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도 오늘처럼 해가 쨍쨍했다. 주희는 그 많은 사람들이 있는 운동장에서, 자기의 딸과 아들의 졸업을 축하하는 무리속에서 본인의 가족과 그 누군가를 찾고 있었다.
"주희야! 여기!"
어디선가 엄마의 목소리가 들렸고, 그 목소리를 따라 갔을 때 꽃을 들고 있는, 정장차림의 아빠와 항상 이쁜, 오늘은 더 이쁜 언니와 정말 오랜만에 화장한 모습을 하고있는 엄마를 발견했다.
"오~ 우리 막둥이 이제 어른이네? 졸업 축하한다 막둥아" 아빠가 꽃을 건내며 말했다.
"여보 이제 막둥이라 부르면 안되죠~ 얘도 이제 어른이라구요"
"왜 그래, 나한텐 막둥이는 항상 막둥이라고" 아빠가 투덜거리는 말투도 대답했다.
"야휴~ 아빠는 아빠 마음대로 부르고! 엄마는 엄마 마음대로 부르고! 그게 뭐 중요하다고" 언니가 카메라를 만지면서 엄마와 아빠를 중지시켰다.
"주희 너는 오늘 뭐할래?"
"그래, 막둥아 오늘은 졸업이니깐 니가 하고싶은거 다하자!"
"아… 오늘 친구들하고 갈데가 있는데…" 한마디도 하지 않고 졸업식장을 둘러보던 주희가 말했다.
"주희야! 오늘같은 날은 가족하고 보내는 거야! 그게 정상인거야"
"아효 엄마는 눈치도 없어." 언니가 엄마의 어깨를 툭치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주희를 바라보고 있었다. "요새는 졸업식하고 선생님하고 친구들하고 같이보내"
"아, 그래 선생님은 보고와야지." 아빠가 머리를 끄덕거리며 무언가를 결정한 말투도 대답했다. "딸, 친구들하고 선생님하고 같이 보내는거야?"
"네, 친구들하고…" 주희가 말끝을 흘렸다.
"그래, 그럼 솔직히 너희 세대는 친구들 하고 보내는게 더 정상일수도 있겠다." 아빠가 말했다
"그래 주희야, 그럼 재미있게 놀다오고…" 언니가 자기 지갑을 꺼내더니 곧 5만원 지폐를 꺼내고 주희에게 건내었다. "이거 가지고 재미있는거 많이 해, 근데 사진 한장만 찍자." 하더니 엄마와 아빠를 주희의 왼쪽 오른쪽에 세워두고 사진을 찍었다.
사진을 찍는 그 순간도 주희의 머리속엔 기대반 걱정반이였고, 눈은 운동장을 둘러보고 있었다. 곧 주희의 눈은 시소를 향했고, 잠잠한 기억이 폭풍우를 만난 바다처럼 요동치고 주희를 그때 그 당시로 돌려보냈다.
--------------------------------------------------2013--------------------------------------------------
때는 주희가 처음 고등학교 2학년이 되던 날,
"헐, 야 우리 드디어 고2다. 어떡하냐ㅠ ." 혜주가 울상을 지으며 얘기했다.
교실은 시끄러웠고 아이들 모두 삼삼오오모여 방학동안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하고 있었다.
"아휴… 그러게 지옥의 시작이구나 ㅠㅠ" 주희가 대답했다.
그때 누군가가 주희와 혜주의 등을 탁 쳤다. 그리곤 곧 어깨동무를 하고 있었다.
"왔썹! 야 소식들었냐. 우리 반 담임 새 선생님온다던데. 남자래!!!!!!!!!!"
"뭐???" 혜주와 주희가 동시에 소리를 질렀다. "헐 진짜?????"
"이 언니 말은 믿어도 되ㅎㅎ" 초아가 어깨동무를 풀며 주희를 비웃었다.
"헐. 대박. 역시 소식통은 네가 짱이야. 확실히 친언니가 학교에서 선생님이면 소식이 제일 빨리 들리는구나" 주희는 치켜든 엄지를 초아에게 보였다.
"야 근데 막 나이많은 막 늙은 남쌤은 아니지?? 진짜 그거면 좌절이다…" 혜주가 한숨을 쉬며 말헀다.
"쯧쯧 벌써부터 걱정을… 걱정마라 이 언니가 다~~ 모두 다 알아왔지" 초아가 눈썹을 들며 얘기했다. 초아는 반을 둘러보더니 "야!! 2학년 3반!!! 이 언니가 이번 새 담임에 대해서 얘기해주마!" 하고 소리를 질렀다.
초아의 말이 끝나자마다 모든 아이들은 의자를 초아쪽으로 돌렸고, 귀를 모았다.
"야 우리반 이런 집중력으로 고등학교 공부하면 반전체가 서울대 들어가겄소" 혜주가 나즈막히 주희에게 속삭였다.
"자 컴온! 일단 시작하자면 우리 새 담임은 남자" 초아가 검지를 치켜들며 말헀다
"아이씨 왜 남자야!!"
"꺅!!!!! 헐 남자 헐 앗싸"
두가지 상반인 호응이 반에 채워졌다.
"두번째! 더구나 이 남자쌤 엄청 어려. 이번에 우리반이 처음이래. 고시 합격하고 바로 오는거야"
"그나마 좀 젊으니깐 좀 낫네. 그래도 남자…. 하…. 멘붕이다…. 좀 젊은 여자쌤을 원했는데"
"헐 대박 하루하루가 행복하겠네"
솔직히 주희는 새 선생이 남자건 여자건 젊든 나이가 많든 별 상관이 없었다. 여태까지 여러 선생님을 경험한 바, 모든 선생은 공부를 잘하는 아이를 좋아했고, 예의바른 아이를 좋아했고, 책임감있는 아이를 좋아헀다. 그게, 주희였다. 평생 올바른 길을 따랐을 뿐,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했고, 다른 일은 하지않았다. 아니, 할 줄을 몰랐다. 이렇게 자라와서, 정해진 일을 했을 때 항상 따라오는 칭찬에 익숙해져서 주어진 일 말고는 할 줄을 몰랐다. 이런 주희를 몇몇은 답답하다고 생각했지만, 대부분 자기에게 해가 끼치지 않는 이상 좋아했다. 그래서 반장으로 뽑아주고 주희를 믿었다. 모두.
"얼굴은??" 혜주가 주희의 허리까지 오는 긴 생머리를 손으로 빗으며 물었다.
"그건 모르겠다. 언니한테 물어봤거든. 언니 남자친구가 엄청 잘생겨서 언니는 보통 눈이 높은게 아니야.믿을수가 없어. 물어보니깐 잘 모르겠다던데" 초아가 어깨를 들었다 내리며 대답했다.
"제발 얼굴도 잘생겼기를…" 혜주가 두 손을 모으고 기도를 하는 척하며 빌었다.
---딩동댕동---
2학년3반 아이들은 모두 자리에 황급히 앉았다.
창가 자리의 주희 오른편에는 혜주가 앉아있었고 앞에는 초아가 앉아있었다.
주희는 턱을 손으로 괴고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날씨 참 좋네. 구름 한점 없구나. 이번년에도 재미있는 학년이 되기를…' 주희가 생각했다
초아가 뒤로 돌아 헤주와 주희를 봐라봤다.
"이번 학기에도 주희가 반장이겠지?"
"당연하지 주희인데. 아마 전교 부회장 될지도"
"되면 하는거고 안되면 안하는거고" 주희가 아직도 창 밖을 바라보며 무성의하게 대답했다.
"안될리가 있나. 선생님들의 사랑을 듬뿍받고 있는 애가. 야 우리 언니가 그러는데 교무실에 니 칭찬이 자자하단다. 주희 학생이 이거, 주희 학생이 저거, 역시 주희가 등등 분명히 이번 학기 전교부회장은 니가 될게 뻔해"
"주희 니가 안될리가 없잖아 완전 사랑을 듬뿍받고 있는데"
[아아… 청월고등학교 학생여러분 새학년 새학기 기대되시나요. 지금 모든 반들은 앞에 있는 티비를 켜주시기 바랍니다. 이번년도 부터 담임 소개는 방송으로 통해서 전교에게 하겠습니다]
티비 바로 앞에 앉아있던 남자아이가 티비를 켰다. 켜진 티비에서는 앉아있는 교장의 모습이 보였다
"야 교장 염색했네 검은색으로. 훨씬 낫다. 저번엔 무슨 할아버지 같이" 혜주가 말했다
"할아버지지 뭐…" 주희가 웃으며 혜주를 툭 쳤다.
[모든 교실이 티비를 쳤다 믿고 지금부터 담임 소개를 시작하겠습니다.]
"아 제발 초아 말이 맞기를!!" 혜주가 손을 모으고 눈을 감고 기도했다
[1학년 1반 최은혜 선생님, 1학년 2반 설택현 선생님, 1학년 3반 김민종 선생님 그리고 마지막으로 1학년 4반 민예성 선생님입니다]
이름이 불릴때마다 티비엔 고개 숙여 인사하는 선생님 모습이 보였다.
혜주가 주희의 손을 잡더니 꽉 힘을 주었다. 주희는 혜주를 보고 씩 웃엇다.
[이제 2학년 선생님 소개를 하겠습니다. 2학년 1반 조영곤 선생님, 2학년 2반 김보라 선생님, 2학년 3반 한성현 선생님…]
한성현의 이름이 불리고 이내 모습이 보였다.
"꺄아아아아아악 와 대박 잘생겼어"
"헐 대박"
"일년 폈구나"
"아 여자얘들 또 난리났네"
"야 저게 잘생긴거냐"
"주희야 하이파이브. 우리 일년은 최고일거다" 초아가 뒤돌아보며 말했다.
"그러게 선생님 잘생긴건 별로 신경 안 쓸거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잘생긴게 좋긴하네 ㅋㅋㅋ"
초아, 주희와 혜주는 서로 바라보며 발을 동동 굴리며 좋아했다.
3학년 담임소개까지 모두 마치고 나서 아이들은 또 다시 친구들끼리 모여 새로 소개받은 선생님에 대해 얘기하고 있었다.
그 순간 갑자기 앞문이 벌컥 열렸다.
"야! 누가 이렇게 떠들으래!!! 아까 교장선생님 말씀 못들었어?! 조용히 기다리랬지!!!"
한성현이였다.
잘생기고 기대하던 담임의 첫모습이 호통이라니… 2학년 3반 아이들은 모두 얼음이 되었고 분위기는 싸해졌다.
"야… 우리가 성격 좋게해달라고 기도하는걸 까먹었다" 앞을 바라보며 혜주가 조용히 말했다.
한성현은 선생님 책상으로 걸어사서 들고있던 책과 노트북을 내려놯다.
"조용히 하면 좋잖아… 왜 첫인상을 안좋게 만들어…"
아이들은 서로를 바라보았고 초아는 빠르게 뒤를 돌려 "야… 망했다" 하더니 다시 앞을 봤다.
"출석부른다"
"김가현"
"네"
"김나언"
"네"
주희의 이름이 불릴때까지 주희는 오만가지 생각을 다했다.
'성격이라도 좀 좋으면 편할텐데… 잘생기면 뭐해… 성격 이… 이따구인데… 아아아 망했다'
"오주희"
"…"
"오주희"
"야 주희야!" 혜주가 생각에 빠져있는 주희를 조용히 부르며 툭쳤다
"응?? 아…네!"
성현은 주희를 한번보더니 다시 출석을 부르기 시작했다.
"너 왜 그래?"
"아니, 그냥 생각 좀… 담임 성격이 저래서 일년을 어떻게 버티나 생각중이였어"
"천하의 오주희도 그런 생각을 하는구나"
.
.
.
"차초아"
"네!"
.
.
.
"탁혜주"
"예…"
.
.
.
출석을 마친 성현이 출석부를 닫고 아이들을 쭉 둘러보았다.
"반갑다. 나는 2013년 2학년 3반 담임을 맡은 한성현이고, 너희가 내가 맡은 처음의 반이다. 작년에 고시 합격했거든… 아무튼 나도 처음이고 너희도 2학년…은 처음이겠지? 뭐… 다시 다니는 사람은 없는거지??"
성현은 농담으로라도 이분위기를 풀려했지만 아이들은 농담인지 모르는듯 했다. 성현은 기침을 하고 다시 이어갔다.
"아무튼 서로 잘 부탁한다. 나는 과학을 가르치고 너희들이 문제가 있거나 얘기하고 싶을때 나한테 오면된다."
"야 담임 성격이 저래서 얘기하러 가나…" 초아가 뒤돌아 나즈막히 속삭였다
"차..초아?? 인가?? 앞보고" 성현이 초아를 보며 얘기했다
"죄송합니다!" 하더니 주희와 혜주에서 짜증난다는 얼굴을 하곤 다시 앞을 봤다.
초아를 바라보고 있던 성현의 눈은 곧 초아와 얘기하던 주희를 바라보았다.
처음으로 글잡을써요!!
일단 이번편은 맛보기로 했어요 :) 아마 곧 이야기가 들어할듯 하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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