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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야 전체글ll조회 667

 

 

엄마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라는 시가 있듯이. 나는 혹은 우리는 모두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고 있다. 엄마이기 때문에 싸우고 화내고 막 대하고, 스물 셋이라는 나이가 허망하게 나는 엄마 앞에만 가면 이제 막 초경을 시작하던 예민한 10대 되어 있었다.

엄마는 내가 고등학교 입학을 준비하고 있을 쯤 아빠와 헤어졌다. 사별도 마땅한 바람도 이유가 아닌 단지 성격차이. 라고 부모님은 내게 알려줬지만, 사실은 아빠가 다른 여자와 바람났다는 것 정도는 밤을 지새워 엄마가 우는 것만 봐도 알 수가 있었다. 둘이 이혼 할 때는 엄마한테 꽤나 막말을 지껄였다.

 

“그거 좀 참으면 안 돼? 쪽팔리게 이혼이 뭐야 이혼이!”

 

엄마는 그 때 작게 한숨을 내쉬면서 나와의 대화를 피했었다. 부모님의 이혼이 아무것도 아닌 시대라고는 하지만 그 때의 나에게는 둘 다가 필요했다. 어린 나이의 치기였을 진 몰라도 말이다.

부모님의 이혼 후에도 나는 종종 아빠를 만났고, 떨어져있다는 핑계 삼아 꽤나 짭짤한 용돈을 받아낼 수 있었다. 엄마는 알면서도 묵인했고, 가끔은 나를 보며 불쌍한 것… 하며 눈물짓기도 했다. 열여섯, 열일곱의 나는 그 모든 걸 이해하지 못했다. 단지 아래로 내다보며 깔보았을 뿐이었다.

아빠는 얼마 안가 새로운 가정을 꾸렸고, 나는 점점 아빠를 만날 수 없게 되었다. 그와 함께 이상하게도 아빠의 부재가 새로이 다가왔고 그러면 그럴수록 난 더 엄마를 원망했다. 겨우 그까짓 거 하나 참지 못해 이혼이나 했다고 말이다.

몇 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이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엄마의 재혼 문제에 있다. 엄마는 아빠와 그렇게 이혼한 뒤 혼자서 세탁소를 운영해 나갔고, 세탁소는 그럭저럭 잘 운영되어졌다. 나는 ‘세탁소 집 이혼녀 딸’ 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살아야한다는 게 쪽팔렸고 친구들과 종종 그 앞을 지나갈 때면 엄마를 모른 체하기 일쑤였다.

세탁소를 운영하면서 옷을 집으로 배달해줄 사람이 필요했는데, 그 사람이 바로 엄마와 정분이 난 정씨 아저씨다. 엄마와 같이 일한지 벌써 칠년. 남들이 보기에는 충분히 그럴 수도 있다곤 하지만 난 이해할 수 없었다. 왜? ‘우리 엄마’니까.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면 어떻겠는가. 만약 당신의 부모님이 이혼을 했고, 엄마와 둘이 살던 도중 엄마가 ‘재혼’할 거라면서 같이 일하던 남자를 데리고 왔다. 그걸 쉬이 받아드리고 그 결혼을 축복해줄 수 있을까?

나는 아니다. 엄마 나이 마흔 일곱, 오십대가 코앞인 지금에서야 다른 남자와 결혼한다는 말을 스물 셋인 딸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걸 보면서 나는 “노망났어?”라고 말할 뻔했다. 또 싸울까봐 차마 입에 올리지는 못했지만 충분히 그렇게 생각되는 말이었다. 게다가 정씨 아저씨라 하면 우리와 같이 일할 때, 아내와 사별하고 밑에 자식이 둘이나 있는 홀애비다. 아직 대학도 안 들어간 고삐리로 두 명.

꾸역꾸역 입으로 밥을 쑤셔 넣으며 엄마를 째려봤다. 엄마는 죄인이라도 되는 마냥 고개를 푹 숙이고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우리 모녀 사이에는 더 이상의 말은 오가지 않았다. 그걸로 끝 인줄 알았다. 엄마는 더 이상 그 얘기를 꺼내지 않았고 나는 그걸 포기 선언이라 혼자 단정 짓고 있었다.

얼마 뒤, 사건은 터졌다. 엄마는 “최대한 차려입고 집 앞에 화성반점 있지? 거기로 와.”라는 잘 보내지도 않던 문자를 보냈고 난 엄마 말대로 ‘최대한’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차려입고서 중국집으로 향했다. 외할머니 생신인가 싶어 선물을 사려 했지만 너무 늦었단 생각에 발걸음을 빨리했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정씨 아저씨와 눈엣가시 같은 두 고삐리가 앉아있었다.

넷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띄고 있었고, 그 앞에 서있는 나는 마치 넷을 방해하는 방해꾼 같았다. 이도 저도 끼지 못하고 우두커니 그 자리에 서있기만 할 줄 아는 방관자이자 방해꾼. 입술을 꾹 깨물고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왔니? 왔으면 앉지 뭘하구 있어.”

 

엄마의 말에 헛웃음이 비집고 나왔다.

 

“미쳤어!”

 

소리를 지르며 씩씩 거리자 정씨 아저씨는 고개를 푹 숙였다. 고삐리들은 인상을 찌푸렸다. “얘가 왜이래.” 다그치는 목소리에 더 화가 올라왔다. “지금 나한테 한마디 상의도 없이 이따위 자리나 만들어서 어쩌자는 거야!” 소리에 소리를 지르니 치파오를 입고 있는 여직원이 다가와 조금만 조용히 해달라는 주의를 주었고 정씨 아저씨의 고개는 더욱 숙여졌다. 그와 함께 고삐리들의 표정은 더욱 일그러졌지. 니들은 속이 있는 거니 없는 거니?

내 발악을 보던 엄마는 자리에 앉아 정씨 아저씨를 보며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네 인생만 있는 거 아니다. 나도 내 인생이 있어.”

 

내가 서 있는 곳이 중국집이 아니라 새까만 블랙홀 한 가운데 인 것만 같았다. 어디론가 빙글빙글 빠져들어 가는 느낌에 제대로 서 있을 수가 없어 식탁을 집고 지탱했다.

 

“이제 네 엄마가 아니라, 한 여자로 살아보자 좀.”

 

 

 

 

-

 

 

예전에 단편으로 길게 써놨는데 대충 내용만 기억해서 빨리빨리 타이핑 해봤어..

으허엏으헝허ㅓ흐ㅓㅇ... 수정 작업 따위 안해서 글이 개판 5분전이지만 재밌게 읽어줘

언니랑은 모레 만난다ㅎㅎㅎ 씐나랗ㅎㅎㅎ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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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뭔가더보고싶어...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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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야
뒤에 더 있었을걸.. 꽤 길었는데 없다. 동생이 날려먹었어 훨훨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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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일반소설도 많아졌음 좋겟다ㅜㅜ재밌어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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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야
늅늅 고마워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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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헐 좋아 ㅠㅠ 나 이런거 좋아해 ㅠㅠ 일반소설이 참 좋다 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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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야
ㅠㅠ거마워ㅠㅠ 난 팬픽이나 이런거 잘 안쓰니까..ㅠㅠ 일반소설밖에 음슴..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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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좋다..!! 마지막에 한여자로 살아보자 한거 갑자기 엄마한ㅌ ㅔ급미안.. 얘기가 비슷도ㄹ..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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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야
우리 엄마도 한 여자로 살고 싶다고 한 적이 있어서.. 생각나서썼어..ㅋㅋ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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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이거 더!! 써줘~ ㅋㅋ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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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야
계속 이어질내용이 생각나면 쓸게ㅋㅋ.... 근데 아마 힘들거야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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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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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야
짱 고마워요ㅠㅠㅠ 감격이다ㅠㅠㅠㅠㅠ 아쉽게도 전 이미 탈덕했어욬ㅋㅋㅋㅋ 샤월이었다갘ㅋㅋㅋㅋㅋㅋ 한참 샤이니 앓이하다가 이젠 언니 앓이로 바뀌어성.........ㅋㅋㅋ 원하시는 커플링 말해주시면 써드릴게요..! 대신 지금 이 글처럼 개판 5분전일거에욬ㅋㅋㅋ....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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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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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야
ㅋㅋㅋㅋㅋ오늘 밤! 씻구와서 써드릴랍니다 근데 언제 완성될진 모름ㅋ 엑소도 잘 몰라서 성격 이상할 수 있지만 걍 봐영ㅇㅇㅇㅇ...... 포기하고 보면 모든 글이 술술 읽힘미다. 저 방금 운동하고 와서 온몸이 찐득찐득허니 씻구와서 써드릴게요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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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야
두시간이나 걸렸네요 ^^; 다썼어요! 읽으시라능...ㅋㅋㅋㅋㅋㅋㅋ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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