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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렬한 크리스천 분들은 안보는 걸 권합니다※

 

 

 

 

교회


 우리 집 앞에는 우리 집 높이만한 교회가 하나 있다. 흔한 '대한 예수교 장로회'였고 교회치곤 의외로 흔한 이름이었다. 교회가 몇개가 있던 그 교회에서 뻘건 십자가를 키든 그건 내 알바가 아니지만, 새벽 다섯시부터 엿같은 찬송가를 불러 재끼는 건 내 알바였다. 이사 온 지 근 한달. 정말 하루도 빼먹지 않고 부르는 찬송가에 내 기상 시간은 일곱시에서 다섯시로 줄어들었고, 덕분에 학교에서 졸기 일쑤였다. "일찍 자면 되지."라는 충고는 고등학교 2학년이라는 내 신분에 맞지 않는 충고였고, 그렇다고 그 시끄러운 찬송가를 들으며 잘만큼 잠 귀가 둔한 것도 아니였다.
 하나 더 참을 수 없는 건, 하루가 멀다하고 휴일마다 집으로 찾아오는 옆집 앞집 윗집 아랫집 할마시들이다. 동방 예의 지국인 대한 민국에서 이따위 말을 하는 건 옳지 않지만, 난 이들을 '할머니'라는 멀정한 호칭보다닌 '할마시'나 '노망난 노친내'라고 표현하고 싶을 정도다. 휴일이 되면 할마시들은 (노친내라고 표현하자니 우리 할머니가 생각나서 못해먹겠다.) "학상! 5층 학상 집에 웂어?" 라며 문을 두들기고 초인종을 눌러 재꼈고 찬송가 덕분에 다섯시부터 일어난 나는 차마 짜증은 못내고 문을 열어줘야 했다. 그러면 늘 하는 말은 같았다.

 

 "학상 멀허구 있써. 준비혀야지!"

 

 무슨 준빈지 늘 되물으면 늘상 같은 말을 하곤 했다. "워매, 하나님 메시러 가야쓰지. 지금 멀허구 있는겨?" 무교라는 말을 아마 이 할마시들한테 여댓번 넘게 말했을 거다. 말 할 때마다 무교가 뭔지 모른다는 본인의 무지를 탓하시며 날 교회를 끌고가야 속이 편하시겠다는 말에 학원이니 보충이니 핑계를 대며 할마시들처럼 무지하지 않으려면 한 자라도 더 배우겠다는 천인공노 할 싸가지 없는 말을 하곤 피했다. 그 망할 '대한 예수교 장로회'인 흔한 이름의 교회 때문에 나는 하루가 멀다하고 다시 이사를 가자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아야했고 우리 부모님도 그에 대한 스트레스로 나와 싸우기는 게 일이 되었다.
 저 놈의 교회는 없어지지도 않나. 속에서 열불이 터지고 쌓여만 가는 스트레스에 시험기간에도 생기지 않던 원형탈모가 부쩍 늘어가고 있었다.
 세상에는 버티는 것도 한계가 있다고 한다. 나는 오늘 그걸 경험했다. 그 날 나는 남자친구와 다투고 펑펑 울다가 새벽 세시에나 간신히 잠에 들었고 어김없이 울려퍼지는 망할 찬송가에 새벽 다섯시에 기상했다. 머리는 지끈거렸고, 전 날 싸운 것 때문에 속은 뒤집어 질 대로 뒤집어 져있던 난 교회에 쳐들어가는 몰상식한 짓을 하고야 말았다.
 모자를 뒤집어 쓰고 잠옷바람으로 교회 문을 열어재꼈지만 새벽 기도를 나와 찬송가를 열창하고 있는 모든 신도들은 날 신경도 쓰지 않았다. 여기서 한번 제대로 뒤집고 미친 짓을 해야 아침잠 없는 노친내들이 더 이상 내 잠을 방해하지 않겠지라는 쓰잘대기 없는 생각에 사로잡힌 나는 소리에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하나님! 좆 같은 하나님! 제발 부탁이니 새벽 다섯시부터 찬송가를 불러 당신들의 자식들을 괴롭히는 이 우매한 중생들을 제!발! 부탁이니 지옥으로 끌어들어 가십시오! 당신을 찬양한답시고 새벽 다!섯!시!부터 할 짓없이 노래만 부르는 이 우매하고 미천한 중생들을 말입니다!"

 

 교회는 침묵으로 휩쌓였고, 목사님은 당황하셨는지 강단에서 내려와 내게 걸어오셨다. 다 필요 없었다. 걸어오면 뭐해 니가 예수냐. 지가 예수도 아닌 주제에 예수마냥 굴고 노인내들이 떠 받들여주니까 십일조네 헌금이네 하면서 다 받아 쳐먹지. 세금도 안내는 주제에. 생각에서 그쳐아 할 말이었다. "존나 지가 예순줄 알고 지랄하고 있지. 노인내들 쌈짓 돈 뜯어먹을 게 뭐있다고 뜯어먹어 싸는지." 걸어오던 걸음이 그쳤다. "술이나 앵간히 쳐먹어 새끼야. 한 번만 더 새벽부터 찬송가 불러봐. 니 새끼 맨날 술 쳐먹고 여자 불러달라는 그 횟집. 그서 우리 이모 일한다. 사진 다 찍어서 퍼트려 벌랑게."
 휙 돌아서서 나가는 그 문이 어쩜 그렇게 천국의 문 같던지. 그 뒤로 다시는 새벽 찬송가는 들리지 않았고, 교회 가자며 찾아오는 할마시들도 발 길을 뚝 끊었다. 문제가 있다면… '대한 예수교 장로회'인 그 흔한 이름의 교회에 사람들의 발 길또한 뚝 끊겨 철거 됐다는 정도…?

 

 

 

-

 

 

는 우리 집 앞 교회에 빡쳐서 쓴 글. 제발 다섯시부터 노래 좀 부르지 마ㅡㅡ

목사님 술마시고 깽판치고 댕기는 것도 보기 싫음ㅋ 제발 사람들이 거기 좀 안갔으면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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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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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야
이사가고싶어ㅜㅜ 사투리는 태백산맥 보고 참고한거!ㅋㅋ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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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진짜잘쓴다·... 나 쓰니 팬할래!!♥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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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야
고마워♥
13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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