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짓이잖아 "
"...미안"
" 미안하다는 말 말고 거짓말이라고 해 줘 제발 "
![[방탄소년단/김석진] 그 시절 소녀와 소년 下-1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6/01/11/12/66ed60f56e87a0383005e71826fcd9a5.jpg)
그 시절 소녀와 소년 下-1
Write. 소녀와 소년
소녀를 못 본지 벌써 3년 그리고 윤기를 잃은지 3년이 지났다. 오늘도 여느 날과 다름 없는 날이었다. 윤기를 잃은 골목에서 윤기에게 다시 미안함을 가지고 나에 대한 자책을 한 뒤 소녀를 마지막으로 만났던 그 상점으로 간다. 그리고 오늘 나는 낯이 익은 소녀를 봤다.
“ ...김석진? ”
“ 안녕 ”
오랜만에 본 소녀는 더 어여뻐졌고 더 성숙해졌다. 소녀는 마치 나와 소꿉친구인 것처럼 3년만에 보는 얼굴이지만 반갑다는 듯이 대해줬고 나는 그런 소녀가 싫지 않았다. 상점에서도 길거리에서도 나를 올려다보며 조잘조잘 이야기하는 소녀가 어여뻤고 소녀의 입술 또한 어여뻤다. 다시 내게 봄이 오는 것 같다. 3년을 겨울로 보낸 내게 소녀는 어쩌면 꽃과 같은 존재일지도 모른다. 그녀를 무엇이라 형용할 수 없지만 김탄탄 그녀는 내겐 봄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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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진아, 있잖아 ”
“ 응? 왜 ”
“ 나 잠시 너랑 못 만날 것 같아 ”
“ 어디 놀러 가? 좋겠다 ”
“ 으응, 어쩌다보니 가족들이랑 같이 여행 가기로 했어 ”
소녀가 떠난지 일주일이 지났다. 여행을 어디로 갔다는 건지 아직도 돌아오지 않는다. 나는 겨우 너와 있던 2주라는 시간에 익숙해져서 자꾸 네가 내 머릿속에서 그려진다. 차라리 네가 잊어지기라도 하면 이렇게 네가 보고 싶지 않을 텐데 자꾸만 네가 내 머릿속에서 선명해져서 널 지울 수가 없다. 보고 싶어 김탄탄
소녀가 떠난 뒤 이 나라는 붕괴되었다 아니 질서를 잃었다. 우리 마을에 살던 장이 아저씨도 약방 아저씨도 그저 조선인이라는 이유로 끌려간지 오래이다. 만약 네가 조선 어딘가에 있다면 너는 괜찮은지 걱정이다. 나는 아직 널 그리며 이 자리에 남아있으니 너도 무사히 내 곁으로 돌아오길
“ 도련님, 아직 밤바람이 차갑습니다 ”
“ 지민아, 겨울은 언제쯤 끝나는 것이냐 ”
“ 요근래 조금씩 날씨가 따뜻해지지만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날씨가 하도 많이 변하니 ”
네가 떠난 뒤로 3번째 맞는 봄이다. 이상하게 날씨는 따듯하지만 내 마음은 전혀 따뜻해지지 않는다. 내 봄인 네가 사라져서 일까. 너는 대체 어디 있는 것인지, 무얼 하는 것인지, 잘 지내고 있는지, 나를 그리워하는지. 아직 나는 너에 대해 궁금한 것이 많은데 소녀는 그저 나무 뒤로 숨어버려 나타나지 않고 있다.
새벽녘이 지나고 이제야 좀 하늘이 밝아진다. 조선도 이렇게 밝아질 날이 오겠지. 그리고 나의 마음도 나의 표정도 밝아질 날이 있겠지. 네가 나타나는 날 나는 다시 연모하는 감정을 너무나도 지독하게 느낄 것이고 분명 널 향한 사랑 고백을 할 것이다. 나는 아직 널 연모하니 너도 날 연모해 주었으면 한다.
*
*
*
“ 석진아, 새 손님이 찾아올 모양인 것 같다 ”
“ 부디 반가운 손님이 찾아오면 좋겠어요. ”
마치 제 세상이라도 된 듯 까치가 하늘 여기저기를 누비고 다닌다. 까치가 보이는 것을 보니 반가운 손님이 찾아올 것 같은데, 부디 네가 찾아오면 좋겠다. 그리고 조선의 밝은 미래가 찾아오면 좋겠다.
오늘도 공허한 느낌에 마을을 한 바퀴 산책하러 나섰다. 내가 한 발자국 걸을 때 내 뒤에 있던 사람은 두 발자국을 빠르게 걸었고 내가 빠르게 세 발자국 걷자 내 뒤에 있던 사람은 빠르게 다섯 발자국을 걸었다. 누군가 나를 계속 따라오는 느낌에 뒤를 돌은 난 어여쁜 소녀를 아니 이젠 성인이 되어 버린 숙녀를 만났다.
“ 아, 안녕? ”
“ 되게 오랜만이네. 3년 만인가? ”
“ ...아 벌써 그렇게 됐어? ”
소녀를 오랜만에 만나 하루종일 이야기 꽃을 피웠다. 소녀를 만난 뒤 정말 평범하던 일상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이젠 내 일상생활 속 소녀가 빠지는 곳은 아무데도 없었다. 나는 그렇게 소녀를 좋아했다. 이상하게 소녀의 손짓 하나하나가 다 떨려 잠을 못 이루는 밤도 수도 없이 많았다.
이상하다. 소녀가 날 피하기 시작했다. 이젠 마주쳐도 인사는커녕 그냥 날 회피 해 버리기도 한다. 나한테 왜 이러는거야. 난 너 하나 보려고 몇 년을 기다렸는데 너는 왜 이런 날 몰라보고 피하는 건지 나한테 왜 그러는지 묻고 싶은 게 날이 갈수록 많아졌다.
“ 너 요즘 왜 나 피해? ”
“ ... ”
“ 뭐야. 너 얼굴 빨개졌어. 어디 아파? ”
“ 석, 석진아 ”
“ 응? 어디 아파? 의원 부를까? ”
“ 나 너 연모해. 사실 나도 며칠 전에 알았어... ”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다. 네가 날 그저 벗으로만 생각하지 않아 다행이다. 넌 내게 약혼자나 다름 없는 사람이 되었다. 넌 내게 아주 중요한 사람이 되었고, 나는 널 연모했다. 우리 둘은 필연임이 분명하다. 넌 어느 날 내게로 와 꽃이 되었다.
*
*
*
아버지께서 내게 여행을 다녀오자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아버지를 따라 갔지만 우리가 간 곳은 조선의 땅이 아닌 열도. 왜놈들의 섬으로 갔다. 조선이 위험한 이 상황에 아버지께서 열도로 여행을 가자고 하신 건 너무나도 무모한 짓이었고, 난 아버지를 말렸다.
“ 아버지. 지금 조선이 위험한 상황에 어디로 여행을 가신다는 것 입니까 ”
“ 너는 지금 이게 여행으로 보이느냐? 여행은 무슨 우린 그저 더러운 조선을 떠난 것 뿐이다”
“ ...그럼 조선은 어찌하고요. 제 모국인 조선을 전 버릴 수 없습니다. ”
“ 그럼 넌 저 나라에 계속 살다가 추악한 죽음을 맞이할 것이냐? 이 쪽에서 잘만하면 우린 부를 누리며 살 수 있는데 넌 어찌 그런 바보같은 생각을 하냔 말이다 ”
“ 아무리 그래도 조선을 도와 위기를 극복하면 되지 않습니까 ”
“ 아직 네가 잘 몰라 하는 말이다. 그저 넌 여기서 아비와 함께 부를 누리면 된다. 우리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
난 아무것도 모르고 아버지를 따라왔고, 아버지께서는 부를 위해서라며 나를 위해서라며 왜놈들의 편에 섰다. 하루하루를 정말 힘겹게 살았다. 하루는 아버지를 미워하고 하루는 조선을 그리워하였으며 또 하루는 김석진 너를 그리워했다. 그저 스쳐가는 인연이었던 널 이토록 내가 그리는 이유가 무엇일까.
이곳에서 적응한지 2년이 다 되어간다. 처음엔 정말 쓰기 역겨웠던 일본어, 어딜가던 웃고 다녀야했고 가끔씩은 친일파라며 내 스스로를 자책했다. 아버지의 말씀에 따르면 곧 왜놈들이 조선에 침입할 것인데 다른 것보다 김석진 네가 괜찮은가 걱정이다. 너는 나 같은 하루를 보내지 않기를 그저 간절히 원한다.
만일 신이란 게 있다면 조선을 왜놈들로부터 구제 해 주시고, 석진이에게 행복을 내려주소서
암호닉
쁘요
미름달
칸쵸
정호석
윤
김낮누
쿠야
메리딸기
망개쿵떡집
당근
늦은겨울
복동
귤
텍파 메일링은 암호닉분들께만 드릴 예정이며 오늘도 부족한 글 읽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나중에 下-2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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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인사과의 역대급 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