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김태형] 성격 X같은 여자친구랑 연애하기.02
*
내가 우리 이름이 번호를 얻어냈잖아? 진짜 보자마자 소리지를뻔 했어. 박지민이 옆에서 뭐냐고 같이 좀 보자고 이야기했는데 절!대! 안보여줬다.
그리고 바로 주머니에서 휴대폰 꺼내갖고 번호 저장했어. 카톡 들어가니까 우리 이름이가 뜨는데, 아. 진짜 프사도 셀카로 해놔서 너무 이뻤어.
맨날 박지민 휴대폰으로만 보던 이름이 셀카를 내 휴대폰으로 보니까 기분이 묘하더라고. 이제 더이상 박지민한테 이름이 셀카 보여달라고 안 찡얼거려도 되겠다! 흐뭇하게 웃으면서 이름이 프사를 캡쳐했어. 아, 너무 이뻐.
그리고 고민고민하다가 쉬는 시간이 얼마 안남았길래 눈 꾹 감고 카톡 한번 해보기로 했어.
이름이 프로필을 누르고 1:1채팅, 채팅창이 뜨고 말풍선이 하나도 없는 깨끗한 화면에도 가슴이 쿵쾅거렸어. 으아 떨린다. 뭐라고 보내지?
꼼지락 거리다가 천천히 타자를 쳤어.
[이름아]
[나 태태]
[내 번호 010-5678-1230]
노란 말풍선이 뿅뿅 올라가고 나는 냉큼 홀드를 눌렀어. 아 떨려떨려. 휴대폰을 보물단지 마냥 껴안고 행복해 하는 내 어깨를 박지민이 툭툭쳤어.
뭐가 그렇게 기쁘냐 변태새끼야. 근데 앤 뻑하면 나보고 변태새끼래. 우리 이름이 성격이 좀 더럽다고 했잖아? 그래서 박지민이 나보고 변태새끼래. 더러운거 좋아한다고.
난 우리 이름이 성격보고 좋아하는게 아니라 얼굴이 너무 이뻐서 좋아하는건데 박지민은 내 맘 좆도 몰라줘.
박지민을 향해 으르렁거리는 사이에 징징 하고 진동이 짧게 울렸어.
[내가 쓸데없는 걸로 카톡하지 말라고 말했지.]
아니 점이름이세요? 자꾸 마침표를 찍어대. 하지만 난 꿋꿋하게 치댔지. 왜냐면 우리 이름이는 내 여자니까!
[내 번호 알려준건데ㅠㅠ]
[쓸데 없는 거야?]
[어.]
아이고 차가워라. 음 이걸 어떻게 답장해야할까 고민하는 사이에 종이 쳐버렸어. 어쩔 수 없이 휴대폰을 빨리 집어넣고 수업에 집중해야했지.
개뿔, 집중이 될리가 있나. 아직도 머리속은 혼란스러웠어. 아 우리 이름이 철벽 너무 심하다.
쉬는 시간 종이 치자마자 엎드리려는 박지민을 막고 와다다 물었어.
"야, 너 이름이랑 카톡 어떻게 해."
"뭘 어떻게 해."
"응? 맨날 해?"
"돌았나, 쫌."
"어떻게 이어가는데!"
"내가 니랑 맨날 카톡하디?"
"아니."
"똑같애."
그리곤 풀썩 엎드려서 망개떡같은 볼살을 교과서에 부비적거리면서 말했어. 나한테 성이름이는 여자애가 아니라 남자애다 남자애. 하고.
나는 그런 박지민의 등짝을 사정없이 내리쳤어. 미친놈이 뭐래! 우리 이름이가 어떻게 남자애야!
-
종례가 끝나고 문을 열고 나오자 일찍 끝난 건지 복도 창문에 이름이가 기대서 휴대폰을 하고 있었어.
아니 우리 이름이는 왜 가만히 서있기만 해도 이렇게 이쁘고 귀여운지.
"아 왜케 늦게 끝나 니네반!"
입만 다물고 있으면 더 이쁠텐데 말이야..
"넌 뭘봐."
제발..
"늦게 끝나면 걍 다른애랑 가면 되지 왜 맨날 기다리면서 꼬라지야 꼬라지는."
"누가 누굴 기다려! 그냥 우리반 끝나서 지나가다가 니네반 끝나서 같이 가는 거지, 누가 기다렸대?"
"저기 니네반이랑 우리반이랑 끝과 끝이거든요? 말이 되는 변명을 해야지."
"아 됐어, 나 배고파 떡볶이 먹자."
우리 이름이는 맨날 저런다? 기다렸으면서 안 기다린 척, 주고 싶어서 줬으면서 안 그런 척! 척! 척! 척을 너무 많이 해.
그래놓고 정곡찔리면 다른 말하고, 지금처럼! 귀엽게.
이번에도 기다렸다가 안 기다린 척 하다가 박지민한테 들키니까 큼큼하고 헛기침하다가 다른 이야기 했어.
떡볶이 먹고 싶다고. 우리 이름이가 또 떡볶이를 겁나 좋아하거든.
"아, 난 떡볶이 별ㄹ,"
"득츠그 므그.."
하지만 박지민은 꼭 이렇게 눈치 없이 초를 치려고 그래요. 우리 이름이 떡볶이 먹을 생각에 신난거 안보여? 조용히 좀 해.
박지민의 발등을 꾹 누르며 어금니를 꽉깨물고 속삭였어. 박지민은 발등에 실린 무게감에 인상을 찡그리며 날 째려봤어.
하여튼 변태새끼랑 같이 있으면 안돼요. 박지민이 나한테 소근 거렸어. 이름이는 발랄하게 가벼운 발걸음으로 자주가는 떡볶이 집으로 쏙 먼저 들어가고 내가 그 뒤를 따라 들어갔어.
이름이는 주인 할머니께 이쁘게 웃으면서 떡볶이와 튀김을 주문했어.
나한테도 저렇게 이쁘게 웃으면서 말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할머니~ 저희 떡볶이 사인분에 튀김 이천원어치 주세요!"
"아이고 우리 이쁜이 왔는 가, 할머니가 많이 줄게 기다려."
"네!"
"야, 너 미쳤어? 여기 사람이 셋인데 뭘 그렇게 많이 시켜."
"새삼스럽게 지랄이야. 내가 아까 배고프다고 했냐."
주문을 하고 대답까지 이쁘게 한 이름이가 박지민에게 돌아서 이야기할땐 라이크 어 다른 사람. 마치 지킬과 하이드를 보는 듯한 착각이었어.
어쩜 사람이 저래. 근데 이뻐. 아 우리 이름이는 저런 것도 이뻐, 왜. 이름이는 앞에 놓인 통에서 포크를 꺼내 우리들 앞에 척척 놔주었어. 그리고 곧 할머니께서 떡볶이와 튀김을 산처럼 쌓아 우리들 앞에 내려놓으셨어. 우리 손자들 많이 먹어~ 할머니, 저희 할머니도 이렇게 많이는 안주시는데요. 나는 두 눈을 똥그랗게 떴어.
이게 떡볶이 사인분이라고? 이거 석진이 형 세명은 있어야 다 비우겠다. 그 생각을 하며 포크를 쭙쭙 빨았어.
이름이는 떡볶이 떡을 두개나 포크로 콕콕 찍어 입에 가득 넣고 우물거리다가 본인 손에 들린 포크 등으로 내 머리를 탁 소리나게 때렸어.
"아야."
너무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나오는 거 있지? 아니 나 왜 맞았니? 응?
"야, 떡볶이 먹으라고. 포크 말고."
나는 멍청하게 아, 소리를 내며 냉큼 떡볶이에 포크를 가져갔고 떡볶이를 우물거리며 씹으면서 이름이와 눈을 맞추고 헤헤 웃었어.
내 웃는 소리에 박지민이 튀김을 집어먹다가 나를 쳐다보곤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어.
"좋단다, 미친놈."
-
이름이는 그 많던 떡볶이와 튀김을 몽땅 빈접시로 만들어버렸어. 나 석진이 형보다 잘먹는 사람 처음봤잖아. 와, 개신기해 정말로.
다먹고 뿜빠이 해서 내려고 주머니에서 주섬주섬 지폐를 꺼내는데 이름이가 물을 마시며 자리에서 일어섰어.
어어, 돈. 이름이는 망설임 없이 할머니께 다가가 음식값을 지불했어.
계산을 끝낸 이름이는 가게 밖으로 나갔고 멍하니 있는 나를 박지민이 툭툭쳤어. 야, 뭐해. 가자.
"이름아."
"왜."
"우리 다같이 먹었는데 왜 너만 돈 내?"
"싫어?"
"어?"
"내가 먹고 싶다고 그랬잖아, 니네가 같이 먹어준거고. 그래서 내가 돈낸건데."
이름이의 말에 입을 헤 벌리곤 고개를 끄덕거렸어, 아 그렇구나. 박지민이 입에 뭐 들어가겠다고 내 턱을 위로 쭉 밀어 닫아줬어.
내 옆에서 걸어가는 이름이 머리를 내려다보는데 이름이가 나에게 들릴듯 말듯한 목소리로 뭐라 속삭였어.
"그렇게 사주고 싶으면 다음에 사주던지.."
이거 데이트 신청 맞지 맞지? 응? 맞다고 해 빨리.
-
"야, 성이름 좋아하는 사람 생겼대. 아냐?"
"어?"
웬일로 지각을 밥먹듯이 하는 내가 아침에 눈이 일찍 떠져 평소면 상상도 못 할 시간에 학교에 왔다했어. 김밥을 사서 아침을 먹고 박지민과 나란히 서서 양치를 하는데 양치 거품을 뱉어낸 박지민이 아, 하더니 저 말을 꺼냈어. 난 내가 꿈을 꾸고 있는 줄 알았어. 그래 내가 애초에 일곱시에 일어난 것 부터가 이상했어.
"성이름, 좋아하는 사람 생겼다고."
"누, 누군데. 아 혹시 나?"
"지랄하네. 윤기형."
"뭐?"
오골오골 퉤, 박지민이 입안을 물로 깨끗하게 헹구고 입가에 흐른 물을 손으로 대충 닦아낸뒤 내 교복 마이에 슥슥 문질러도 나는 칫솔을 물고 멍하니 박지민만 쳐다봤어.
"윤기형."
윤기형? 내가 아는 그 윤기형?
성이름이는 왜 지같은 사람을 좋아해? 왜?
나는 분노의 칫솔질을 했다. 거품이 미친듯이 나고, 악! 미친듯이 칫솔을 움직이다가 그만 칫솔이 엇나가는 바람에 잇몸을 찌르고 말았어. 아 개아파, 진심.
양치질을 끝내고 박지민과 교실로 돌아오는 내내 왜냐고 물었어. 박지민은 나도 몰라 인마! 하며 내 정강이를 발로 찼어. 시발 지금 잇몸도 아픈데.
"성이름 윤기형이랑 똑같잖아. 얼굴 빼고."
"응, 근데 걔 좋아하는 사람 앞에선 안그래."
"뭐가 안그래."
재촉하는 나를 박지민이 애잔하다는 듯이 쳐다보면서 입을 뗐어.
"좆같이 안군다고."
*
여기까지!
이제 홍일점썰 풀러 가볼게요 총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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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거 = 걍 신혼임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