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대현 그 새끼 만만하게 봐서는 안 돼, 더럽고 흉악한 새끼야.
어둠 속 바닥을 기어다니던 영재가 소리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현은 유유히 수면 위를 걸었다. "
환생 또는 고독
당신은 환생을 믿어 본 적이 있습니까, 생명의 재탄생을 믿습니까,
무언가가 죽어 이 세계를 돌고 돌아 그것을 까먹고 또 무언가로 살아난다는 것을 믿습니까?
나는 그것을 믿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본 적도 없었고 나는 볼 수도 없습니다.
*
태어난 후부터 열한 살까지의 기억이 내가 본 세상의 전부이다. 나는 시각 장애인이고, 앞을 보지 못하고, 2003년 11월 부모와 친구-그 외 갖가지 것들을 몽땅
잃어버렸다. 한창 커가며 온 동네를 쑤시고 다녔어야 할 나이는 검은 것만이 눈에 보이는 탓에 모두 허망히 보냈다.
내 또래 아이들이 무리지어 놀러다닐 때 나는 멍하니 노랫소리를 들었고,
아이들이 웃으며 졸업 앨범을 완성해 나갈 때 나는 어디에 눈을 두어야할지 몰랐다.
희망 ……, 그래, 희망. 내가 밝은 곳에서 웃었던 것을 기억해 보라면 나는 열다섯의 나를 가장 먼저 떠올린다.
아무리 익숙해지려 해 봐도 비참한 나에게 가장 먼저 손을 내민 건 대현이었다. 대현이는 아무런 대가없이 나를 챙겨주었다.
하지만 나는 2010년 여름 또 한 번 소중한 사람을 잃었다. 교통사고였고, 아무 예고 없이 대현이는 세상을 떠났다.
ㅡ그리고 6년이 지난 여기는 2016년 1월,
무심코 틀어 둔 티비에서는 죽은 대현이의 목소리가 가득 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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