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와야수×분노
그는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어떻게 해야 그를 화나게 만들 수 있을까- 여전히 그와 눈을 맞춘 채 내 옆에 앉아 있는 남자에게 조금 더 기댔다.
"나 흥분돼."
내 말에 뜨거운 숨을 내뱉은 남자는 과감히 내 몸에 손을 올렸다. 사실은 당신 손길이 아니라 그의 눈빛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참았다. 자신이 아닌 남의 손길에 몸을 맡긴 나를 보며 그가 분노하길 바랐으니까.
'호석아.'
'응.'
'넌 날 사랑해?'
'당연히.'
침대에 누워 품에 안긴 나를 내려다보며 당연하다 말해오는 그의 모습에 나는 기분 좋게 웃어 보였다. 그럼 날 위해 뭐든 할 수 있을까?
'그럼 화내줘.'
'뭐?'
'날 위해 화내줘.'
싫어. 그의 짧은 대답에 미간을 찌푸리며 그를 올려다보았다. 잔뜩 구겨진 내 미간을 손으로 눌러 펴는 그의 손길에는 다정함이 한껏 묻어났다.
'너한테 내가 왜 화를 내.'
끝까지 내게 다정히 구는 그의 모습을 보며 나는 더욱 인상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금세 인상을 풀고 그와 함께 웃었다. 과연 네가 언제까지 다정하게 굴 수 있을까. 그걸 시험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
"3."
그래서 나는 지금 널 시험하는 중이었고, 넌 그 시험에 들었다. 그와 눈을 맞추며 남자의 가슴팍에 얼굴을 묻었고 나는 천천히 카운트하기 시작했다. 내 허리를 쓰다듬던 남자의 손길이 아래로 내려오기 시작했고, 그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여전히 내게 시선을 고정한 채 다가오는 그의 눈빛이 날 더 들뜨게 했다.
"2."
남자의 손은 건반을 누르듯 내 허벅지를 쓰다듬으며 점점 깊은 곳까지 다가왔고, 그가 점점 가까워졌다. 나는 슬며시 웃었다.
"1."
은밀한 곳까지 들어오려던 남자의 손은 나를 일으켜 세우는 그의 행동에 멈추어졌고, 남자는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런 남자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그는 나와 눈을 맞췄고, 웃으며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나를 이끌고 밖으로 나가려 했다. 그와 동시에 내 손목을 잡아오는 다른 손에 인상을 찌푸리던 그는 그 손의 주인이 내 몸을 지분대던 남자라는 걸 알아채자마자 그가 들고 있던 와인잔을 남자를 향해 던졌다.
"손, 치워."
남자는 와인잔이 부서지며 남긴 상처를 매만지며 그를 노려보았고,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았다. 그런 남자를 향해 나는 웃으며 어깨를 으쓱였다.
"저 남자를 화나게 할 의도는 아니었는데."
내 중얼거림을 들은 듯 나를 빤히 바라보던 그는 거칠게 나를 들어 올려 그곳을 빠져나왔다. 방으로 들어온 그는 나를 던지듯 침대에 올려두었고 가만히 서서 나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이 싸늘하게 식어있었다.
"화내, 호석아."
"너를 아프게 하는 장미는 꺾어버리면 돼."
안 그래? 그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그를 바라보자 내 위에 올라탄 그는 거친 숨을 내뱉으며 나를 내려다봤다.
"내가 널 얼마나 아껴왔는데."
"그럴 필요 없다고 했잖아."
"넌, 내가 화내길 원해?"
"응. 그게 내가 원하는 전부야."
그의 미간이 천천히 찌푸려졌다. 내 머리맡에 놓인 그의 손이 침대 시트를 꽉 지는 것이 느껴졌다.
"날 원하는 게 아니라?"
마지막 말을 마치고 흔들리는 눈으로 날 내려다보는 그의 눈가에 손을 가져다 댔다. 호석아, 난 네가 화냈으면 좋겠다고 했잖아. 그렇다면 내가 여기서 무슨 말을 해야 네가 화가 날까?
"응. 내가 늘 말했잖아."
그는 입술을 꾹 깨물며 내 어깨를 잡았다. 어깨를 쥔 손에 힘이 들어간다. 너에게 분노할 만큼의 상처를 주는 것. 그것이 내가 내린 결론이었다.
"네가 분노했으면 좋겠다고."
내 어깨를 부서질 듯 잡아오는 그의 행동에 아픔보단 쾌락이 더 강했다. 난 늘 그의 그 다정한 눈빛이 싸늘함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나를 향해 분노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빨개진 눈으로 날 내려다보는 그가 보였다. 함께 더러워지자, 호석아.
"네가 분노 속에 잠식했으면 좋겠어."
그는 곧장 내 쇄골에 입을 묻었고, 강하게 물어뜯었다. 그래. 그렇지. 더 분노해, 호석아. 네 분노는 내 피를 들끓게 하니까. 그의 손은 이미 내 옷을 찢고 있었고, 반쯤 찢긴 옷가지 사이로 거칠게 손을 넣었다. 숨을 몰아쉬며 나를 바라보는 그에게 입꼬리를 올려 웃어 보이자 그는 떨리는 손으로 세게 내 가슴을 쥐어잡았다.
서
+설명
여주에게 유혹 당해 분노라는 죄를 짓고 마는 정호석에 대한 이야기랍니다. 해석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지만 저는 글을 쓸 때 결국은 여주, 그 자체가 '분노' 라는 설정을 하고 썼어요. 마지막에 '함께 더러워지자.' 라는 말을 한 것도 그 때문이구요. 이미 분노, 즉 여주는 죄악이니까 호석이가 분노함과 동시에 함께 죄를 짓자..뭐 이런 뜻이었습니다. 또 '네 분노는 내 피를 들끓게하니까.' 라는 말도 분노라는 죄악을 짓게함으로써 여주(=분노)는 자신이 해야 할 일(호석이가 분노하도록 유혹하는 것)을 성공한 것이기 때문이구요! 설명이 웬일로 이리 침착하냐 물으신다면 사실 이번 시리즈 중에 제일 아끼는 게 바로 호석이 편ㅠㅠㅠㅠㅠㅠ원래 이 시리즈는 짤막하게 적어서 한번에 7개를 같이 올리려고 했는데 처음에 구도 잡을 때부터 호석이 에피소드가 길어져서 나눈 거기도 하구요.. 그리고 전 뭔가 호석이가 휘둘리는 게 좋아여..종종 호석이의 순진한 눈을 볼 때면 자꾸만 이런 생각이 들ㄱ..(더이상말하면돌을맞을듯하다)
아무튼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랑해요♥
암호닉 내사랑♥
골드빈/열원소/0103/설레임/오징어만듀/좀비야/부랑부랑이/후룰/탱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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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응급실이라도 가야해...? 급해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