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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주환] 내 남편을 소개합니다 4 | 인스티즈

 

 

 

 

 

 

다들 오랜만이지? 오늘은 주환씨랑 내 특징얘기를 한번 해볼까해.  

 

 

 

일단 나는 전에 얘기했던것처럼 쎈 편이야. 음, 공격적이라는 말도 들어봤었다고 하면 조금 이해가 가려나? 남을 헐뜯고 싶어서도 아니고 미워해서도 아닌데 직설적으로 말이 나가는 편이야. 내 신념과 다르면 예민해지는것도 부정할 수 없고. 말이 많아. 그에 반해서 주환씨는 차분한 편이야. 말을 하는 타입보다는 말을 들어주는 타입이고, 부드럽게 말하는 성격이지. 그렇다고 엄청 유한건 아니야. 주환씨도 자기가 정말 옳다고 생각하는 부분에서는 굽히지 않으니까. 우리 성격이 이렇다보니까 다툴일은 자주 없어. 보통 내가 말하고 주환씨가 들어주니까. 내가 너무 흥분하거나 그러면 차분히 달래주기도 하고.  

 

 

 

근데 내가 무조건 쎄기만 한건 또 아닌것같은게 눈물도 많고 가슴이 새가슴이라 되게 잘 놀라기도 하고. 되게 복잡한 스타일이네 써놓고 보니까. 남편도 눈물이 적은 편은 아니야. 둘이서 슬픈 영화보다가 서로 껴안고 운적도 있었어! 주환씨가 되게 정이 많은 편이라 주변에 사람도 많고 남들이 많이 의지하는 캐릭터야. 나는 왠지는 모르겠는데 어렸을때부터 친구들이 '엄마'라고 불렀어. 나를 보면 기대고 싶다는데 이건 주환씨랑 비슷하다. 항상 우리 둘한테 사람들이 기대왔었기 때문에 우리는 기댈 사람이 많이 없었어서 그런지 서로에게 의지를 하는것같아. 그래서 좋은게 숨김없이 힘든일도 다 털어놓고 서로 위로해주고. 남편은 선생님답게 달래주고 나는 정신과 의사답게 달래주는 기묘한 풍경이랄까. 

 

 

 

 

주환씨는 되게 부지런한 스타일이야. 나는 아침잠이 많아서 매일 힘들어하는데 아침마다 나 깨워주고 준비하는동안 아침밥도 차려주고. 시간남을때는 나 데려다주기까지 하니까. 남편이 아침에 깨워줄때는 진짜 행복하다? 자기가 다 씻은다음에 샴푸냄새 풍기면서 아직도 가라앉아있는 목소리로 "일어나요, 늦겠다."하면서 뽀뽀하고 일으켜 세워준단 말이야. 그리고 내가 앉아서 눈 못뜨고 있으면 안아서 토닥토닥하면서 "여보 오늘 아침으로는 밥먹을까빵먹을까?"이런단 말이야. 내가 대답하면 "그래 얼른 아침먹게 씻고 나와요"하고 어깨 툭툭치고 주방으로 가. 내가 화장을 거의 안해서 씻고 준비 다하는데 30분도 안걸리거든? 그 짧은시간에 자기도 옷 다입고 식탁에 앉아있어. 그럼 같이 아침먹고 같이 치우고 시간이 남으면 나 데려다주고 안남으면 각자 차타고 출근하고. 아침마다 생각하는게 진짜 남편 잘만났구나.  

 

 

 

뭐 그렇다고 우리가 항상 이렇게 좋은건 아니야! 그래도 부부니까 가끔씩 싸울때도 있고! 한번은 토요일 저녁이였나 주환씨가 친구들하고 한잔 한다고 나갔었어. 물론 나도 잘 다녀오라고 했지. 근데 남편이 안들어오는거야 새벽까지. 이런일이 처음이라 일단 기다렸지 기다리는데 진짜 안오더라? 걱정도 되고 짜증도 나고 머릿속으로는 온갖 시나리오를 쓰면서 소파에 앉아서 시계만 쳐다보고 있었어. 새벽 두시쯤되더니 번호키 누르는 소리가 나더라고. 근데 한 세번 틀렸나? 문을 열고 남편을 바라보는 순간 머리끝까지 화가 났어 술에 취해서 몸도 비틀비틀. 근데 나 보자마자 좋다고 웃으면서 안기는데 하... 일단 대화가 될 상황이 아닌것같아서 씻으라고 화장실에 들여보내놓고 일단 꿀물을 타서 안방으로 들어갔어. 샤워까지 싹 하고 나오더니 정신이 조금 들었는지 눈치를 보더라. 꿀물 건네주고 일단 자라고 내일 얘기하자고 그러고 같이 자기싫어서 쇼파에서 자라고 내보냈어.  

 

 

 

 

사실 잠도 제대로 못자고 뒤척이면서 이 상황을 어떻게 해야하나 생각한것같아. 나는 평소보다 일찍 깨서 아침준비를 했지 어쨌든 술마시면 속도 안좋을테고 주말아침이니까. 한참 국 끓이고 있는데 뒤에서 주환씨가 안아오더라. 백허그? 그땐 백허그고 뭐고 다 필요없고 얼른 씻고 오라고 밥먹으면서 할말 있지 않냐고.  

 

 

 

 

아침 다 차려놓고 식탁에 앉아 있는데 내 앞에 조용히 앉은 남편. 나는 그때 되게 굳어있었던것같아. 이런 상황 들어만 봤지 처음경험해본거니까. 천천히, 아무 얘기도 없이 밥 먹고 있는데 주환씨가 내 눈 보면서 "미안해 여보. 어제 내가 너무 늦게 들어왔지? 진짜 미안해요."그래서 내가 한숨쉬면서 말했어.  

 

 

 

 

"어젠 너무 했어요. 새벽 두시가 뭐야. 집에서 기다리고 있는 나는 얼마나 초조했는지 알아요? 중간에 전화정도는 해줄수 있었을텐데. 어? 그리고 무슨 술을 그렇게 많이 마셔. 도대체 얼마나 많이 마셨길래 왠만해서 취하지도 않는 사람이 취해요." 

 

 

 

"미안해요. 어제 오랜만에 친구들 만나서 좀 과했어. 앞으로 늦을것같으면 전화도 하고 많이 안마실게. 걱정시켜서 미안해, 화풀어요 응?" 

 

 

 

나중에 얘기한건데 주환씨 말로는 그날 내가 되게 무서웠대. 어렴풋이 기억나는데 새벽에 완전 굳은 얼굴이면서 화도 안내고 꿀물을 건네줬던게 화내는것보다 무서웠다고. 그 다음부터는 술을 마셔도 적당히 마시고 일찍일찍 들어온다ㅎㅎㅎ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써주세요ㅠㅠ 포인트 적지만 반환도 되니까... 제가 잘하고 있는지 아닌지 모르겠어요 반응이 없어서ㅠㅠㅠㅠㅠ 

 

어쨌든 다시한번 감사드리고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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