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들으며 봐 주세요 ㅎㅎ
그리고 훑어 보시지 마시구
단어 하나하나 곱씹으면서 보시면
더깊은 여운을 느끼실 수 있으실것 같아요
[쑨환] 당신의 사랑이 늘 행복하기를
글쓴이.심심하다
"...해..요"
"뭐?"
"...아니에요. 어서 가요. 소진이 누나 기다리겠다."
"어... 진짜 괜찮아..?"
"네. 빨리 가요"
"왜이리 재촉해.. 이제 얼마 만나지도 못하는데.."
"그러니까 빨리 가란 말이에요"
"뭐?"
"..아니에요. 어서 가"
"이자식 오늘 왜이래 서운하게. 간다 가!"
그래야지 제가 당신을 보낼 수 있으니까요.
몸에 핏이 딱 맞는 검은 슈트를 간드러지게 입고, 머리엔 왁스칠까지 깔끔하게 끝을 낸 태환은 쑨양을 노려보다가 해사하게 웃는다. 그리고 두 손을 벌려서 쑨양의 가슴에 푹 안긴다. 자신의 가슴에 가득한 태환의 온기를 힘드게 받아낸 쑨양은 태환을 덥썩 끌어 안았다. 가슴의 내벽이 붕괴되는 돌담처럼 우르르 무너진다. 쑨양의 가슴에 파여 어깨를 들썩이는 태환과, 태환의 머리에 입술을 대고 흐느끼는 쑨양.
그렇게, 키만 큰 바보 쑨양은 촌스럽게 장식한 웨딩카를 타는 태환을 보냈다.
안녕하세요 쑨양입니다. 여러분들은 사랑하는 사람을 눈앞에서 보낸 적이 있나요? 저는 보낸 적이 있습니다. 그 사람이 누군가 하면은 박태환이라고 고등학교때부터 대학에다 바로 옆집까지 같이 붙어 다닌 형입니다. 왜 보냈느냐구요? 왜냐하면 그사람은 저를 사랑은 하지만 사랑 할 수 없었던 사람이였구요. 저는 사랑해선 안되지만 사랑했던 바보였기 때문입니다. 가끔 생각 해 봅니다. 제가 만약 사랑해선 안되기 때문에 사랑하지 않았다면은 형은 제 곁을 떠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왜 저는 그렇게 형에게서부터 사랑을 원했을까요? 그렇게 당당한 입장도 아니였는데. 저는 무척이나 어린 사람인가 봅니다.
그러나 하나는 확신 합니다. 분명 형은 저를 사랑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보이지 않으려 무척이나 노력했을 것입니다. 점점 커져가는 저에대한 감정에 많이나 놀랐을 것입니다. 두려웠을 것이고, 인정하기도 싫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더 노력했을 것이고, 아파했을 것입니다. 그걸 어떻게 아냐구요? 그야 당연히 형의 사랑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저는 형이 저에게 주는 감정에 더욱 더 기고만장 해 져서, 형을 더 만지고 더 느끼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형은 저와는 달리 매우 안정적이고 은밀한 사랑을 원했는지. 현실에 비정상적이지 않은 사람이 되고 싶었던 건지. 아니면 아직 마음이 완전히 준비가 되지 않았던 것인지. 너무나 버거운 저를 밀어내고 웅크려 앉아버렸습니다.
형은 도덕책에서만 나올법한. 현실에 대한 정상적임에 대해선 꼭 지키려 했던 남자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형은 저를 버리고 정상적인 여자를 만났고. 정상적인 직장에 다니고. 정상적인 티비 프로그램을 보고. 정상적인 친구관계를 형성하였습니다. 우주-우리은하-태양계-지구-육지-아시아-한국-서울-그속의 박태환. 아주 지극히 평범한. 지나가는 사람들이 형의 일생을 들으면 '우와, 아주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구나.' 라며 극찬할. 지극히 정상적인.
그런 형에겐 저는. 정상적임에 방해되는 사랑하는 사람이여서. 그런 사람이여서 말이죠.
하지만 저는 기억합니다. 당신과 나누었던 육체적인 사랑도. 뜨거웠던 곡선과 직선의 아름다웠던 조합. 당신의 솔직하고 순수하고 위험했던 그 입술도. 당신의 조각같은 손가락 사이사이도. 함께 울고 웃었던 우리들의 은하수 같은 추억들도. 모든. 모든 입자들이 모이고 모여 거대한 사막의 모래언덕을 만들 정도로. 하나하나 전부 다.
사랑하는 우리 형. 제가 이렇게 형을 보내버리는건 그가 저에게 주는 고통속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나려는 발버둥일지도 모르지요. 그리고 저를 떠나 그가 영원히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바라는 마음때문일지도 몰라요. 그래요. 형을 너무나도 사랑하니까. 정말 박태환이라고 이름을 부르면, 심장 틀어진 작은 틈 사이로 눈물과 아픔이 넘쳐 흘러나, 아물어 가는 상처를 아물지 못하게. 영원히 괴롭도록. 그럴 정도로 저는 형을 사랑하니까요.
하지만 어쩌지요. 형은 저를 떠나 행복하다면 저는 어쩌지요? 당신이 내 옆에서 잠을 자다 흐틀어 버린 이부자리처럼. 당신이 만들어 낸 주름과 따뜻한 온기. 당신만의 푸근한 향기를. 저는 어쩌지요..? 저는 당신의 흔적들을 바라보며 울다 웃다 괴로워하다 그대로 죽어버리는 건가요.
저를 정말 이렇게 혼자 내버려 두실 꺼에요?
물론 투정이라는거 정말 잘 알아요. 제가 이렇게 해도 당신은 외면해 버릴 정상적인 사람이니까요. 그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어서 정말 씁쓸하네요. 그리고 서운하기도 해요. 하지만 당신의 행복해질 미래를 생각한다면 이정도는 뭐, 나같은 건 뭐. 정말 저같은건 어떻게 되든 상관 없으니까요.
형은 이제 신혼여행을 가서, 형의 사랑스러운 아내와 뜨거운 밤을 나누고 아빠가 되겠지요. 그리고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 가며 웃고 떠들겠죠. 힘든 회사생활에서도 집에 들어가면 느껴지는 따뜻한 가족의 정과 훈훈한 밥상들. 날로만 커져가는 당신의 아이. 날로만 주름이 지겠지만 여전히 아름다운 당신의 아내. 그리곤 이 세상에서 정말, 너무나 행복한 사람이 되겠지요? 제가 기억이 안 날 정도로. 이미 기억 저편으로 넘어가 가끔 생각이 나도 한 순간의 추억이라 씁쓸하게 웃고 다시 묵묵히 걸어나갈. 그럴 당신.
형, 이것만은 알아줘요.
저는 아직도 형을 너무나 사랑하고, 언제까지 사랑할지는 저도 몰라요.
하지만 잊어보려고 노력 해 볼께요.
나를 사랑해 주어서 정말 고마워요. 그리고 잊으려 해서 정말 고마워요.
그냥 저에대한 형의 감정 모두가 고마워요.
저에 대한 관심들과, 손길들과, 속삭임들. 전부다 고마워요.
행복하세요.
꼭 행복하세요.
당신의 사랑이 늘 행복하기를.
당신의 사랑이 늘 행복하기를.
당신의 사랑이 늘 행복하기를.
당신의 사랑이 늘 행복....
당신의 사랑이 늘....
당신의 사랑이...
당신의 사랑....
당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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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곱씹으면서 보셨어요?! ㅠㅜㅠㅜㅠㅜㅠㅜㅠㅜ
쓰다가 쑨양이 너무 불쌍해서 눈물 흘리면서 썼어요..,
둘이 한때 사랑했지만 태환은 동성애에 대한 두려움..?
평범하지 않다는 점에 대한 두려움에
쑨양을 밀어내고 말아여..
다른 여자를 만나 결혼하기까지 하죠,
그런 태환의 행동들을 괴로워 하지만
태환의 행복을 위해서 참아내고 보내주는 쑨양이였습니다
쓰고싶은 글들은 참 많은데 학교 생활에다 글까지 틈틈히 적는게 쉬운일이 아니더라구요
야심한 밤에 글한편 적어 보았습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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