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김태형] 성격 X같은 여자친구랑 연애하기.03
w.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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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한다는 사람 앞에선 좆같이 안군다는 말이 무슨 말인가 했더니, 이거구나 했다.
정말, 정말로 이름이는 내가 모르는 사람인것 마냥 윤기형 앞에선 애교도 부리고 웃음도 많이 짓는 그런 모습을 보였다.
아마 윤기형도 저런 이름이를 이뻐해주고 귀여워 해주겠지? 웬지모르게 우울했다. 그래도 시바 내가 이름이 제일 이뻐하는데!
나도 모르게 벌떡 일어나버렸다. 윤기형도 윤기형에게 애교를 부리던 이름이도 날 놀란 눈으로 올려다봤다. 옆에서 휴대폰 게임하던 박지민만 빼고.
나는 머리를 털고 음악실을 뛰쳐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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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우리반을 즈그반처럼 드나들던 이름이는 종례시간까지 우리반에 머리카락 하나 내비치지 않았다.
괜한 박지민의 궁둥이를 발로 차며 오늘 이름이 왜 우리반 안 와? 하고 물었고 박지민은 내 궁둥이를 더 세게 걷어차며 대답했다.
윤기형네 반에 가겠지 우리반에 왜 오냐!
정말, 정말로 윤기형과 이름이가 잘되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이 내 머리속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아, 나 진짜 복잡한거 제일 싫은데.
종례시간이 끝나고 이름이는 우리반 앞에 서있었다. 얼레, 집은 또 같이 안 가나 보네.
하지만 오늘은 윤기형과 작업해야할게 있었기때문에 나는 박지민과 함께 윤기형의 작업실과도 같은 음악실로 향했다. 이름이는 먼저 집에 보냈다.
따라오겠다고 하는 이름이를 박지민이 돌려보냈다. 손에 떡볶이 값을 쥐어주며 가는 길에 사먹어했다. 이름이는 내가 애냐며 화를 내곤 집에 갔는데, 왜 저런것도 사랑스럽고 난리야 진짜.
"형."
"어."
"이름이 좋아해요?"
박지민은 내 팔을 툭 쳤다. 윤기형이 느릿하게 시선을 나에게 옮겼다. 그리고 다시 컴퓨터로 시선을 돌리며 내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나는 괜히 심술이 났다. 난 학기초부터 이름이 좋아해서 쫓아다니는데 형은 왜 아무것도 안해도 이름이가 좋다고 쫓아다녀요 왜? 하고 묻고 싶었다.
박지민은 가방을 뒤적거려 일회용 마스크를 하나 꺼내 내 귀에 척척 걸고 내 입을 막아버렸다. 쓸데 없는 소리 하지말고 이거나 해.
나는 펜을 잡고 노트 위에 시덥지 않은 사랑가사를 쓰다가 펜을 던져버렸다. 데구르르 연필굴러가는 소리에 윤기형이 우리쪽을 쳐다봤다.
"김태형."
"..."
"심술부리지말고, 하기 싫으면 집에 가."
윤기형 말에 가방을 들어 공책을 대충 쑤셔넣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박지민이 내 바지를 잡고 나를 올려봤다. 진짜가게? 나는 그런 박지민에게 고개를 끄덕거리곤 문으로 걸어갔다. 뒤에서 윤기형 목소리가 들렸다.
"이름이, 이쁘지."
쾅, 소리나게 문을 닫곤 계단을 내려갔다. 기분이 뭐랄까, 음. 그래 좆같았다. 아주 많이. 이쁘다는 말이 뭘 의미하는지 내 머리속은 이미 윤기형과 이름이가 사귀는 것부터 시작해버렸다. 아, 기분나빠. 나는 주머니를 더듬거렸다. 막대사탕이 잡혔고 껍질을 까서 그대로 입으로 쳐넣었다. 달달한 사탕이 혀끝을 찌릿하게 자극했다. 집에 들어가는 내내 다 녹은 막대사탕의 끝을 딱딱 씹으며 이름이와 윤기형을 떠올렸다. 안어울려 시발. 집앞에 도착해 입에 문 막대사탕을 바닥에 던졌다.
-
그로부터 며칠이 지났다. 이름이는 다시 우리반에 자주왔다. 박지민과 두탁거리면서 잘 놀았다. 나도 낑겨서 이름이한테 장난을 쳤다. 나는 이름이가 윤기형과 잘 안된줄 알았다. 그래서 다시 우리반에 나타난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성이름."
"오빠!"
우리반에 그리 달갑지 않은 사람도 나타났다. 나도 모르게 표정이 굳어지고 입술을 앙다물었다. 윤기형이 제게 달려오는 이름이의 어깨에 손을 둘렀다. 나를 빤히쳐다봤다. 아아, 기분이 또 좆같았다. 윤기형은 이름이한테 다정하게 물었다. 여기있었네? 이름이는 사랑에 빠진 열일곱 소녀마냥, 아니지 맞는 말이네. 성격 좆같은 두사람이 만나서 저리도 안어울리게 사귈 수가 있나? 나는 속이 뒤틀렸다. 진짜 베베 꼬였다. 나는 일부러 윤기형을 어깨로 밀쳐내고 교실밖으로 나갔다.
"곧 종치는데 어디가 임마!"
"매점."
자꾸 심술이 났다. 좋아해라고 말도 못해보고 차인기분이었다. 사실 차였나? 모르겠다. 이름이는 내맘 좆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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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금요일이었다. 그래 불금. 존나게 달리는 거야. 박지민의 옆구리를 콕콕 찔렀다. 박지민이 고개를 들어 날 쳐다봤다. 오늘 똑! 어때. 내 말에 박지민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거리곤 다시 엎드렸다. 븅신새끼 이름이한테 차이고 많이 힘들어? 박지민이 뭐라 짓껄인거 같은데 모른체 하겠다.
박지민이 다른 애들한테도 말해서 오늘은 부모님이 여행을 가신 박지민네에서 달리기로 했다. 윤기형도 부르겠다는 호석이형을 겨우 말렸다. 그 형 싫어요. 내 말에 호석이 형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일단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거렸다.
종례가 끝나고 박지민과 간만에 사이좋게 뒷문으로 나왔다. 이름이가 창문에 기대 휴대폰을 하고 있었다. 내 것도 아닌데 이름이는 왜이렇게 이쁜지 모르겠다. 방실방실 웃는 모양새를 보니 백퍼 윤기형과 카톡중인갑다. 윤기형과 이름이는 벌써 이십일이 넘은 커플이었다. 성격 좆같은 둘이 의외로 잘맞는지 얼마나 오래갈지 기대가 되었다. 나는 요즘에 이름이한테 안 치댄다. 치댈맛이 뚝떨어졌달까? 사실 그냥 윤기형때문에 밥맛도 없다. 왜 하필이면 민윤기야 왜.
자신에게 친한척을 하던지 말던지 이름이는 나한테 관심이 정말 눈꼽만큼도 없을텐데 뭐. 나는 아무말도 하지않고 함께 하교했다.
휴대폰만 들여다보던 이름이가 내 옆구리를 퍽 쳤다. 옴마, 나도 모르게 튀어나왔다. 이름이가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너 요즘에 왜이렇게 조용해? 미친거야? 아님 곧 죽나?"
"야 너는, 하.. 내가 맨날 시끄럽기만 한 줄 알어."
입술을 삐죽거렸다. 박지민이 옆에서 이새끼 차였잖아~ 하고 깝쳤고 이름이는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거리곤 다시 휴대폰을 봤다. 그런 이름이 뒤로 발을 날려 정확히 박지민의 궁둥이를 발로 깠다. 박지민이 소리를 질렀다. 시발 왜차는데 왜! 내 궁둥이가 축구공이야?
박지민 집 근처에 도착해 이름이를 보냈다. 이름이가 도끼눈을 하고 우리를 다그쳤다.
"새끼들아 작작쳐먹어."
"알겠어."
"속버릴려고 염병하네 진짜. 니네 나중에 장가갈때 느그 부인들한테 다말할거야, 이 양아치새끼들아."
"알겠어, 알겠어. 빨리 집에 들어가."
박지민은 쫑알쫑알 잔소리를 해대는 이름이가 귀엽지도 않은지 인상을 찡그리곤 이름이를 뒤로 돌려 어깨를 잡고 이름이 집쪽으로 쭉 밀었다.
어떻게 저렇게 잔소리를 해도 예뻐?
-
난장판이었다. 처음엔 얌전히 마시다가 노래가 흘러나오고 흥에 겨워 호석이형이 거실 형광등 불을 달칵거리며 싸이키조명 마냥 번쩍이게 만들었다.
아주 그냥, 미쳤다 이거다. 나는 조용히 앉아서 병나발을 불었다. 이름이 사진을 보면서 꿀꺽꿀꺽. 박지민이 내 뒷통수를 때렸다. 청승맞게 쫌. 차인거 티내냐?
"박지민이 너는 평생 모른다."
"지랄하네.. 걔가 뭐가 좋아."
"이쁘잖아! 이쁘고! 이뻐!"
사실 우리만 마시는게 아니었다. 다른학교 여자애들도 와서 같이 마시고 있었다. 이게 뭐야. 맘에 안들어. 자꾸만 내 옆에 여자애들이 앉아서 태형아 태태야, 거슬리게 달라붙었다. 우리 이름이도 안만지는데 니들이 왜 만져! 화를 버럭내도 귀엽다고 꺄르르 웃으며 내 술잔을 채웠다. 그냥 다 꺼졌으면 좋겠다.
소주를 두 병정도 챙겨 박지민 방으로 들어왔다. 거실은 여전히 시끄러웠다. 휴대폰을 봤다. 새벽 두시였다. 저것들은 지치지도 않나봐. 난 소주를 한 병 턱 까서 입으로 가져다 댔다. 이름아아.. 엉엉 나도 모르게 울고말았다. 나쁜 기집애, 내가 얼마나 니를 좋아하는데.. 내맘을 몰라줘 왜. 울면서 휴대폰 홀드를 풀고 자연스럽게 이름이 번호를 눌러서 전화를 걸었다. 뚜르르, 뚜르르. 딸꾹. 이름이 내 전화도 안받아.. 엉엉. 그때였다.
-김태형?
"이름아아.."
-미쳤냐? 취했으면 걍 자.
"이름아아.. 이름아!"
-지랄이야 진짜. 장난하냐?
"이름아.. 나쁜 기집애야.."
-지금 몇신줄 알아?
마치 벽과 대화하는 기분이었다. 이름이를 아무리 불러도 이름이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냥 나를 빨리 끊어버리려는게 느껴졌다.
"이름아아.. 조아해.. 응?"
-개소리야. 박지민 바꿔.
"윤기형아보다.. 내가 더 좋아해."
-그만해.
"조아한다고오!!!!"
박지민이 내 휴대폰을 뺏어들고 나를 침대로 던졌다. 나는 그대로 침대에 얼굴을 박은채 웅얼거렸다. 이름이.. 이름이랑 전화했는데..
박지민이 이름이한테 사과하고 있었다. 미안해, 태형이가 너무 많이 마셔서. 어, 별거 아니야. 자 빨리.
전화를 끊고 박지민이 내 등짝을 손바닥을 짝짝 내리쳤다. 이 정신나간 머스마야 미칬나 미칬나.
움.. 몰라 몰라. 손을 휘적휘적 저어 박지민을 밀어내곤 눈을 감았다.
-
월요일까지도 이름이한테는 카톡하나 오지 않았다. 미안하다는 말을 할까 말까 굉장히 망설였는데, 이렇게 학교에 오고 말았다. 미쳤지, 미쳤지 김태형. 나는 내 머리를 콱콱 때리며 교실로 들어가 엎드렸다. 박지민은 벌써 와 먼저 엎드려있었다. 그렇게 점심시간까지 계속, 쭉. 죽은듯이 엎드려있었다. 이름이는 체육복을 빌리러, 또 국어책을 빌리러 우리반에 왔지만 나는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이름이 얼굴을 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렇게 점심도 못 먹고 오후수업이 시작되었다. 5교시는 이동수업이었기 때문에 일어날 수 밖에 없었다. 기지개까지 켜며 일어났을때 교실엔 나와 이름이, 이름이?
"야, 너 미쳤냐? 기면증이야? 뭔 잠을 그렇게 자."
"성이름?"
"그럼 내가 성이름이지 박지민이게?"
저 틱틱대는 말투에 싸가지없는 표정은 영락없는 이름이였다. 왜 우리반에 니가 있는건데? 이름이는 내 머리에 손을 꾹 얹고 말했다.
"나 너한테 구남친짓 하라고 번호준거 아니야."
"구남친?"
"술쳐먹고 전화한거 새끼야."
"미,미안."
"알면됐어. 다음부터 그러지마."
이름이는 책상에서 훌쩍 내려와 우리반교실을 빠져나갔다. 꿈인가? 정말 용서해주는 건가? 아, 이렇게 쉽게 끝날 줄 알았음 점심 먹을껄..
-
윤기형과 이름이가 벌써 오십일이란다. 나는 지겨우니 제발 헤어지라고 기도했다. 쫌 이제 쫌. 윤기형의 무심하고 무뚝뚝한 성격이 어디가겠나 싶었다. 이름이는 오십일이라고 한껏 들떠 나와 박지민을 괴롭게했다. 오빠가 뭐 해줄까? 응? 아, 기대돼. 이름이는 행복해보였다. 나는 거기서 또 심술이 났다. 짜증나.
점심시간에 음악실로 향했다. 윤기형은 컴퓨터앞에서 졸고있었다. 형, 내가 부르자 윤기형은 움찔하며 나를 바라봤다. 어, 왔냐. 윤기형은 내게 대충 인사를 하고 다시 컴퓨터 작업에 몰두했다.
아마, 오늘이 오십일이라는 것을 모르는 듯했다.
"형 오늘 끝나고 뭐해요?"
"곡 마무리."
"아.. 네."
"왜."
"이름이 안 만나요?"
"너가 그런거까지 신경써야할 이유 없어보이는데."
내 입에서 이름이 이름이 나오자 윤기형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그래도 이름이를 좋아하긴 하나보다. 윤기형의 말에 나는 속으로 웃었다.
이 형은 모른다, 자신과 이름이가 오십일이라는 것을.
*
두근두근두근
아마 다음화쯤에 여주와 태형이가 폴인라브할 예정같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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