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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아웃

 

 

 

 


  됐다는 나를 억지로 양호실에 앉히고 나서야 아쉬워보이는듯한 얼굴로 연신 뒤를 쳐다보는 찬열이와 백현이에게 한 번 웃어주고 침대 이불을 얼굴에 뒤집어썼다. 아직까지 머리가 복잡했다. 변백현 박찬열 도경수 그리고 김종인. 서로 닮아있지만 닮아있지 못 한 네 명. 찬열이 우리 사이에 끼어듦으로서 단단해졌을 거라고 믿었던 벽은 종인으로 인해서 다시 한 번 무너졌다. 내가 잘못 생각했었다. 한 번 무너진 벽은 두 번, 세 번 무너지기가 쉽다는 것을 간과했다. 찬열이는 많은 아이들 틈에서 잘도 자신과 닮은 우리를 찾아냈으니 자신과 닮은 다른 이를 찾아내는 것은 식은죽 먹기였을텐데. 우리 같은 사람들은 서로에게 끌리는 무엇이 있는 모양이었다.

 


  머리 많이 아파? 하고 물어오는 양호선생님에게 괜찮아요, 올라 가 볼게요. 작게 대답한 후, 옥상으로 올라섰다. 머릿속은 빙글빙글하고 복잡한게 그대로였지만 양호실에 가만히 누워있는 것 보단 낫겠다는 생각에서였다. 이십 분 정도 지났는데도 머릿속이 정리되지 않는 걸 보면 거기에 계속 누워있더라도 마찬가지일거라는 생각에서였다. 녹슨 철문이었다가 며칠 전에 새로 간 철문. 열어도 소리가 잘 나지 않아 좋았는데, 철문을 열자마자 담배냄새가 훅 끼쳤다. 동시에, 잘못 들어왔다는 생각에 뒤로 한 걸음 물러서는데, 낯익은 얼굴이 보였다.

 

 

  김종인. 작게 터져나간 목소리에 난간에 기대어 서 있던 종인의 몸이 흠칫 떨렸다. 그리고 제자리에서 빙글 돌았다. 밑에 여러대의 담배 꽁초가 있었는데, 비벼지고 짓밟혀진 것으로 보아 종인이 다 핀 건 아닌 모양이었다. 김종인은 입에 물려있던 담배를 깊게 빨아들이며 나를 쳐다봤다. 몸이 떨릴만큼 공허한 눈동자. 나를 쳐다보다 하늘을 잠깐 쳐다보더니 담배가 끼여있는 손으로 내게 손가락짓했다. 가까이 오라는 소리였다. 나는 아무 말도 없이 종인의 옆으로 다가섰다. 김종인의 옆으로 다가서면 다가 설 수록 아카시아 향이 짙어졌다. 숨이 막힐만큼. 옆으로 다가서는 나를 힐끔 쳐다본 김종인이 물었다.

 

 

 

" 너 왜 자꾸 나 쳐다봐? "

 

 

 

  당황스러웠다. 김종인의 입술에서 튀어나온 나른한 목소리가 아니라, 비아냥이 가득 담긴 목소리라서. 난간에 손을 짚었다.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종인은 대답을 바라고 물었던 것은 아닌지 말 없이 담배를 다시 한 번 깊게 빨아들였다. 그리고, 나를 쳐다봤다. 나를 쳐다보는 그 순간 나는 뒤로 한 걸음 물러섰다. 아침부터 계속 보였던 나른한 눈동자가 아니었다. 공허함이 가득담긴 눈동자도 아니었다. 눈동자에서 가득 느껴지는 즐거움은 보는 이로 하여금 거북하게 만들 정도였다. 뒤로 한 걸음 물러서는 나를 보는 눈빛에서 느껴지는 즐거움은 보통 사람이 느끼는 정도의 것이 아니었다. 이건 아니었다.

 

 


" 너, 나 좋아해? "

 

 

 

  눈 앞이 캄캄해졌다. 현기증이 난다고 느낀 순간, 김종인의 입술과 내 입술이 맞부딪혔다.

 

 

 

 

 

 

 


  '첫키스는 되게 황홀한 거야. 완전 기분좋고. 그 느낌 알아? 진짜 막 하늘을 떠 다니는 느낌? 도경수 넌 한 번도 안 해봤지?' 언젠가 박찬열이 내게 했던 말이다. 다른 사람과 입을 섞는다는게 불쾌하리만치 기분이 좋다는 것을 유난히 강조하며 유난떨었던 것이 이제와서 생각이 났다. 김종인과 내 입술을 부비고 있는 지금. 김종인의 손가락에 끼여있던 담배는 난간 밑으로 던져진지 오래였다. 도망친다던가둥의 생각은 나지 않는데도 종인은 내 어깨를 꽉 붙잡고 있었다. 더 이상 안 되겠다고 온 몸에서 경고음이 울리는 순간 종인이 입술을 떼어냈다. 팔을 들어 제 입술을 한번 슥 닦아내며 간지럽게 웃어보였다.

 


" 어때? "

 


  나는 대답없이 종인을 쳐다봤다. 간지럽게 웃는 얼굴에서 느껴지는 위화감. 온 몸에서 위험하다고 경고를 내뿜고 있었다. 김종인은 보통 사람이 아니었다. 그러니까 그런 뜻의 보통 사람이 아니라, '우리과'에 속한다는 범주를 이미 한참 넘어 있었다. 박찬열은 눈치채지 못한 모양이었지만, 묘했다. 오늘 처음 만난 그것도 남자아이에게 좋아하냐고 묻자마자 키스를 하는 것도 그랬지만 행동에서 느껴지는 위화감은 말로 설명 할 길이 없이 꺼려졌다. 소름이 돋아나고. 김종인과 엮이면 그리 평범하게만은 살지 못 할것 같다는 생각. 그게 들었다. 아무 대답 없는 나를 보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김종인은 미소지었다. 마치 다 알고 있다는 듯한 눈빛. 발가벗은듯한 나를 쳐다보는 그 눈빛은 나로 하여금 매우 불쾌하면서도 기분 좋게 만들었다.

 

 

' 김종인이 나를 쳐다본다. '

 

 

  불쑥 든 생각에 나도 모르게 눈을 크게 떠올렸다. 그 생각 만으로도 다시 몸이 저렸다. 난간 앞에 구비되어있는 벤치로 주저앉듯 몸을 얹혔다. 자리에 앉는 날 쳐다보던 종인이 나를 따라 벤치 위로 몸을 얹혔다. 여름인데도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이 제법 열기를 식혀주고 있었다. 옆에서 느껴지는 빤한 시선에 종인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나를 쳐다보고 있는 김종인. 김종인과 나의 눈이 허공에서 부딪혔다고 느꼈을 무렵 다시 김종인의 입술이 내 입술에 부딪혀왔다.

 

 

 


*

 

 

 

 

 

 

  게이에 대해서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은 건 아니었다. 내 주위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테지만 아마 십대의 아이들이라면 모두들 한 번쯤 진지하게 생각해 본 것이 틀림 없었다. 게이. 모든 이들에게 혐오감을 주는 단어이지만 일반인들과 떨어질래야 떨어 질 수가 없는 단어이기도 하다. 아마 평범한 십대의 아이들이라면 바람처럼 오는, 동성에게 느껴지는 설레임을 모두들 한 번 쯤은 느껴봤을 법하니까. 나 역시 박찬열에게 그런 적이 있었고 변백현에게 그런 적이 있었지만 그다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었다. 내 성격이 한 일에 대해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아서. 인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보통의 아이들은 대부분 인생의 전환점에 접어들기 시작하면서 성에대한 호기심이 동성에서 이성으로 바뀌기 때문에 간단하게 '호모는 더럽다.'라고 이야기 할 수 있었다.

 

 

  나도 찬열이와 백현이와 함께 야동을 봤고, 보통 평범한 청소년들처럼 평범하고 단조로운 청소년기를 보냈기 때문에 내 성에 대해서는 한치의 의심도 없이 '난 이성을 좋아한다.'였는데, 그 성립을 깨뜨리는 것이 김종인이었다. 김종인이 갑자기 나타나 내 삶을 송두리째로 뒤흔들고 있었다. 두번의 키스를 한 그 날 이후 종인이와 나는 뭐라고 형용할 수가 없는 사이가 되었다. 김종인은 변백현과 박찬열이 있었을때와 마찬가지로 날 대했고 난 다소 어색한 감으로 김종인을 대했다. 가끔 둘이 혼자 남아있을 때면, 김종인은 아무 말 없이 나른한 표정으로 하늘을 올려다보곤 했다. 게이야? 하고 물으면 좋을 이야기를 난 극심한 두려움에 하지 못하고 있었다.

 


  종인이라면 동성애자가 아니어도 키스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어이없는 생각에서였다. 다른 사람이 들으면 그런게 어디있냐, 라고 우스갯소리로 대답할지도 모르지만 정말 그럴 것 같았다. 아주 어린아이들이나 나이가 많은 성인들이나. 생각하는걸 많이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게이가 맞다. 하고 아주 간단하게 성립을 내릴 수 있겠지만 십대 또래들에게는 아니었다. ' 좋은것 같은데 좋지가 않아. ' 이 기분이야말로 십대들이 가지고 있는 전형적인 모순적 감정이었다. 이만큼 생각하게 만들 정도로 김종인은 내게 혼란감을 가져왔다. 몇 날 며칠을 끙끙 앓아 낸 결과는 결국 김종인은 날 좋아하지 않는다. 이 정도의 키스는 십대 아이들, 특히 이성끼리도 간단하게 할 수 있는 것이었기 때문에 김종인도 아마 그 생각에서 키스를 한 게 틀림 없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 변백현 많이 아픈 모양인데. "

 

 


  배를 잡고 연신 끙끙 앓는 소리를 내는 백현이의 모습이 안쓰러워 보였는지 찬열의 표정이 잔뜩 누그러졌다. 이마에서 흘러나오는 식은땀이 작게 아픈것이 아님을 알려주고 있었다. 버틸 수 있겠어? 하고 묻는 찬열에게 간신히 고개만 끄덕인 백현의 행동이 안 되겠는지 찬열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조퇴해야겠다. 찬열의 말에 백현이 고개를 들어올렸다. 이제 익숙한 종인의 얼굴도. 찬열이 자리에서 백현을 부축하려하자 백현이 찬열의 손을 뿌리쳤다. 보다 안 되겠다는 생각에 자리에서 일어난 내가 백현을 부축했다.

 

 


" 백현아 찬열이랑 먼저 집에 들어가서 쉬어. "

 

 


  내 말에 나를 한참동안 빤히 쳐다보던 백현이 고집있어보이는 내 눈에 결국 안됨을 깨달았는지 체념한듯 고개를 끄덕였다. 찬열은 작게 고맙다는 말을 남기며 조퇴하기 위해 교무실로 사라졌다. 뭐가 고마운진 모르겠지만. 찬열이의 담임 선생님은 찬열이 자신이 아픈게 아니면 안된다고 할 게 뻔했지만 나보다야 특유의 뻔뻔함으로 잘 대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반 문을 나서기 전 찬열이 고개를 틀어 종인을 쳐다봤다. 우리 경수 좀 잘 데려다 줘. 쟤 길 잃어버릴 것 같단 말이야. 뭐가 그렇게 불안한지 연신 충고하는 찬열의 말에 귀찮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 종인이 찬열이 보이지 않고 나서야 나를 쳐다봤다.

 

 

 

" 끝나고 여기서 기다려. 데려다 줄게. "

 

 


  종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데려다주겠다는데 억지로 막을 생각은 없었다. 내가 김종인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던지, 김종인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던지 그건 그거였고 이건 이거였다. 고마우면 고마운거고 미안하면 미안한거였다. 내 대답에 잔뜩 뿌듯한 미소를 지은 김종인이 내 머리를 두어번 툭툭 두드리고 교실을 나섰다. 김종인이 나가고 난 후 나는 자리에 앉아 책상에 얼굴을 파묻었다.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종인은 행동 하나하나로 나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재주가 있었다. 그게 고의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한차례 소동이 끝나고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 6교시 사회문화 시간이 끝날 무렵 찬열이 남긴 문자 메세지를 확인했는데, 장염이라고 했다. 더운 여름날 이것저것 아무거나 쳐 주워먹더니. 하는 짧은 한숨섞인 추신까지 확인하고 나서 휴대폰을 덮었다. 사실 문자메세지고 뭐고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았다. 사회문화 시간이었는지도. 다만 김종인이 쓰다듬었던 감촉만 생생히 기억났다. 요새 들어 김종인과 내가 둘이 있는 시간이 부쩍 많아졌는데 우연의 일치인지 아닌지는 모르겠고 여튼 그랬다. 오죽했으면 백현이가 섭섭하다고 털어놨을 정도로. 사실 백현이와도 많이 떨어져 있는 편은 아니었는데 백현이가 느꼈을 때 우리의 사이가 많이 소원해진것으로 느껴진 모양이었다. 멍청한 박찬열은 아무런 반응도 없었지만.

 

 

  바로 어제, 김종인과 내가 둘이 남아있었을 때, 참으로 오랜만에 이야기다운 이야기를 나눴다. 김종인이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주제로. 김종인이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고 했다. 문제는 김종인 자신이 게이라는 것에 있었다. 나는 아무런 대답도 할 수가 없었다. 대답하고 싶지도 않았거니와 귀찮은 일엔 끼어들고 싶지도 않았다. 첫 날 느꼈던 공허함과 지루함과 달리 김종인은 몇주 새 많이도 변해 있었다. 알고보니까, 외국에서 전학을 왔는데 한국에 찾고 싶은 사람도 있었고 학교도 다니고 싶었다고 했다. 그렇게 말하는 김종인의 표정이 무척이나 순수해 보였지만 아직도 의구심이 드는건 김종인의 몸에서 배어나오는 위화감이 아직도 그대로 건재한다는 것이었다. 게이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보통 일반인에게서는 나오기 힘든 말이었기 때문에 나는 꺼려지는 표정으로 김종인을 쳐다봤다.

 


  나는 김종인을 좋아하지만, 김종인이 게이라는 것을 너그럽게 받아 줄 정도까진 아니었다. 김종인의 키스를 좋아하고, 김종인이 원한다면 섹스도 해 줄 수 있었지만 김종인이 게이라는 것을 받아 줄 정도는 아니었다. 말이 이상한데, 이야기하자면 나는 김종인을 좋아하고, 김종인은 다른 사람을 좋아한다. 김종인과 나에게 관련된 일이라면 모두 괜찮지만 김종인과 타인에 대한 일이라면 너그럽게 받아 줄 수 없다는 소리였다. 김종인을 좋아해서, 소유욕에 불타올라서가 아니었다. 더러워서였다. 나는 되고 남은 안된다는 철저한 이기심이 김종인으로 하여금 다른이들을 더럽게 보게 했다. 종인이 다른 사람을 좋아하든 어쩌든 상관 없었다. 내 앞에서 김종인은 나만 쳐다봐 주면 됐다. 뒤에서 무얼 하든 상관 없었다. 내 눈에만 띄지 않으면. 지독한 이기심. 내게도 이런 것이 있다는 것을 느낌으로 인해 받는 놀라움은 실로 아주 오랜만의 일이었다.

 

 

  연속적이게 나는 기계음도 가끔은 삐그덕거리는 소리를 내며 덜덜 떨곤 하는데 그것은 상당히 오래되어 쓸 수 없다는 소리였다.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낡은 손목시계가 그랬고 내가 가지고 있는 일상도 그랬다. 나는 어느 것 하나 새롭게 바뀌는 것을 원치 않았다. 매일 똑같은 일상은 내게 행복을 가져다 주었으니까. 하지만 그 끝이 결코 좋지 않음을 나는 알고 있었는데도 눈 앞의 행복을 좇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기계적인 일상을 택했을 뿐이었다. 두 수 앞을 내려다보고 하는 행동은 전혀 사람답지 않았다. 내가 생각한 사람다움은 그저 눈 앞의 행복을 잡기 위해 행복해하는것. 그것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사람의 일상이라고 하더라도 낡았으면 바뀌어야 한다. 그리고 그 일상에 천천히 익숙해 져야 하는데, 찬열이 때가 그랬고 지금이 그랬다. 그런데 난 그 사소한 변화가 싫었다. 너무나도. 찬열이 때는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김종인이 나타난 지금, 나를 지탱하고 있던 세계의 축 어느 하나가 무너졌다. 그것을 확연히 느낄 수 있었기 때문에 더욱 두려운 걸지도 몰랐다.

 

 

 


  내가 가지고 있던 세계는 이미 낡을대로 낡아서 더 이상 쓸 수 없으니 새로운 변화를 가져와야 하는게 맞았지만, 빠르게 세상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 나는 너무 두려웠다.

 

 

 

 

 

 


  볼펜을 몇 번 딸칵 거렸다. 연속적인 소음도 선생님의 목소리에 묻혔고 조용한 교실엔 자는 몇 몇 학생들과 일장연설을 하는 선생님.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일상은 이것이었다. 기분이 좋았다. 나는 웃음을 지으며 칠판에 적힌 글자들을 노트에 적어내려가기 시작했다.

 

 

  수업시간이 끝나고 나서 종인이 문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한 손엔 초코우유를 든 채. 우유급식을 했는데 아직 안 먹은 모양이었다. 특별한 날이라도 되는 것처럼 가끔 우리학교는 그냥 우유 외에도 초코우유나 딸기우유같은 것이 나오곤 했다. 아직 교탁에 담임선생님이 있는지 힐끔 살피더니 담임 선생님이 누구야? 하고 소리지르자 작게 이크, 소리 내며 한 발자국 뒤로 물러섰다. 그것이 김종인임을 확인한 학생들은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저 혼자 멋쩍은듯 머리를 긁적이는 모습이 영락없이 당혹스러운 모양이었다. 작은 소동이 벌어지고 난 후에야 유쾌한 표정의 담임선생님의 종례를 마치고 교실 밖으로 나섰다. 가자. 작게 내뱉은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 너 야자 안 해? "

 

 

 

  오랜 침묵 끝에 말을 내뱉은 김종인이 눈을 굴렸다. 어제 한 얘기 덕분인지 조금 더 친해졌다고 믿는 모양이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야자는 하고 싶을 때 하면 되는거고, 하기 싫으면 안 하면 되는거다. 선생님도 그 점에 대해서는 아무런 제재가 없었다. 혼자서 알아서 잘 할거라고 믿고 있는 것 같았다. 가끔 부담스러울 정도의 관심을 내뱉는 것만 빼면 괜찮았다. 적당한 기대는. 그리고 한참동안 다시 침묵. 이제는 김종인도 억지로 말을 걸 생각을 않았다.

 

 


" 휴대폰 번호 뭐야? "

 

 

 

 아, 그러고보니까 휴대폰 번호를 몰랐다. 김종인의 말에 나는 반사적으로 대답했다. 내 대답에 한참동안 휴대폰을 들여다보더니 화면을 내게 비췄다. 도경수. 번호와 함께 저장되어있는 이름에 김종인을 쳐다봤다. 뿌듯한 표정의 김종인.

 

 


" 문자 할게. 나 문자 하면 답장 해 줘. 저장하고. "

 

 


  고개를 끄덕였다. 한참동안 걷다, 곧 보이는 우리집 모습에 이제 들어가봐도 된다고 이야기하자 조금, 아쉬운 표정을 짓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 내일 보자! "

 

 

 

  내 머리를 두어번 쓰다듬고 저 멀리로 돌아서는 김종인의 뒷모습을 보며 나는 몸을 흠칫 떨었다. 양 팔에, 소름이 돋아 있었다.

 

 

 

 

 

독자1 우왕 감사합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두번이나 일등해주시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흡 사랑합니다!!


링세 링세님 안녕하세요 휴ㅠㅠㅠㅠㅠㅠㅠㅠ 저번편에도 댓글달아주셨군요! 금손이라니 정말 당치도 않습니다!


도블 감사합니다!! 댓글 감사히 먹고 열심히 쓸게요!!!!!!!!!!!!!!!!!!


감동그자체,도경수 학.. 댓글 길게 남겨주셨네요 어찌 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흡 ㅠㅠ... 와 이것저것 느껴주신것도 많네요 제 글에서 그렇게 많이 느껴주시다니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ㅠㅠ 이런 분위기 많이 지루해하지 ㅇ낳을까 싶었는데 감사합니다!


바니바니 헉! 네 봤어요 ㅎㅎ 댓글은 좀 늦게 확인했지만 감사합니다!!


김미자 억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이런 분위기 좋아해요! 분위기 좋아하시는구나!!! 암호닉 감사합니다!!


덤블링 분위기가 좋긴요 쑥스럽게.. 헷 감사합니다!!!!!!


호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민망하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정말 호모호모한기분이얌! 황금손은 아니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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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도블입니당!! 신알뜬거 보자마자 왔어요ㅎㅎㅎㅎ분위기도 너므좋고 브금도 너므 좋고ㅋㅋㅋㅋ종인이 캐릭터도 맘에들어요...♥아직 경수는 잘ㅍ파악이 안된다는게 함정ㅠㅠㅠㅠㅠㅠ담편도 기대할게요!!!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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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암호닉은 소피아!!!신알신할게요!!글 문체와 노래의 조합이 너무 좋아요~~
이 노래도 궁금하고 아련함의 끝을 보여주는 느낌!!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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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어...오늘은 3등한 독자1입니닼ㅋㅋㅋ학원갓다온사이 올라왔네요 오늘도 정말 재밋게 읽고가요ㅠㅠㅠㅠㅠㅠ다음편도 힘내서 써주세요!!!하트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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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헛 ..왜 이제 봤을까요 ..ㅠ 신알신하구 가요 ㅎㅎ암닉은 피삭으로 신청할께요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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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링세입니다!!!!ㅠㅠㅠㅠㅠㅠㅠ아이쿵ㅠㅠㅠㅠㅠㅠㅠㅠㅠ느므좋아요 헹 다음편기다릴게요 작가님 사랑합니데이 하트하트!!!!!!!!!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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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암호닉 코코눈 신청이요ㅠㅠ 왜이제야 ㅣ글을 본건지 제눈을 찔러버리고싶은맘ㅋㄱㅋㅋㄱㅋㅋㅋㅋ 담편부터 꼬박꼬박 댓글 달거니까 긴장하세용!!^_^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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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김미자예요!오늘 인티 드러와서 방금 삼사편 연속으로 읽엇는데 사편에만 댓글달구 요기 ㄷㅏ는걸 깜빡햇네요!!제가 독방에서 홍보 마니 하구잇어얄..자까님 화이팅
13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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