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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타엑스 김남길 강동원 이준혁 엑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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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낱의 겨울날

w.1억









크리스마스에 첫눈이라니, 다들 신이 난 듯 모두 외출을 한다. 12월 25일.. 그리고 첫눈이 나에게는 큰 의미가 없다. 그냥 평범한 하루중 하나일 뿐이다. 남들이 말하는 특별한 날에도 나는 일을 하러 가야만 했다.

익숙한 듯 클럽 안으로 들어서면 일한지 얼마 안 된 나를 향해 직원 한명은 오늘도 괜히 내게 텃세를 부린다. 진짜 재수없는 여자다, 저 여자는.



"오늘도 바빠서 화장 못 한 거야?"


"하고 온 거예요."


"화장을 너무 못해. 요즘 애들은 화장 잘 한다던데 넌 왜 그래?"



화장을 그렇게 못 하는 건 아닌 것 같은데 못 한다고 일주일 내내 저러는 걸 보면 그냥 젊은 내가 보기 싫은 게 분명하다. 돈만 있었다면 이딴 곳에서 일 안 할 텐데 재수없게.

재수없는 여자와 그와 어울리는 나와 비슷한 나이대 친구는 둘이서 친했고, 그릇을 닦으면서 그 둘의 대화 소리를 들었다. 뭐 일부러 들은 건 아니고.




"4번방에 우리 VIP 고객도 아닌 사람이 있대. 들어오자마자 사장부터 찾더니 사장한테 수표 던져줬더니 4번방 보내줬다던데? 바로 VIP가 된 거지.. 근데 그 남자 완전 잘생겼어. 난 무슨 모델인 줄 알았잖아. 역시 VIP야..."


"진짜요? 근데 우리 사장님 4번방 진짜 VVIP고객 아니면 안 보내잖아요. 돈을 얼마나 줬길래.. 아, 근데 얼굴 궁금하긴 하다. 서빙 내가 가고싶다아~"


"뭐래, 서빙은 내가 갈 거라고 사장한테 말해뒀어."


"아, 너무해요!"




웃기시네.. VIP 고객은 못생긴 것들 뿐이라면서 콧방귀 뀔 때는 언제고 이제와서 역시 VIP란다. 사장이 내게 2번방에 서빙 좀 하라고 했고, 나는 음식들을 챙겨 2번방으로 향했다.

으, 더러워.. 60대는 되어보이는 남자 둘이서 여자 네명 정도 끼고서 술을 쳐 마시고 있으시다. 굳이 눈을 마주치고 싶지도 않아서 노랫소리 덕분에 시끄러운 방으로 인해 노크도 없이 그냥 들어섰다.

내가 갑자기 들어섰더니 놀랬는데 60대 아저씨가 나를 보고 화들짝 했고, 나는 음식을 두고 꾸벅- 인사를 하고선 나오려 했다. 근데 그 아저씨가 갑자기 내게 다가오더니 내 손목을 잡고 말한다.




"노래 한곡 부르고 가지 그래."




내가 왜? 나는 곧바로 손을 뿌리치고선 바로 방에서 나왔다. 어디서 더러운 손으로 날 만져? 기분이 나빴다. 손님이고 뭐고.. 어차피 취해서 여자한테만 정신 팔린 새끼한테 이래봤자 상관 없다고 생각했다.

똥 밟았다 생각하고 바로 룸에서 나오면, 사장이 웃으며 직원들과 얘기 하다가도 내게 이리 오라고 손짓한다. 참, 사장은 클럽과 맞지않게 순하게 생겼으면서도 괜찮게 생겼단 말이야. 성격도 나쁘지않고..



"수야 네가 4번방 서빙 좀 가라. 일한지 지금 일주일 정도 됐는데. VIP 서빙은 안 가봤잖아."


"아."



사장의 말에 저 뒤에서 그 재수탱이 여자 둘이서 나를 째려본다. 그렇담 내가 더 가고싶어지지. 네- 대답을 하고서 고개를 끄덕이자 사장이 웃어보인다. 일부러 이러는 거지, 당신?

양주와 비싼 음식을 챙겨 아까 방과는 다르게 조용한 4번방 문에 노크를 한다. 대답이 없는 방 안에도 그냥 문을 열고 들어간 나는 먼저 수표를 던져주었다는 남자를 보았다. 고개를 숙이고 있어서 얼굴은 보지 못 했다.

양쪽에 심한 노출을 하고 있는 여자들이 들러붙어 있었고, 나는 힐끔 다시 남자를 보다가도 얼굴을 못 봐서 아쉬운 듯 음식을 놓고 문을 열고 나가려고 했을까... 내가 열려고 했던 문이 벌컥 열리면서, 익숙한 얼굴이 나를 본다. 2번 방에 있던, 내 손목을 잡았던 그 남자였다.




"어디서 싸가지 없게 종업원이 손님을 보고 째려?"




충격이었다. 내가 태어나서 누군가한테 이렇게 맞아본 적이 있었나. 갑자기 둔탁한 손을 들어 내 뺨을 때리지를 않나, 왜 이러냐고 묻기도 전에 주먹으로 내 배를 가격하는 남자에 나는 바닥에 쓰러지고만다. 

너무 아파서 정신을 금방 차릴 수는 없었다. 인상을 쓴 채로 천천히 고갤 들면, 갑자기 4번방 남자가 재떨이를 들어 2번방 남자의 머리에 내려치는 것이다. 단단했던 재떨이가 산산조각이 나고, 남자에 머리에선 피가 난다. 급히 주머니 속에서 작은 칼을 꺼내는 남자에 여자들의 비명소리가 더 크게 들려왔다. 피를 흘리며 소리를 지르는 남자의 목을 짓밟은 4번방 남자가 말한다.



"한심해. 아저씨."




여자들의 비명소리로 인해 사장과, 종업원들이 모두 이 방 안으로 들이닥쳤다. 모두의 표정은 같았다. 피범벅이 된 2번방 남자에 놀란 듯 했다. 그리고 4번방 남자는 자기랑 아무 상관도 없다는 듯 룸에서 나가버린다.

무슨 일이냐며 나를 일으키며 묻는 사장에 나는 상황설명을 했다. 놀란 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누군가의 피를 보는 건, 누군가 저렇게 아파하는 건 처음이었으니까.













친구에게 갚아야 할 돈부터 밀린 월세, 그리고 무리해서 대출 받았던 돈들까지 나를 너무 힘들게 했다. 밥에다 물을 말아 김치만 먹으면서 이번에 받은 월급은 친구에게 빌린 거 먼저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에 친구에게 돈을 보내고 전화를 하려고 했을까.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우리집에 찾아 올 사람은 집주인 아주머니 밖에 없는데. 설마 빌린 돈 갚으라고 찾아 온 사람들일까 싶어서 그냥 대답도 않고 가만히 숨죽이고 있으면, 또 노크 소리가 들려온다. 또 한 번의 노크소리에 나는 몸을 일으켜 열어야 하나 고민을 하다 문 앞에 섰다. 

문 앞에 서서 한참을 있던 나는 뒤늦게 문을 천천히 열었다. 아마 내가 문을 너무 늦게 열어서 이미 갔겠지.



"있는데 없는 척 한 건가. 왜 한 번에 안 열지."


"…누구."




라고 하기엔 갑자기 누군지 생각이 났다. 이 사람은 분명 어제 4번방 vip.




"설마 어제 봤던 사람도 기억 못 할 정도로 바보인가."


"…아는데요. 근데 왜.."


"추운데 여기 서서 얘기 해야 돼?"


"무슨 얘기요."


"무슨 얘기든."


"무슨 얘기 할 줄도 모르는데 모르는 사람을 집에 들이는 ㄱ.."


"방금은 나 안다며."



저 말을 하고선 나를 지나쳐 그냥 들어가버리는 남자에 나는 콧방귀를 뀌다가도 어제 무서운 행동을 했던 게 떠올라 숨을 죽였다. 어제랑은 또 분위기가 엄청 다르네. 어제는 엄청 취해서 또 엄청 조용해보이고 조금은 무서워보였는데. 오늘은 또 어제랑은 너무 다른 사람같았다. 그리고.. 밝은 곳에서 보니까 정말 그 여자들 말처럼 잘생긴 것 같기도 하고.. 혼자 남자를 멍하니 보다가 정신을 차리고 보면, 남자가 내가 먹던 밥상을 바라보더니 말한다.




"밥 먹고 있는데 내가 방해한 건가?"




그냥 물어보는 것 같지 않았다. 고작 밥에 물 말아서, 김치랑 같이 먹는 거야? 하는 것만 같았다.




"…말해줘요. 뭐 때문에 찾아 온 건지. 그리고.. 집은 어떻게 알고 찾아 온 거예요?"


"아, 그래. 앉기에는 좀 그렇고."


"…."


"어제 너 죽을 뻔한 거 살려줬잖아. 은혜 좀 갚아라."


"은혜?"


"그래. 은혜."



정말 당연하다는 듯 뻔뻔하게 나를 내려다보는 남자에 나는 인상을 썼다. 저게 무슨 소리야.




"다 죽어가는 사람 소원 좀 들어줘라. 그냥 어떤 사람 대신해서 잠깐 동안만 살아가면 돼."


"그게 무슨 소리예요?"


"이보다 더 간단한 설명 없는데. 뭐 길게 설명 해달라는 건가."


"…."


"내 약혼녀인 척 좀 해달라고. 한.. 짧으면 한달? 정도 되려나. 네 이름 따위는 한달 동안 잊고, 내 약혼녀의 이름으로 우리집에서 살아주기만 하면 돼."



남자는 뭐가 그렇게 신기한지 내 방에 있는 물건들을 훑어본다. 아주 기분 나쁘게 가끔은 인상까지 쓰면서 말이다. 다짜고짜 집에 찾아와서는 쓸데없는 소리를 하는 남자가 무례하다 생각이 들었고, 어제 상황을 떠올리면 무섭지만, 이 남자에게 할 말은 꼭 해야겠단 생각에 바로 입을 열었다.



"미안한데요. 제가 그렇게 남 도와줄 만큼 시간이 여유롭지가 않아서요. 다른 사람한테 부탁하세요."


"부탁 아니고. 내가 분명 아까 은혜 갚으라고 했을 텐데. 괜찮아. 어차피 대답 들으려고 찾아 온 거 아니고, 그냥 알아두라고 찾아 온 거니까."


"…뭐요?"


"오늘 8시 이 옷 입고, 집 앞에 나와있어. 데리러 올 거니까."


"다른 사람 찾아보세요."


"넌 나랑 같이 가게 돼 있을 걸."


"……."


"이 옷은 꼭 입어라. 화장도 좀 하고."




화장도 좀 하라며 턱짓으로 나를 가리킨 남자는 내 대답도 듣지않고 아무렇지도 않게 나갔다. 뭐야 저 남자. 내 집은 어떻게 알았고, 왜 하필이면 나한테 저런 부탁을 하는 거야.













그냥 똥 밟았다 생각을 하고 출근을 했다. 뭐 내가 지가 하라는 걸 꼭 해야 되나, 난 내 인생 알아서 살 거야. 지가 뭔데 나오라 마라야.. 은혜? 내가 언제 도와달라고 했나. 취해서 제 멋대로 사람 팬 주제에.

출근을 했더니 사장이 나를 놀란 듯 바라보는 것이다. 그래서 어색하게 한 번 더 꾸벅- 인사를 하면, 사장이 허겁지겁 달려와 내게 바짝 붙어서는 조용히 속삭인다.



"뭐야 관두는 거 아니었어?"


"에?"



이게 뭔 개소리람.. 관두는 거 아니었냐며 놀란 표정을 하고 있기에 나는 콧방귀를 뀌었다. 제가 왜 관둬요?



"아니, 분명히.. 오늘부터 안 나온다고 그랬는데."


"누가요? 전 그런 적 없는데."


"왜, 어제 그.. 근데 둘이 만나기라도 하는 거야? 어쩌다가? 어떻게?"



사장이 이렇게 흥분한 건 처음봤다. 뭐라는 거야 정말.. 날 미워하던 재수없는 여자 둘도 나한테 어떻게 된 거냐 물었고, 나는 징그럽게 붙어대는 그 둘을 떼어내며 '뭔 소리예요'했고, 사장이 1번방에 들어가보라며 웃어보인다. 뭐냐고 물어도 가보라며 내 등을 떠미는 사장에 결국엔 문을 열고 들어섰고, 나는 기가차서 콧방귀를 뀌었다. 그렇게 비싸다는 룸에 안주, 술 없이 앉아있는 남자.





"그쪽이 그런 거예요?"


"네가 약속 안 지켰잖아. 8시까지 나오랬더니 출근을 하냐. 너도 참.."


"…."


"일 관두고 은혜나 갚아."


"약속이 아니었잖아요. 그쪽이 멋대로 나오라고 해놓고! 왜 멋대로 제 일자리를..! 미쳤어요? 그쪽 나 잘 알아? 뭐 이 비싸다는 vip룸에 이딴식으로 자리 잡고 있는 거 보니, 돈 꽤 많은 어디 부잣집 도련님이라도 되나본데. 난 그쪽한테 도와달라고 한 적 없었고, 그쪽이 취해서, 미쳐서 어제 사람 그냥 후려친 거 뿐이야. 내가 너한테 은혜 갚을 건 하나도 없다고."


"뭐야, 요즘 유행하는 그라이데이션 화법이야? 존댓말에서 스무스하게 반말로 넘어가네."


"지금 장난칠 기분 아니거든."


"…."


"그쪽이 뭔 바람이 불어서 나한테 이러는지 모르겠는데. 나한테는 그냥 장난치는 거로 보이거든? 아까 봤잖아. 나 완전 거지야. 일 당장 못 하면 길바닥에서 자야 된다고. 그러니까! 그냥 다른 여자 찾아서 놀아달라고 그래. 딱 봐도 그럴 관상이구만."


"여기서 일하면 한달에 얼마 받나. 많아봤자 200이려나."


"그건 왜 궁금한데."


"그래. 그럼 은혜도 갚고, 일도 좀 해라."


"…."


"내 카드, 평생 쓸 수 있게 해줄게. 내가 죽은 후에도 쓸 수 있게 해주지 뭐."


"그걸 말이라고 해? 누가 속을 줄 알고. 장난칠 거면, 다른 사람한테 가서 해. 사람 기분 잡치지 말고."




남자는 여유로운 듯 했다. 긴장을 한 나와는 다르게 너무 여유롭게 앉아서 나를 올려다보다가 곧, 지갑을 꺼내 수표 몇장을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놓는다. 천만원짜리 수표 네장을 꺼내고선 턱짓으로 가리키는 남자에 나는 침을 꿀꺽 삼켰다.




"할 거야, 말 거야."


"…."


"싫으면 말고."


"잠깐."


"…?"



이상했다. 분명 나를 가지고 놀 수도 있을 거라 생각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남자의 표정을 보니 진심인 것만 같았다. 내가 돈에 눈이 먼 것도 맞지만, 남자의 표정이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그치만, 내 자존심이 바닥나는 걸 내 스스로 지켜볼 수가 없었다.




"뭐."


"…됐어."


"그럼 안 하는 걸로."


"…."




결국엔 놓쳐버렸다. 이깟 자존심이 뭐라고.. 주먹을 꽉 쥐었다. 당장 돈이 급한데.. 저 새끼 가랑이 사이라도 기어서라도 저걸 얻었어야 했는데. 나는 왜 이런 걸까. 남자가 가고 한참 지나고 나서야 나는 룸에서 뛰쳐나와 남자를 찾았다. '아까 그 새끼 어딨어요?' 내 말에 사장이 아까 나갔지- 하고선 당황스러워했고, 나는 온힘을 다 해 뛰었다. 고등학생 때 체육대회 때 계주로 뛰었을 때 말고는 이렇게 뛴 적이 없었는데. 진짜 돈이 뭐라고..  클럽에서 나왔을까, 남자가 가지않고 클럽 앞에 서서는 담배를 피며 나를 바라보고 있기에, 나는 벙쪄서 남자를 올려다보았다. 남자의 표정은 재수가 없었다. 그냥 아무 표정도 없이 있는 게 분명한데.마침 내가 따라 나올 줄 알았다는 듯 비웃는 듯 했다.




"해요. 한다구요! 그쪽한테 은혜 갚지 뭐."


"갑자기 존댓말을 하네?"


"…아, 한다구요..!"




그러면 안 됐었다. 아무리 돈이 필요했어도, 이딴 부탁은 들어주지 말았어야 됐다. 














집에 가서 남자가 주었던 옷과, 귀얼이, 목걸이를 끼고선 나오면, 남자는 내 얼굴을 보더니 고갤 저었다. 뭐야, 저 표정은? 이 옷들이랑 내 얼굴이 안 어울린다는 건가? 이 남자는 사람 참 기분 나쁘게 한다니까. 기분은 나쁘지만 그래도 참았다. 고작 누군가인 척 연기를 하는 주제에 돈을 엄청나게 많이 받으니까. 그래도 몇 번은 참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집으로 가는 길에는 말 한마디 없었다. 이렇게 비싼 차는 처음 타보니까 신기해서 그냥 티 안 나게 구경만 했을 뿐인데 차가 멈추는 걸 보니 벌써 집에 도착했나보다. 돈이 이렇게나 많은데 얼마나 좋은 집일까 싶어서 잠깐 고개를 돌렸는데. 역시나, 이 남자는 돈이 엄청 많은 부잣집 도련님이 분명했다. 큰 정원을 지나야지만 보이는 저 큰 집.. 이게 다, 이 남자의 돈이려나? 아니면 이 남자의 부모라는 사람들의 돈이려나.. 내가 저 집에서 살아야 된다는 건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부잣집 딸 노릇 좀 할 수 있는 건가. 입을 벌린 채로 구경을 하면, 남자가 내게 말한다.



"네 이름은 유선희고, 나이는 서른셋."


"에? 이 얼굴로 어떻게 서른셋인 척을 해요? 아직 서른 되려면 3년이나 남은 젊은 사람한테 너무한 거 아닌가."


"충분히 서른 셋으로 보이는데. 내 눈엔."


"보는 눈 없네. 그리고요? 또 뭐 알아야 될 거."


"지금의 너랑은 다르게 착하게. 네가 상대해야 될 사람은 너를 그리워하는 노인네야. 지금처럼 이런식으로 나오면 곤란해."


"뭐 지금처럼 싸가지없게 대하면 돈 줬다 뺏게요? 치사하게. 내가 싸가지 없는 건 인정하는데요. 이 상황에서 착하게 행동 할 사람이 어디 있을까 싶네요."


"그리고, 유선희는 순해. 지금의 너랑은 다르게 인상 한 번 쓰지도 않고, 틱틱 거리는 것도 하나도 없어."


"예."


"어차피 눈도 잘 보이지 않으니까. 표정은 상관없으니, 말투라도 어떻게 해봐."


"그래요. 평생 부자로 살 수 있다면야, 가식쯤이야. 근데 그 죽어가는 사람은..누군데요?"


"아버지. 살 날이 얼마 안 남았으니까, 그때까지만 좀 유선희인 척 해줘. 내 약혼녀를 한 번도 못 봐서 보고싶어해."


"…아. 근데!"


"…."


"그쪽 이름도 알려줘야죠. 제가 그쪽을 뭐라 불러야 되는지도."


"이동욱."


"…."


"동욱씨라 불렀어."



남자의 말에 나는 대답도 않고 한참 남자를 바라보았다. 왜 저렇게 씁쓸한 표정을 짓는 거야. 남자가 먼저 차에서 내렸고, 나도 따라 내렸다. 큰 대문을 열고 들어서면 큰 정원이 있다. 진짜 돈 많나보네.. 이런 쓸데없는 곳에 돈 쓴 거 보니까.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집에 들어오자마자 입을 벌리고 서있으면, 가정부가 웃으며 인사를 건넨다. 세상에.. 겉에서 봤을 때도 컸지만, 안에는 더 크게 느껴졌다. 이 집에 이동욱 이 사람이랑 아버지랑 둘이서 사는 건가..  이동욱이 '따라와'하며 앞장서서 걸었고, 따라가면 곧 문에 작게 노크를 한다. 그럼 안에서는 들어오라는 힘 없는 목소리가 들린다. 문이 열리고, 나는 한 번더 놀랬다. 얼마 못 산다더니..




"선희 왔어요. 아버지가 그렇게 보고싶다던."




휠체어를 타고있는 남자는 나이는 대충 70대 정도 되어보였고, 눈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지 초점을 잃은 눈으로 나를 보았다. 선희라는 말에 놀란 듯한 표정을 짓고선 나를 보는데. 




"선희?"


"…."



나는 한 번 이동욱을 바라보았고, 대충 알아서 하라는 듯 턱짓으로 남자를 가리킨다. 그래.. 내가 이런 건 또 엄청 잘하지. 




"아버님..!"




할아버지 맞네. 이동욱을 꽤 늦게 낳았나? 할아버지의 손을 꼭 붙잡고선 '뵙고싶었어요'하면, 할아버지는 웃으며 나를 한참 바라보았다. 그러니까, 이 할아버지가 죽을 때 까지만 연기를 하라는 거네.











가정부는 나와, 이동욱의 눈치를 많이 보았다. 이동욱은 가정부에게 방 소개 시켜달라며 방으로 들어가버렸고, 나는 가정부를 따라 2층으로 향했다. 세상에, 이렇게 좋은 집에 발도 못 들여봤는데.. 살면서 이런 좋은 집에 살아보기도 하고 참.




"여기가 아가씨 방이에요. 혹시 마음에 들지않은 게 있다면 바로 말씀해주세요.. 나름 예쁜 것들로 꾸며봤는데.."


"예뻐요. 정말 예뻐요. 이걸 직접 꾸미셨어요? 대박.."


"정말요..?"


"아, 말 편하게 하세요. 아가씨 말고 그냥 수.. 아, 아니.. 선희! 선희라고 불러줘요."


"어떻게 그래요..! 아가씨..!"


"에이.. 아가씨라고 하지 말라니까요.. 그리고 방도 엄청 마음에 드니까!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참, 듣던대로 정말 예쁘시네요..!"


"…네?"


"예전에 도련님이 아가씨 얘기 엄청 많이 했었거든요. 뭐 시킬 거 있으시면 탁자 위에 버튼 누르시면 돼요. 편히 쉬세요."




아주머니가 나가고, 나는 한참 가만히 서있었다. 무슨 식당도 아니고 버튼을 누르래.. 그리고, 이동욱은 약혼녀를 많이 사랑했나보지? 싸가지 없는 사람이 다른 사람한테 약혼녀 얘기나 하고 말이야. 큰 침대에 벌러덩 누워서는 천정을 보면 문득 떠올랐다.




"약혼녀는 어디가고, 왜 나한테 이런 걸 시키는 거야."




싸가지가 너무 없고, 막무가내셔서 여자가 떠나갔나? 웃음이 나와버렸다. 그렇담 꼴 좋다.

2층에는 내 방도 있었고, 다른 방들도 보였다. 저 방은 무슨 방인지 궁금해서 열어볼까.. 하다가 그냥 관두고 2층에 있는 욕실에서 가볍게 샤워도 했다. 이렇게 맘 편하게 샤워 하는 것도 오랜만이네. 샤워를 다 하고 방에 들어와서 뒤늦게 방을 구경했다. 옷장 안에는 내가 입을 수 있는 옷들도 가득했다. 여긴 천국인 걸까? 아니면 꿈일까.











일도 안 하고, 돈도 편히 벌 수 있단 생각에 너무 편했나.. 눈을 떴더니만 벌써 점심을 훌쩍 넘어 6시쯤 되어버린 것이다. 핸드폰 알림 소리에 확인을 해보면 돈 갚으라는 사체업자의 문자가 덩그라니 있다. 내가 빌린 돈은 아니고, 아빠가 빌린 돈이었다. 7000만원 정도 빌려놓고 어느날 갑자기 죽어버린 바람에 내가 갚아야 했고, 아빠의 재산은 겨우 2000만원이었다. 고작 스물두살이었던 나는 2000만원으로 혼자 버텨야했고, 돈을 갚을 수도 없었다. 그래서 사체업자들은 자주 집으로 찾아와서 협박도 하고, 때리기도 하고, 성희롱을 하기도 하고.., 이자는 수없이 쌓이기만 했다. 일단 돈 받으면 돈이나 갚아야 된다는 생각에 조금 허무하기는 했지만.. 


"…!!"



갑작스런 노크 소리에 화들짝 놀라 문쪽을 보면, 문 바깥에서 아주머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 깜짝이야..



- 아가씨 일어나셨어요?


"…어, 네!"



허겁지겁 침대에서 내려와 문을 활짞 열면, 아주머니가 놀란 듯 나를 바라보았고, 나는 뒤늦게 침대 밑에 있는 실내화를 신고선 다시 아주머니에게 다가왔다. 그럼 아주머니가 환하게 웃으며 말한다.



"배 안 고프세요? 걱정 돼서 올라왔는데.."


"아, 네! 배 고파요!... 제가 이렇게 쉬는 건 또 엄청 오랜만이라.. 너무 푹 잤네요."


"그래요? 저는 또.. 아가씨가 아픈 줄 알고."


"에이.. 아니예요. 저 아픈 적..이.. 별로 없을 걸요? 고등학생 때 열 40도 까지 올라갔을 때 말고는 없었던 것 같아요!"


"그래요? 다행이에요. 아, 참.. 아가씨 가리는 음식은 없죠?"

"네!"


"그럼 천천히 내려오세요. 밑에서 다들 식사하고 계세요."


"네에."



이동욱이랑 할아버지랑 같이 밥을 먹고있나? 하긴.. 부잣집 사람들 보면 다들 같이 식사하고 그러지.. 우리같이 돈 없는 사람들은 따로 먹는 것도 참 잘하는데 말이야. 대충 세수하고, 옷도 준비 된 것들로 갈아입고선 계단을 밟고 내려왔을까..  이동욱과 할아버지가 아닌 다른 사람들이 밥을 먹고 있기에, 나는 잠시 멈춰서는 그 사람들을 보았다.



"…결국엔 불러들였나보네."


"…같이 식사해요."















-

-

-

이거 사실 그냥 써본 거였는데..아까워서 내는 거..하하하핳핳하ㅏ

왜 안 내려고 하냐며는,,,,,,,,,마리지,,,,

ㅇㅕ주가 갑이고 동욱이가 을인 글을 써보고 싶어졌거둔,,아니면 뭐 그냥 썰같은 식,,글도 조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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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호우!
3년 전
독자2
감쟈
3년 전
독자3
에디
허얼 겁나 재밌어... 마지막에 서노 이다희심 나오는 거 까지 끝내줬어...

3년 전
독자4
일억이....소재 왜 이렇게 다양해? 어떻게 저런 글을 생각할수있는거야 천재야 일억...
3년 전
독자5
쿠우쿠우
아니 와
왜 글테기라고 그래쒀요..? 왜..?
아 너무 재미있능데ㅠㅠㅠㅠ
이거 진짜 체고 재미써요ㅠㅠㅠ

3년 전
독자6
헐 재발 담편 죠요 글고 우빈님 글도 내주심안될까여 ㅜㅜㅜ 힝
3년 전
독자7
뭐지 이 대작 스멜은 자까님 이거 더 내주세요....더....깁미....너무재미있는데ㅠㅠㅠㅠㅠ
3년 전
독자8
뭐야 두편이나ㅜㅜㅜㅜ갬동쓰 ,,, 다 ㅇㅣ야
3년 전
독자9
와 이것도 대박인데요ㅠㅠㅠ 작가님 당신 천재ㅠㅠㅠ 어떻게 매번 나의 취향을 저격하는것이지!
3년 전
독자10
와 너무 재밌어 ㅠㅠㅠㅠㅠㅠㅠㅠ 이것도 내주세요 ㅠㅠㅠㅠㅠ
3년 전
독자11
휴롬원액기 일억이 글태기 맞아? 글이 이렇게 재밌는데? 다음 편이 이렇게 기대되는데?
3년 전
독자12
이동욱!!!!!!!!! 너무 좋아요!! 대박입니다 작가님!!
3년 전
독자23
작가님 2편은 나올리는 없겠죠..?
3개월 전
1억2
🥹후엥 이 글을 보시는 분이 있다뉘‘ 너무 감동이에오.. 하지만 ㅜ. ㅜ 이 글은 마음 같이서는 내고싶지만… 아직까지는……!!!😭
3개월 전
독자13
다내꺼

완전 재미있어요!!!!
다음편도 써주세요!!!!!
궁그미!!!!!!

3년 전
독자14
헐 아니 너무 재밌자나............? 이것도..... 시간나면 연재해조요..........퓨퓨ㅠㅠㅠㅠㅠㅠㅠ
3년 전
독자15
아니 너무 재밌는데 ????? 진짜 이거 소재 대박이다 ,, 글태기에서 절대 나올 수 없는 글인디 ,,,,
3년 전
독자16
작가님 진짜 ㅠㅠㅠㅠㅠ이게 어째서 글테기인가여ㅠㅠㅠㅠㅠㅠ소재부터 재밌는데ㅠㅠ짱이에요 사랑합니다 작가님
3년 전
독자17
올일억이~~~~~다시봐도꿀잼연재해줘요~%!!
3년 전
비회원181.33
너무 재밌어요!
3년 전
독자18
허얼...너무 잼써요ㅠㅠ
3년 전
비회원153.199
두식이) 이거 너무 좋은데 1화가 끝인가요?ㅠㅠㅠㅠ
3년 전
독자19
글 분위기 무엇,,마지막까지 완벽해요 다음화 넘나 기대되는 것,,
3년 전
독자20
헐 너무 재밌어ㅠㅠㅠㅠㅠㅠㅠ다음편도 궁금해여오
3년 전
독자21
작가님 글 너무 재밌어요ㅎㅎ!!!
3년 전
독자22
너무 재밌어요 ㅠㅠㅠㅠ취향저격 ㅠㅠㅠ제대로입니다
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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