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새오
반가워오 얼굴 봐서 너무 조아오
하지만 나 오래 못있어 너무 슬퍼오
그래도 다시 올 거애오 너무 조아서
내일볼꺼애오 기다려주새오
-지구반대펴네서, 저구기가.-
"....이게 뭐지...??"
나는 우리 집 우편함 안에 있던 척 보기에도 뭔가 어설퍼보이던 편지지를 펼쳐보이고서는 실소를 터뜨렸다. 삐뚤빼뚤한 글씨체로 써져있는 글씨, 게다가 맞춤법은 맞는게 거의 없을 정도로 엉망이며 또한 내용은 얼마나 뜬금없는 편지인지. 밑에 써넣은 이름조차 수상쩍다. 지구반대편이라니. 아무리봐도 이름마저 제대로 쓴 것 같지가 않다. 혹시나 유치원생이 보낸 편지가 우리집에 잘못 배송돼었나 싶어 편지지를 뒤집어 수신자를 확인했더니 'ㅇㅇㅇ에게' 라고 내 이름만은 또박또박, 서툴지만 예쁘게 쓰려고 노력한 글씨체로 유일하게 맞춤법 오류 하나 없이 적혀져 있었다. 이게 대체 뭐지. 나랑 이름이 똑같은 사람에게 줄 것을 잘못 준 것인가-생각을 해봐도 갈피가 잡히지 않았다. 애초에 유치원생이 적었다기에도 너무 비현실적인 내용에다가... 지구반대편은 어디를 말하는건지 감도 잡히지 않는다. 우루과이에서라도 온건가. 나는 몇 번을 썼다 지웠다 한 것인지 너덜너덜해져있는 편지지를 붙잡고 한참을 고민하다가, 내가 지금 편지 쪼가리 하나 때문에 이러고 있을 이유가 없는 것 같아 편지를 꾸깃하게 접어 서랍장안에 던져놓았다. 별로 중요한 편지 같지도 않으니 그다지 신경쓰지 않아도 되겠지.
....................
음, 그래.
그렇게 생각한 게 패착이었다.
그것이 바로 다음날 닥칠 머리아픈 일의 전조전이라고 생각했었더라면 그렇게 태평하게는 있지 못했을 것이다.
"드디어,"
"...."
"만났다."
"...음... 있잖아...."
"응!"
"우리... 만났었던 적 있었던가...??"
20xx년 x월 x일
나에게 계속 보고싶었다고 말하는 처음보는 남자애는
어떻게 대해야 하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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