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견 132썰의 부제를 생각해뒀는데
과연 그걸
내가
쓸 수 있을까...
부제가 궁금하신 분들은 102썰부터의 부제를 훑어보시면 추측이...
아마도... 되시려나... 음... 예... 뭐... 이상 스포 끝.
Livin Out Loud-I Can't Stop
유독 날이 풀린 날에 윤기가 먼저 잠에서 깨어났으면 좋겠다.
자신의 바로 옆에서 아직 곤히 잠들어 있는 남준이를 힐끗 바라봤다가 천천히 몸을 일으켰으면.
소리를 죽여 하품을 한 번 하고,
뻐근한 눈을 부빈 뒤에
침대에 앉은 채로 멍하니 날이 밝아와 블라인드 틈새로 들어오는 햇빛을 바라봤으면.
아직 잠에 빠져있는 남준이를 내려보다가 머리를 쓰다듬고는
살짝 더운 방 안의 공기에 작게 인상을 찡그렸으면.
설마 벌써 여름이 다가오는 건 아니겠지.
추운 겨울도 별로지만 땀이 뻘뻘나는 여름은 더 질색인 윤기가 고개를 저으면서 한숨을 내쉬는 사이
남준이의 귀가 쫑긋
움직였으면.
남준이는 눈도 다 못 뜨고 제 옆자리를 더듬었으면 좋겠다.
그러다가 윤기가 슬쩍 그 손길을 피해 침대 모서리에 앉으면
남준이는 몇 번 더 손으로 이불을 툭툭 두드리다가 아무것도 만져지지 않는 것을 느끼고
벌떡
일어났으면.
자신이 없다고 눈도 다 못 떴으면서 몸을 일으킨 게 꼭 엄마 없는 줄 알고 놀란 아기같아서,
윤기는 작게 웃음을 터뜨렸으면 좋겠다.
눈을 부비며 윤기를 부르려던 남준이가 그 웃음소리에 고개를 갸웃거렸으면.
겨우 반쯤 뜬 눈으로 엉금엉금 윤기가 앉아있는 근처까지 다가와서는
잔뜩 잠기운과 더울 정도로 오른 열기까지 가져와 윤기에게 안겨줬으면.
윤기는 제 몸에 바로 닿아오는 남준이의 몸을 끌어안아 나른한 잠기운과 열기를 모두 품어줬으면 좋겠다.
놀랐어?
응. 주인이는 잠 엄청 많아서 나보다 일찍 안 일어나잖아.
...
악의는 하나도 없으면서 정곡을 찌르는 말에 윤기는 헛기침을 뱉어냈으면.
놀라기는 놀랐는지 잠결에 아직도 낑낑대고 있으면서도 연신 제 볼과, 목덜미와, 가슴팍에
정신없이 얼굴을 부비는 남준이를 보고 다시 입꼬리를 조용히 올려 웃었으면.
간지러워, 준아.
저보다 몸집도 큰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으면서 하는 짓은 영락없는 강아지라서 그런지
윤기는 간지럽다는 말만 하면서도 얌전히 남준이의 부비적거림을 받았으면 좋겠다.
한참 뒤에야 남준이가 만족한 듯 윤기의 허리를 끌어안고 가만히 있으면
그제야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일어났으면.
그러다 제 허리를 끝까지 끌어안고 놔주지 않는 단단한 손길에
허리를 숙여 남준이의 볼과 이마에 번갈아 입을 맞췄으면.
남준이의 보챔에 결국 두세번 더 입을 맞춘 뒤에야
윤기의 허리에 둘러진 남준이의 팔이 풀어졌으면 좋겠다.
윤기가 먼저 씻고 나오면 그 뒤에 남준이가 씻고 나왔으면.
그 사이 아침을 차려놓은 윤기 덕분에 둘은 바로 마주 앉아서 아침식사를 끝냈으면.
윤기가 설거지를 하는 동안 윤기의 허리를 끌어안으면서 부비적거리던 남준이가 그대로 윤기에게 끌려가 옷방으로 들어갔으면 좋겠다.
혹시 몰라 날씨에 비해 조금 두툼하게 차려입고 나서
밖으로 나갔으면 좋겠다.
우리 어디 가?
나란히 걸음을 맞춰 걸으면서 남준이가 물어보면 윤기는 짧게 대답해줬으면 좋겠다.
강아지 꼬까옷 사러.
꼬까옷을 사러 간다는 윤기의 말에 남준이가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똑같이 말했으면.
그럼 나 꼬까옷 입는거야?
응, 꼬까옷 입는거야.
꼬까옷의 뜻을 몰라 남준이가 곧이곧대로 말해버리면 윤기는 애써 비죽 튀어나오려는 웃음을 삼켰으면 좋겠다.
손을 들어 남준이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으면 좋겠다.
윤기가 남준이를 데리고 간 곳은 복합쇼핑몰이었으면 좋겠다.
남준이는 근처에만 다가가도 보이는 화려하고,
어지러우면서도,
한 편으로는 가끔 와서 익숙하다면 익숙한 풍경을 눈에 새롭게 담았으면.
주인이 옷도 사는거야?
응. 자꾸 나오기도 귀찮은데, 한 번 나왔을 때 쭉 사는 게 낫지.
평일을 골라왔음에도 사람이 잔뜩있는 곳을 바라보며 윤기가 작게 한숨을 내쉬었으면.
그리고 남준이와 같이 안으로 들어가 바로 눈에 보이는 곳부터 들어갔으면 좋겠다.
분명 처음에는 윤기가 조금씩 남준이의 몸에 옷을 입히는 것이 재미가 들렸다가
시간이 지날 수록 남준이가 신이 나서 윤기를 끌고 다녔으면.
주인아, 다음은 저기 가보자. 저기, 저 옷 주인한테 잘 어울릴 것 같아.
준아... 조금만 쉬자. 아니, 살 만큼 산 것 같은데.
아니야. 주인 옷 별로 안 샀잖아. 얼른.
정확히 남준이는 윤기의 옷을 사는 것에 신이 났으면 좋겠다.
가끔가다 리본이나 예쁜 모양의 머리띠를 몰래 윤기에게 다가가 씌우려다 실패도 해 꿀밤을 맞고,
짧은 치마를 보면서 이건 옷 만들고 남은 천을 이렇게 파는거냐고 물었다가 윤기의 손에 입막음을 당했으면.
어느 매장에서는 윤기가 탈의실로 옷을 입어보러 들어간 사이,
남준이가 그 앞에 서 있다가 직원이 다가왔으면 좋겠다.
친구냐는 직원의 물음에 남준이는 여전히 부드러운 얼굴로 고개를 저었으면.
그러면 혹시 형제냐는 말에도 고개를 저었으면.
직원이 다른 선택지가 있을까 싶어 고민하는 사이 남준이의 입꼬리는 씩 올라갔으면 좋겠다.
무슨 사이 같아 보여요?
남준이의 물음에 여직원은 고개를 갸웃거렸으면.
그 모습에 남준이는 기분 좋게 웃으면서 윤기가 나오기를 기다렸으면 좋겠다.
윤기가 옷을 갈아입고 나오면 남준이가 윤기가 귀찮아 덜 여민 윗부분을 느릿한 손길로 고쳐줬으면.
응. 잘 어울린다.
옷깃을 만져주느라 가까이 다가온 남준이에 윤기가 고개를 들고 그러냐고 묻고,
남준이는 그 눈을 마주치면서 고개를 또 한 번 끄덕였으면.
윤기가 다시 들어가고 얼추 감을 잠은 듯 보이는 직원이 옆에 계속 머무르면서 망설이면
남준이는 작게 웃었으면 좋겠다.
윤기가 나와 옷을 계산하겠다고 하면 그 직원이 받아들어 카운터로 향했으면 좋겠다.
계산이 끝나고 윤기가 짐을 받기도 전에 남준이가 먼저 종이가방을 챙겨들고는 직원에게 인사와 같이 짧은 말을 건넸으면 좋겠다.
아마, 생각하신 게 맞을거예요. 우리 사이.
윤기가 남준이의 말에 카드와 영수증을 받으면서 고개를 갸웃거리면
직원은 웃으면서 인사와 같이 다른 말을 한 마디를 윤기에게 건넸으면 좋겠다.
그리고 윤기가 먼저 앞서가서 기다리고 있는 남준이에게 다가가 아까 그 말이 뭐냐고 물으면,
아무것도 아니라면서 윤기의 어깨를 감싸는 남준이가 보고 싶다.
살만큼 샀으니 내려가서 밥이나 먹자는 윤기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언제 직원에게 그런 말을 했냐는 듯 해맑게 웃으면서 먹고 싶은 메뉴를 늘어놓는 남준이가 보고 싶다.
준아.
응?
아냐. 그냥. 능글맞다고, 너.
사실 얇은 탈의실 문 사이로 여직원과 남준이의 대화를 들었던 윤기가
괜히 제가 부끄러워 남준이의 머리를 거세게 힘을 줘 눌러 쓰다듬고는 먼저 걸음을 옮겨버렸으면 좋겠다.
잘 어울린다는 여직원의 말이 아직도 귓가에 남은 것 같아 덥다는 말을 중얼거리며 손 부채질만 했으면.
저 능구렁이 강아지.
그러다가 애써 모른 척 붉어진 제 귀만을 만지작거리는 윤기가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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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자랑 |
예쁜 글씨와 귀여운 그림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하트. |
| 암호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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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나잇 하는거 천박한거 아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