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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사랑이란게 참 쉽게 영원할거라 그렇게 믿었었는데

<버스커버스커 2집 처음에 사랑인란게 가사 中>

 

버리고 버리고 버리고 또 버리고 버리고 너의 모든 것을 버리고 있다.

사귀기 전 조조할인으로 같이 본 영화 관람표, 첫키스를 한 날 밤 같이 찍은 사진, 처음 같이 놀러간 놀이동산에서 너가 나에게 사준 기린 머리띠, 내가 끙끙 앓던 날 너가 늦으밤 동네 모든 약국을 돌아 사다준 몸살 약, 너와 내가 처음 싸운 날 나의 화를 풀어주기 위해서 사온 큰 곰인형, 너를 만날때만 신고오라던 운동화, 내가 너를 만난 후 쓰기 시작한 다이어리, 너와 내가 300일 되던 날 무릎꿇고 나에게 끼워주던 커플링,  다 버린다. 그리고 너와의 기억까지. 아낌없이 다 버린다.

 

-우리 이제 그만하는 게 맞는것 같지?

-나한테 어쩌라는 거야? 내가 너한테 헤어지자고 말하라고 아니면 지금 나한테 헤어지자고 그러는거야

-됐어 넌 끝까지  왜 그러니 그냥 그만해 서로 더 좋은 사람 만나자 우리가 억지로 우리 사이 끌고가도 남는건 이런 싸움밖에 없을거야

  그리고 서로에게 좋은 추억 많이 남아있을때 헤어져 나중에 서로를 웃으면서 기억하도록

-알았어 그래 우리 여기까지 하자는 거지? 알겠어 이제부터 서로 연락도 하지 말고 마주쳐도 인사도 하지말자. 우리가 나중에 서로를 웃으면서 기억하더라도 길거리에서

   마주치면 그냥  스쳐지나가. 좋은 사람 만나라

-응 그동안 고마웠어

-그래 잘 살아라 행복하게

-....응

-니가 헤어지자고 해놓고 울지말고

-....응

-그래 나 간다

-....응

 

정말 끝났다.

너와 처음 데이트했던 그 카페에서 너와의 추억이 구석구석 젖어있는 그 카페에서 나는 너에게 이별을 고했고 넌 그 이별을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딸랑'

문을 열고 나와 하늘을 바라본다. 어느새 가을이구나. 낙엽하나가 내 발 밑으로 떨어진다. 가방을 열고 책을 꺼내 발 밑으로 떨어진 낙엽을 주워 끼어놓는다.

너와 처음 사귀던 날에도 떨어지는 낙엽을 주워서 책 사이에 끼워 놓았다. 이제 뭘해야 할까 카톡 프사도 바꾸고 상태메세지도 바꾸고 연애중으로 되어있는 페북 상태도 바꾸고

친구들한테 알리고 우선은 집으로 가야겠다.

앞을 보는 순간 저 멀리 너의 모습이 보인다. 다시 한번 하늘을 바라본다. 햇살이 눈부셔 눈물이 난다. 너가 나의 햇살이었나 보다.

 

 

나쁜새끼 헤어지자는데 어떻게 잡지도 않냐

 

 

 

<3개월 후>

-백현씨 제가 해달라는 서류 다 했어요?

-네 팀장님 조금만 하면 됩니다!

-그래요 부탁할게요

-네

 

너와 헤어지고도 난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무너질것 같은 세상을 어떻게 버텨야 하나 걱정했는데 하루를 자고 또 하루를 자도 세상은 그대로고 너도 잘사는것 같더라.

나랑 헤어진지 얼마나 됐다고 한달전에 새 여친으로 사겼다는 너의 소식을 듣고 배신감도 들었다. 내가 뭐라고.

이제 길거리에서 너 친구들 만나면 일일이 너랑 헤어졌다고 말해줄 필요 없어서 편하다.  

더 좋은건 너의 모든 SNS를 돌면서 아직 나에게 마음이 있나 나에게 다시 돌아와줄 생각이 있나 궁금해하지 않아도 된다는것 

 

-아 백현씨

-네 팀장님!

-오늘 우리 회사 회식있는거 알죠? 과장님도 오시니까 준비 좀 잘해봐요

-네? 어떤 준비요?

-에휴 왜그래요! 우리 백현씨 노래도 잘하는데 노래방에서 한곡뽑아야줘 내가 백현씨 노래 들을때마다 얼마나 설레는줄 알아요?

  유부녀의 마음을 흔들어 놓고! 이번에도 준비잘해도 과장님한테 우리팀 눈도장 좀 확실히 찍게해줘요!

-아... 네 그런데 과장님 회사 나오세요? 한번도 못봐서요

-원래 현장근무를 주로 하셔서 회사 잘 안나오세요 근데 이상하네 원래 회식참가 안하시는 분인데 회식을 다 참가하시고

-네?

-음 아니에요 그럼 제가 아까 부탁한 서류 좀 잘 해줘요

 

혼잣말을 마친 팀장님이 떠나고 술에 쩔어있던 첫 회식을 생각했다.

이런 쉣 술이 사람을 여럿 망친다니까.

처음 회식때 선배들이 주는 술을 다 얻어먹고 술이 취해 노래방을 가서 한곡 뽑아보라는 선배들의 닦달에 제일 좋아하는 노래인 잠시 길을 잃었어를 불렀다.

<잠시 길을 잃었어 어디로 가야 하는지 정말 알수가 없어 난 늘 너란 길만 걸었으니까>

선배들이 넥타이를 머리에 매고 땡벌을 부르며 띄어놓은 분위기를 엎어버린 눈치없는 신입사원이 된 순간이었다.

 

- 자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회식하러 갈까요?

-네! 아싸 회식회식 고기먹는다 오랜만에 목에 기름칠 한다 아싸

 나보다 나이는 어리지만 먼저 입사해 나에게 선배인 세훈선배는 어제도 고기를 먹었으면서 굉장히 오랜만에 고기를 먹는 척 했다... 

 

-그럼 우리 자주가는 고깃집 알죠? 수만이네? 거기로 오세요

-에이 과장님 돈도 많으시면서 짜시다

-쓸데없는 소리하지말고 세훈씨 저번 회식때 처럼 깽판부리면 기획 다 세훈씨한테 줄거에요

-네...

내가 잠시 길을 잃다 를 부르고 나서 가라앉은 분위기를 세훈선배가 살리겠다고 맥주병을 흔들어 딴다음 소변을 넣는 것 처럼 잡고 흔들어

많은 선배들에 옷에 맥주가 묻었었다. 또 여자였던 팀장님과 다른 여자사원들은 세훈선배를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자자 그럼 수만이네 에서 보기로 하고 이만 해산하죠!

-넵!

팀장님이 나가신 후 세훈 선배가 의자를 나에게 가까이 끌고와서 말을 걸었다.

-백현씨 그거 알아?

-뭐요?

-과장님 우리회사 사장 아들이야

-네????? 에이 설마요

-맞아 확실해 이거 백현씨만 모르고 다 알아 사람들

 

갑자기 도망가고 싶어졌다.

노래방에서 어떡하지? 성대결절 걸렸다고 할까?

 

세훈선배의 차를 타고 수만이네를 가는 동안 세훈선배는 과장님에 대한 얘기를 멈추지 않았다

- 야 과장 게이라는 소문도 있다?

-네? 설마요...

-아니야 남자 애인이랑 호텔들어가는거 직접 본 사람도 있어

-그냥 친구 아니에요?

-야 넌 동성친구끼리 팔짱끼고 호텔들어가냐?

-아니 뭐... 그럴수도 있죠

-에휴 됐다 넌 애인이랑 어떻게 됐냐?

백현은 안그래도 땡그란 눈을 더 크게 뜨며 물었다.

-선배 저 애인있던거 어떻게 알았어요? 회사사람들한테 아무도  말안했는데

-야 내가 모르는게 어디있냐?

-헤어졌어요....

-그래? 야 근데 아 아니다

-왜요?

뭐지? 내 애인이 남자였던 걸 아나? 불안해진다.

-아 아니다. 도착했으니까 내리자

-네 감사합니다

 

수만이네에 들어가니 우리팀 식구들이 자리를 잡고 앉아있었다. 처음보는 얼굴이 수만이네에서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비싸보이는 수트를 입고 중간에 앉아있었다.

세훈선배는 나를 쿡쿡 찌르며 '과장님 과장님'귀속말로 속사였다.  잘생겼다. 작은얼굴 예쁘지만 남자다운 눈 높은 코 돈도 많은 사람이 저렇게 잘생기니 갑자기 억울해진다.

-안녕하세요 홍보팀 신입사원 변백현입니다.

-네 안녕하세요 박찬열입니다. 변백현씨는 제가 처음 보는 것 같은데 몇살이에요?

-이제 27됐습니다.

-아 동갑이네요 저랑?

씨.발. 돈도 많고 얼굴도 잘생겼는데 나랑 동갑이다. 또 억울해진다

 

-아 잘부탁드리겠습니다.

-그래요 저랑 동갑이라서 말 놓으라고 하고 싶은데 우리는 일적으로 만난 사이니까 그러면 안되겠죠? 

말을 마치며 웃는 과장에게 앞에 놓여있는 물을 부어버리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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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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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내 얘긴줄 ...... 울었네요 ㅎ..ㅎㅎ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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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헐......그나저나 세훈이 뭔가 알고있는거 같네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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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백현이가 불쌍해여...ㅠㅠ 작가님은 아련한글을 자주쓰시나봐여!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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