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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카디] 잊혀진 도시 上 | 인스티즈


멀찍이 떨어져 있는 TV가 조용하게 그리고 느릿하게, 폭파되버린 서울, 부산 등의 한국 도시의 모습을 방송으로 내보내고 있었다. 처참하게 피를 흘린채 쓰러져있는 사람들. 그 중에 어린 아이를 감싸 안은채 더럽혀진 피투성이의 길거리에 쓰러져 있는 어느 한 부모, 손을 꼭 잡은 채 붉은 색의 물감으로 물들어버린 어느 커플들. 한국은 이미 피의 도시나 마찬가지였다. 자신과 같은 고위직의 간부나 그 가족들은 미리 이 사실을 알고서 모두 미국, 영국 등의 각지로 흩어진 상태였고, 아무것도 모르던 선량한 시민들은 그 곳에서 비참하게, 아무것도 모른채 죽어버렸다. 


어두운 검은 색의 소파에 앉아 경수는 멍하니 텔레비전을 바라보았다. 부모님의 강제적인 권유에 미리 프랑스에 왔었지만, 이러한 이유일 것이라곤 생각을 안했다, 아니 못했다는 것이 맞을 것이다. 나는, 나는 부모님의 직위덕분에 살아남았어…, 덜덜덜, 손이 떨려왔다. 죄책감 같은 것, 불안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어느새 꺼져있는 텔레비전이 방 안의 고요함을 더했다. 그저 머리 속은 넓게 퍼져있는 피색의 한강, 쓰러져있는 사람들뿐이였다. 


시선을 아래로 둔 채, 한국에서 겪었던 일들을 떠올리려 애를 썼다. 물론, 추억이란 것은 적었다. 자신은 유명한 국회 의원의 아들이므로 항상 감시당하고 살았었다. 삼엄한 경계,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은 집이였지만, 이미 그 곳도 피로 물들어있겠지. 경수는 씁쓸하게 웃었다. 계속해서 기억의 조각 조각을 머리 속에서 넘기던 경수가 살짝, 눈을 느릿하게 떴다 감았다. 그 사람…, 경수는 바로 소파에서 일어나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전원이 들어오지 않은 모니터를 재빠르게 켰다. 타닥,타다닥, 빠르지만 애타게 타자를 치는 소리가 어둡게 빛나는 방 안을 울렸다. 하아, 경수는 한국에서 염색했었던 붉은 머리를 쥐어뜯어 내듯이 잡았다. 제발, 제발 그 사람의 정보가 남아있길…,




- Connetion Error!

- 대상을 찾지 못하였습니다.

- 다시 시도해 주시길 바랍니다.




하얗게 넓은 화면에 뜨는 검은 글자들, 연결 오류 였다. 멍하니 검은 글자들을 바라보았다. 아, 이럴 수는 없어, 이대로, 이대로 다시 못만난다면…. 붉게 물든 입술을 꾹 깨물었다. 다시는 놓치기 싫은 사람이였다.하지만 그 사람이 남긴 흔적, 사진은 모두 새빨갛게 터져버린 도시에 의해 찾을 수가 없었다. 그의 모습이 기억 속을 헤집듯이 눈 앞에 아른거렸다. 덜덜, 떨리는 한 손, 다른 한 손은 무의식 중에 입근처로 가져다놓은 탓인지 손톱을 잘근잘근 깨물고있었다. 그 사람이 깨물지 말랬는데…, 깨물고 있던 것을 입에서멀리 하였다. 이미 거칠어진 손톱 끝을 바라보았다. 예쁜 손톱 깨물지마, 그의 말이 귓가에 스치듯이 울렸다. 눈 앞이 아릿하게 따끔하였다. 눈물을 흘리지 않기 위해 고개를 위를 향해 들고 빠르게 눈을 깜빡였다. 하지만 투명한 것이 볼을 타고 주르륵, 흘러 내렸다. 


기다랗게 얇은 하얀 손가락으로 축축히 젖은 볼을 쓸어내렸다. 그리고선 마우스 옆에 있는 하얀 휴대폰은 집어 들어 전화를 걸었다. 조금의 긴 수신음, 경수는 살짜금 초조해졌다. 받아라, 받아라…, 불안한 마음에 이리로 저리로 방 안을 조용한 걸음으로 계속해서 걸어다녔다. 달칵, 여보세요- 하는 약간의 쇳소리의 어린 한 남자의 수신음이 전화 스피커를 타고 경수의 귓가에 전해졌다. 다급하게 경수는 수신자의 이름을 불렀다.



"백, 백현아. 지금 전화할 수 있어?"

"왠일이야, 도경수가 연락도 하고. 뭐 찾을 사람 있어?"

"아…, 그게…. 응, 꼭 다시 보고 싶은 사람이 있어서."



살짝 얼버무리는 경수의 말에 백현은 한 쪽 입꼬리를 씨익 올렸다. 혹시 니가 찾는 사람이 김종인, 이라는 사람이겠지, 라고 하고픈 말을 마음 속으로 꾸욱 삼켜냈다. 이미 아는 사람이였지만 약간의 씁쓸한 표정을 지은 채로 통화로 도경수가 하는 말을 계속 맞장구 쳐주며 들어주었다. 으응, 그렇지…. 찾긴 힘들꺼야, 우리처럼 해외에 있을지도 모르고, 아니면…, 나쁜 상황일지도 모르겠지, 경수야. 피식, 통화에는 들리지 않을 작은 헛웃음을 지었다.



"그래, 그래서 누군데, 네가 아는 정보를 최대한 말해줘야 내가 찾을 수 있어."

"메일 주소 불러줘, 최대한 아는 내용 다 보낼테니까, 제발…, 제발 찾아줘."

"알겠어, 찾으면 다시 연락줄께, 끊어."



전자음이 들리고, 백현과의 통화를 끊었다. 프랑스 어느 높은 건물의 창 밖에선 어두운 구름들이 촘촘히 모여들면서, 조금씩 빗방울을 떨어트리더니 몇 분 후, 소나기가 세차게 내려 창문을 두드렸다. 그런 바깥 풍경은 경수와 백현은 서로 다른 장소에서 빗방울들을 바라보았다. 거리는 어둡게 비로 물들고, 우산을 든 사람도 없이 그저 조용하게 거리는 바람, 그리고 비가 떨어지는 소리만 들렸다. 그렇게 프랑스의 밤, 비가 오는 밤을 맞이하였다.




사담

독방에서 조금 적었었는데, 조금 내용을 덧붙였어요.

사실 갑자기 쓴 내용이라 뭐가 많이 뒤죽박죽. 어지럽네요 뱅글뱅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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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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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작가님 계속 글 써주세요. 글잡에 작가님 같은 분들만 계신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문장 사이사이에 약간의 여유 덕분에 감정선도 확실히 드러나고 같이 동화되는 느낌이네요. 가벼운 소재는 아닌 것같은데 읽는 동안 편안해지는 것도 그런 이유덕분이겠죠?ㅎㅎ. 글 속에 특유의 분위기도 너무 좋아요. 글 계속써주세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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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썸
으잉잉 첫 글 첫 댓글이라 빨리 보고싶네여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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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썸
어쿠 감사합니다!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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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왜 작가님 필력 짱이에요 진짜ㅠㅠㅠㅠㅠㅠ완전 금손! ㅠㅠㅠㅠㅠㅠㅠ다음 하편 꼭 기대하고 있을께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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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썸
금손이라뇨, 부끄럽네요. 감사합니다~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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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헐 작가님 필력 와ㅠㅠㅠㅠㅠ대박이에요ㅠ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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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썸
아니에요, 감사합니다~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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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글잡에도 올려져잇는거 왜이제서야 봣을까요? ㅠㅠ 담편기다려져요 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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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썸
댓글 이제야 봤네요, 아마 다음 편은 주말에 올릴거같네요~ 감사합니다!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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