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 (씨스타) & 권순일,박용인 (어반자카파) - 틈
"그럼 조장은 누가 할래요?"
"..."
"..."
"이름아. 너가 하는 건 어때?"
"절대 안해요."
하아... 너가 나에게 한숨 쉬는 버릇을 고치라고 말을 했었지만... 한숨이 절로 나왔다.
정말 조별과제라는 건 도대체 누가 만든 제도일까. 만든 사람이 눈 앞에 있으면 진짜 죽여 패고 싶은 그런 심정이었다.
연하랑 연애하는 법
03
w. 복숭아 향기
"선배가 그럼 조장이에요?"
"미쳤니. 내가 조장하게."
"그럼 누가 조장해요?"
"몰라. 이름도 기억 안나는데... 카톡 봐야 알아."
너는 픽 웃으며 나를 바라보았다. 동아리 실에는 내가 노트북 타자를 두드리는 소리만 울려퍼졌다.
너는 과제 없어? 내가 묻자 너는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미리 다 해놨다는 건가. 내 남자친구지만 가끔 너가 경이로웠다.
집에서 뭘 얼마나 공부하는 걸까. 학교에 오면 만날 내 옆에서 나만 보느라 아무것도 안하고 있는 거 같던데.
나는 머리를 긁적이며 마우스를 움직였다. PPT 만드는 건 조장이 한다고 했고... 발표는 다른 애가 하기로 했는데 제대로 하기는 하려나...
아씨. 진짜 조별 과제는 발암이야. 발암.
"선배. 미간."
너가 손가락으로 내 미간 사이를 꾹 눌렀다.
나도 모르게 찌푸리고 있었나 보다. 나는 한숨을 내쉬며 책상 위에 풀썩 엎드렸다. 아. 하기 싫어.
다른 애들도 무임승차 하려는 애들 몇몇 보이던데 그냥 나도 무임승차 해버릴까. 근데 또 민폐는 되기 싫고. 아. 짜증나. 그냥 다 짜증났다.
"선배."
"응?"
"밥은 먹었어요?"
"아까 라면."
"라면 같은 거 먹지 말라고 했을텐데..."
"아까 너도 라면 먹는 거 봤거든. 퉁 쳐."
"그건 또 언제 봤어요? 선배 나 보고 싶었구나? 어제도 그렇게 봤는데."
"너 편의점에서 먹는 거 본 거야."
"에이. 말 돌리는 거 다 티나요."
알아서 생각하세요.
나는 다시 발딱 일어나서 타자를 치기 시작했다. 자료 조사도 어느정도 했고... 이따 저녁에 조장한테 메일 보내야지.
너는 어느새 내 옆으로 와 내 어깨 위에 턱을 올린 채로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부담스러워. 내가 말을 하자 너는 배시시 웃으며 내 옆구리를 쿡 찔러왔다.
"뒤진다."
"선배. 선배가 무릎에 앉을래요, 아니면 내가 무릎에 앉을까요?"
"자리도 넓으니까 그냥 각자 앉아요."
"그건 아니죠. 보기에 없었으니까 제외."
"둘 다 싫어요."
"선배가 내 무릎 위에 앉는 게 편하겠죠? 선배 타자도 쳐야 하니까."
야, 야!
너는 나를 번쩍 들어올려 네 무릎 위에 앉혔다. 내가 고개를 돌려 너를 바라보았지만 너는 두 손으로 다시 고개를 돌려주었다.
자자. 과제 해야죠.
그리고는 두 팔로 내 허리를 끌어 안고 내 등에 네 이마를 부비적거렸다.
날씨가 쌀쌀해서 좀 두꺼운 옷을 입고 있기는 했지만... 생각보다 훨씬 더 반듯한 네 이마가 부벼지는 게 그대로 느껴졌다.
이렇게 한참을 있겠지. 나는 어깨를 한 번 으쓱이고는 다시 타이핑을 치기 시작했다.
조물조물. 만지작만지작. 오늘도 네 손은 열심히 내 옆구리며 뱃살이며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이제는 그러려니... 하고 넘길 수 있는 경지에 이르렀다.
나도 나지만 참 너도 대단하다. 만날 그렇게 쌍욕을 들으면서까지 내 뱃살을 만지고 싶을까?
'선배 꺼 뱃살 안만져봤죠? 진짜 말랑말랑해요. 만지면 기분 좋아.'
이따 집에 가서 한 번 만져보던지 해야겠다.
-
정말 제길스럽게 메일이 오지 않았다.
다들 이게 기말 시험 대신이라는 건 알고 있기는 한걸까. 아니면 정말 무임승차 하려고 마음을 먹은 걸까.
오늘까지 PPT 만들어준다는 조장은 카톡도 전화도 없었고 다른 조원들은 당연하게 연락이 되지 않았다. 한 명 됐네. 오늘 할아버지 제사라고 말하는 애.
역시나 이름은 모른다.
와씨. 화나. 나는 머리를 마구 헝클어뜨렸다. 이따 너 만난다고 생머리 치렁치렁하게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라도 스트레스 풀어야지, 어쩌겠어.
아니지. 진짜 이대로라면 나만 조별과제 덤탱이 쓰게 될 게 뻔하단 말이야.
그건 또 싫은데... 나는 한숨을 내쉬며 책을 주섬주섬 챙겨 들었다.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덤탱이 쓰기는 싫은데 그렇다고 해서 내 점수 깎이는 것도 싫고...
"이름아!"
빈 강의실에서 누가 나를 부르는 거지.
고개를 들어보니 저 멀리서 정호석이 나를 향해 손을 흔들어보이고 있었다. 과 동기들 중 내가 드물게 이름을 기억하고 있는 애였다.
내 기준으로는 싹싹하고 나쁘지 않은 애라는 뜻이지.
정호석은 무슨 보따리 마냥 책을 한 아름 품에 안고 내 쪽으로 다가왔다. 무슨 책을 저렇게 많이 빌린 거지?
등에 있는 백팩을 보니 그 안에도 책이 가득 들어있는 것 같았다. 얘가 이렇게 책을 많이 읽고 그런 애가 아닌데...
"그 책 뭐야?"
"이거? 조별 과제 자료. 너도 수업 듣잖아. 최교수님 전공."
"그야 그런데... 저걸 너 혼자 다?"
"다른 애들 다 바쁘다는 거 있지. 어쩔 수 없지 뭐. 내가 해야지."
세상에 호구가 나 말고 또 누가 있을까 생각했었는데 여기 있었구나. 나는 허허 웃으며 정호석을 바라보았다.
정호석은 어깨를 한 번 으쓱이고는 다시 쪼르르 강의실 밖으로 나가버렸다. 오늘도 도서관은 자리가 없을테고...
그냥 동아리 실이나 가야겠다. 설마 지금까지도 윤기 선배 자고 있는 거는 아니겠지. 설마 설마 하는 마음으로 제발 아니기를 빌며 나는 동아리 실로 향했다.
-
"성이름?"
"아... 선배. 안녕하세요..."
"응. 그래. 과제하러 온 거야?"
"그렇죠, 뭐..."
설마가 사람 잡는다는 말도 있고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다는 말도 있지.
지금 상황이 딱 그랬다. 윤기 선배는 왜 저기서 저렇게 자고 있는 걸까. 게다가 석진 선배는 지금 이 시간에 왜 동아리 실에 있는 건데.
어제처럼 조용히 마음 잡고 과제를 하려고 왔건만 망했네. 망했어.
나는 고개를 푹 숙이며 가방을 책상 위에 올려두었다. 가방 안에 있는 책들 때문에 쿵 소리가 났다.
"무슨 책이 그렇게 많아? 너 무슨 박사 전공하려고 학교 오니?"
"그렇게 됐어요. 망할 조별 과제 때문에."
"조별 과제? 누구 꺼? 최교수님 꺼?"
"최교수님 말고 조별과제 내주시는 분 없는 거 아시잖아요."
"그래서 너 혼자 그거 다 하는 거야? 다른 애들은? 잠수?"
"보시다시피. 그렇네요."
미친 새끼들...
석진 선배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읽고 있던 책을 덮었다.
3학년이어서 이것저것 바쁘다는 말만 듣기는 했는데... 지금 이렇게 보면 하나도 안바쁜 것 같고...
그래도 같은 과 선배인데 뭐 좀 알지 않을까? 나는 가방에서 책을 꺼내 선배 앞에 내려놓았다. 역시나 쾅 하는 소리가 동아리 실에 울려퍼졌다.
"왜?"
"선배. 나 좀 살려줘요."
"나 바빠."
"안 바쁜 거 알거든요."
"너 나한테 이러는 거 김남준이 알면 또 주인 물려고 달려든다."
"이제 안물어요."
"내기 할래?"
"안하고 싶거든요. 아. 선배. 네? 도와줘요..."
되지도 않는 애교까지 부리고. 성이름. 여기서 조금만 더 힘을 내자. 너는 할 수 있다.
절대로 덤탱이 쓸 수는 없어. 혼자 이걸 어떻게 다 해? 내일 모레까지 이거 다 끝내야 하는데? 이거 말고도 공부 해야할 거 있잖아.
전액 장학금 받을 수 있는 그런 성적은 아니어도 장학금을 받아야 그걸 가지고 놀고 먹던 뭘 하던 할 거 아니야.
안그래도 이 수업 출석이 간당간당해서 위험한데...
정말 ㅠㅠㅠ 를 그리는 심정으로 선배에게 매달렸다.
선배는 언짢은 표정으로 나를 올려보았다. 그래. 나도 지금 내 모습이 좀 많이 안어울린다는 거 아는데... 그래도 선배 부탁해요. 제발.
"너 이거 혼자 다 할 필요 없을 걸?"
"네?"
"최교수님이라고 했지?"
"네! 네..."
최교수님 수업 그거 레포트로 대체 가능 할 거야. 조별과제하면 한 명이 덤탱이 쓰고 이런 게 워낙 많잖냐.
그거 때문에 한 명만 과제하고 다른 애들 무임 승차하는 거 막는다고 레포트로 대체 하는 거 어느정도 오케이 해주시거든.
물론 뭐... 명색의 조별과제니까 최대 B+까지지만. 그래도 그게 어디야. 그치?
이거 아는 애들도 별로 없을 걸? 이거 알면 애들 죄다 레포트만 써오게? 아는 애들도 얼마 없고 뭐 그래. 너한테만 말해주는 거다. 다른 애들한테 뿌리지 마.
특히 네 동기들. 안그러면 너만 피곤해진다. 아니다. 너가 말할 애는 아니지. 내가 괜한 걱정을 했네.
심봤다.
-
그래. 세상은 넓고 평화로운 것이었다. 레포트 쓰는 거 그까지것 쯤이야. 나 혼자 조별과제 다 하는 것보다는 훨씬 쉬우니까.
게다가 자료 조사 내가 다 했으니 이제 정리해서 쓰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시간 벌었네. 시간 벌었어. 다음에 석진 선배한테 밥 사던지 해야겠다.
아. 맞다. 정호석한테도 이거 알려줘야지. 걔도 덤탱이 쓸 위기던데 사람 하나 살리는 셈 치지 뭐.
어디 가서 막 떠벌리고 다닐 애도 아니고 그 애도 다른 애들 점수 퍼주고 헤헤 웃을 정도로 착한 애도 아니니까.
마음 놓고 너를 만날 수 있었다. 지금까지 만날 과제한다고 동아리 실에만 있고 그랬는데...
나는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역시나 너에게서 카톡이 와있었다.
- 똥강아지 -
- 선배
- 어디에요?
- 동아리실이에요?
- 거기로 갈까요?
정문 앞 -
나 배고파 -
준아 -
마음 놓고 데이트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오늘은 저녁 뭐 먹지... 이따 너 오면 찬찬히 이야기 해야겠다.
카톡을 보낸지 얼마나 됐다고 저 멀리서 너가 뛰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동아리 실 쪽으로 가고 있던 거 같던데... 동아리 실은 여기랑 꽤 반대쪽인데...
뭘 그리 뛰어오는지. 평소에 뛰는 거 별로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나는 주머니 안에 있는 핫팩을 꼭 그러쥐었다. 주머니 안에 계속 있어서 그런가. 꽤나 따듯했다.
"선배!"
"그냥 천천히 오지."
"선배 배고프다 그래서 뛰어왔어요."
"말은 잘해요."
나는 주머니 안에 있던 핫팩으로 네 볼 위에 올려놓고 꾹꾹 눌러댔다. 발갛게 얼어있는 사르르 녹는 기분이 꽤나 좋은지 너는 배시시 웃으며 나를 바라보았다.
춥긴 춥나보네. 안 그러던 애가 오늘 목도리까지 하고. 나는 뛰어오느라 거의 네 목에 걸처져 있다시피한 네 목도리를 다시 감아주었다.
너는 여전히 실실 웃으며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왜 그렇게 봐?"
"나 좋은 소식 하나 알려줄까요?"
"뭔데?"
"선배 힘들어 하는 거 같아서 이것저것 알아봤거든요."
뭘 알아봐? 나는 고개를 들어 너를 바라보았다.
코 밑까지 목도리를 칭칭 감고 있으면서도 환하게 웃고 있는 너는 비밀을 말하고 싶어 안달난 어린 아이의 표정과 같아보였다.
나는 푸스스 웃으며 네 손에 핫팩을 쥐어주었다. 뭘 알아봤길래 우리 똥강아지가 이러는 걸까?
"뭔데. 말해봐."
"선배 조별과제 있잖아요."
"아. 맞아. 그거..."
"그거 레포트로 대체 가능하대요!"
응?
"아까 조교님한테 물어보고 왔거든요. 선배 너무 고생하는 거 같아서... 그런데 레포트로 대체 가능하다고 말씀해주시는 거 있죠?"
나 이거 아까 석진 선배한테 들었는데...
"근데 원래 다른 학생들한테는 잘 안알려준대요. 막 악용하는 애들 있을까봐."
이것도 들었는데...
"선배 너무 고생하는 거 같아서요. 안그래도 다른 수업들도 많잖아요. 선배 이거 몰랐죠? 아는 사람들 별로 없다고 하던데..."
...
나는 너를 가만히 올려보았다. 너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를 바라보며 환하게 웃어보이고 있었다.
나는 손을 들어 네 머리를 살살 쓰다듬어주었다. 우리 똥강아지 고생 많았네.
"응. 몰랐어."
"진짜요? 와. 다행이다. 나 진짜 오랜만에 서프라이즈 준비한건데! 나 이번에는 잘했죠? 실망하거나 망하거나 그런 거 아니죠?"
"응. 이번에는 성공. 웬일이야?"
"다음에는 진짜 요리도 해줄게요."
"아니야. 그건 아닌 거 같아."
이번 서프라이즈도 뭐... 딱히 성공한 거는 아니지만 성공이라고 쳐줘야지.
지 여자친구 고생한다고 과사 여기 저기 뛰어다녔을 너를 생각하면 미리 알고 있었다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뭐. 어때. 너도 좋고 나도 좋으면 된거지. 그나저나 오늘 저녁은 뭐먹지... 어깨도 마음도 가벼워서 그런지 오랜만에 배부르게 맛있게 밥을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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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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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닉은 5화때 받는다고 말씀드렸어요.
2화에서 신청해주신 분들 죄송합니다. 또 암호닉 신청을 다 받은 후에 1화에서 신청해주신 분들도 죄송합니다.
5화에서 다시 신청해주세요.
조별과제는 헬입니다.
실제로 저런 교수님이 계실까요... 계신다면 좋겠네요. 근데 저런 교수님 있으면 실제로는 악용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게 함정...
부임한지 얼마 안된 교수님이라고 합시다. 한 3년 정도...?
석진이까지 알 정도면 그 정도는 되어야겠죠.
오늘 눈이 많이 왔어요. 하늘에서 내리는 쓰레기라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지만 학원에서 나왔을 때 막상 쌓여있는 눈을 보니 기분이 좋기는 하네요.
날씨가 많이 춥기는 하지만 말이에요. 하얀 눈 밭에 발자국 찍는 건 꽤나 느낌이 좋거든요. 그래도 눈은 싫어요... 눈도 싫고 비도 싫다...
나이 먹을 수록 감성은 멍멍이에게 선물로 주는 것 같아요.ㅋㅋㅋㅋ
댓글 달아주시는 분들 항상 감사드립니다. 감기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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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거 = 걍 신혼임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