿하게 핀 종대는 무슨소린지 모르지만 선생님의 말에 그저 고개를 격렬하게 끄덕이며 수업을 들었고, 크리스는 그런 종대의 모습이 귀여워 피식하고 웃음이 터졌다. 수업이 생각보다 일찍끝나자 선생님은 크리스에게 남은 수업시간을 넘겨줬고, 크리스는 교탁에 서서 자신을 소개했다.
"선생님. 그럼 중국어도 잘해요?"
"네. 우리나라말입니다."
"선생님! 한국어는 우리가 알려줄게요!"
다소 활발한 성격을 지닌 백현이 엉덩이를 들썩이며 크리스에게 한국어를 알려준다고 하자 크리스는 미소지으며 고맙다고 얘기했다. 백현이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데 종대가 가만히 앉아있자 종대에게 또 다시 장난을 쳤다.
"어제 야동보면서 뭐했길래 그렇게 무기력하냐?"
"야동 안봤다니까?!"
"요즘 아청법때문에 단속심하니까 조심조심봐라."
"아 변백현!!!"
"철컹철컹"
백현의 짖궃은 장난에 얼굴이 시뻘게져서 소리치자 반 아이들은 모두 '와하하-' 하고 박장대소했다. 교탁에 서있던 크리스도 그런 종대를 보고 웃음을 터트렸고, 종대는 한순간에 자신이 웃음거리로 된것에 부끄러움을 느끼고 재빨리 책상에 고개를 뭍었다. 종대의 행동에 아이들이 원래 웃어넘기던 종대가 다른 반응을 보이자 점점 웃음소리가 줄어들었다. 하지만 눈치없는 백현은 그런 종대에게 장난을 걸었다.
"에이- 부끄럽냐? 짜식. 야동보는게 뭐가 부끄러워. 당연한거지."
"......"
"...야, 너 울어?"
백현의 말에 교실의 분위기는 싸해졌고, 함께 웃던 크리스도 종대가 운다는 말에 다급히 종대에게 다가왔다.
"종대, 웁니까?"
"......"
"종대, 고개 들어봐요."
크리스가 종대의 고개를 살짝 들어올리자 종대가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크리스는 가만히있다가 아이들에게 조용히 하고 있으라고 하고, 종대를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
"내가... 너무 심했니...?"
크리스와 종대가 나간 반 안에선 백현의 떨리는 목소리가 울려퍼졌다.(feat.멘붕)
***
학교가 예산자체를 야무지게 쓰는 학교라 학교의 옥상은 초록색 페인트칠이된 바닥이 아니라 정원처럼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았다. 하지만 이곳은 몇몇선생님들이 담배피러오는 장소로 유명하고, 학생의 출입이 금지되어있기때문에 아직 수업이 끝나지 않은 지금 옥상은 사람 한 명 없이 한산했다.
"종대학생."
"......"
"내가 웃어서 기분 나빴나요?"
"...아니에요."
"그런데 왜?"
정말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왜 울었습니까?' 하는 표정을 짓고있는 크리스를 한 번 보고,바닥을 한 번 보고 한숨을 폭 내쉰 종대는 벤치에 무릎을 끌어안아 고개를 뭍었다.
"부끄러워요."
"응?"
"크리스 선생님한테 이런모습 보여주는거 부끄러워요."
"...왜요?"
"저도 잘 모르겠어요. 그래서 더 답답해요."
"부끄럽지마요."
"......"
"저는 종대학생이랑 친구하고싶어요."
"저두 친해지고싶어요. 쌤이랑."
말을 마친 종대가 크리스를 바라봤다. 크리스는 자신을 바라보는 종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리고
"그럼 잘 지내봐요. 난 종대가 좋아."
여전히 선선한 바람은 불었지만, 그런 바람에 걸맞는 따뜻한 햇볕이 둘 사이를 가득 채우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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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애인이랑 헤어졌는데 애인 어머님한테 톡으로 마지막인사 남기는거 에바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