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만하세요. "
"..."
"제발, 제발 그만해주세요."
![[방탄소년단/김석진] 그 시절 소녀와 소년 上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6/01/03/1/72087903e71ba5b097d97e5b099e7b99.jpg)
그 시절 소녀와 소년 上
Write. 소녀와 소년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 석진아, 또 어디 가 ”
“ 아빠! 저 잠시 우유 사러 다녀올게요! ”
며칠 전 친구들과 시내를 돌아다니다 되게 순하고 참하게 생긴 여자 아이를 봤다. 어떻게 하면 그 소녀를 또 만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그 소녀와 친해질 수 있을까 한참을 생각하다 결국 제일 현실성 없지만 가능성이 희박한 방법을 택했다.
그 소녀를 봤던 곳에서 늘 같은 시간에 그 소녀를 기다리는 것.
하루, 이틀, 삼흘 그리고 오늘이 사흘 째. 드디어 그 소녀를 봤다. 흑보다 더 짙은 흑색 머리카락, 허벅지의 반 이상을 덮는 어여쁜 치마, 사내들이 입을 법한 셔츠. 그 무엇이라 형용할 수 없을 만큼 소녀는 어여뻤다. 내 마음을 훔쳐가기에 딱 적당한 얼굴이다.
소녀가 들고 가는 작은 곰돌이가 그려진 가방은 책들로 가득 차서 무거워 보일 정도다. 진짜 무거워 보인다. 들어줘야하나. 아, 지금 저 소녀는 날 처음봐서 분명 날 경계하겠지. 소녀의 걱정을 하고 있었을까 내가 지켜보던 소녀의 입에서 작은 탄식이 나온다.
아, 넘어졌구나. 아프겠다.
“ 괜찮아요? ”
“ 아, 네. 괜찮아요. 감사합니다 ”
소녀가 넘어지자 내 머리보다 몸이 더 빨리 작동했다. 난 소녀에게 손을 내밀었고 소녀는 내 손을 잡고 일어나 흙이 묻은 소녀의 치마를 털었다. 치마를 아무리 손으로 문지르고 털어도 이미 묻은 흙의 자국은 지워지지 않았다. 자꾸만 치마를 터는 그 손이 어여뻐 보였다. 아마 내 눈에 콩깍지가 씌였나보다.
흙이 묻은 소녀의 가방을 손에 들고 털어줬다. 아무리 털어도 흙이 남긴 자국은 지워지지 않길래 소녀에게 가방을 건네며 멋쩍은 표정을 하고 말했다
“ 죄송해요. 털어드리고 싶었는데 잘 안 털리네요 ”
“ 에이, 괜찮아요. 빨래하면 되는 걸요 ”
“ 아, 그렇구나. 빨래를 해도 된다는 생각은 못 해봤어요. ”
나의 바보스러운 대답에 소녀는 해사하게 태양보다 밝게 웃었다. 웃는 모습이 마치 안개꽃과 같이 어여뻐 나도 덩달아 같이 웃었다. 소녀는 낯을 가리는 성격이 아니었는지 내게 혹시 상점에 가는 길이면 같이 가자고 청했다. 소녀의 청을 거절하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었기에 같이 걸어갔고, 나도 모르게 자꾸 소녀의 치마가 신경쓰여 내 겉옷을 벗어 소녀에게 줬다.
“ 그거 허리에 묶어. 사람들이 다 보겠다. ”
“어? 안 그래도 되는데... 고마워”
소녀는 다시 해사한 미소를 보였고, 나도 같이 웃었다. 소녀는 멀리서 봤을 때보다 더 어여쁘고 더 참하다. 아니 성격도 좋은 아이같다.
소녀와 상점에서 헤어질 때 다음 번의 만남을 기약하며 서로의 이름을 알려줬다.
소녀의 이름은 김탄탄 외모와 성품만큼 어여쁜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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