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lling ; 타락 W. 홀로그램 |
오늘도 눈이 떠졌다. 결국 난 또 죽지 못했다. 총 7번의 자살시도. 그리고 모두 기적같이, 혹은 어쩔 수 없이 살아난 끈질긴 내 목숨이 싫었다. 숨쉬는 일이 싫었다. 무자비하게 내 몸을 망가뜨려도 늘 나는 살았다. 죽지 못했다. 눈 앞의 현실이 싫었다. 익숙한 병원 냄새를 맡으며 침대에 누워 손을 뻗으면 하얗고 가늘었던 너의 그 예쁜 손이 내 손을 다시 잡아줄 것만 같은데, 너는 내 옆에 존재하지 않는다. 난 살아있는데, 넌 이미 오래 전에 죽어버렸다. 내 앞에서 나의 행복을 기원하며.
넌 내가 행복하길 바랬지만 네가 죽은 이후로 내 삶은 엉망이었다. 밥 한술도 제대로 뜨지 못했고 씻는 것은 물론이요, 외출도 하지 못했다. 내 힘으로 두 발로 서서 걸어본 때가 언제인지도 기억나지 않을만큼 나는 그렇게 살았다. '행복해, 행복해야해.' 너의 입모양이, 눈물을 글썽이며 피투성이된 그 모습이 칼자국으로 엉망이 된 내 손과 겹쳐 보였다. 손을 뻗어 너를 잡으려 허우적거렸지만 너는 잡히지 않았다. 넌 이미 오래 전에 죽어버렸으니깐. 짜증이 났다. 이런 현실이 너무 싫었다. 도대체 왜 나는 죽고싶어도 죽지 못 하는 것일까ㅡ.
거칠게 링거를 뽑았다. 링거가 꼽혀있던 자리에 붉은 피가 뚝뚝- 떨어졌지만 아프지 않았다. 이미 오래 전에 나는 아픔을 느끼는 것 마저도 잃어버렸다. 네가 죽은 이후로, 난 모든 것을 잃었다.
옥상은 오늘따라 유난히 한가했다. 담배를 피는 사람도 없었고 꼴 사납게 남녀가 붙어있는 모습도 볼 수 없었다. 하늘이 맑았다. 네가 좋아하는 구름을 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비쩍 몸이 말라버린 탓에 난간에 올라서는 일 조차도 이젠 힘이 들었다. 겨우 난간에 아슬아슬하게 걸터 앉아 가만히 하늘을 쳐다보았다. 어디선가 네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기도 했다. 네가 좋아하는 노래를 흥얼거리며 다리를 살랑 살랑- 흔들었다. 바람에 나부끼는 한 마리의 나비가 된 기분이었다. 기분이 매우 좋았다.
"ㅇㅇㅇ!"
아아- 드디어 나를 죽지 못하게 살려두는 못난 장본인이 등장했다. 평소처럼 지독히도 깔끔하고 단정한 모습과는 다르게 그의 흰 가운과 명찰, 짙은 갈색톤의 머리도 흐트러진걸 보니 다급하게 달려온 모양이다. 그 동안 먹은게 없으니 뼈 밖에 남지않은 모습이 무척 보기 싫겠지만 나는 그를 향해 처음으로 웃어주었다.
한 번더 크게 내 이름을 부르며 그는 내가 있는 난간으로 다가오려 했지만, 내가 조금 더 빨랐다. 몸이 붕- 뜨는 느낌이 들었다. '정신과 김준면' 외모만큼이나 정갈하게 쓰여진 그의 명찰을 보는 것을 마지막을 눈을 감았다.
백현아, 조금만 기다려. 오늘은 꼭 널 따라 갈게.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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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현X준면 아님요 껄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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