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르르릉-
다니엘의 조그마한 알람시계가 아침을 밝혔다
'중요한 일이 있는 날 아침에는 반드시 이 알람시계의 소리를 듣고 일어나야 해.
그럼 좋은 일이 있을거야"
그의 아버지가 늘 이렇게 말 했기 때문이었다
다니엘은 주섬주섬 일어나
한껏 붕 뜬 자신의 머리를 주섬주섬 정리하곤 늘어지게 하품을 하며 침대 맡에 놓여있던 슬리퍼를 신었다
위안은 어제 읽던 책을 자신의 얼굴에 올려놓고 잠들어있었고
기욤은 코골이를 견디지 못했는지 침실에 없었다
(줄리안, 블레어, 수잔, 타일러, 로빈과 타쿠야의 방에서 잠이 든게 확실했다)
다니엘은 칫솔에 치약을 짜 대충 입안에 찔러놓고 터벅터벅 바깥으로 걸어나왔다
바깥에선 존과 마크가 정상이 없어진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래서, 정상이 어디있는것 같은데 존?"
"사실 나도 잘 모르겠어. 어제 파티때만 해도 알베르토랑 같이 있는걸 봤거든.
그런데 갑자기 교수님이 들어오시곤 그 뒤론 못봤어"
"정상이 다니엘의 소중한 사람인게 아닐까?"
"아마 그런거 같아. 예측컨데, 오늘 다니엘이 물 속에서 구해올거야.
정상이 없어졌는데 교수님들이 아무 신경도 안 쓸리가 없잖아"
"맞아.. 아? 다니엘 좋은 아침!"
입에 칫솔을 물고 터벅터벅 걸어나오는 다니엘을 보고
마크와 존이 사람좋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마크랑 존도 좋은 아침! 오늘 되게 일찍 일어났네요?"
"어제 파티때문에 늦게 일어날줄 알았는데 기욤이 부스럭 거리는 소리에 깨서 말야"
"기욤이요?"
"알베 코골이가 많이 심한가봐. 애가 아주 죽을려고 해"
마크가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낄낄 웃어댔다
"학교 신문에 계속 건의하는데도 교수님이 신경도 안 쓰시나봐요"
"사실, 남는 침대가 없어서 못 바꿔주시는 거야.
누가 그 옆에서 자고 싶어 하겠어"
"그건 맞는 말이네요"
"아, 마크- 애 잡아두고 뭐해. 다니엘 얼른 씻고 같이 애들 깨우자"
"네"
다니엘은 터벅터벅 다시 화장실로 향했다
+
다니엘이 말끔해진 자신의 얼굴을 수건으로 닦으며
습기로 가득찬 거울을 들여다봤다
'오늘 잘 하자'
다니엘이 속으로 중얼거렸다
"다니엘"
누군가 속삭이며 다니엘을 불렀다
일리야였다
"일리야? 무슨 일이야?"
"아가미 풀- 스네이프 교수님 서랍에서 도비가 훔쳐다줬어"
그가 가느다란 쥐꼬리를 뭉쳐놓은것 같은 청회색 약초를 흔들며 말했다
다니엘의 머릿속에서 도서실에서 읽었던 책의 내용이 떠올랐다.
[아가미 풀]은 쥐꼬리를 뭉쳐놓은 듯한 청회색의 미끈거리는 약초이다.
씹었을 때, 문어다리처럼 미끈거리고 질겅거리며 맛은 끔찍하다.
아가미 풀을 먹으면, 목 주위에서 끔찍한 고통이 느껴지며 아가미가 생기고, 발과 손에는 물갈퀴가 생긴다.
민물에선 1시간 30분, 소금물에서는 1시간, 당도가 있는 물에서는 30분동안 숨쉴 수 있다.
"나 그거 좀 무서운것 같아"
"무서워도 먹어야 해. 다른 방법이 없었잖아"
"난 왜 굳이 해리포터를 따라야하는거지?"
"해리포터를 따라야하는건 아냐. 그저 우리가 할 수있는 가장 안전하고 쉬운 방법이 아가미 풀이 었을 뿐이지-"
다니엘이 수긍하곤 고개를 끄덕였다
"얼른 나와. 기욤이 배고파서 죽으려고 해"
"알겠어"
다니엘이 물기 어린 자신의 머리를 수건으로 탈탈 털곤
밖으로 향했다
+
기숙사 거실에는 언제 일어난건지
기욤과 위안, 블레어, 타쿠야등 모두가 모여서 왁자지껄 떠들고 있었다
샘과 알베르토, 수잔과 타쿠야는 정상이 없어진것에 대해 크게 걱정하는것 처럼 보였지만,
타일러가 진상에 대해 말해주자 조금은 안정되었다
기욤이 갑자기 벌떡 일어나 게시판 앞으로 쪼르르 달려갔다
"음, 오늘 아침은
한우 찹스테이크, 프렌치 프라이, 양송이 스프.
원한다면 밥이나 빵, 샐러드도 제공된데"
식단을 듣곤 알베르토와 샘이 하이파이브를 하며 낄낄거렸다
그때, 정상의 올빼미 얼과 줄리안의 오리 줄스가 기숙사 안으로 동시에 날아들어왔다
(줄스는 날아들어오다 샹들리에의 체인 하나를 부숴, 그리핀도르의 샹들리에는 꽤나 위태롭게 매달려있게 되었다)
줄스는 목에 좋은 생강차와 줄리안이 좋아하는 와플을 잔뜩 가져왔고
(줄리안은 해설을 하는 자신의 목을 위해 부모님이 보냈다며 아이처럼 기뻐했다)
얼은 크고 기다란 소포를 하나 가져왔다
"이거 빗자루인것 같은데, 풀어보면 안될까요?"
로빈이 잔뜩 신나 손을 비벼대며 말했다
위안이 무미건조하게,
"뭐, 안될것도 없지만- 편지가 있다면, 읽어보지는 말자-"
그의 말에 로빈과,블레어가 잔뜩 환호를 하며 소포로 달려들었다
소포 안에는 님부스 2080가 들어있었다
"님부스 2080이잖아?"
블레어가 잔뜩 흥분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관심 없는 것 처럼 보이던 타일러가 읽던 책을 소파에 집어던지곤 소포쪽으로 걸어왔다
"님부스 2080?"
"그래, 이 좋은걸 누가 줬을까? 아니, 왜?"
"아마 저번 퀴디치대회에서 정상의 빗자루가 부숴저서 그런거 아닐까?"
수잔이 빗자루의 꼬리에 달린 나뭇가지들을 만지작 거리며 말했다
타쿠야가 오- 를 연발하며 수잔의 옆구리를 팔꿈치로 쿡쿡 찔렀다
모두가 님부스 2080에 정신이 팔려 그것을 만지작 거리고 있을때,
(타쿠야와 알베르토는 정상에게 꼭 빌려달라고 해야겠다며 싱글벙글이었다)
기욤이 눈가를 부비적 거리며
"빨리 그거 그만 보고 밥 먹자- 나 배고파! 게다가 대회는 9시에 시작이라고!
지금 7시 반이야. 이게 무슨소리게?"
"에?"
줄리안은 잔뜩 놀라 자신의 시계를 확인했다
정말로 시계는 7시 반을 가리키고 있었다
보통 같으면 기상시간이겠지만, 지금은 좀 달랐다
밥을 먹고, 씻고, 옷을 입고, 좋은자리를 선점하려면 (줄리안과 다니엘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이 촉박했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괴성을 지르며
기숙사의 문을 열고 계단을 뛰어내려갔다
물론, 이른 시각부터 시끄러운 소리에 짜증을 내는 그림들의 욕짓거리는 덤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