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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가장 비참하게 하는 것은 변해 버린 네 모습이 아니다.


보고도 못 본 체, 알고도 모른 체 하며... 네 값싼 동정에 매달리는 천박한 내 마음이다.

 

[EXO/클타레-레이,준면]크리스가 연인인 타오를 뱀파이어로 만들고 방치하는 이야기02


BY 제일예쁜나무

 

 

 


해가 중천에 뜬지 한참이 지났것만 숙취로 곯아 떨어진 크리스는 일어날 줄을 몰랐다. 기어코 오전시간을 고스란히 날리고야 배가 고프다며 일어났

고, 그 소리에 타오는 얼른 혈액팩을 가져다 주었다. 그리곤 제 것도 하나 가져다 빨대를 꼽고는 쪽쪽 빨아댔다. 티비를 틀었지만 대낮이라 온통

지루해 보이는 프로그램들 뿐이었다. 아무렇게나 채널을 돌리던 타오는 그냥 리모콘을 놓고는 크리스의 무릎을 베고 누웠다. 크리스는 자연스럽게

타오의 머리칼을 쓸어 주었고 부드러운 손길에 타오는 눈을 감았다.

 


"타오, 졸려?"
"응? 아니. 그냥..."

 

그냥 편하고 좋아서... 타오는 수줍은 듯 살짝 말끝을 흐렸지만 크리스는 별 반응이 없었다. 잠시 뒤척이며 자리를 잡던 타오는 가장 편안한 자세

를 취한 뒤 다시 티비로 눈을 돌렸다. 

 


"와 저기 예쁘다."

 


별 생각 없이 티비를 응시하던 타오가 저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여러가지 흥미로운 것을 소개하는 취재 프로그램이었다. 오늘의 주제는 신사동 가

로수 길의 예쁜 카페들. 마침 타오의 취향에 꼭 맞는 파스텔톤의 아기자기한 카페가 소개되고 있었다.     

 


"예뻐?"
"응. 너무 귀여워."

 

 

저 토끼 무늬 라떼도 먹어보고 싶다 ㅎㅎ. 타오는 눈을 휘며 천진하게 웃었다. 사실 커피는 타오가 제일 즐겨마시는 음료였는데 거기엔 사연이 있

었다. 뱀파이어들은 인간이 먹는 음식을 먹지 못했다. 아니, 먹을 수는 있지만 어찌된 일인지 역한 느낌에 구역질을 하기 일쑤였다. 그리고 그건

뱀파이어가 된 후 타오가 가장 억울해 하는 일이었다. 생전에 좋아하던 스파게티는 하수도 수채구멍에 걸린 머리카락 같이 역했다. 떼를 써서 먹으

러 간 최고급 스테이크는 마치 벌레껍질을 씹는 것만 같아 목구멍으로 채 넘기기도 전에 뱉어버렸다. 충격을 받은 타오는 몇 날 며칠을 울어제꼈다

. 평생 맛을 느낄 수 없다는 사실이 못 견디게 서러웠다. 그리고 그때, 밤낮없이 빽빽거리는 타오를 달래기 위해 크리스가 선사한 것이 바로 커피

였다. 불행 중 다행으로 심술궂은 절대자가 내린 것만 같은 그 저주도 마시는 것만은 비켜갔고, 그 후 커피는 타오가 가장 좋아하는 기호품이 되었

다.

 


"우리 내일 저거 마시러 갈까?"
"응?"

 


무슨 생각을 하는지 타오를 물끄러미 보던 크리스가 뜻밖의 말을 뱉었다. 순간 타오의 가슴은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정말?"
"응."
"진짜 진짜로?"
"어 진짜 진짜로."

 

타오는 믿어지지 않는다는 듯 자꾸만 다시 물었고 크리스는 친절하게도 일일이 대꾸해 주었다. 그러고 보니 서울 온지 몇 달 됐는데 아직 한 번도

멀리 나가 본 적이 없네. 크리스가 무심한 듯 지나가는 어투로 중얼거렸다. 그 말은 사실이었다. 크리스야 밖에서 뭘 하고 돌아다니는지 모르니 그

렇다손 치더라도, 타오는 단 한 번도 집 주위를 벗어난 적이 없었다. 아니, 사실 밖에 나가는 것 자체가 손에 꼽을 정도라고나 할까? 필요한 게 있

을 땐 가까운 편의점을, 답답할때는 집 앞 공원 산책을... 외출이라고 해봐야 그 정도가 전부였다.


타오는 뛸 듯이 기뻤다. 이게 웬일이람. 크리스가 먼저 함께 나가자고 하다니! 오늘 무슨 날인가? 오늘은 아무래도 하늘에 해가 서쪽에서 뜬 게 틀

림없다고 생각하며 타오는 헤실거렸다.

 


"아 그러고 보니 그게 있었지."

 


크리스는 불현듯 무언가 생각난 듯 서랍장을 뒤지더니 두꺼운 책자 하나를 꺼냈다. 타오는 한글은 영 젬병이였는데 다행히 중국어로 된 책이었다. 

 

 

"서울..... 관광명소?"
"그래. 이거 보고 오늘 중으로 가고 싶은데 다 체크해 놔. 어디든 다 데려가 줄게. 내일은 모처럼 좀 멀리 나가 보자구."
"와아!"

 


타오는 저도 모르게 환호성을 질렀다. 크리스는 그런 타오를 보며 씩 웃었다. 저렇게까지 좋아할 진 몰랐는데 가끔은 이런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

각했다. 그리곤 잠시 옆에 앉아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다가 문득 시계를 보더니 씻어야 겠다며 욕실로 들어가는 것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타오는 여

전히 신이 나서 마구잡이로 책장을 넘겨댔다. 어디가 좋을까? 아까 본 카페같은 곳도 좋고 아니면 고궁이나 유적지도 좋다. 모처럼의 기회이니만큼

정말이지 알차게 보내고 싶었다.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고 샤워를 마친 크리스가 수건으로 머리를 툭툭 두드리며 나왔다.

 


"다 정했어?"
"아니 아직. 크리스 봐봐. ~~~~랑 ~~~~~중 어디가 더 나을까? 둘 다 가보고 싶은데 서울의 끝과 끝에 있어. 딴 데도 가 볼데가 많으니까 아무래도

둘 다는 무리겠지?"
"뭘 고민해? 둘 다 가면 되지. 꼭 당일치기로 다녀올 필요는 없잖아."

 

아! 그 말에 타오는 순간 깨달음을 얻었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 크리스는 그 모습이 귀여워서 타오의 볼을 부비며 낮은 소리로 킥킥댔다. 타

오는 문득 가슴이 뭉클해지는 것을 느꼈다. 오늘의 크리스는 어쩐지 평소보다도 훨씬 다정하다. 크리스는 그런 타오의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드라

이기로 머리를 말리더니 왁스를 발라 머리를 깔끔하게 세팅하기 시작했다. 아끼는 정장까지 꺼내 입는 것이 아무래도 외출하려는 폼이었다.

 


"그럼 나 올 때까지 그거 보고 있어. 난 잠깐 약속 있어서...."

 


무슨 일 있으면 전화하고! 크리스가 현관을 나서며 타오의 뒷통수에다 대고 외쳤다. 

 


"응. 알았어."

 


타오도 돌아보지 않고 대답했다. 타오는 크리스에게 어디 가냐고 묻지 않았다. 누구와의 약속이냐고도 묻지도 않았다. 그저 쿠션을 받치고

배를 깔고 누워 사분사분 발만 까닥이고 있었다. 둘의 일상에서 크리스의 외출은 지극히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이였으므로. 게다가 지금은 그렇 것

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었다. 타오는 책자에 코를 박고는 가 보고 싶은 곳에 정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헤헤. 그러고 보니 오랜만의 데이트네."

 

크리스가 나간 텅 빈 집에서 타오는 혼자 바보처럼 헤실거렸다.

 

 

 

 

 

 

 

 

***

 

 

눈을 간지럽히는 햇살에 깜짝 놀라서 한순간에 눈이 뜨였다. 밤새 책자를 들여다 보다가 졸다가, 또다시 들여다 보다가 졸다가 마루에 엎드린 채

그대로 잠이 들어버린 모양이었다. 지금 몇시지? 설마 늦잠 잔 건 아니겠지? 타오는 얼른 휴대폰 액정을 확인해 보았다. 오전 11시였다. 다행이다.

아직 그리 늦은 시간은 아니었다. 얼마나 기대하고 있는 날인데 잠따위로 허무하게 흘려 보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관광책자에는 온통 빨간 동그라

미와 파란 동그라미가 빽빽하게 표시돼 있었다. 빨간색 동그라미들은 꼭 가보고 싶은 곳, 파란색은 그 다음 순위였다. 남산타워는 꼭 가 보자고 해

야지. 케이블카가 그렇게 재밌다는데... 높은데서 아래를 내려다 보며 답답한 마음을 풀고 싶었다.

 

그런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쩐지 집안이 고요했다. 크리스가 보이지 않았다. 아직 안 들어온 건가? 차키도 없고 신발장에 신도 어제

그대로인 걸 보면 아무래도 외박을 한 모양이었다. 뭐 괜찮아. 별일 아닐 것이다. 곧 들어오겠지 뭐.... 오늘은 특별한 날인걸? 타오는 초조한 맘

을 달래느라 괜시리 책자만 뒤적거렸다.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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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

그러나 야속하게도 타오의 생각과 달리 시계가 12시, 1시, 2시를 넘어 오후3시를 가리킬 때까지도 크리스는 들어올 기미가 없었다. 설마 나와의 약

속을 잊은 건 아니겠지? 타오는 전화를 해 볼까 하다가 혹시나 귀찮게 굴면 크리스가 가지 않겠다고 변덕이라도 부릴까 싶어, 전화기를 붙들고 발

만 동동 굴렀다. 그렇게 한참을 망설이던 타오는 결국 전화를 걸기로 했다. 혹시 무슨 사고라도 당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어 덜컥 걱정

이 됐던 것이다. 몇 초 안되는 통화 연결음이 그렇게 길게 느껴질 수가 없었다. 그런데...

 


"여보세요. 크리스 핸드폰입니다."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목소리에 타오는 한순간에 힘이 쭉빠지는 것을 느꼈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크리스가 아니었다. 웬 젊은 여성이었다. 

 


"크리스라면 잠깐 화장실 갔어요. 전 크리스 여자친구고요. 잠시 뒤에 다시 전화하시겠어요?"
".........."
"여보세요.......여보세요?"

 


아, 머야. 왜 말이 없어? 여자는 액정에 뜬 이름을 확인하며 신경질적으로 투덜거렸다.

 

[내 전화야? 누군데?]


그때 수화기 너머로 익숙한 크리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타오라고 저장돼 있는데? 근데 말을 안 하네?]
[줘 봐.]

 

"여보세요."

 

잠시 전화기를 넘기는 듯 어수선한 소리가 들리더니 크리스가 전화를 받았다.

 

 

"타오, 나야."
".......크리스..."

 


몇 시간 동안 계속된 온갖 고민과 걱정이 무색하게도 참으로 태연한 목소리였다. 타오는 허탈함에 목이 매어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나 타오

는 곧 마음을 가다듬고 제 머리를 콩콩 쥐어박았다. 나는 참 나쁘다. 크리스에게 아무 일 없다는 사실에 안도하기 보다 이름 모를 여자의 헛소리를

더 신경쓰고 있다. 나쁜 타오, 참 나쁜 타오... 타오는 자신을 나무라며 애써 밝은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어디야? 왜 안 와? 우리 오늘......."
"타오. 미안. 갑자기 급한 사정이 생겨서. 나 지금 못 가. "

 

그러나 상대가 듣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크리스는 타오가 채 말을 끝내기도 전에 자신의 용건부터 꺼냈다.

 

[크리스 나 위스키 더 시켜도 돼?]

 

그때 수화기 너머로 또 다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급한 사정이라고?..... 쉿. 크리스가 여자를 조용히 시키는 소리가 들렸다.

 


"타오 미안한데 서울 구경은 다음에 하자."
"................"
"미안해....."
"................"

 

 

 

뚜뚜.....

 

 

대화가 아니라 일방적인 통보였다. 타오가 차마 대답을 잇지 못하고 있자 전화는 거기서 그대로 그냥 툭 끊겨버렸다. 그와 동시에 애써 참고 있던

눈물이, 이미 그렁그렁 고여서 금방이라도 흘러넘칠 것 같던 눈물이 기어코 흘러내렸다. 그리고 그것은 밤을 새우고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 계속 되었다.

 


그 날, 타오는 참 많이도 앓았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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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2화부터 슬럼프가 오네요ㅠ 

그나저나 1화 댓글에서 레준에 대한 얘기가 나왔는데요. 원랜 이 글이 레준이 아니었어요. 몇 분이 오해를....
근데 갑자기 레준도 급 끌리네요..신선하잖아요 성스러운 커플ㅋㅋㅋㅋ
사실 이 글이 결말이랑 중요사건은 대략적으로 정해져있긴 하지만 구체적인 건 하나도 안 정해져 있거든요
충동적으로 별 생각없이 쓴 글이라... 그래서 더 쓰기도 힘드네요...ㅠ
어쨌든 커플링이 어떻게 될 지는 글을 좀 더 써봐야 알 듯 해요 손 가는대로ㅋㅋ 지금으로서는 저도 몰라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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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아 타오 부쨩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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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크리스가 정신차리게 비오는날 먼지나게 때리고싶다^^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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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아...왜 내가 울컥..아..ㅜㅜㅜㅜ크리스나빠...어쩌지..어쩌지..뭐야..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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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으앙ㅠㅠㅠㅠㅠㅠㅠㅠ크리스 나빴어ㅠㅠㅠㅠㅠㅠㅠ클타랑 레타인가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진짜 성스럽네여퓨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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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으엉ㅠㅠㅠ 희수오빠 나빠여... 그나저나 레준이라니 레멘과준멘붙여놓고 레멘이 웃으면서 음패하면 진짜... 상상만해도...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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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나와요 크리스오빠 우리 어디한번 정신나갈 정도로 맞아봐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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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아 너무 슬퍼요ㅠㅠㅠㅜ 늘 크리스를 사랑했고 크리스와 영원을 함께할거라 생각했는데 크리스의 모습을 보면 얼마나 상처를 받고, 영원한 생명에도 회의를 느낄까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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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희수야ㅠㅠㅠㅠ그러지말자ㅠㅠㅠㅠㅠ엉엉 우리타오ㅠㅠㅠㅠㅠㅠㅠ내새끼 나한테오소서ㅠ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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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9
아 ㅠㅠㅠㅠㅠㅠ타오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타오는 얼마나 씁쓸할까요 ㅠㅠ 크리스랑 영원히 사랑 할 거라고 생각했는데..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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